〈 442화 〉 442. 레벨업 시스템
442. 레벨업 시스템
훔친 외제차를 운전했다. 대충 2억 정도 하는 승용차다.
대한민국에서 알아주는 부자 동네에 가는 곳인 만큼 신경 써서 골랐다.
차는 호씨 일가 주택 담벼락 앞에서 멈췄다.
“후우. 떨리네요.”
“편의점을 털 때는 안 그랬잖아?”
“편의점은 쉽잖아요. 오빠 없이 저 혼자서도 털었어요. 기억 안 나요?”
어젯밤에 그녀 혼자서 편의점을 털게 만들어봤다. 편돌이는 유재경이 입은 붉은 정장과 광대 가면을 보자마자 벌벌 떨며 돈을 내주었다. 조공하는 모양새였다.
“기억나지. 잘 하던데. 그럼 처음 편의점을 털때 보다 떨려?”
“그 때보다는… 덜해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오빠가 있잖아요.”
유재경을 나를 신뢰하고 있었다. 호경 그룹의 호씨 일가를 털자는 것도 나를 믿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녀가 봤을 때 내가 가진 능력, 최면은 만능에 가까워 보였을 테니까.
“집 안에는 경호원도 있겠죠?”
“설마. 경호원을 집안에 두겠어. 아무리 그래도….”
나는 말을 잊지 못했다.
앞에서 경호원으로 보이는 건장한 체격의 남자들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풍기는 분위기가 딱 보디가드다.
“오, 오빠.”
유재경이 당황해 나를 불렀다. 시작부터 꼬였다. 이건 예상 밖이다.
‘왜 갑자기? 재벌가라고 여긴 대한민국이야. 경호원이 철저하게 움직이지 않을 텐데.’
머리를 조금 굴리자 원인은 짐작할 수 있었다.
현재 서울에는 적광과 설광이 날뛰고 있다. 특히 적광은 살인까지 아무렇지 않게 하는 미친놈으로 뉴스에서 매일 위험하다고 보도해대고 있다.
‘편의점 매출이 나 때문에 급감했다는 말도…. 아니 중요한건 그게 아니고.’
그리고 강촌동에서 벌어진 총기 사건. 그 범인도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현재 서울은 흉흉했다.
“오빠, 어쩌죠?”
경호원들은 총 4명. 옷 너머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근육이 발달해있다. 그리고 당연히 무술 몇 가지를 익히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봤자다.
“귀찮은 것들은 처리해야지. 여기서 기다려.”
회칼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
“적광!”
“제압해!”
“막내! 넌 신고하… 꺽!”
가장 앞에 있는 놈의 목에 회칼을 쑤셨다. 가속과 찰나를 이용해 접근하니 제대로 된 반응도 하지 못했다.
다른 경호원들이 다가온다. 나는 조용히 숨을 내쉬며 회칼을 역수로 쥐었다. 그리고 놈들을 하나, 하나 죽인다. 목을 베고, 심장을 쑤셨다.
그들이 바닥에 쓰러져 피를 쏟기까지 5초도 걸리지 않았다.
설령 내 신체능력이 평범한 일반인 수준이라 하더라도 몸에 탑재되어 있는 전투 경험이 차원이 다르다. 그리고 내겐 가속 스킬이 있었다.
남아 있는 막내는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벌벌 떨더니 도망치기 시작했다.
“어딜.”
회칼을 던졌다. 허공을 가르며 날아간 회칼은 정확하게 놈의 목에 꽂혔다가 튕겨져 나갔다. 사람 3명을 연달아 죽인 탓에 칼날이 무뎌진 탓이다. 내 힘이 약한 것도 한몫했고.
놈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전속력으로 달리며 도망친다.
“드워프 노예들이 만든 회칼을 쓸걸 그랬나.”
소음기 달린 권총을 꺼내 도망치는 놈의 머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나는 뒤돌아서 차를 향해 손짓했다.
신호를 받은 유재경이 조수석에서 내렸다. 광대 가면을 쓰고 있음에도 알 수 있다. 그녀는 현재 뻣뻣하게 굳어 있었다.
‘그래도 많이 안 떠네.’
나는 그녀에게 권총을 건네고 인벤토리에서 새로운 권총을 꺼냈다. 물론 소음기는 둘 다 달려있다.
“오빠?”
“혹시 모르니까 받아. 안에 경호원이 있을 수도 있어.”
“…네.”
우리는 이어서 차를 밟고 재벌집 담벼락을 넘어 침입했다.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넓은 정원에 누군가가 다가왔다. 50대로 보이는 아줌마였다. 앞치마와 분위기를 보니 고용된 가정부가 틀림없었다. 보니까 화분같은 걸 옮기고 있었다.
‘뚱뚱하고 못생겼군.’
쏴 죽였다.
가정부가 바닥에 쓰러졌다. 잔디밭이라 그런지 별 소리도 없었다.
“…….”
조용히 숨을 들이키는 유재경을 데리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거실에는 온 가족들이 모여 있었다. 방금 죽인 경호원들이 왜 철저하게 움직였는지 이해가 갔다. 가 회의를 위해 그룹 실세가 모였으니 철저하게 경호하겠지.
“적광… 설광!”
우리를 발견한 중년 남자가 벌떡 일어났다. 주위에 있던 가족들의 시선이 내게 향한다.
총 10명.
회장, 중년 남자 셋. 중년 여자 셋. 여대생 1명. 청년 1명.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애새끼 하나.
우선 애새끼의 머리통에 총아릉 박았다 애새끼가 쓰러지고 피가 대리석 바닥에 고인다.
“옙. 적광입니다. 시끄럽게 굴지 말고 바닥에 무릎 꿇고 손들어. 죽기 싫으면.”
권총을 획획 돌리며 말했다.
“준우야! 꺄아아아….”
총구가 불을 뿜었다. 총알이 한 중년 여자의 미간에 꽂혔다.
“한국어로 말해줬는데 왜 안 들어 쳐먹는 건지.”
“…….”
순식간에 두 명이 죽었다.
나는 총구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돌렸다. 총구를 맞딱드린 사람들이 흠칫 놀랐다.
“바닥에 꿇으라고.”
그들은 그제야 바닥에 무릎 꿇었다. 나는 회장이 앉아 있던 자리에 앉았다. 유재경은 어깨에 야구방망이를 걸치고 여대생만 노려보고 있었다.
여대생, 이름이 호인나였던가. 유재경 만큼은 아니지만 꽤 예쁘장하게 생겼다.
“비싼 의자라 그런지 푹신하고 좋네.”
“…적광.”
“응?”
가장 늙은 놈. 호경 그룹의 회장이 나를 불렸다.
호락호락하게 살아온 게 아님을 증명하듯이 안광이 날카롭게 빛난다.
그 강렬한 눈빛에 무심코 총을 쏴 죽일 뻔 했다.
“누구의 사주를 받았나?”
“사주? 그딴거 안 해.”
“그럼 돈을 노리고 우리 집에 왔겠군. 얼마를 원 하나?”
“…….”
회장을 쳐다봤다. 무릎 꿇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다. 대단한 정신력이다. 손자가 죽었음에도, 자신이 죽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성을 유지하고 있다.
“할배. 눈에 힘 빼.”
“…….”
“힘 빼.”
두 번이나 말했음에도 여전했다.
나는 총을 들어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은 젊은 청년의 이마에 박혔다.
“……!”
회장의 두 눈에 핏발이 섰다. 내 총구는 호인나에게 향했다.
“눈.”
“…….”
회장이 두 눈에 힘을 빼고 시선을 아래로 떨궜다.
“할배. 리모컨 가져와. 재미없는 뉴스 같은 걸 보고 있어.”
“……대체 왜…. 원하는 걸 말해라….”
회장의 목소리에는 아까같은 힘이 없었다.
“리모컨 달라고. 꼭 같은 말을 두 번씩 말하게 할래?”
“…….”
회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져 있던 리모컨을 주워 내게 건넸다.
“가져왔으면 다시 앉아.”
TV 채널을 바꿨다. 재미없는 뉴스 대신 요즘 핫한 예능을 틀었다. 요즘 대세인 걸그룹이 게스트로 나와 끼를 부리고 있었다. 나는 TV 보며 피식 웃었다.
“아. 꼴리네.”
내일 찾아갈까? 아니. 당장 그럴 필요는 없다. 언젠가는 먹을 테니 초조하게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적광 오빠.”
유재경이 날 불렸다.
“응? 왜 설광아.”
“이 년이랑 따로 이야기 하고 싶은데…. 괜찮죠?”
“어. 그래.”
유재경이 호인나의 머리채를 휘어 잡았다. 보기만 해도 아플 정도로 강하게.
“꺄아아악!”
호인나가 비명을 질렀다.
“시끄러.”
유재경이 야구방망이로 호인나의 옆구리를 때렸다. 호인나가 꺽꺽 거리더니 유재경을 따라 방안으로 들어갔다. 유재경이 총으로 그녀의 머리를 겨눴기 때문이다.
유재경이 들어간 방안에서는 비명과 구타소리가 새어나왔다.
총의 힘은 뛰어났다.
피붙이가 처맞고 있는데도 총이 무서워서 움직이지 못한다.
“풉. 저걸 저렇게 하네. 키야.”
5분 후, 예능이 끝났다.
나는 TV를 껐다.
“거기 아줌마들.”
“저, 저희요?”
“네?”
조용히 흐느끼며 울고 있던 중년 여자들이 화들짝 놀랐다. 그녀들은 나이에 비해 상당히 많이 젊어 보였다. 막대한 돈으로 외모를 가꾸는 것이 틀림 없었다.
“벗어.”
“……!”
아줌마들이 두 눈을 크게 떴다. 눈물이 주르륵 흐르지만 봐줄 생각은 없었다. 내가 총을 겨누자 아줌마들이 흑흑 울면서 옷을 벗었다.
“속옷도 벗어.”
아줌마들의 몸은 나이에 비해 젊었지만, 나이를 완전히 속이지는 못했다. 가슴은 축 늘어졌고 젖꼭지는 흑갈색이었다. 배는 나왔으며 털이 많았고 보지 날개도 흑갈색이다.
“이리와서 내 좆이나 빨아.”
유재경이 데려간 호인나가 아쉽다. 호인나가 있었다면 이런 늙은 년들에게 관심도 주지 않았을 텐데.
아줌마들이 머뭇거리자 총을 겨눴다. 아줌마들은 울면서 내게 다가왔다.
“적광!”
한 중년 남자가 벌떡 일어났다.
내가 무심하게 그를 쳐다봤다. 그는 내 눈을 보더니 흠칫 떨었다. 총까지 겨누자 다시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았다.
“죽여 버릴 뻔 했네.”
“…….”
“아줌마들은 뭐해. 일단 혀 내밀고 내 좆을 핥아. 처음 하는 것도 아니잖아.”
“흐윽….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제발….”
“안 빨면 죽어.”
내가 으름장을 놓자 그제야 아줌마들이 자지를 핥기 시작했다.
나는 시선을 위로 올렸다. 아줌마들의 얼굴을 계속 보고 있을 생각은 없었다. 중년 남자 3명을 일으켜 세웠다.
그들이 쭈볏거렸다. 두 눈에는 공포가 가득했다.
나는 그들에게 회칼을 하나씩 쥐어주었다.
“살아남은 한 놈만 살려준다. 싸워.”
그들이 놀랐다.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
“적광.”
회장이 쉰 목소리로 날 불렸다.
“…3천 억. 3천 억을 주겠다. 이제 그만 해다오. 내 아들들은 살려다오….”
“말이 좀 짧은….”
“으아아아아아아!”
중년 남자 중 한 명이 비명같은 기합을 내지르며 회칼을 들고 나를 향해 달려든다. 나는 찰나를 사용해 빠르게 그의 다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 4개가 그의 양쪽 허벅지와 무릎을 관통한다.
“끄으으으악!”
바닥에 쓰러진 놈이 비명을 내질렀다.
“정석아!”
아연실색한 회장이 놈의 이름을 불렀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놈을 향해 다가갔다. 손에쥔 회칼을 뺏어 들고 놈을 향해 휘둘렀다.
푹! 푸욱! 푹!
팔과 어깨를 찔러대고 손가락을 베어냈다.
“아아악! 악! 끄악! 사, 살려… 악!”
고문하는 건 귀찮았기에 배에 칼을 쑤시고 옆으로 갈랐다. 피와 내장이 우르르 쏟아져나온다.
아직 죽지 않은 놈이 서서히 죽어갔다.
나는 회칼을 바닥에 버리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공포에 질린 아줌마들이 내 손짓에 따라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10분 안에 사정 못 시키면…. 죽어.”
아줌마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내 자지를 빨았다.
회장은 핏발 선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5천 억을 줄 테니….”
“필요 없어.”
세상을 잃은 듯이 날 쳐다보는 회장에게서 눈을 떼고 그 아들들을 쳐다봤다.
“싸워. 저 꼴 나기 싫으면.”
그들이 시체를 쳐다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5초 준다.”
3초가 지났을 때. 한 남자가 말했다.
“혀, 형. 이건 어쩔 수 없어…. 한 명이라도 살아야지…. 누군가는 가문과 그룹을 이끌어야 하지 않겠어….”
동생 쪽이 먼저 회칼을 양손에 쥐었다. 덜덜 떨리고 있었다.
형 쪽도 이를 꽉 깨물었다. 동생을 죽일 듯이 보면서 회칼을 쥔다.
“우리 가문이 여기서 끝날 수 없다. …네 말대로 그룹은 누군가가 이끌어야지. 근데 그건 네가 아니라 장남인 나여야 한다.”
“형보다 내가 나아. 형은 저번에 회사 하나 말아 먹었잖아.”
“네 행실을 아는데 내가 믿고 맡길 수 있겠나.”
내가 그들 사이에 총을 쐈다. 그들이 흠칫 놀라 나를 쳐다본다.
“입 싸움 하지 말고, 칼로 싸우라고. 아니면 둘 다 사이좋게 내 손에 죽던가.”
먼저 움직인 건 동생 쪽이었다. 배를 노리고 기습했지만, 형 쪽이 깜짝 놀라 반응하며 옆으로 피했다. 스쳤는지 옆구리 셔츠가 찢어지고 피가 흘려 나왔다.
“이 자식…!”
화가 난 형 쪽이 동생에게 달려들었다.
좆밥들의 싸움이 시작이었다.
“…….”
형제들의 싸움에 회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두 눈을 감고 침묵했다. 아마 한 명이라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겠지.
나는 형제들의 싸움을 보다가 사정했다.
“후…. 아줌마들 제법이야. 하려면 할 수 있잖아. 이번엔 테이블 잡고 엎드려서 엉덩이 내밀어.”
나는 아줌마들을 범하며 형제 싸움을 지켜봤다.
“헉…. 허억. 내가 이겼다. 살, 살려주는 거 맞지?”
형 쪽이 이겼다. 동생은 시체가 되어 바닥을 굴렀다. 물론 형 쪽도 멀쩡한 상태는 아니었다. 셔츠는 피로 젖어 있고, 뺨에도 칼자국이 생겼다.
“살려줄게. 물이라도 마셔.”
그는 다리 힘이 풀린 듯 바닥에 쓰러졌다.
“오빠! 내 볼일은 끝났어요!”
호인나를 방안으로 데려갔던 유재경이 내려왔다. 호인나는 멀쩡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