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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5화 〉 455. 레벨업 시스템

455. 레벨업 시스템

적색바다교회의 본진에서 나온 임유나들은 검은색 밴에 올라탔다.

“왜 막았어?”

강태성이 자연스레 운전대를 잡으며 뒷자리에 앉은 임유나에게 물었다. 임유나의 얼굴은 아까부터 심각하게 굳어져 있었다. 그 예쁜 이마에는 아직까지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다.

“…몇 초 후의 미래를 봤어요. 아저씨와 해준이가 그에게 손도 쓰지 못하고 당하는 미래였죠.”

“나와 해준이가 동시에 덤볐는데도 당했다고? 번개 능력이 그렇게 위험한 능력이었나? 우리는 능력에 대한 저항력이 있으니 짜릿한 전기 수준이라고 생각했는데….”

“…그의 전투력은 상상이상이에요. 평화로운 나라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으로는 도저히 보이지 않았어요. 몸을 움직이는 방법, 능력을 다루는 방식…. 제가 알고 있는 그 누구보다 뛰어났어요. 게다가….”

임유나가 입을 다물었다.

“지부장이 그렇게 말 할 정도면… 엄청난 놈이었군. 근데 그 놈은 평범하게 자랐다고 하지 않았나?”

“네. 맞아요. 그의 성장 과정은 평범했어요.”

그들은 성유진에 대한 뒷조사는 철저하게 했다. 그들이 아무런 사전 준비 없이 적색바다교회의 본진으로 쳐들어갈 리 없었다.

그들이 알고 있는 성유진은 서울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고 평범하게 취직해서 살고 있었던 사람이었다. 부모님은 교통사고로 2년 전에 사망했고, 친척은 있지만 오래전부터 연락이 끊긴 사이다.

특이한 점은 성유진이 몇 달 전에 회사의 상사와 트러블을 일으키고 실종되었다는 것. 그리고 성유진은 어느새 적색바다교회의 실질적인 주인이 되어 있었다. 임유나는 실종 기간 동안 시스템 능력을 얻어 숙련했다고 예측하고 있다.

정보가 잘못 되었다? 그럴 리 없다. 이미 정보에 대한 확인 작업은 끝낸지 오래다.

“지부장이 본게 사실이라면 정면으로 싸우면 승산이 없겠어.”

강태성이 태연하게 말했다. 그는 정면 싸움이 밀린다고 하더라도 상관없었다. 원래 엘피스의 전투 방식은 정면 싸움이 아니다. 경찰과 협력해 체포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최후의 수단으로 저격을 이용했다.

장거리 저격.

시스템 능력자가 무방비한 틈을 노려 깔끔하게 죽여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시체에서 빠져나오는 시스템 능력은 엘피스 소속의 직원 중 한 명이 가진다. 엘피스가 시스템 능력을 관리하는 방법이다.

“…….”

임유나는 석연찮은 표정을 지었다.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성유진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속에서 불안감이 휘몰아친다.

“유나 씨.”

조수석에 앉은 박해준이 고개를 뒤로 빼며 유나를 불렸다.

“네. 해준 씨.”

“그 자식이 정말 연락하면 엘피스로 받아 줄 생각은 아니시죠? 그 자식은 우리와 안 맞습니다. 사이비 교주로 일했던 놈이니 감옥이 더 잘 어울릴겁니다.”

박해준은 성유진에게 적대적이었다.

평소의 임유나라면 박해준의 말에 반박했을 것이다. 엘피스는 항상 인력 부족이고, 능력자와 관련된 일은 될 수 있는 한 좋게 끝내는 게 최선이니까. 하지만 성유진은 불길했다.

“…일주일. 만약 그가 일주일 안에 적색바다교회를 정리하고 내게 연락을 준다면….”

“안 됩니다! 그놈은 절대 안 됩니다! 그놈과 동료가 될 바에는 차라리 제가 엘피스를 그만 둘겁니다!”

“……해준 씨. 제 말은 끝까지 들으세요. 만약 그가 제게 연락을 주고 직접 만나자고 한다면… 붙잡거나 죽여야 돼요.”

“…네?”

박해준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임유나는 평소 죽인다는 말을 가볍게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럴 권한이 있기때문에 더더욱.

“성유진이… 적광일 확률이 높아요.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만….”

“……!!”

강태성과 박태준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지부장. 그 가능성은 몇 퍼센트지?”

“90% 이상이에요.”

“거의 확신하고 있잖나! 근거는?”

“제 능력입니다.”

“투시 능력? …아!”

임유나는 적광의 최면 능력을 알아차리자마자 잠도 제대로 자지 않고 적광에게 매달렸다. 적광이 최면을 거는 영상, 적광이 여자를 범하는 영상을 쉬지도 않고 분석한 것이다.

그에 임유나는 적광의 몸을 알고 있었다.

아까 성유진을 보자마자 적광을 떠올랐다. 단단한 근육이 붙어 있는 체구가 적광이랑 똑같았기 때문이다. 적광을 떠올린 그녀는 반사적으로 투시를 사용해 적광의 몸을 훑었다.

그리고 적광의 성기와 성유진의 성기가 흡사했다. 체격이 비슷하고, 동양인이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성기까지 똑같다. 이게 과연 우연일까.

“지, 진짭니까? 하지만 적광은 최면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박해준은 쉽게 납득하지 못했다.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시스템 능력은 오직 하나뿐이다. 최면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번개 능력을 가질 수 없다.

“어쩌면 우리는 처음부터 착각하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최면 능력을 가진 건 적광이 아니라… 설광 일 겁니다.”

요 몇 개월 동안 활동하고 있지 않지만, 적광과 설광은 항상 붙어 다녔다. 항상 앞에 나서는 건 적광이었던지라 최면 능력의 주인이 적광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 둘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습니다.”

임유나는 주먹을 쥐며 단호하게 말했다. 다른 건 몰라도 최면 능력 만큼은 반드시 관리해야 한다. 될 수 있으면 이 세상에서 없애 버려야 한다.

“일주일은 우리들의 준비 시간입니다. 정부의 협력을 구하고… 성유진을 붙잡거나 죽여야 해요.”

“…….”

박해준과 강태성이 입을 다물었다. 그들은 임유나의 분위기에 압도되었다. 여기 있는 세 명 중에서 가장 정신력이 강한 건 그녀였다.

???

엘피스 놈들이 찾아온 다음날부터 경찰들이 적색바다교회를 감시하기 시작했다.

나를 미행하는 형사들만 무려 5명이 넘었다. 수준급의 미행 실력을 보여주지만 헌터일을 하며 단련된 감각과 경험을 속일 수는 없었다.

“수겔라!”

<최면에 성공합니다. 최면 유지 시간은 60분입니다.>

그들에게 최면을 걸어 내 부하로 만들었다. 이제 그들은 내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본부에 제대로 된 보고를 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적색바다교회를 치우기로 마음먹었다면… 가만히 있을 수는 없겠어. 최소한의 준비는 해야겠지.’

우선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신도들의 절반 이상을 서울로 불렀다. 그리고 경찰과 군부대, 국회의원 등등 경비가 약한 곳부터 차근차근 최면을 걸어 내 부하로 만들었다.

‘대한민국을 뒤엎기에는 아직 한참 부족한 수준이지만…. 이들이 있어야 보다 수월하게 움직일 수 있을 거야.’

3일 뒤.

나는 유재경을 내 방으로 불러냈다.

“오빠. 오랜만이네요. 최근 바쁘다면서요?”

유재경은 이전보다 훨씬 예뻐졌다. 내가 준 엄청나게 많은 돈으로 좋은 음식을 먹고 뛰어난 명품을 온몸에 걸쳤다.

그녀는 그동안 깨어난 어머니와 함께 최고급 펜트하우스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바쁘지. 내가 전에 말했던가? 교회의 주인이 되었다고.”

“네. 말했어요. 제가 도울 일이 없냐고도 물었었는데… 제 도움은 필요 없다면서요?”

유재경이 삐친 척 하며 눈을 흘겼다.

나는 한 팔로 그녀의 허리를 휘감으며, 다른 손으로는 그녀의 치머 속에 넣었다. 따뜻한 허벅지 사이의 부드러운 감촉이 손끝을 통해 느껴졌다.

“하아…. 오랜만의 오빠의 손길…. 그리웠어요.”

유재경은 내가 보지를 편안히 만질 수 있도록 다리를 살짝 벌렸다. 그녀의 팬티 속에 들어간 손가락이 보지를 애무 한다.

“……오빠. 이제 강도짓 안 해요?”

“왜. 강도짓 하고 싶어? 돈이라면 충분히 주고 있잖아.”

매달 수 십 억 씩 주고 있었다. 유재경은 내 손에 조련된 만큼 다른 여자들보다 애착이 갔다.

찌걱. 보지는 내 손이 만지기 전부터 젖어 있었다. 아마도 내가 전화로 부른 순간부터 성적인 흥분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최근에 유재경과 관계를 가진 적이 없으니, 몸이 바싹 달아올랐겠지.

나는 소파에 앉고 그녀를 내 허벅지 위에 앉혔다. 다리를 최대한 벌리게하자 치마가 올라가며 실크 원단의 보라색 팬티가 보였다. 나는 팬티를 옆으로 젖혀 그녀의 애액으로 젖은 보지 구멍에 손가락 하나를 집어 넣었다.

“하으응! 요즘은 돈을 쓰는 것도 질렀어요. 읏우….”

“돈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해 본거야?”

“네에….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백화점에서 갑질도 해보고… 기부도 해봤어요. 처음엔 재밌었는데 시간이 지나자 점점 재미 없어졌어요. 차라리 오빠랑 섹스를 하는게 더… 하윽!”

찔꺽찔꺽찔꺽!

손가락이 보지에서 빠져 나올 때마다 애액이 묻어 나왔다. 나는 그녀의 상의를 위로 올리고 보라색 브래지어를 내렸다. 탄력적인 D컵 가슴 끝에 달린 분홍색 젖꼭지가 위로 꼿꼿이 서있었다.

“섹스가 재밌긴 하지.”

“저 또 강도짓 하고 싶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짜릿함이란… 하윽….”

나는 낄낄 웃었다. 설마하니 직접 강도짓을 하고 싶다고 말할 줄 몰랐다.

“재경아. 혹시 초능력자가 되고 싶지 않아?”

내 손가락에 몽롱한 표정으로 헐떡거리던 유재경의 두 눈이 반짝거렸다. 그녀는 허리에 힘을 주어 상체를 세우고 나와 두 눈을 마주쳤다.

“초능력자…. 당연히 오빠랑 같은 초능력자가 되고 싶어요. 저도 될 수 있는 거에요?”

“조건만 만족하면 될 수 있지. 초능력자가 되려면 사람을 직접 죽여야 돼. 할 수 있겠어?”

“할 수 있어요!”

유재경이 망설임 없이 말했다. 나는 그녀를 소파에 눕히고 다리 한 짝을 들어올렸다. 자지를 젖은 보지에 비볐다.

“오늘밤에 나랑 어디 좀 가자. 초능력자가 되게 해줄게.”

???

새벽 2시.

나는 유재경과 함께 서울에 있는 어느 고급 아파트 공원에 나와 있었다. 우리 둘은 정장을 입었고 얼굴에는 광대 가면을 썼다. 오랜만에 적광과 설광이 나선 것이다.

인적 없는 공원길에 터벅터벅 걸어오는 인물이 보였다. 나와 유재경은 커다란 나무 뒤에 숨었다.

박해준.

염력 시스템 능력을 가진 놈.

나는 해킹을 통해 박해준이 살고 있는 곳과 번호를 파악했다. 꾀어내는 것도 쉬웠다. 놈은 임유나를 좋아하는 것 같으니, 임유나인 척 메시지를 보내 공원밖으로 나오라고 했다.

결과는 대성공.

‘수겔라!’

보자마자 최면을 걸었다. 하지만 저번과 다르게 통하지 않았다.

<최면에 실패합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마력 능력치를 올리고 정신력을 단련한 모양이다. 나는 놀라지 않았다. 적들은 최면에 대해 알고 있었을 테니 정신 단련을 필수겠지.

“준비 됐지?”

긴장한 유재경에게 작게 속삭였다. 유재경은 양손으로 쥔 권총을 몇 번 되잡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준비 됐어요.”

“가자.”

박해준의 앞으로 나섰다. 박해준이 나와 설광을 보더니 깜짝 놀라더니 곧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적광과 설광!”

“안녕하신가. 우리 구면이지? 이번이 세 번째 인가?”

“세 번째? 네놈의 정체는 역시 성유진이었나?!”

성유진? 세 번째라는 말만 듣고 어떻게 바로 내 정체를 알아차렸지? 내가 눈살을 찌푸렸을 때, 유재경이 총을 쐈다.

탕! 타타탕!

그러나 총알은 박해준에게 닿지 못하고 허공에서 멈췄다. 염력에 붙잡힌 것이다.

후두둑. 총알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힘이 내 몸을 옥죄는게 느껴진다. 눈동자를 굴려 옆을 보니 유재경도 괴로워하며 권총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유나 씨는 어떻게 했지?!”

박해준은 내가 임유나를 납치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나한테 해킹 스킬이 있다고는 상상도 못하겠지.

“크으…. 살아 있어. 아직까지는 말이야.”

몸을 압박하던 염력의 힘이 약간 풀어졌다. 어차피 저놈은 염력을 통해 사람을 터트려 죽일 정신력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내가 대놓고 그의 앞에 나선 것도 그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디지? 유진 씨는 어디에 있어? 당장 말해라!”

“우리집에 있어. 방금까지 내 밑에 깔려 있었지. 처녀 보지가 쫄깃쫄깃하더라. 가슴도 크고. 내 육변기로 딱… 커억!”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거기서 모자란 것인지 내 오른팔이 뿌드득 거리며 비틀어졌다.

“죽여 버린다! 죽여 버리겠어!”

다시 몸이 위로 떠오른다. 2M 정도 떠올랐을 때, 나는 씨익 웃었다.

놈의 정신력을 충분히 뒤흔들었다.

“수겔라!”

<최면에 성공합니다. 허나 대상이 부분적으로 저항합니다. 최면 유지 시간은 1분 10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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