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465 - 465. 아카데미의 구원자. (245/2,000)

〈 465화 〉 465. 아카데미의 구원자.

465. 아카데미의 구원자.

“꾸우욱!”

천둥부엉이는 정령옥을 보자마자 내 앞으로 날아와 바닥에 섰다.

나는 주먹을 쥐어 정령옥을 감췄다. 그리고 조용히 천둥부엉이를 향해 속삭였다.

“왔으면 인사부터 오지게 박아. 이 예의없는 조류 새끼야.”

“…꾸우.”

천둥부엉이는 자신을 무시하지 말라는 듯 나를 노려봤다.

“하.”

코웃음 쳤다.

중하급 정령은 세상에 널리 퍼져 있다. 그것들이 세상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이유는 상급 이상의 정령들과 다르게 힘이 없다. 스스로의 힘으로 실체화 하지 못할 정도로.

실체화 하지 못하는 정령은 물리력을 행사 할 수 없다. 내게 해를 끼치지 못한다는 말이다.

“이게 갖고 싶으면 좋게 굴어라.”

손바닥 위에 정령옥을 보여주었다. 천둥부엉이의 두 눈이 곧장 정령옥에 향했다. 나는 신경도 쓰지 않고 뚫어져라 쳐다 본다. 그리고 홀린 듯이 내 손으로 뚜벅뚜벅 걸어왔다.

나는 가만히 있었다. 천둥부엉이가 부리로 정령옥에 가져다 댔다.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실체화하지 않았으니 만지는 것도 불가능했다.

허망한 눈으로 정령옥을 쳐다보던 천둥부엉이가 나를 쳐다봤다.

“딱 10초 준다.”

“꾸!”

천둥부엉이가 내 앞에 엎드렸다. 아니, 땅에 엎어졌다고 하는게 더 맞을 것이다.

나는 흡족하게 웃었다. 이제부터 계약을 할 건데 정령이 주인이 노릇을 하면 곤란하다. 기선 제압을 할 필요가 있었다.

‘근데 이게 그렇게 탐나나?’

[정령옥

순수한 자연의 힘이 서린 보석이다.

정령에게 주면 무척 좋아 할 것이다.

가격: 20 포인트.

※주의

오직 정령에게만 효과가 있다.]

내가 봤을 땐 딱히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꾸우, 꾸!”

뭐라 지껄이는지 모르겠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어, 그래. 일어서.”

천둥부엉이가 일어섰다. 새하얀 몸에는 흙먼지 하나 묻어 있지 않았다. 실체가 없으니 당연했다.

“계약하자. 계약하면 이걸 줄게. 오케이?”

“꾸!”

“……뭐하냐. 왜 계약 안해?”

“꾸우! 꾸! 꾸꾸!”

천둥부엉이가 한쪽 팔로 날 가리켰다. 아무래도 내 쪽이 뭔가를 해야 하는 모양이다.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천둥부엉이를 향해 마나를 담은 손을 천둥부엉이에게 내밀었다. 천둥부엉이가 내 손바닥에 부리를 콕 찍었다. 감촉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

직후, 나는 천둥부엉이와 무언가 연결된 것을 느꼈다.

연결의 끝에는 천둥부엉이가 있다. 썩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스킬, 정령계약(C-)을 획득합니다.』

『정령계약(C-)

스킬 랭크: C-

정령과 계약할 수 있다.

마나를 대가로 정령을 부릴 수 있다.』

“꾸꾸!”

천둥부엉이가 무언가를 재촉했다. 나는 정령안을 해제했다. 정령안을 쓰지 않아도 천둥부엉이는 나와 계약했기에 육안으로 볼 수 있었다.

“아마. 실체화는 오래 못 할 거야. 난 말했어.”

“꾸.”

연결을 통해 천둥부엉이에게 마나를 건네준다. 안 그래도 얼마 남지 않았던 마나가 썰물 빠지듯 사라진다.

천둥부엉이가 실체화된다. 몸에 질량이 생기고, 눈동자에는 생동감이 더욱 넘쳐났다. 천둥부엉이는 곧바로 내 손바닥 위에 있는 정령옥에 부리를 가져가 꿀꺽 삼켰다.

천둥부엉이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날개짓 하며 위로 떠올랐다.

“꾸우우우욱! 꾸우욱!”

파지지지지지직!

천둥부엉이의 몸에서 시퍼런 뇌전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러나 유일하게 내 쪽으로만 뇌전이 오지 않았다.

“유진아!!!”

한소희가 마당으로 뛰쳐나왔다. 그녀는 곧장 내 몸을 끌어안고 뒤로 물러나면서 마법 배리어를 사용했다.

“왜 갑자기 천둥부엉이가?!”

한소희는 빤히 노려보다가 이상함을 느낀 듯 나와 천둥부엉이를 쳐다봤다. 천둥부엉이는 기지개를 켜듯 뇌전을 내뿜다가 바닥에 다시 내려 앉았다. 마당의 일부가 탄 것 말고는 아무런 피해도 없었다.

“소희 누나! 쟤 나쁜애 아니에요!”

“…아니. 아직 확실한건 아니야. 정령이 나타나는 건 이상한 일이니 우선 조사를….”

한소희는 제법 고지식한 성격이었다.

“이리 와.”

천둥부엉이를 향해 손을 뻗었다. 천둥부엉이는 나를 향해 날아오다가 배리어에 막혔다.

“앉아.”

바닥을 가리키며 말했다. 천둥부엉이가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

“…설마 진짜로….”

한소희는 멍한 얼굴로 나와 천둥부엉이를 번갈아보며 중얼거렸다.

“앗!”

마나가 다해서 천둥부엉이의 실체가 사라졌다. 허나 계약자인 내 눈에는 천둥부엉이가 보였다.

“유진아. 부엉이가 네게 어떻게 했는지 누나한테 말해줄래?”

“응. 근데 부엉이 저기 있어.”

“…그렇구나.”

???

쾅!

성하리는 벼락을 품은 창을 사방으로 휘둘렀다. 달려들던 이블 비스트들의 몸이 잘리며 더러운 피를 뿜으며 바닥에 쓰러진다.

세 개의 눈과 검은 몸을 가진 A급 몬스터. 이블 비스트가 성하리의 일격을 감당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죽은 줄 알았던 이블 비스트가 다시 몸을 일으키며 성하리를 노리며 입을 쩌억 벌렸다.

파지지직.

성하리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뇌전이 이블 비스들을 감전시켰다. 창날이 이블 비스트의 목을 자른다. 목이 잘린 이블 비스트는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성하리는 무표정한 얼굴로 시체를 지나쳤다.

우우우우우웅.

바지 주머니에 넣어둔 휴대폰이 진동한다. 몇 년 전이었다면 휴대폰을 무시하고 몬스터 처리에 집중했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혹시 모를 급한 일이 있을 수 있으니까.

폴더폰을 열었다.

발신자 한소희. 무표정하던 성하리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응. 소희야. 무슨 일이야? 유진이가 나 보고 싶대?”

휴대폰 너머로 들려온 한소희의 목소리는 침착했지만 묘하게 흥분되어 있었다. 그녀의 말을 듣던 성하리의 표정이 심각하게 굳어졌다.

“유진이가… 각성한 것 같다고…? 거기다 정령…?”

5살 이전에 각성했다. 전례가 없는 건 아니지만 매우 드문일이다. 거기에 각성하자마자 정령과 계약했다? 이건 전례에도 없는 일이다.

-하리 씨. 유진이는 천재에요. 어쩌면 하리 씨를 뛰어넘는 히어로가 될지도 몰라요. 각성하자마자 정령과 계약했다는 건.

“소희야. 아직 협회에 보고 안 했지? 아무것도 하지 말고 유진이만 잘 보고 있어. 곧 돌아 갈테니까.”

-……네.

휴대폰을 끈 성하리가 정면을 노려봤다.

쿵! 쿠웅! 쿵!

10M가 넘는 거대한 이블 비스트가 세 개의 눈으로 성하리를 노려보며 다가오고 있었다.

“하아…. 성가시게. 30초 안에 끝낼 줄게.”

양손으로 창대를 잡은 그녀의 발치에서 뇌전이 파직 거렸다.

???

나는 식탁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거실에서 성하리에게 연락하는 한소희의 목소리를 엿들었다.

한소희는 나를 천재라며 치켜세우고 있다. 하긴 5살 이전에 각성하고 정령과 계약까지 해버렸으니 천재로 밖에 볼 수 없다.

‘이상함을 느끼지 않고 당연하게 천재로 생각하는 건, 성하리 때문이겠지. 이 세계에서 재능과 특성은 부모의 영향을 크게 받는 편이니까.’

나는 한소희를 보며 상태창을 열었다.

『이름: 한소희

근력: C 체력: C 민첩: B- 내구: D+ 마나: A

특성: 방진의 대가(S)

스킬: 마법(A), 배리어(S), 마나증폭(C)

호감도: 46』

A급 히어로 치고 신체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 하지만 문제 될 건 없었다. 그녀는 다른 히어로들을 지원하거나, 배리어를 사용하는데 특화된 히어로니까.

‘방진의 대가는 모든 방어행위에 보정이 붙는 특성이지.’

한소희는 젊다. 지금 20대 초반이다. 아직 성장의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 노력을 등원시 하지 않는다면 무난하게 S급 히어로가 될 것이다.

‘호감도는 46…. 일이 발생하고 호감도가 더 올랐군.’

호감도 및 신뢰도의 수치의 의미는 이렇다.

적대 0~9, 평범 10~19, 관심 20~39, 우호 40~49, 호감 50~69, 사랑 70 이상.

보통 처음 만나는 사람이면 호감도가 10에서 시작한다. 첫인상이 좋으면 호감도 20 이상에서 시작할 수 있다.

지금 한소희의 호감도는 46으로 우호다. 무리한 부탁이 아니라면 전부 들어줄 것이다. 특히 나는 그녀가 돌봐줘야하는 존재니까.

‘호감도 50 부터가 연애 감정이라 할 수 있지.’

원작 게임 설정에 따르면 호감도 50이 넘으면 사귈 수 있었고, 사랑을 느끼는 호감도 70부터 NPC와 결혼을 할 수 있었다.

‘여긴 게임 속이 아니라 똑같지는 않겠지만… 뭐, 비슷비슷하겠지.’

참고로 성하리의 호감도는 최고 수준인 100이다. 그 이상의 호감도도 존재할 수 있다고 게임 제작자가 말했으나, 실제로 정해지지는 않은 듯 두루뭉술하게 말했다.

‘애초에 호감도 시스템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만들었다지.’

확실한 건 호감도 90 이상은 나를 위해 망설임 없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꾸우. 꾸.”

식탁위에 올라서 있는 천둥부엉이가 목소리를 냈다. 물론 계약자인 나만 들을 수 있었다. 천둥부엉이는 내가 먹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궁금한 모양이다.

‘거슬리게 하지 말고 조용히 있어라.’

계약을 통해 연결되었기에 굳이 말로하지 않아도 천둥부엉이에게 의지를 전달 할 수 있었다.

한소희가 통화를 끝내기 직전에 일부러 아이스크림을 내 몸에 쏟았다. 차가움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눈나!”

“…응? 유진아! 아이스크림 쏟았니? 감기 걸리기 전에 옷 갈아 입자.”

“눈나! 목욕!”

“목욕하고 싶니?”

“응.”

“그럼 목욕하자.”

한소희가 의자에 앉은 내 몸을 들어 올린다. 방심 투성이다. 나는 손에 쥐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일부러 그녀의 몸에 뿌렸다. 하얀 셔츠가 흠뻑 젖어 들어가며 B컵 가슴을 감싸고 있는 검은색 브래지어가 보였다.

“앗!”

“눈나도 목욕!”

“나도? 그럴까.”

어린 아이는 이래서 좋았다. 만약 내가 어른 이었다면 무슨 소리냐며 싸늘한 눈으로 날 쳐다봐겠지.

‘문제는 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가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건데….’

4살인 나는 아직 발기를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없었다. 정신은 섹스를 원하는데 몸이 내 의지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미칠 노릇이다.

한소희와 함께 목욕탕으로 들어왔다.

나는 그녀의 알몸을 보며 흘려 나오려는 감탄사를 억지로 참아야했다. 성하리가 육감적인 몸매라면 한소희는 깔끔한 몸매였다.

“눈나는 왜 짬지에 털이 없어? 마마는 어른은 전부 털이 있다고 하던데.”

“어, 응?”

한소희의 보지에는 털이 한 가닥도 없었다. 지금 시대와 한소희의 성격을 생각하면 직접 깎거나 왁싱을 받은건 아닐 것이다. 무모증이 확실하다.

“그, 그게. 난 원래 털이 없어. 그보다 빨리 씻자. 아이스크림이 끈적끈적해서 기분 나쁘지?”

당황한 한소희가 샤워기를 들고 물의 온도를 맞췄다. 나는 그녀의 보지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유독 큰 클리토리스. 약간 아래로 늘어진 분홍색 소음순. 있어야 할 털이 없다 보니 너무 잘 보였다.

‘참을 수 없다!’

무방비한 보지를 향해 작은 손을 뻗었다.

“흐익?!”

한소희가 깜짝 놀라 샤워기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나는 작은 손을 빼지 않고 조물딱 거렸다. 성감 고조를 발동한 건 당연한 일이다.

[한소희의 성감대: 클리토리스]

‘클리토리스가 크다 싶었는데 성감대였군.’

손이 작다고 해서 내 경험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나는 소음순을 헤집으며 클리토리스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허나 애무는 오래 가지 못했다.

꽈악.

한소희에게 손목이 잡혔다.

“유진아. 거긴 만지면 안 돼!”

그녀의 얼굴은 새빨갛게 붉어져 있었다.

“왜?”

“아주 소중한 곳이니까. 다른 사람이 만지면 안 되는 부위야. 유진이도 누나가 유진이의 꼬추를 만지면 기분 안 좋잖니. 그러니 유진이도 만지면 안 돼.”

“내 꼬추 만져도 돼.”

나는 반대쪽 손을 뻗어 보지를 만졌다.

“유, 유진아!”

한소희가 곧장 내 반대쪽 손도 저지했다.

‘여기서 멈출 수는 없어. 필살기를 써볼까.’

내 필살기는 울면서 떼쓰기였다.

“으아아아아앙! 만질 거야! 짬지 만질 거야!”

“어, 어?”

울면서 떼쓰기.

나는 평소 얌전한 아이다. 잘 울지도 않고, 사고도 잘 치지 않았다. 몸은 어린 아이지만 정신은 어른이니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러니 한소희의 입장에서 평소에 날 돌보는 일은 무척이나 쉬운 일이었다.

한소희는 내가 울면서 떼스는 걸 이번에 처음 겪게 되었다. 그녀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녀의 나이 20대 초반. 내 베이비 시터가 된 건 능력 때문이지 아이를 잘 돌보기 때문이 아니었다.

“우, 울지마. 유진아. 누나가 잘못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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