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7화 〉 477. 오싹한 워터 파크
477. 오싹한 워터 파크
‘궁금해서 못 참겠다. 보지만 확인해보자.’
물속에 있는 물귀신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 순간, 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는 물귀신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내 양쪽 발목을 손으로 잡아 당겼다. 균형이 무너지고 상체가 물속으로 빠졌다.
“히히히히.”
물귀신의 웃음 소리가 들렸다. 귀를 통해 들리는게 아니라 머리에 직전 전달되는 웃음 소리다.
‘일부러 당해준건데 쪼개기는.’
물 밖으로 끄집어내서 보지를 확인하기에는 주변의 시선이 있다. 그러니 차라리 물속에서 물귀신의 보지를 확인할 생각이다. 난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있으니 이편이 낫다.
“히히히히.”
물귀신이 나를 보며 웃는다. 섬뜩한 얼굴로 내게 공포를 줄 생각이겠지만, 헌터 경력 1년이 넘으면 몬스터의 외형 정도로 공포에 질리지 않는다.
나는 봉긋 솟은 물귀신의 가슴을 잡았다.
‘오. 가슴이 있네? 근데… 차갑고 딱딱해.’
뭐랄까. 고형물을 만지는 느낌이라 내 취향이 아니었다. 자고로 가슴은 따뜻하고 말랑해야 한다.
‘젖꼭지는… 괜찮은 형태야.’
가슴 부위의 옷을 잡고 찢었다. A컵 치고 조금 더 큰 가슴은 딱딱하게 모양을 유지하고 있다. 피부는 핏줄이 보이는 푸른색이고, 젖꼭지는 새파랗다.
“키이익!”
내 성추행에 물귀신이 분노한 듯 했다. 물귀신의 시커먼 머리카락들이 내 몸을 붙잡고 조인다. 나는 손에 쥔 화련비도의 칼날에 검기를 일으켜 놈의 머리카락 일부를 잘라내고 치마를 뒤집었다.
‘노팬티!’
보지는 인간 여성의 것과 비슷했다. 털이 있었고, 음핵도 있으며 요도와 질구멍도 있었다. 파란색 젖꼭지와 다르게 붉은 빛깔을 띄는 보지다.
물귀신의 보지를 만졌다. 소음순의 표면은 부드러웠지만 딱딱했다. 구멍 속에 손가락을 푹 넣었다. 차갑다. 그리고 딱딱하다.
“키에에엑!‘
물귀신이 나를 향해 마구잡이로 손톱을 휘두르고, 머리카락으로 날 휘감으려 한다. 나는 물귀신의 공격을 여유롭게 피했다. [물의 축복]을 가지고 있는 내겐 물속에서의 전투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얼굴이 좀 에뻤으면 박아 줬을지도 모르지만… 됐다. 못생긴 년. 보고 있으니 자지가 팍 죽는군. 다음 생엔 예쁜 귀신으로 태어나라.‘
찰나를 이용해 단번에 물귀신의 목을 베었다.
그 순간, 미중유의 힘에 의해 몸이 위로 떠오른다.
“성유진! 물속에서 뭐하는……, 그건 뭐야?”
한하린이 중력 조작으로 날 위로 띄운 모양이다. 그녀의 눈은 내 오른팔에 향했다. 검은 머리카락이 칭칭 휘감겨 있다.
“아. 물귀신의 머리요.”
“물귀신 까지 있었다고? ……뭔가 이상한 짓을 한 건 아니지?”
“이상한 짓이 뭔데요?”
나는 물속에 있는 물귀신의 몸을 발로 차 저쪽으로 보냈다.
“아! 선배! 뒤쪽!”
프로게 한 마리가 한하린에게 달려들었다. 허나 한하린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프로게는 보이지 않는 중력벽에 부딪혔다. 직후, 프로게의 몸이 천장에 강하게 처박힌다.
“……중력을 다루는 솜씨가 예전보다 훨씬 좋아지셨네요.”
“너도 아까 번개를 떨어뜨릴 정도로 능력이 발전했잖아. 나라고 가만히 있진 않아.”
한하린이 중력구를 던졌다. 중력구에 맞은 프로게는 짜부러진 개구리가 되었다.
???
워터파크는 몬스터들의 놀이터가 되어 있었다. 주로 물과 관련된 몬스터들과 유령계열의 몬스터들이 많았다. 몬스터를 처리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대부분이 D~C등급 몬스터니까. 우리는 워터파크의 30%를 돌아다녔지만 던전 코어를 쉽게 발견할 수 없었다.
‘B급 던전 치고는 쉬운데? 이 정도면 C급 던전 수준이잖아. 몬스터의 양이 많아서 좀 귀찮긴 해도 손발이 맞는 헌터들끼리 시도하면 공략은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거야.’
정보가 별로 없는 침식형 던전이라 협회가 B급이라는 등급을 매긴 것이 아닐까 싶을 때였다.
위이이이이잉! 위이이이이이잉!
워터 파크 전체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이상 사태에 헌터들이 당황했고, 한아영과 장고준이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시작이야! 흩어지면 큰일이니까 근처에 있는 가로등이나, 건물을 붙잡아! 어서!”
“빠르게 움직이십시오!”
헌터들은 영문을 모르는 상태에서 한아영과 장고준의 명령을 따랐다. 나는 근처에 있는 가로등을 한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우리는 보았다.
워터 파크의 끝부분에서 밀려오는 10M가 넘는 해일을. 해일은 우리를 향해 일직선으로 무서운 기세로 온다. 신기하게도 해일에 맞은 건축물들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아영아! 생각보다 파도가 너무 높아! 이건 못 버텨!”
“알았어. 내가 나설게.”
한아영이 앞으로 나서며 해일을 향해 능력을 발동했다. 그녀의 손에서 푸른 냉기가 뿜어지며 해일을 얼리기 시작했다.
쩌저정! 쩌정!
아무리 한아영이라도 해일을 전부 얼리는 건 무리였다. 허나 그녀의 노력 덕분에 해일의 높이는 절반 이하로 줄어 들었고, 구조물을 잡은 헌터들은 해일에 휩쓸리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이건… 몬스터의 짓입니까?”
공지영이 장고준에게 물었다.
장고준은 물묻은 옷을 짜내면서 대답했다.
“아닙니다. 이런 규모의 파도를 일으킬 수 있는 몬스터는 이곳에 없습니다.”
“그럼 왜 이런 일이….”
“워터 파크에는 인공적으로 파도를 만드는 기구가 있지 않습니까. 이름이… 파도풀이였던가.”
“설마 그게 몬스터가 된겁니까?”
“아닙니다. 침식형 던전은 사물이나 건물을 몬스터로 만드는 힘따윈 없습니다. 건물이 던전에 맞게 환경이 된 것뿐입니다. 방금 덮친 파도는 몇 시간 마다 랜덤으로 발생합니다. 원래는 저랑 아영이가 끼어들지 않고 방관할 생각이었습니다만, 사전에 알고 있던 것보다 파도가 훨씬 높더군요.”
“……파도를 억제할 방법은 없습니까? 저건 너무 위험합니다.”
“파도를 발생시키는 기구를 찾아서 박살낸다면 될겁니다.”
“…….”
장고준은 간단히 말했지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미 이곳에 오기 전에 숙지한 지도를 봤을 때, 파도풀이 있는 곳은 워터 파크의 중심, 보스 몬스터가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곳이었다. 계획 상으로 가장 마지막에 들리는 곳이었다.
“지금 당장 파도풀로 향하신다 하더라도 말리지 않겠습니다. 던전 공략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공지영은 힐끗 주위에 있는 헌터들을 둘러봤다.
“…일반적인 던전 공략이었다면 그랬겠지만, 지금은 침식형 던전에 대해 경험하는 것이 우선. 기존의 계획대로 하겠습니다.”
우리의 본래 목적이 그것이니 이견은 없었다.
???
쾅!
물덩어리가 바닥에 떨어지며 큰 소리를 내며 폭발했다. 건물 곳곳에 있는 물대포에서 쏘아진 물폭탄이다.
헌터들의 신경은 곤두서있었다. 물폭탄을 맞는다고 해서 당장 죽는 건 아니지만, 마냥 무시할 수 없는 위력이었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물이 빠져나가는 하수구에서 느닷없이 손이 튀어나와 헌터들의 발목을 잡아 끌어 당기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음습한 곳에 물귀신들이 숨어 있는 것이다.
‘이 공간 자체가 우리를 죽이려 하는군.’
평범한 오픈형 던전이 몇 배는 편할 지경이다. 적어도 땅과 나무가 이토록 적대적이지는 않으니까.
무엇보다 힘든 건 내 자지였다.
이곳에 있는 헌터들 중 10명은 여자들이다. 그것도 모두 평범 이상의 미모를 가진 여자들. 홀딱 젖어 있는 그녀들을 본 나는 성욕이 끌어오르는 걸 느꼈다.
‘전투의 흥분이 성욕으로 이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지.’
마음 같아서는 한아영과 한하린을 덮쳐버리고 싶지만… 보는 눈이 너무 많았다. 아까처럼 한아영과 골목에서 섹스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생길 것 같지 않다.
눈앞에 역류하는 워터 슬라이드가 나왔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지만, 이 워터 슬라이드 만큼은 다른 듯 물리 아래에서 위로 솟구치고 있다.
슬라이드를 타기 위해선 위로 올라갈 계단이 필요한데, 계단이 아예 없다. 건물 구조가 살짝 바뀐 것이다.
“이 워터 슬라이드는 별로 안 위험해 보이는데요? 몬스터도 없는 것 같고… 조사할 필요가 있나요? 그냥 지나가죠.”
내가 공지영에게 말했다. 던전 코어가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래도 조사는 해야합니다. 혹시 모르니까요. 제가 직접 가죠.”
“혼자가는 건 좀 위험할 것 같은데…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유진 씨가 함께한다니 든든하군요.”
공지영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 다른 헌터들의 반대는 없었다. 처음과 달리 나를 보는 눈에는 어느 정도 신뢰가 담겨 있다. 내 실력을 그들에게서 인정받은 것이다. 그리고 굳이 위험한 일을 나서서 하겠다는데 싫어할 헌터가 없었다.
‘나서지 마라. 공지영과 둘이서 가고 싶으니까.’
나는 여기 있는 헌터들 중 내 실력이 상위에 속한다고 자신 할 수 있다.
나와 공지영은 함께 워터 슬라이드의 출구가 있는 수영장으로 향했다. 수영장 앞에 슬라이드에 대해 적혀 있는 표지판이 있었다. 슬라이드의 이름은 무려 헬버스터였다.
외부에서 박살내기에는 너무 큰 건물이다. 그리고 던전화되면서 내구도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상승해서 어지간한 화력이 아니고선 전부 박살내지 못할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워터 슬라이드? 뭐, 크기를 보면 그럴 만도 하네.’
기본적으로 튜브를 타고 3인 이상 타는 워터 슬라이드였다. 표지에는 최대 8명까지 함께 탈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지영 씨. 수영장에 뭔가 있는 것 같지 않아요?”
“없으면 오히려 더 이상하겠죠. 제가 능력을 사용해 수영장 안에 있는 몬스터를 정리하겠습니다.”
“아뇨. 여긴 저한테 맡겨 주세요. 제 쪽이 더 편해요.”
파지지직.
손에 붉은 뇌전을 일으키며 수영장 안에 집어 넣었다. 엄청난 소리와 함께 붉은 뇌전이 수영장 전체로 퍼져 나간다.
첨벙!
수영장 속에 숨어 있던 워터맨들이 수영장 위로 솟구쳤다. 놈들의 몸속에 있는 핵에 금이 쩍쩍 가있다. 붉은 뇌전으로 핵을 깨뜨리기엔 물리력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전부 올라왔군요. 감사합니다. 이후에는 제가 하겠습니다.”
뇌전을 꺼뜨리자마자 공지영이 수영장으로 발을 뻗었다. 물위에 선 그녀는 다리를 적절히 벌리고 주먹 쥔 손을 내뻗었다. 완벽한 정권 지르기에서 발생한 충격파가 워터맨들을 휩쓸었다. 핵이 박살나고 마석이 물속으로 떨어진다.
나는 공지영의 활약을 보며 무심코 생각했다.
‘아마 충격파가 뇌전도 막겠지. B급 헌터 인 그녀가 나보다 신체 능력이 뛰어나니 정면으로 싸우면 내가 질 거야. 역시 속도전 밖에 없나. 그나저나 엉덩이 하나 죽여 주네.’
공지영은 활동하기 편한, 몸에 딱 달라붙는 재질의 레깅스와 비슷한 바지를 입고 있었다. 물에 젖어 광택이 도는 바지는 두 개의 둥근 엉덩이를 확실하게 강조하고 있다.
‘엉덩이도 구릿빛 피부이려나? 태닝인지 썬탠인지 모르겠지만 몸매 하나는 뛰어나군.’
저 짝 달라붙는 바지에서 팬티 라인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T 팬티를 입었겠지.
우리는 물 위를 걸어서 워터 슬라이드의 출구 쪽으로 향했다. 넓은 출구. 둘이 동시에 들어가기 안성 맞춤이다.
물은 역류하듯 위쪽으로 향하고 있지만, 우리는 인간으로 무게가 나감으로 물을 타고 올라갈 수는 없었다. 기어 올라가야 한다.
“좀 시간이 걸리겠는데요?”
내가 슬라이드 안쪽을 쳐다보며 말했다. 슬라이드는 꽤 가파르고 어두운 편이었다. 안에 몬스터가 있을게 당연하다.
“차라리 바깥에서 슬라이드 위쪽으로 올라가서 아래로 내려오는 게? 하린 선배의 중력 조작 능력이면 쉽게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도 방법 중 하나겠지만, 슬라이드를 타면서 내려오면 몬스터를 상대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물까지 역류하고 있으니.”
“하긴 그렇네요.”
나는 어느 쪽이든 나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슬라이드의 내부는 바깥과 차단되어 있고, 나와 공지영 단 둘이라는 것이다.
“가죠.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걱정 마세요. 지영 씨.”
마나를 조금 이용하면 가파르고 미끄러운 길에서 미끄러 질 일은 없다. 거기에 난 [물의 축복] 스킬까지 가지고 있으니까. 여차하면 슬라이드를 손상시켜 발판을 만들면 된다.
우리는 함께 위로 올라갔다. 일부러인지, 아니면 무의식적인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나보다 조금 앞서 나갔다. 나는 C급 헌터고 그녀는 B급 헌터에다가 임시적인 리더다. 책임감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크크… 보기 좋군.’
슬라이드는 넓이는 컸지만 높이는 그리 크지 않아 몸을 약간 숙일 수 밖에 없었다. 덕분에 그녀의 엉덩이가 뒤로 쭉 나오며 강조된다. 엉덩이 사이의 아래쪽, 보지가 언덕처럼 볼록 튀어나온게 보인다.
아쉽게도 형태는 보이지 않았다. T 팬티를 입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유진 씨!”
“어, 네?”
너무 노골적으로 엉덩이를 쳐다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