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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78 - 478. 오싹한 워터 파크 (258/2,000)

〈 478화 〉 478. 오싹한 워터 파크

478. 오싹한 워터 파크

“유진 씨!”

“어, 네?”

너무 노골적으로 엉덩이를 쳐다봤나. 주위에 사람이 없어서 조금 방심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녀가 내게 쓴소리를 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앞에 스파이더 슬라임이 있습니다.”

그녀의 말대로 스파이더 슬라임이 통로에 점성을 띄는 물로 만든 거미줄로 진을 치고 있었다.

스파이더 슬라임은 슬라임과 비슷한 몸체를 가졌지만 거미의 형태를 띄고 있는 몬스터다.

D급 몬스터지만 환경에 따라 C급이라 평가 받는 놈이다. 그리고 물이 넘쳐나고, 좁은 공간인 이곳은 놈에게 최적인 환경이다.

“제가 해치우겠습니다. 유진 씨, 엄호 부탁드립니다.”

“네. 맡겨 주십시오.”

공지영이 위로 올라가며 스파이더 슬라임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노리는 것은 당연히 슬라임 계열 몬스터의 약점인 핵이다.

허나 스파이더 슬라임은 그녀의 주먹을 가볍게 옆으로 피해냈다. 놀라울 정도로 빠른 반응 속도다. 공지영의 주먹이 거미줄에 닿았다.

주먹을 빼내려던 공지영이 인상을 썼다. 거미줄이 상당히 강했는 지 쉽게 떼지지 않는 모양이다.

팡!

결국 충격파를 발생시켜 주먹을 빼낸 공지영은 잠깐 뒤로 물러난 뒤 나를 쳐다봤다.

“거미줄의 내구도와 탄성이 상상이상이에요. 아무래도 유진 씨가 나서줘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주먹보다는 칼이 더 거미줄을 자르기 쉬울 테니까요.”

그녀의 능력을 사용하면 쉽게 없앨 수 있겠지만, 아직 슬라이더의 초반 구간이다. 힘은 효율적으로 쓰는 편이 좋다.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어서 다행이군요. 지영 씨와 함께 움직이긴 했지만, 지영 씨라면 혼자서 다 처리할 것 같았거든요.”

”과찬입니다. 아, 스파이더 슬라임의 거미줄은 산성을 띄고 있습니다. 검기를 이용하는 게 좋을 거예요.”

“괜찮습니다. 이 녀석은 굉장히 단단하거든요.”

스파이더 슬라임을 향해 접근했다. 놈이 나를 향해 짙은 파란색의 고드름을 쏘아낸다. 다급히 몸을 옆으로 돌려 공격을 피했다. 고드름은 슬라이드 벽에 박혔다.

스파이더 슬라임은 거미줄을 타고 빠르게 움직이며 내게 공격해왔다. 이번엔 고드름 뿐만이 아니라 거미줄까지 뿜어낸다.

‘거미줄은 다리를 노리는군. 기동성을 빼앗으려고? 뇌도 없는 놈이 영악해.’

거미줄은 칼로 쳐내며 접근해 놈의 거미줄을 칼로 베어낸다. 그러자 집이 파괴 당했기 때문일까. 놈이 이쪽을 향해 뛰어들었다.

‘찰나.’

스파이더 슬라임의 움직임이 느려진다.

‘자세히 관찰하니 핵이 머리에 있는게 보이네.’

문득 좋은 생각이 들었다. 스파이더 슬라임의 몸체는 산성으로 된 반고체에 가까운데 핵을 터트리면 액체가 디어 사방으로 튄다. 그 액체는 당연히 산성을 띈다.

‘일반인의 몸이라면 순식간에 녹을 정도의 산성이지만… C급 이상의 헌터들에겐 이야기가 다르지. 이놈 산성을 이용해 실수인 척 공지영의 옷을 녹여 버리는 거야!’

캬.

입안에서 감탄사가 맴돌았다.

이런 천재적인 발상이라니.

‘한다!’

칼을 휘둘렀다.

붉은 칼날은 정확히 갈랐고, 그 타이밍에 칼날을 쌀작 옆으로 눕혀 앞에 있는 거미줄을 베었다. 그 과정에서 스파이더 슬라임의 액체가 뒤쪽으로 튀었다.

“……?!”

놀란 공지영이 두 팔로 가드를 올렸다. 상의와 하의에 액체가 묻었으나, 옷은 녹지 않고 액체만 아래쪽으로 주르륵 흘려 물에 씻겨나갔다.

‘젠장. 평범한 옷이 아니었나! 예상했어야 하는데!’

공지영은 B급 헌터다. 그것도 잘나가는 수월 길드 소속의 헌터. 장비를 최고급으로 사용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치이이익.

“앗, 뜨!”

나는 펄쩍 뛰었다. 스파이더 슬라임을 죽일 때 액체가 내 상체로 튄 것이다. 서둘러 마나를 둘러 몸을 보호했으나 이미 피부가 빨갛게 변했다. 다행히 위험스러운 정도는 아니다.

나는 흐르는 물로 몸에 묻은 액체를 씻겨냈다. 내 옷은 공지영처럼 최고급 장비가 아닌 일반 양산품 헌터용 래더 아머 인지라 상의의 일부가 녹아내렸다.

“……괜찮으세요?”

“괜찮습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거미줄을 빠르게 없애려다가 액체가 지영 씨에게 튀었는데… 괜찮아 보이시는군요.”

“아. 네. 세진 헌터샵에 특별히 만들어준 전용 장비입니다. 방어력도 뛰어나지만, 특히 속성 공격에 내성이 뛰어납니다.”

“전용 장비? 엄청 비쌌겠네요. 최소 300억은 넘지 않아요?”

전용 장비. 헌터들의 로망이라 할 수 있었다. 헌터의 능력과 신체적 특징등을 고려해서 만드는 장비!

내가 말한 최소 300억은 C급 이상의 헌터들에게도 큰돈이지만 모으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 문제는 전용장비를 맞추기 위해 소재를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전용장비의 소재는 대부분 보스 몬스터의 소재가 적합한데, 그 가격이 결코 만만치 않다. A급 보스 몬스터의 소재면 최소 1,000억은 각오해야 한다.

“글쎄요. 이건 길드에서 지원해준 물건인지라… 정확한 가격은 모르겠습니다..”

“…오.”

거대 길드의 아낌 없는 지원. 수월 길드라 가능한 것이다.

일반 길드가 전용 장비를 지원해준다? 꿈도 못 꾸는 일이다.

“유진 씨는… 원한다면 우리 길드로 들어올 수 있지 않습니까?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천재로 명성이 자자한데다가 한아영 씨와 개인적인 친분까지 갖추고 있으니…. 왜 수월 길드에 들어오시지 않는 거죠?”

“제 성격이 길드 생활과 잘 안 맞아요. ……언젠가는 길드에 들어갈지도 모르겠지만, 조금 더 강해지고 난 뒤에 길드에 들어가도 좋을 것 같아서요.”

“아. 유진 씨는 아직 대학생이셨죠.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건 좋은 전략입니다.”

“앞에 또 스파이더 슬라임이 있군요. 제가 앞장서서 처리하겠습니다.”

벗길 수 없다면 차라리 내가 벗겠다.

나는 일부러 스파이더 슬라임의 액체를 맞으면서 전진했다. 몇 천만원 짜리 장비가 녹아버리긴 했지만 큰 문제는 없다.

‘바지 주머니 쪽은 피해야지. 스마트폰이 있으니까.’

금세 나는 팬티 한 장만 걸친 듯한 상태가 되었다. 뭐, 나는 속옷 대신 사각 수영복을 입었지만.

뒤쪽에서 날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공지영이 묘한 열기가 담긴 눈으로 내 몸을 뚫어져라 보고 있다. 난 필사적으로 그녀의 눈길을 모른 척 했다.

‘아마 아까 내가 쳐다볼 때도 내 시선을 느꼈겠지? 역시 공지영은 정열적인 여자야.’

경험으로 비롯된 직감이 말하고 있다. 저 여자는 성적으로 개방적이고, 기회가 있으면 바로 따먹을 수 있다고.

“유진 씨는 근육이 굉장히 잘 발달 되어 있으시군요.”

“…네? 근접전을 하는 헌터라면 근육이 발달하는 게 당연한 일이죠. 특별한 건 없어요.”

“아뇨. 헌터마다 발달하는 근육은 다릅니다. 서로 전투 방식이 다르니까 당연한 일입니다. 유진 씨는 분명 검사인데도 다른 근육들이 완벽하게 밸런스를 이루고 있습니다. 유진 씨 만큼 뛰어난 몸은 본적이 없습니다. 검사이면서도 근육 밸런스를 완벽하게 유지하는 건 쉽지 않을 일텐데… 엄청난 노력을 하셨군요.”

“…하하. 알아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노력은 크게 안 하는 편이다. 기본적인 운동이나, 수련은 하고 있긴 하지만 근육의 밸런스를 신경쓰면서 한게 아니다.

‘유희 생활 어플의 영향이겠지.’

여기서 중요한 건 내 몸이 아니다. 중요한 건 공지영이 내 몸을 감평했다는 것. 다시 말해 나도 무술인으로서 핑계를 대며 그녀의 몸을 합법적으로 감평할 수 있다!

나는 자연스럽게 공지영의 몸을 훑어봤다. 다시 봐도 뛰어난 몸매다. C컵의 가슴과 올라간 힙. 일반인 보다 굵고 모양 좋은 허벅지.

“…아, 죄송합니다. 너무 빤히 몸을 쳐다봤군요.”

“괜찮습니다. 따지고 보면 제가 먼저 유진 씨의 몸을 보고 평가를 내린 것이니까요. …유진 씨가 보기에 제 몸은 어떻습니까?”

당연히 당장 깔아뭉개 범하고 싶을 만큼 개꼴리는 몸매지!

라고 대답할 수는 없었다.

“……제가 보는 눈이 영 없어서. 잘 모르겠군요.”

“옷 때문에 가려져서 그렇습니까?”

그녀가 상의를 들어 올렸다. 탄탄하게 자리 잡은 구릿빛 복근이 나옵니다. 상의는 점점 올라갔다. 물에 흠뻑 젖어 있는 검은색 브래지어가 보였다.

“아! 지금 이럴 상황이 아니었죠.”

공지영이 다시 상의를 내렸다. 나는 아쉬움을 느꼈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

‘이년… 일부러 날 유혹하는게 틀림 없어. 이러면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지.’

나는 균형을 잡는 척 슬라이드 벽을 짚으며 몸을 틀어, 그녀를 향해 내 사타구니를 강조했다. 발기하지 않았음에도 엿보이는 묵직한 자지. 그녀의 시선이 잠깐 내 사타구니로 움직인 것을 놓치지 않았다.

“……시간을 지체했군요. 빨리 움직이도록 하죠. 바깥에서 헌터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네.”

나오는 몬스터가 바뀌었다. 워터맨들이 잠복하고 있다가 튀어나온 것이다.

“여기서 부터는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공지영이 앞으로 나섰다. 환영할만한 일이었다. 내가 뒤에 있으면 그녀의 뒤태를 마음껏 볼 수 있으니까.

공지영은 거침 없이 앞으로 진격했다. 주먹을 휘두를 때, 공격을 피할 때, 발차기를 날릴 때. 움직임이 흠잡을 곳이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 엉덩이와 허벅지의 여러 움직임을 볼 수 있어서 눈이 즐거웠다.

워터 슬라이드를 올라가는 도중에 넓은 공간이 나왔다.

마치 냄비 같은 곳이었다. 천장은 뻥뚫려 있고 주위는 원형으로 된 벽이 가로막고 있다.

워터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오면서 빙글빙글 돌다가 아래로 내려가는 곳이다.

“거의 70%는 왔군요. 여기서 잠깐 쉬다 가죠.”

공지영이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앉아서 쉬기 좋은 평평한 곳이 있었다.

“네. 힘들었는데 잘 됐네요.”

우리는 나란히 바닥에 앉았다. 아래쪽에서 물이 올라와 위로 올라가고 있었지만 우리를 어떻게 할 정도로 강한 물살은 아니었다.

“유진 씨가 사용하는 검술은… 영천류죠?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어봤습니다.”

“네. 무술을 익히신 분들은 잘 알아보더라고요. 그런데 전 식견이 별로 없어서….”

“전 가문의 무술인 호심권(虎心拳)을 익혔습니다. 요즘 시대에 권법이라니 이상하죠?”

“그럴리가요. 검술이든 권법이든 쓰기 나름이죠.”

그녀와 무술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가 오가면서 우리 사이의 분위기는 꽤 부드러워졌다. 공지영은 내가 생각했던 만큼 딱딱한 여자가 아니었다.

“…그런데 유진 씨. 아영 씨와는 무슨 관계인가요?”

이 질문은 예상했기에 당황하지 않는다.

“하린 선배를 통해 알게 됐는데 친해졌어요. 친구 사이에요.”

“…친구? 전 몇 시간 전에 유진 씨와 아영 씨가 골목에서 섹스하는 걸 봤습니다. 친구끼리 섹스 하나요?”

공지영이 정색하며 물었다. 주위 온도가 순식간에 내려간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여유로웠다.

“친구끼리 섹스하지 말라는 법은 없어요. 좀 문란하긴 해도 남녀끼리 마음이 맞으면 연인이 아니더라도 섹스 할 수 있죠. 거기에 저와 아영 누나는 솔로에요. 딱히 바람피는 것도 아니죠.”

설령 사귀는 남자가 있었다 하더라도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따먹었을 테지만.

“……아영 씨는 제 생명의 은인이에요. 3년 전에 던전에서 제 목숨을 구해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전… 아영 씨를 동경하게 됐습니다. ……아니, 어쩌면 질투 일지도 모르죠.”

“그렇군요. 근데 그건 왜 저한테 말씀 하시는 지…. 혹시 아영이 누나를 배신하라는 등의 음모를 제의할 생각이라면 잘못 찾아오셨어요.”

“그런 게 아니에요. 아영 씨가 당신의 친구라면…. 저도 당신을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아하. 물론 우린 친구가 될 수 있어요. 될 수 있고 말고요.”

내 손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손을 빼지 않았다.

서로의 두 눈이 마주쳤다.

공지영의 두 눈을 정욕이 이글거리며 타오른다. 확실하다. 그녀는 지금 욕정하고 있다.

내 손이 대담해졌다. 그녀의 옷을 위로 올리고 구릿빛 복근을 만졌다. 딱딱한 식스팩이 여실히 느껴진다.

“……빨리 끝내야 합니다. 여기서 계속 있을 수는 없습니다.”

“골목에서 아영이 누나와 했던 것처럼 말이죠?”

“네. 그때처럼요.”

그녀가 내 품으로 달려들면서 입을 맞추었다. 그녀의 손이 내 근육을 쓰다듬는다. 내 손은 그녀의 바지와 축축한 팬티를 허벅지까지 끌어 내렸다.

그녀의 보지는 털하나 없이 매끈했고, 구릿빛 피부와 다르게 그곳은 비키니 수영복 모양으로 새하얀 선탠 자국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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