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6화 〉 526.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526.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성유진
레벨: 63
근력: 65 체력: 65 민첩: 64 지능: 50 정력: 68 마나: 63]
[사용 가능 포인트: 116 ]
116 포인트.
랜덤 소환을 하고 남은 포인트였다. 포인트가 애매하게 적고, 미령에게 집중하고 있었던지라 어떻게 사용하지 않고 내버려 둔 포인트였다.
‘후. 벌써부터 미령의 보지가 그리워지는군.’
나는 100 포인트를 랜덤 소환에 투자했다. 레벨 1을 레벨 2로 올린 것이다.
어쩌면 랜덤 소환이나 확정 소환에 필요한 포인트가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를 했다.
하지만 어림도 없었다. 변한 건 쿨타임 뿐이었다. 120일이었던 쿨타임이 115일로 줄어들었다.
고작 100 포인트로 쿨타임 5일을 줄었다. 5일의 시간을 샀다고 생각한다면 명백한 이득이었지만, 내 기분은 영 나아지지 않았다.
‘남은 16 포인트…. 랜덤 뽑기 밖에 없지. 새로운 스킬이여! 나와라!’
꽝이었다.
특별한 물건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나는 뽑기에서 나온 생수 한 병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세계에 들어왔다.
나는 이 세계에서 평화를 만끽했다.
저택 내의 메이드들을 좋을 대로 희롱하며 생활했다. 아주 흡족하고 만족스러운 나날들이었다. 가끔 일을 해야 할 때가 있긴 했으나, 자동 진행을 이용하면 내 손을 쓰지 않고도 일을 끝낼 수가 있었다.
“동부에서 날 찾아왔다고? 먼 곳에서 왔군. 고생했겠어.”
내 앞에는 한 젊은 여자가 있었다.
미녀였다. 붉은 머리에 갈색 눈동자. 치켜 올라간 눈매와 다부진 입술을 통해 그녀가 평범한 아녀자처럼 연약한 성격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이름이 뭐라고?”
내가 다시 물었다. 그녀의 입장에서 충분히 치욕스럽게 느껴질 질문이었다. 그녀는 귀족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녀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대답했다.
“엘바 솔테스입니다. 얼마 전에 아버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시고, 그 작위를 물려받아 솔테스 자작가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내 곁에 조용히 서 있는 유리아가 전음을 통해 솔테스 가문에 대한 정보를 알려줬다.
솔테스 가문은 동부 쪽에 위치 한 기사 출신의 귀족이다. 전쟁에서 공을 세워 영지와 작위를 받아 귀족이 된 흔한 케이스다.
그리고 현재 진형으로 서서히 몰락해가고 있는 가문.
나는 엘바를 다시 훑어 봤다. 그녀는 드레스 대신에 바지를 입었다. 그녀의 마음가짐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실력은 오러 익스퍼트 중급. 20대 후반의 나이란 걸 감안하면 천재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그렇군. 솔테스 자작. 무슨 일로 찾아왔지?”
나는 서슴없이 반말을 내뱉었다. 작위는 그녀가 더 높았지만, 권위는 내가 더 높았다. 또한 아쉬운 쪽은 내가 아니라 그녀였다.
“프루커스 남작님의 아내가 되고 싶습니다.”
“청혼인가. 뜻밖인걸. 왜?”
“돈이 필요합니다.”
“솔직하군.”
기분 나쁘진 않았다. 내게 청혼을 하는 이유라면 그것밖에 없다.
프루커스 백작가가 내 뒤에 있긴 하지만, 정식 후계자가 된 것도 아니며 남들이 봤을 때 막내인 내가 가장 불리하다.
하지만 내게는 돈이 있었다.
라펠리 왕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코리아 상단의 주인이 나라는 것을 어지간한 사람은 전부 알고 있는 사실이다.
“흐음.”
엘바는 미녀였다. 붉은 머리는 정열적이고, 단련한 몸매는 보기 좋았다. 가슴도 C컵이고 엉덩이도 큰 편이다.
하지만 나와 결혼하기에는 급이 맞지 않는다. 내 재력을 생각한다면 최소 백작 이상의 작위를 갖춰야 한다.
“결혼은 안 되겠군. 볼일은 이제 끝났나?”
엘바는 결과를 예측하고 있었는지 당황하지도 않고 물러나지도 않았다.
“돈을 빌리고 싶습니다.”
얼토당토않은 청혼보다 이게 진짜 목적이었을 것이다.
“왜?”
“남작님이라면 이미 알고 계시겠죠. 전쟁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나는 그녀에 대한 평가를 두 단계 높였다. 귀족 중에서도 전쟁을 생각하고 대비하는 놈들은 아직 별로 없었다.
“전쟁이라니… 무서운 소리를 하는군. 세상은 평화롭지 않나?”
“전쟁은 일어납니다. 북쪽을 중심으로 흉흉한 분위기가 내려오고 있습니다. 또한 밀수꾼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걸 개인적인 정보통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네 말대로 전쟁이 일어난다고 치자. 그런데 왜 내게 돈을 빌리려는 거지? 내 돈을 받고 전쟁의 불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도망칠 생각인가?”
“아닙니다. 군자금이 필요합니다.”
“…….”
나는 잠깐 침묵했다. 거짓말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아직 전쟁이 시작된 건 아니었다. 내 돈을 군자금이 아닌 도피자금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솔테스 자작령에는 군대가 없나?”
“있습니다. 하지만 부족합니다. 전쟁을 대비해 최소 3배 이상을 늘릴 생각입니다.”
“왜?”
“저희 가문과 영지는 몰락해가고 있습니다. 20년 전의 풍족했던 땅은 어느 순간 척박하게 변했습니다. 올해도 흉년이 들 것이라고 가신들이 말했습니다. 마법사들은 땅이 이미 쇠락했으니 가망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일도 있는 건가. 안 됐군. 군자금을 원하는 이유는 영지를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군.”
“저희 가문은 전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니 전쟁을 통해 부흥시킬 것입니다.”
이 세계에서 전쟁은 변화이자 기회였다. 평민들에겐 전쟁은 그저 재앙이나 다름없지만, 용병, 기사, 귀족들에겐 더 높은 권력을 향한 길이었다.
그녀가 이번 전쟁에서 공을 세워 백작위가 된다면 풍족한 땅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백작위를 얻게 된다면 대영주가 될 수 있으니 영지를 몇 개 더 얻을 수 있을 테니까.
엘바의 야망은 가상하다. 하지만 그 야망을 이룰 실력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힐끗.
유리아를 쳐다봤다. 유리아가 고개를 미세하게 끄덕인 걸 놓치지 않았다. 유리아가 인정할 정도라면 엘바는 내 생각보다 더 뛰어난 여자일지 모른다.
“얼마를 원하지?”
“총 500억을 원합니다.”
“……내가 잘못 들었나?”
이 세계는 현실과 다르다. 전쟁에서 그토록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았다. 병사로 차출되는 영지민은 원래부터 영주의 것이고, 식량이나 무기, 갑옷의 값을 치더라도 고작 자작의 군대에 500억은 지나치게 많았다.
“솔테스 자작. 자작은 총 몇 명의 병사를 소집할 생각이지?”
“현재 제가 이끄는 병사들은 총 6,000명입니다. 만약 전쟁이 터진다면 그 두 배의 병사들을 소집할 생각입니다.”
참고로 남작인 내가 소집할 수 있는 병사들은 2,000명 정도다. 그 이상도 소집할 수 있지만, 영지에 무리가 간다.
“……감당할 수 있나?”
“저희 영지는 쇠하고 있습니다. 남은 건 전쟁에서 이득을 취하는 것뿐입니다. 우리가 살려면 그 방법밖에 없습니다. 저와 저의 영지민들은 전쟁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담담하게 살벌한 말을 한다.
“전쟁에 전부를 걸었군. 500억으로도 부족할 수 있겠어.”
“…네. 될 수 있다면 그 이상의 돈을 빌리고 싶습니다.”
“내가 무엇을 믿고 너한테 돈을 빌려줘야 하지?”
만약 그녀가 전쟁에서 죽는다면 500억과 함께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유리아의 말에 따르면 그녀에게 가족이나 친척은 없었으니까. 그녀의 빚을 대신 갚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500억이란 큰돈을 빌리려면 못해도 보증인이라도 데려와야 하는 것 아닌가?”
털썩!
엘바가 내 앞에 무릎 꿇었다.
“부탁드립니다. 빚은 반드시 갚겠습니다. 저의 이름, 저의 가문, 저의 모든 것을 걸고 맹세하겠습니다. 제게 기회를 주십시오. 프루커스 남작님.”
“……빌려주지.”
500억 네르는 큰돈이다.
하지만 못 빌려줄 정도는 아니었다. 코리아 상단은 이미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나는 이미 그녀에게 돈을 빌려줄 결심을 끝냈다. 다른 건 몰라도 유리아의 안목이라면 믿을 수 있다. 그녀의 눈은 나보다 더 정확하다.
그리고 엘바는 꽤 미녀였다. 미녀가 제 스스로 내 품 안으로 들어오려는데 그냥 놓치기에는 너무 아쉽다.
“그럼 이제 이자율을 따질 시간이군. 이 정도로 큰돈이라면 연 20%의 이자율이라도 큰 이득이 되겠어.”
“……20%. 그건 너무….”
“너무 많다고 하지 마라. 다른 상인들은 못해도 30% 이상은 받을 거다.”
“전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전쟁을 확신하기 때문에 내게 군자금을 빌리러 온 게 아닌가. 그리고 빚이 얼마가 되든 상관없지 않나.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그 이상의 전리품을 얻을 테니. 아, 빚이 많으면 얻는 전리품이 적어지는군.”
“……프루커스 남작님. 15%는 안 되겠습니까?”
“500억을 빌려주는데 나도 최소한의 이득은 얻어야지 않겠나? 500억을 빌려주지 않고 굴리면 내년에는 50% 이상의 수익을 낼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20%도 내가 많이 양보했다. 애초에 빌려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겨야지.”
“…….”
엘바가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내 말을 반박할 수 없는 것이다.
오러 익스퍼트 중급이라는 경지를 제외하면 그녀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더군다나 그녀는 여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500억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내쫓았을 것이다.
“하지만 네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이자율을 5%까지 낮출 수 있지.”
“……!!”
엘바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나는 노골적으로 그녀의 몸을 훑어봤다. 아무리 멍청하더라도 그 의미를 모를 리 없었다.
‘자. 과연 어떻게 나올까. 얼굴을 붉히려나? 아니면 얼굴을 굳히고 날 노려보려거나?’
둘 다 아니었다.
엘바는 웃었다. 웃으면서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내 옆에 유리아가 있음에도 개의치 않았다.
“남작님의 선의에 감사드립니다.”
하얀 나신이 드러났다.
봉긋한 가슴. 탄탄한 복근. 가을의 단풍만큼이나 붉은 음모.
나는 그녀의 몸에서 미미한 장미향을 느꼈다. 아마도 이곳에 오기 전에 내게 안길 준비를 끝마쳤겠지.
‘내가 여자를 밝힌다는 소문을 접했나 보군.’
검지와 중지를 벌렸다. 내 사인을 본 그녀가 자연스레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렸다. 정갈한 선홍색 보지가 보였다. 아직 젖지 않아 건조하다. 소음순이 약간 큰 편이었다.
“약혼자는 있나?”
“20년 전에는 있었습니다. 가세가 기울면서 파혼당했습니다. 제 순결을 남작님에게 바치겠습니다. 분명 만족하실 겁니다.”
“내가 만족할지, 못할지는 일단 해봐야 아는 거지.”
나는 바지를 벗고 엘바를 안았다.
???
만족했다.
엘바는 내게서 500억을 빌려 갔다. 이자율은 연 5%. 단련한 몸이라 그런지 보지 조임이 뛰어났다.
“설마 내게 순결을 바칠 줄이야. 대단한 여자야.”
유리아에게 말했다. 유리아는 부드러운 천으로 내 몸의 땀들을 닦아주고 있었다. 천이 지나갈 때마다 점점 개운해진다.
“손해 보셨습니다. 10%라고 하더라도 그녀는 기꺼이 주인님께 몸을 바쳤을 테지요.”
그렇겠지.
20%에서 10%. 돈으로 따지자면 약 50억 네르.
상식적으로 여자 한 명 따먹는데 50억 네르는 너무 비싸다.
‘하지만 걘 귀족이었어. 귀족으로 태어났고 오러 익스퍼트였지. 외모도 뛰어났고. 평상시였다면 그런 여자를 50억 네르로 따먹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
싸구려 창녀 같은 귀족들은 1억 네르 만으로도 따먹을 수 있겠지만, 그런 것들은 굳이 돈을 내가며 따먹을 필요도 없다.
“쫀득쫀득한 보지가 마음에 들어서 나도 모르게 5%를 불렀지 뭐야.”
“……솔테스 자작이 마음에 드셨다면 저택으로 데려오겠습니다.”
“괜찮아. 한 달마다 올 테니까. 그보다 방금 질투한 거야?”
“아닙니다. 제가 그런 여자를 질투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저는 매일 주인님께 안기고 있으니까요.”
“그런 것 치곤 시선이 뜨겁던데.”
나는 유리아의 치마를 위로 들췄다. 치마 속이 후끈하다. 새하얀 카터 벨트와 팬티가 보였다. 팬티의 중심은 흠뻑 젖어 있었다.
팬티를 내리고 분홍색 보지 안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앗…. 주인님의 손가락이….”
“젖을 줄 알고 있었어. 근데 앞으로 그 여자 같은 경우가 많아 지겠지?”
“네. 전쟁을 확신한 기회주의자들이 주인님을 찾아올 것입니다. 흐읏…. 주인님은 이 기회를 이용해 아군을 만드셔야 합니다.”
돈을 빌린 놈은 돈을 가진 놈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그들은 언젠가 내가 프루커스 백작이 되고, 이 왕국을 지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 그리고 카일이 드디어 돌아온다며?”
“네. 보름 뒤에 본가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오랜만에 본가에 가봐야겠군. 하지만 그 전에.”
유리아를 덮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