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7화 〉 557. 아카데미의 구원자
557. 아카데미의 구원자
민후석은 나와 모카를 가면인에게 건넸다. 가면인은 조심스럽게 날 받으며 말했다.
“미행이 없다는 건 확인했다. 그를 죽여 우리의 비밀을 지켜라.”
그의 부하 2명이 민후석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 개자식들이!”
민후석은 분노를 터트린 것과 다르게 가면인들에게 달려들지 않고 냉정하게 뒤로 물러나며 자동차를 향해 달렸다.
도망가는 건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그는 자동차 트렁크에서 검을 꺼냈다. 양손에 쌍검을 꼬나쥐고 가면인들과 전투를 벌인 것이다.
전투는 치열했다.
피가 난무했고, 주위에 폭발음도 연신 들렸다.
비록 매우 다치고 중상을 입긴 했으나 승기를 잡은 건 민후석 쪽이었다. 깊게 생각하지 않고 겉으로 보자면 말이다.
“허억! 헉! 난 민후석이다! 이용만 당하고 죽을 것 같으냐!”
두 명의 가면인에게 중상을 입힌 민후석은 바로 도망갈 준비를 했다. 그러나 그가 간과한게 하나 있다. 광신도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끈질기다는 것과 여긴 구목교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고작 2~3명이 전부 일리가 없다.
사방에서 구목교의 가면인들이 나타났다. 그 숫자만 해도 20명이 넘었다.
“……씨발. 돈에 눈이 멀어서 이딴 일을 하는 게 아니었는데.”
사면인들이 민후석을 덮쳤다.
좀비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었다. 좀비 떼가 한 명의 사람을 덮치는 장면 말이다.
‘꼴좋군.’
나를 납치한 놈의 최후다. 동정심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그보다 지금 중요한 건 내가 살아남는 것이다.
구목교는 미친 종교 집단이다. 방금 민후석을 처리한 것처럼 어린아이라도 쉽게 죽일 수 있는 놈들이다.
“이 상황에서도 울지도 않고 이성을 유지하다니…. 그 나이 또래의 반응이 아니군.”
나는 나를 붙잡고 있는 가면인을 올려다봤다. 무슨 표정을 짓는지는 모르지만, 목소리에는 감탄사가 섞여 있었다. 그는 내 입을 막은 테이프를 떼고, 팔과 다리를 묶은 밧줄도 풀었다.
“…….”
입이 자유로워졌음에도 말을 하지 않았다.
광신도랑 괜히 말을 섞는 게 아니다. 쓸데없는 말을 했다가는 괜히 자극만 할 수도 있다.
그는 내 손을 잡고 어딘가로 이끌었다.
“난 이 아이의 의식을 진행하겠다. 너희는 뒷정리를 해라.”
고급 펜션이 아닌 산 쪽으로 향했다.
후웅.
기이한 느낌과 함께 감각이 답답해졌다. 특수한 결계 속에 들어온 것을 느꼈다. 힐끗. 가면인이 들고 있는 나무 우리 속에 갇힌 모카를 쳐다봤다.
‘이 새끼는 별생각이 없군. 자, 어떻게 구목교에 빅엿을 먹여 줄까.’
나무문이 보였다. 가면인이 숲속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나무문을 열자 지하로 향하는 계단이 나타났다. 정확히 33개의 계단을 내려가는 순간, 공간이 바뀌었다.
‘공간 이동 주문서와 사용할 때와 비슷한 느낌이군. 마법에 의한 공간 전이인가.’
창문이 없는 건물 내부에 들어왔다. 천장에 형광등이 있어 어둡지는 않았다. 내 손을 붙잡은 그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복도를 걸었다. 도중에 구목교의 가면을 쓴 이들을 몇 명이나 보았다.
‘구목교 한국 지부… 인가? 원작의 일러스트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나중에 지부를 옮기나?’
커다란 문을 열었다.
그곳은 제단이었다. 형광등같은 건 없었고 수 백 개가 넘는 촛불이 장식되어 주위를 밝히고 있다. 30명이 넘는 가면인들이 가장자리에 무릎 꿇고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분위기가 엄숙하다. 숨이 콱 막힐 정도다. 실제로 바깥보다 이 방의 마나 농도가 높다.
“성유진을 데려왔습니다. 황금색의 눈. 정령안을 확인했습니다.”
날 여기로 데리고 온 가면인이 공손하게 한 남자에게 말했다. 방의 중심에 있는 남자였다. 치렁치렁한 붉은 옷을 입고 마찬가지로 가면을 쓴 남자였다.
원작을 통해 구목교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나는 그 남자가 제사장이라는 걸 바로 알아차렸다.
“수고하셨습니다. 손에 든 부엉이는 정령이군요.”
“네. 성유진과 계약한 정령입니다.”
“밖으로 나가 대기 하십시오.”
“네. 제사장님.”
제사장이 나를 향해 다가왔다. 그는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 나를 주시했다. 가면 속에 있는 눈은 평범하지 않았다. 동공이 무려 마름모 형태다.
“눈을 보여주십시오.”
“이 눈 말이지?”
내 눈동자가 황금색으로 빛난다. 동시에 나는 주위에 가득한 마나를 볼 수 있었다.
“아름다우면서도 강인한 눈입니다!”
제사장은 흥분하며 내 어깨를 꽉 잡았다. 남자 놈이 내 어깨를 잡는 것이 기분 나빴지만 참았다.
“지금부터 의식을 치를 것입니다. 그대가 해야 할 일은 간단합니다. 제단에 올라가시면 됩니다. 의식에 성공한다면 사도 후보가 될 것입니다.”
“꼭 해야 해?”
“예. 꼭 해야 합니다.”
제사장은 뒤로 돌아가 퇴로를 차단하고 내 등을 밀었다. 난 제단을 향해 걸어갔다.
그들이 말하는 의식이란 아홉 개의 눈을 가진 신과의 대면이다.
구목교의 신은 실제로 존재한다. 교인 대부분이 광신도인 이유가 신의 존재를 느끼기 때문이다.
구목교가 특별한 눈을 가진 아이를 납치해 의식을 진행하는 건 사도를 찾기 위해서다. 신을 대면하고도 멀쩡하면 사도 후보가 되고, 반대의 경우엔 신을 위한 제물이 될 뿐이다.
‘여기선 당당하게 굴어야 된다. 그래야 저들이 날 특별한 사람으로 인식하지.’
이런 종교 단체에서 특별한 사람이 되면 굉장히 편해진다. 잘 제어할 수 있다는 조건하에 광신도는 잘 훈련된 노예니까.
제단을 향해 걸음을 내딛었다.
시선이 느껴졌다.
제단과 가까워질수록 시선은 점점 강해졌다.
아홉 개의 눈을 가진 신이 아홉 개의 눈으로 날 지켜보고 있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면 제단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었다. 착각이 아니다. 나는 신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이다.
‘원작에서는 미칠 것 같다는 묘사가 있던데. 생각보다 별거 아니군.’
신과의 맞대면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홉 개의 눈을 가진 신과 마주했습니다.』
『정령안의 힘이 강해집니다.』
『정령안 발동 시 시력이 대폭 강화됩니다.』
아홉 개의 눈을 가진 신의 기척이 사라졌다.
나는 원래의 제단으로 돌아왔다.
“새로운 사도 후보시여…!”
제사장은 내 앞에 무릎 꿇었다. 주위에 앉아 있던 가면인들은 나를 향해 머리를 조아렸다.
의식을 통과한 순간부터 내 지위는 그들보다 높아졌다.
“목이 마르다. 물부터 가져와라.”
“네. 사도 후보시여.”
우선은 갑질부터 하자. 그리고 예쁜 미녀 교인을 따먹자.
나는 제단 아래로 내려가며 실실 웃었다.
???
히어로 협회 한국 지부에 폭탄이 떨어졌다. 아니, 벼락이 떨어졌다.
히어로 협회가 관리하는 유치원에서 납치 사건이 벌어졌다. 그것도 히어로 협회가 지정한 경비가 배신하며 저지른 일이다. 히어로 협회가 무슨 말을 하든 책임은 피할 수 없었다.
지부장은 곧장 그 사실을 납치 아동의 부모, 성하리에게 사실을 알렸다. 지부장은 사건을 숨기거나 늦게 알리면 일이 더 꼬인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성하리는 몸에 번개를 두르고 협회로 날아왔다. 그녀의 살벌한 기세에 베테랑이라 할 수 있는 A급 히어로들마저 긴장하며 눈치를 살폈다.
“……지부장.”
성하리의 조용한 부름에 지부장은 온몸에 힘을 주었다. 그렇지 않으면 꼴사납게 몸을 부들부들 떨 테니까.
지부장은 기억하고 있다. 그녀가 몇 년 전에 저지른 일을.
“자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네. 하나뿐인 아들이 납치당했으니 미칠 것 같겠지. 부모로서 자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네. 하지만 지금은 감정이 아니라 이성으로 움직여야 하네. S급 히어로인 자네라면 알고 있지 않나? 위험한 상황일수록, 궁지에 몰릴수록 더욱 냉정해져야 한다는 것을!”
“지부장. 전 지금 냉정해요.”
“아니. 냉정하지 않네. 지금 자네 몸에서 번개가 파직 거리지 않나. 느껴지는 살기는 어찌나 살벌한지 숨도 쉬기 힘들 정도야.”
“…….”
성하리가 살기를 거뒀다. 그렇다고 그녀의 살벌한 분위기가 사라진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아까보다 숨은 편하게 쉴 수 있었다.
“내가 행사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사용해 성유진 군을 찾고 있네. 정부에도 협력 요청을 했고, A급 히어로 60명이 긴급 투입되었어. 자네는 여기서 기다려주게. 반드시 성유진 군을 찾을 테니.”
“…….”
지부장은 필사적으로 성하리를 말렸다.
분노한 성하리가 나서면 그로 인해 발생할 피해가 어마어마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성하리는 말없이 창을 만지작거렸다.
???
“뭐라! 유진이가 납치당해?!”
진령성가의 가주 성명생과 그 아들인 성한구가 보고를 듣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허허롭게 다도를 즐기던 그들의 기세는 맹수처럼 사나워졌다.
“협회는 자신들을 믿고 기다려 달라고 말했지만…. 유진이는 우리 가문의 후계자입니다! 어찌 남의 손에 맡기고 얌전히 기다리겠습니까!”
“한구야! 네 말이 맞다! 유진이는 우리 가문의 후계자다! 즉, 유진이를 납치했다는 것은 우리 가문에 선전포고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협회를 믿고 기다린다? 어딜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성명생의 이마에 핏대가 불거졌다. 이토록 화가 난 경우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비상 상황이다! 전 식솔들에게 알리고, 정령들을 풀어 유진이를 찾거라!”
“예. 아버지.”
진령성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먼 옛날에 비해 가문의 위세가 줄어들긴 했어도, 대한민국 내에서는 여전히 명성 높은 가문 중 하나가 진령성가다.
이날, 진령성가를 둘러싸고 있던 결계가 풀리고 수많은 정령들이 바깥으로 쏟아져 나왔다.
“전력을 다해 대장님을 찾아라! 그리고 대장님을 발견하는 즉시 알려라!”
“옛썰!”
자유 분방하다고 알려진 정령들은 일사분란하게 흩어져 성유진을 찾아 나섰다. 성령진가의 전령들이 대규모로 움직이자, 다른 정령들도 관심을 보였다.
“얘. 뭐하는 거야?”
“성유진 대장님을 찾고 있지 말입니다.”
“숨바꼭질 하는 거야? 나도 끼워줘. 누굴 찾으면 돼?”
“성유진 대장님을 찾으면 됩니다! 근데 신병. 왜 반말입니까? 개폐급이네. 시발.”
“어, 어?”
???
나는 화려한 의자에 앉았다.
의식을 통과하여 사도 후보가 된 내 지위는 이곳에서 가장 높다고 할 수 있었다. 비록 실권은 없더라도.
“쭈웁. 쭙. 하아…. 사도 후보님. 아프지는 않으신가요?”
머리를 땋은 미녀가 알몸으로 의자 앞에 무릎 꿇고, 내 자지를 입에 물었다. 안경을 쓴 지적인 미녀였다.
“딱 좋아. 요도까지 제대로 핥아서 내게 봉사해라.”
“네. 사도 후보님. 우픕.”
4개월 전에 결혼한 유부녀라 그런지 혀놀림이 보통이 아니었다. 가슴이 A컵이라 파이즈리를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내 자지를 망설임 없이 빠는 걸 보면 알 수 있겠지만, 그녀도 구목교의 광신도였다. 거기다 탤런트 출신이라고 한다.
“남편도 구목교의 교인인가?”
“아니에요. 구목교의 활동은 비밀인지라 함부로 발설할 수 없어요. 그래도… 다음 대예배 때의 남편을 불러 교인이 되도록 설득할 거예요.”
구목교의 교리는 간단하다. 아홉 개의 눈을 가진 신에게 봉사하고, 이 세상을 위해 활동하는 것. 교리는 듣기만 하면 좋아 보이지만, 광신도가 괜히 광신도로 불리는 게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는 구목교가 미친 짓을 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미친 놈들이고.
‘웬만한 사이비 종교보다 더 간단한 교리지. 그런데 이토록 광신도가 되어 따르는 이유는….’
대예배.
신의 존재감을 느끼게 해주는 행사.
평범한 사람들은 아홉 개의 눈을 가진 신의 존재감을 느낀 것만으로도 마음이 꺾이고 영혼이 굴복하여 숭배하게 된다. 광신도가 된다는 뜻이다. 신이 실제로 존재하니 교리가 무엇이든 상관없었다.
“윽. 싼다. 전부 받아먹어라. 명령이다.”
“네! 사도 후보님!”
나는 몸을 부르르 떨며 그녀의 입에 사정했다. 내 정액을 마시는 모습을 보니 경험도 상당히 많은 것 같았다.
의자에 몸을 축 늘어뜨리며 손짓하며 말했다.
“입은 이제 됐다. 보지로 봉사해봐라.”
“부디 마음에 들어 해주시길!”
그녀가 몸을 뒤로 돌리고 내 쪽을 향해 커다란 궁둥이를 내밀었다. 갈라진 틈에는 총 3개의 구멍이 있었다. 항문, 질구, 요도.
털이 없어서 보지가 적나라하게 보였다. 소음순은 큰편이지만 모양은 예쁘고, 클리토리스는 포피에 감춰져서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우뚝 솟은 내 자지를 찾아 엉덩이를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결국 찾아내 아래로 찧었다.
“하아아아아앙! 대단히! 대단히 딱딱합니다!”
“발음이 엄청 좋군.”
발음이 너무 또렷해서 깜짝 놀랐다.
“혹시 아나운서 출신?”
“네! 오래는 아니고 잠깐 아나운서 일을 했어욧! 하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