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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99 - 599. 광명승천도 (379/2,000)

〈 599화 〉 599. 광명승천도

599. 광명승천도

“크하하하!”

오손모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산채에 울려 퍼졌다. 그는 자신의 집에서 옆에 최근에 들인 세 번째 아내가 따라주는 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의 주위에는 오영채의 간부라 할 수 있는 산적들이 둘러앉아 함께 술을 마시며 앞다투어 오손모를 아부한다.

“두목님! 오늘은 정말 대단하셨습니다!”

“맞습니다! 치가 떨릴 정도였습니다!

”그놈들은 우리에게 벗어나 희희낙락거리고 있겠죠. 오늘 밤이 저들 제삿날인 줄도 모르고!“

”두목님은 어떻게 그런 계략을 떠올리셨습니까!“

노골적인 아부다.

그러나 오손모는 부하들의 노골적인 아부를 좋아했다. 부하들이 아부한다는 것은 자신이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 있다는 증거니까.

”그런데 두목. 직가표국을 이렇게 무시해도 됩니까?“

오영채의 산적들은 직가표국에 대해 알고 있었다. 직가표국은 좀 멀리 떨어진 곳에 있긴 해도 최근 세를 넓히고 있는 유명한 곳이니까. 표국은 손님이 될 수도, 적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산적들도 민감하게 정보를 수집한다.

”흐흐. 괜찮다. 이번 일을 끝으로 우린 산적 노릇을 청산할 것이다.“

”헉! 안 됩니다! 우리가 이 구역을 차지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습니까! 은퇴는 말도 안 됩니다!“

”은퇴가 아니다! 산적에서 다른 일로 넘어가는 것뿐이지! 이번 일을 성공적으로 끝내면 우리는 무인이 된다!“

”두목님! 두목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 지 저희는 잘 모르겠습니다.“

산적들이 궁금해 죽겠다는 듯 오손모를 쳐다봤다. 저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자 오손모는 더욱 유쾌해졌다.

”마무리 단계이니 너희에게 말해도 상관없겠지. 우리는 이 일을 성공시키면 아현신가의 무인이 된다.“

아현신가(阿峴薪家).

아현시(阿峴市)에 자리 잡은 신씨 가문.

직가표국에 맞먹을 정도의 세력을 자랑하는 곳이다.

”설마… 직가표국을 습격의 아현신가와 관련된 일이었습니까?“

”그래. 일주일 전쯤에 아현신가의 무인이 날 찾아와 제안했지. 뭐, 비록 아현신가가 지배하고 있는 곳의 변방에 가게 되겠지만, 산적노릇을 하는 것보다 몇 배는 낫지. 그렇게 생각 안 하나?“

”무, 물론입니다! 저희가 아현신가의 일원이 된다니…!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크으~! 술도 더 화끈하게 넘어가는군요!“

”크하하하! 기분 좋은 건 인정한다! 하지만 적당히 마시도록! 너무 취해 일을 그르치면 그것만큼 개쪽인 일도 없지!“

왁자지껄 마시기 시작했다.

오손모가 이변을 감지한 건 1시간 정도가 지나서였다.

술을 마시던 부하 중 하나가 상체를 비틀거리더니 술상에 머리를 처박은 것이다.

근처에 있던 동료들은 단순히 술에 취해 쓰러졌다고 생각한 듯 다시 술을 마신다. 하지만 오손모는 아니었다. 그의 얼굴은 심각하게 굳어 있었다.

”독! 독이다!“

기분 좋게 달아오르던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듯 차가워졌다.

오손모는 이어서 말했다.

“저놈은 취할 정도로 마시지 않았다! 술에 독이 있는 게 분명하다! 모두 움직임을 멈추고 운기조식으로 독기를 밀어내라!“

”네! 두목!“

부하들이 모두 가부좌를 틀고 독기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여, 여보! 저는 어쩌죠?!“

오손모의 아내가 당황했다. 그의 아내는 뛰어난 미모를 갖추고 있었지만, 무공을 전혀 몰랐다. 아내를 대하는 오손모의 태도는 부드러웠다.

”걱정 마시오. 부인. 독은 아마도 술에 들어가 있소. 술을 마시지 않은 부인은 안전할 것이오. 누구도 오지 않게 입구를 막아주시오. 범인을 색출하는 건 독기를 몰아낸 뒤에 해도 늦지 않소.“

그때였다.

운기조식을 하던 부하들이 하나, 둘씩 바닥에 쓰러졌다.

드르렁. 드르렁.

코까지 걸면서 잠에 빠졌다.

”……독이 아니라 수면제였군.“

오손모는 안심하면서도 이상함을 느꼈다. 자신들을 죽이려면 독을 사용하면 된다. 굳이 수면제로 자신들을 잠들게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 살수는 아니다. 그것들이라면 독을 쓰고도 남았다. 대체 뭐지. 우리를 잠들게 해서 대체 뭘…. 직접 죽이려고? 아니면 무언가를 훔치려고?’

오손모는 머리가 점점 띵해지는 걸 느꼈다. 수면제의 기운이 차오르는 것이다.

‘출지의 경지인 나까지 재우려는 수면제라니…. 보통 수면제가 아니군…. 제길…. 운기조식도 큰 효과가 없다. 점점 의식이….’

몸을 비틀거리던 오손모는 걱정스레 자신을 쳐다보는 아내가 보였다. 여기서 쓰러질 수는 없다.

오손모는 자신의 무공인 금력공(金力功)을 최대한으로 발휘했다. 그의 육체가 단단해지더니 황금색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내가 이곳의 지배자다! 무리해서라도 수면제의 기운을 몰아내야 한다!’

금력공의 기운으로 수면제의 기운을 몰아내는데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기혈이 조금 상하긴 했지만, 무방비하게 잠드는 것보다는 낫다.

‘술에 수면제를 탄 건 대체 어떤 놈이냐. 내부의 소행인가? 아니면 외부의 습격? 직가표국 놈들이 수작을 부렸을 가능성도 있다!’

그때였다. 문이 열리며 두 명의 남자가 들어왔다. 시커먼 옷을 입었고, 평범해 보이는 얼굴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오손모의 부하가 아니었다. 오손모는 두 눈을 번뜩이며 큰소리로 외쳤다.

”네놈들! 인피면구를 썼구나! 살수냐?!“

???

나는 오손모의 말을 무시하고 주위를 획획 둘러봤다. 산적 간부들은 죄다 잠들어 있었다.

‘유리아가 제작하고, 광명승천도로 강화한 수면제를 사용했는데 저 허접들이 잠들지 않을 리가 없지. 오손모가 잠들지 않은 건 예상외지만. …꼴을 보아하니 잠들지 않으려고 무리한 것 같군.’

입구 근처에 있는 여자가 보였다.

정숙해 보이는 여자였다. 비단같이 긴 검은 머리에 내려간 눈꼬리. 봉긋한 가슴과 얇은 허리. 정숙해 보이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오손모의 아내가 틀림없었다.

‘이런 여자가 산적 두목 여자가 되기엔 좀 아깝긴 한데…. 오손모의 경지를 생각하면 이상한 일은 아니지.’

출지의 경지라면 마을 최고의 미녀와 결혼해도 이상하지 않다.

”크크… 쫄깃쫄깃할 것 같은 몸매로군. 마음에 들었어.“

”이놈!“

오손모가 나를 향해 고성을 내질렀다. 아까부터 시끄럽다. 그 의도는 명백하다. 바깥에 있는 부하들을 부르는 것이다.

헛수고다. 설마 내가 이것들에게만 수면제를 먹였을까. 바깥에 있는 놈의 부하들도 몇몇을 제외하고 모두 잠들었다.

”난 마음에 드는 여자가 없는데?“

”여기에 없을 뿐이지. 아까보니 네 취향의 여자들이 꽤 있더구만.“

”나갔다 와야겠네. 근데 저놈은 어쩔 거야?“

성지곤이 오손모를 가리켰다.

”저 새끼한테 농락당한 걸 생각하면 그냥 죽일 수는 없지.“

”하긴. 그건 좀 짜증 나긴 했어.“

성지곤은 평소와 다르게 과격해졌다. 이놈은 복면이나 인피면구를 쓰면 성격이 좀 변한다.

”네놈들! 직가표국 놈들이군…! 내가! 이 오영채가 너희들 따위에게 당할 것 같으냐!“

오손모가 벽에 세워둔 커다란 칼을 들고 나를 향해 쇄도한다. 그의 칼끝에 맺힌 건 선명한 황금색 기운이다.

나 또한 화련비도를 손에 쥐고 그를 향해 달려 나갔다.

파지지직. 화련비도의 붉은 칼날에 적뢰가 튀긴다.

콰아앙!

충격파가 퍼진다.

나는 오손모의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뒷걸음질 쳤다. 팔과 어깨가 저릿하다.

‘같은 출지의 경지지만 오손모 쪽이 몇 단계 더 높다. 그리고 놈의 무공 자체가 신체 능력을 한순간 끌어올리는 무공이겠지. 딱 봐도 무식하게 싸우게 생겼으니.’

오손모가 나를 향해 멧돼지처럼 저돌적으로 달려온다. 나보다 뛰어난 신체 능력에 비해 움직임은 별 볼 일 없었다. 너무 직선적이고 너무 훤히 보인다. 찰나를 쓸 필요도 없이 나는 그의 공격을 피해냈다.

‘무술을 제대로 배운 게 아니군.’

오손모가 나보다 경지가 높긴 하지만 꼭 그가 날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상성, 무기, 무공의 숙련도 차이. 내가 이길 요소는 얼마든지 있다.

‘뇌전!’

놈에게 뇌전을 날리고 순간적으로 파고들어 칼을 휘둘렀다. 놈의 왼팔이 피를 뿜으며 허공으로 날아갔다가 툭 떨어진다.

”크아아아아악!“

”여보!“

오손모가 뒤로 물러난다. 그의 입에서 피가 울컥 튀어나온다. 방금 일격으로 적뢰가 그의 기혈에 피해를 준 모양이다. 설마 저놈이 기혈을 보호하지 못했을 줄이야.

‘끝낼 수 있는 이 기회를 놓칠 순 없지!’

찰나를 사용해 파고들었다. 오손모의 오른팔도 베어낸다.

놈은 이번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적뢰 때문에 내상을 심하게 입었을 것이다.

”어, 진(震)이 이겼잖아.“

”곤(坤). 설마 내가 질 거라 생각한 거냐?“

”설마. 이길 거라곤 생각했어. 근데 너무 쉽게 이겨서 놀랐지.“

”나머지는 어떡할까?“

”몇 명을 죽이고, 나머지는 밧줄로 묶어.“

”알았어.“

성지곤은 양손에 검을 쥐고 잠들어 있는 산적들에게 다가갔다. 그의 검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걸 보았다. 그에겐 이것이 철 살인이다. 허나 그는 망설이지 않고 칼을 휘둘러 산적들을 죽였다.

요괴를 죽여 봐서 그런지. 아니면 상대가 산적이라 그런지 몰라도 생각보다 쉽게 살인을 했다. 성지곤은 내가 말했던 대로 몇 명 더 죽이고 밧줄로 그들을 묵었다.

오손모의 경우 특별히 특별히 쇠사슬로 몸을 묶었다. 바닥에 강제로 꿇어 앉혀진 놈은 나를 향해 핏대를 세우며 소리쳤다.

”그녀는 건들지 마라!“

”이렇게 꼴리는 년이 있는데 어떻게 안 건드냐. 뭐, 걱정하지 말라고. 네 아내를 죽일 생각은 없으니까. 오히려 기분 좋게 해주지. 크크.“

”흑, 흐윽…. 여보….“

나는 오손모의 앞에서 그의 아내의 옷을 양손으로 찢었다. 뽀얀 속살이 나왔다. 손바닥으로 그녀의 몸을 쓸어보았다. 어떤 비단보다 더 부드럽다.

봉긋한 가슴을 양손에 쥐었다. 손안에 딱 맞게 들어오는 크기였다. 연갈색의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꾹 잡았다.

”하윽!“

”반응을 보니 젖꼭지가 성감대였군. 이름이 뭐지.“

”그만…. 그만해주세요. 제발….“

”이름이 뭐냐고 물었는데 대답할 생각이 없나? 네 남편의 다리를 자르면 말할 생각이 들려나?“

눈물을 흘리던 그녀의 얼굴이 굳어진다. 그녀는 파르르 떨리는 붉은 입술을 천천히 열었다.

”위조희…. 제 이름은 위조희에요.“

”조희야. 지금부터 경고하는데… 반항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네가 조금이라도 내게 거슬리게 행동한다면….“

”이놈! 당장 그녀에게서 떨어져라! 차라리 날 죽여라! 아녀자를 희롱하다니 무슨 짓거리냐!“

”저 주제도 모르고 소리치는 산적 새끼가 고통스럽게 뒈질 테니까. 크크. 웃긴 놈이야. 남의 여자를 빼앗는 산적 주제에 저리 날뛰는 걸 보면.“

”그이를 무시하지 말아요! 그이는 모두를 위해…!“

”아, 잡소리 너무 길어. 저놈이 어떻게 살아왔든 아무 관심도 없어. 내가 관심 있는 건 네 보지지.“

하의를 전부 벗겼다. 음부에 자라 있는 무성한 검은 보지털이 보였다. 위조희가 반사적으로 허벅지를 좁히며 손으로 보지를 가린다.

”손 치워.“

”…….“

”내가 아까 말한 걸 벌써 잊은 건 아니겠지? 손 치워.“

”…흐윽….“

보지를 가리던 손이 떨어졌다. 나는 그녀의 허벅지를 강제로 열고 보지를 확인했다. 선홍색의 보지로 생각보다 깨끗한 모양을 하고 있다.

”으아아아아아악! 이놈! 그만둬라! 더 이상 한다면 죽어서도 네놈을 용서하지 않겠다!“

악을 지르는 오손모를 무시하고 위조희의 보지를 이리저리 만졌다. 성감 고조는 당연히 사용하고 있었다.

”크크. 넣으면 따뜻할 것 같은 보지군.“

반사적으로 성지곤을 찾던 나는 그가 여자를 데려오기 위해 밖으로 나간 걸 떠올렸다.

‘먼저 즐기고 있으면 되겠지.’

위조희의 보지가 곧 축축하게 젖었다. 나는 위조희의 뒤에서 그녀의 허벅지를 팔에 걸치고 들어 올렸다. 오손모에게 아내의 보지를 대놓고 보여줬다.

”네가 쑤시던 보지다. 젖은 게 잘 보이지? 눈 떼지 마라. 이제 곧 이 보지에 내 커다란 자지가 들어갈 테니까.“

”으아아아아아악 이 새끼가!!!“

바지에서 우뚝 선 자지를 꺼냈다. 내 자지는 그녀의 보지를 쿡쿡 찔렀다.

”히익! 너, 너무 커…!“

위조희의 목소리에 두려움이 서렸다. 내가 씨익 웃으며 자지를 박으려는 순간이었다.

문이 열리며 성지곤이 들어왔다. 그는 한 여자를 끌고 들어오고 있었다. 좋은 옷을 입은 늙은 여자였다. 잠에서 일어나 있는 걸 보니 각성제를 먹인 모양이다.

”어, 어머니?!!“

”손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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