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4화 〉 644. 종갓집
644. 영천류의 극기
“후우우. 두 번은 보여주지 않을 테니 잘 봐라.”
길게 숨을 내쉰 진우성을 두 눈을 번쩍 뜨고 땅바닥에 칼을 박았다.
진우성의 주위, 땅바닥에서 번개 수십 줄기가 위로 치솟는다. 그리고 직후, 땅바닥이 폭발했다.
정확하게는 수십 줄기의 번개가 일제히 폭발한 것이다. 나무가 박살 나고, 땅바닥이 뒤집힌다.
나는 두 눈을 부릅뜨고 그 광경을 지켜봤다. 돌멩이가 나를 향해 날아왔으나, 내 뒤에 있던 진세영이 바람 장막을 일으켜 돌멩이와 흙먼지를 막아주었다.
‘……미쳤네.’
나는 주위를 둘러보며 경악했다. 평평했던 땅바닥은 수십 개의 크레이터가 생겨나 있었다. 박살 난 나무가 불타고 있는 건 덤이었다.
“좀 적당히 하라니까…!”
진세영이 투덜거리며 나무를 향해 손짓했다. 나무에 붙은 불길이 사그라든다. 일순 진공 상태로 만들어 불을 끈 것이다.
“오래전부터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극기인 폭진뢰(爆震雷)다. 뭔지 알겠냐?”
대충 알 것 같았다.
중요한 건 그가 땅에 번개를 박은 게 아니라, 번개가 폭발했다는 것이다.
“폭발하는 번개…. 폭진뢰란 번개를 폭발하는 기술이군요.”
“맞다. 잘 봤다. 폭진뢰는 일종의 기공이다.”
“제가 폭진뢰를 배우면 사용할 수 있습니까?”
“아니. 지금 네 수준으로 폭진뢰를 사용하는 건 힘들 거다. 세영이도 못 쓰는 걸 네가 쓸 수 있다고 기대하지 않는다. 널 이곳에 데려온 건 수련을 위해서다. 폭진뢰의 기초 정도는 닦게 해주마.”
진우성이 움직였다. 그는 옆에 있는 폭포를 향해 뛰었다. 진우성은 폭포 아래에 굳건히 섰다. 그리고 뇌전을 일으켰다. 뇌전은 10M가 넘는 폭포를 역주행하며 하늘 위로 치솟는다.
“봤지? 이게 네가 할 수련이다.”
“뇌전으로 폭포를 거스르는 훈련입니까? 금방 성공할 것 같은데요.”
“보기와 다르게 그리 쉽지 않을 거다.”
“한 번 해보겠습니다.”
나는 진우성에게 다가가 폭포 앞에 섰다. 폭포수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이런 수련은 금방 끝내고 돌아가자.’
나는 뇌전에는 자신 있었다.
파지지지지직.
내 몸에서 뇌전이 일어났다. 뇌전은 곧장 위로 솟구치며 내려오는 폭포수를 거슬러 오르기 시작했다. 쉽다.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어엇?!’
잘 올라가던 뇌전은 3M 부근에서 멈칫했다. 아래로 흘러내리는 폭포수를 감당하지 못하고 전류가 뭉개지더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내가 망연자실하며 폭포수를 노려보고 있을 때, 옆에서 감탄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첫 시도에 3M 인가…. 대단하군. 세영이는 처음엔 1M도 못 했다.”
“아빠! 거기서 내가 왜 나와?!”
“사실을 말했을 뿐이다.”
나는 부녀들의 잡담을 무시하고 다시 뇌전을 일으켰다.
폭포수는 이번에도 3M 정도 올라 갔다가 형태가 뭉개졌다.
“……이거 보통 폭포수가 아니군요.”
“나도 자세히는 모른다. 다만 영천류의 선조들께서 수련을 위해 폭포를 만들었다는 건 알고 있다.”
“…….”
오기가 생겼다.
나는 계속해서 뇌전을 일으켰다. 마나가 다 떨어지거나, 뇌전이 폭포수를 거슬러 올라가는 것에 성공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생각이었다.
“수련에 빠진 모양이군. 난 이만 가보겠다.”
“네. 제가 좀 바빠서 배웅은 못 합니다.”
“매정한 놈이군. 세영아. 네가 고생 좀 해야겠다.”
“유진이는 제가 잘 보고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마. 아빠.”
“먼저 간다.”
진우성이 사라졌다.
나는 폭포를 맞으면서 계속 뇌전을 일으켰다. 뇌전은 폭포의 무거움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다. 뇌전을 이전 보다 가볍고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문제는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천재의 시간을 쓸까?’
천재의 시간을 쓴다면 간단히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지. 꼭 천재의 시간을 쓸 필요는 없어.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어.’
뽀록이지만 5M까지 올라간 뇌전이 있었다. 천재의 시간을 쓰지 않고도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시간이 지났다.
나는 물 밖으로 나와 바위 위에 앉아 옷을 말렸다. 더 수련하고 싶어도 마나가 다 떨어져서 휴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누나. 누나도 해봐.”
“나도? 으음. 오랜만에 하는 거라 잘 될지 모르겠네.”
진세영은 거부하지 않고 폭포 쪽으로 걸어갔다. 그 모습을 보니 한번 해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폭포수에 그녀의 옷이 흠뻑 젖었다. 저고리와 치마가 몸에 착 달라붙어 매혹적인 굴곡을 드러낸다.
파지직.
그녀의 몸에서 일어난 뇌전이 폭포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출력은 나보다 약했으나, 뇌전의 움직임은 매우 가볍고 자연스러웠다. 한 번에 성공한 그녀가 씨익 웃으며 폭포 밖으로 나왔다.
“난 몇 년 전에 했던 과정이라 쉽게 성공한 거야. 유진이 넌 나보다 재능이 있으니 며칠 더 수련해보면 쉽게 성공 할 거야.”
“누나가 그렇게 말하면 그런 거겠지. 근데 누나 지금 엄청 섹시한 거 알아?”
나는 진세영을 내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꺄악!”
진세영은 못 이기는 척 내 품 안에 끌려왔다. 그녀의 실력이라면 내 품 안에서 벗어나려면 얼마든지 벗어날 수 있다.
“누나. 한 번 하자. 어때?”
딱딱하게 발기한 페니스가 진세영의 허벅지 사이에 들어갔다. 그녀의 보지를 누르면서 자극한다.
“아빠가 돌아간 지 얼마나 지났다고….”
“한 시간이나 지났잖아. 관장님은 벌써 이 마을을 떠났을걸? 그리고 이 주위에 우리밖에 없어.”
물에 젖은 진세영의 한복을 천천히 벗기기 시작했다. 진세영은 못이기는 척 내게 안겨서 몸을 맡겼다. 저고리를 풀고 치마를 내렸다. 탄탄하게 단련된 몸이 드러났다.
C컵의 가슴은 보기 좋은 모양이었다. 나는 그녀의 연분홍색 유두를 입에 물었다. 시원한 물맛이 느껴진다.
“아아앙! 너무 세게 빨지 마.”
“세게 빠는 거 좋아하잖아.”
“오랜만이라 이상한 느낌이야… 아응….”
그녀의 팬티를 내렸다. 통통한 보짓살이 손가락에 느껴졌다. 몇 분 동안 그녀의 보지를 만지며 놀다가, 자지를 가져다 댔다.
푸욱.
자지가 보지 속으로 쉽게 들어갔다. 내 자지에 맞게 길드어진 보지답다. 나는 허리를 흔들었다. 자지가 그녀의 보지에 푹푹 들어간다.
“누나 보지가 쫄깃졸깃해.”
“아앙… 네 자지도 크고 단단해….”
나와 진세영은 해가 저물 때까지 섹스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 밥을 먹고 새벽까지 섹스 삼매경이었다.
???
마을에서 수련과 섹스를 계속한 지 3일 째.
“미안. 유진아. 근처에 던전 브레이커가 발생해서 지금 당장 가봐야 할 것 같아.”
“아니. 뭐, 급한 일이니 어쩔 수 없지. 나도 도와줄까?”
“넌 수련에 집중해. 겨우 이런 일로 네 수련 시간을 빼앗을 수는 없어.”
진세영은 던전 브레이커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 밖으로 나갔다. 못해도 내일 오후에나 돌아올 것이다.
나는 오전에 폭포수에 가서 수련에 집중했다. 1시간 정도 수련에 집중하자 마나가 바닥났다.
‘마나 포션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면서 진세영과 섹스를 할 텐데….’
진세영이 없었다.
수련할 맛이 나지 않았다.
나는 고민하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적당히 한숨 자고 난 뒤에 다시 수련할 생각이었다.
타악! 탁!
내려가는 와중에 어디선가 장작 패는 소리가 들렸다.
무심코 시선을 돌렸다가 멈칫했다. 장작을 패는 사람은 예전에 본 적 있는 여자였기 때문이다. 종갓집에 갔을 때 우리를 안내해준 여자다.
긴 검은색을 깔끔하게 땋았고, 입고 있는 한복은 정갈했다. 얼굴은 희고 입술이 붉다. 다시 봐도 청초한 여자다.
참새가 방앗간을 어떻게 지나치랴. 나는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제가 도와드릴까요?”
“네?”
그녀가 이쪽을 쳐다본다. 정면에서 보니 그 미모가 더 뛰어나다. 그녀의 얼굴에 구슬땀이 흐른다. 청초하면서도 가련하다는 느낌이 받았다.
“장작 패는 일은 힘들지 않습니까?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아뇨. 괜찮습니다. 항상 하는 일이에요.”
그녀가 손에 쥐고 있던 도끼를 내리고 손사래를 쳤다.
“사실 제가 장작 패는 일을 해보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지금 시대에선 장작 패는 일은 좀처럼 없지 않습니까? 한번 해보면 안 되겠습니까?”
“……그렇게 해보고 싶으신가요?”
“네. 제가 도시 촌놈이라 이런 걸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서요.”
“으음…. 누구에게도 말하시면 안 돼요. 마을 손님에게 일을 시켰다간 제가 어머님께 혼나니까요.”
“아무에게도 말 안 하겠습니다. 약속드리죠.”
“이리 와 보세요. 장작 패는 법을 알려드릴게요.”
나는 그녀에게 장작 패는 법을 배우고 도끼를 휘둘렀다.
탁! 타악! 탁!
도끼를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장작이 죽어 나갔다.
그녀는 묘한 표정을 지었다.
“요령을 가르쳐줬는데… 힘으로 하시네요?”
“하하. 제가 힘 하나에는 자신 있습니다. 정력을 타고났거든요.”
자칫하면 성희롱으로도 느낄 수 있는 말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작게 웃으며 오히려 은근하게 물었다.
“제가 알기로 헌터의 신체 능력은 정력이랑 상관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전 헌터가 아니었을 때도 정력이 타고났습니다. 조금도 과장하지 않고 제가 대한민국… 아니, 세계 최고의 정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재밌는 분이시네요. 전 하나정이에요.”
“성유진입니다. 22살이고 B급 헌터입니다.”
하나정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22살인데 B급 헌터시라고요? 대단하신 분이셨네요.”
“TV에 몇 번 나왔는데 모르셨나 봐요?”
“그게… 하아. 제가 여기에 시집오고 난 뒤부터 TV나 스마트폰을 본 적이 거의 없어요.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여유 시간이 별로 없거든요. 그래도 요즘은 꽤 여유로워지긴 했지만…. 미안해요. 헌터에 대해선 잘 몰라요.”
“괜찮습니다. 마을 중심에 있는 큰 집에서 일하시죠? 400년 넘는 종갓집이라 들었는데… 할 일이 많으신가 보군요.”
“제가 그 집의 막내며느리예요. 이래 보여도 아들까지 하나 있다니까요. 이제 겨우 3살이지만요.”
하나정은 애까지 달린 유부녀였다. 더 골린다.
‘백지 카드! 백지 카드로 최면 스티커를 바꿀까? 최면 스티커를 이용하면 안전하게 이 여자를 따먹을 수 있을 거야!’
충동을 느꼈으나 이겨냈다. 이런 일에 백지 카드를 쓰기엔 너무 아까웠다.
“아이까지 있으셨다니…. 전 누나가 20대 중반인 줄 알았는데….”
“정말요? 빈말이라도 듣기 좋네요!”
그녀가 싱글벙글 웃는다. 동안이라는 말을 싫어하는 여자는 없었다.
“아, 누나라고 불러도 되죠?”
“상관없어요. 근데… 제가 성유진 씨보다 10살 더 많아요. 이런데도 누나라고 부르고 싶으세요?”
“아줌마라고 부르기엔 너무 젊으시네요. 그리고 말씀도 편하게 하세요. 누나.”
“으응…. 그럴까…?”
“우리 둘뿐이잖아요. 남들 앞에 있을 때는 존댓말 할게요. 누나도 그게 편하죠?”
“응. 나도 그게 편해. 그래도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 돼. 이 사실을 알면 어머님이 날 들들 볶을 거야.”
“제 입은 진짜 무거우니 괜찮아요.”
“믿을게.”
나와 그녀는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하나정은 스트레스가 꽤 쌓여 있었는지 한 번 말문이 트이니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대부분이 시어머니를 욕하는 말이었고, 나도 그녀를 따라 시어머니를 함께 욕해줬다.
“하아. 정말이지. 내가 막내며느리라고 귀찮은 일들을 죄다 나한테 떠넘긴다니까? 동서들도 잘 도와주지도 않고…. 평생 이러고 살거라 생각하니 앞날이 깜깜해.”
“남편분은 안 도와주시나요?”
“내 남편은 너랑 같은 B급 헌터야. 허구한 날 일 때문에 밖에 나가서는 한 달에 한 번 돌아올까 말까 하다니까. 하루에도 몇 번이나 이혼하고 싶어.”
“그냥 이혼해버리지 그래요.”
“……안 돼. 난 내 아들을 아비 없는 아이로 키우고 싶지 않아.”
그녀가 단호하게 말했다.
“……말이 너무 길어졌네. 장작 패는 요령 다시 알려줄까?”
“이렇게 장작 패면 안 되나요?”
“괜찮아. 그래도 힘으로 장작 패면 일찍 지치잖아. 아무리 헌터라고 해도 무조건 힘으로만 해결하려 해선 안 돼.”
“네. 알았어요. 이렇게 하는 거였나…?”
나는 긴가민가한 표정으로 도끼를 휘둘렀다. 힘을 너무 빼니 도끼가 장작을 한 번에 패지 못했다. 그렇다고 힘을 주면 또 힘으로 장을 팬다는 말을 들을 것이다.
“아니야. 넌 요령이 별로 없구나.”
“…하하. 제가 요령 같은 건 잘 몰라서.”
“괜찮아. 하다 보면 요령이 생겨. 내가 도와줄게. 우선 팔에 힘을 빼고… 이렇게….”
나는 깜짝 놀랐다. 그녀의 손이 내 팔뚝과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누나가 잘 가르쳐줄게.”
하나정과 두 눈이 마주쳤다. 하나정이 여우처럼 웃었다. 눈동자 속에 뜨거운 무언가가 보이는 것 같다.
나는 직감했다. 이 여자. 나를 노리고 있다고.
“…네. 누나.”
나는 기꺼이 그녀의 손길을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