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6화 〉 646. 종갓집
646. 종갓집
하나정은 요염하게 눈웃음 짓고는 입을 벌렸다.
“아~”
입이 벌어졌다. 고르게 자란 치아와 다소곳이 누워 있는 혀가 보인다. 그 뒤로 깨끗한 목젖이 보였다.
구강상태는 깨끗했다. 담배 냄새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괜찮네요. 들킬 일은 없을 거예요.”
장난기가 발동했다. 검지와 중지를 그녀의 입안에 넣어 혀를 만진 것이다.
“웃?!”
깜짝 놀란 그녀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무, 무슨 짓이니?!”
“장난이에요. 혀가 너무 예뻐서 저도 모르게 만졌네요.”
“혀가 이쁘다니… 이 혀가…?”
하나정이 입술 밖으로 혀를 내밀었다. 선홍색 혀는 턱까지 닿을 정도로 길쭉했다.
혀가 위아래로 움직이며 요사스러움을 뽐냈다. 키스는 물론이고 펠라치오도 잘할 것 같았다. 내가 홀린 듯 그녀의 혀를 보고 있자, 그녀는 씨익 웃더니 말했다.
“운수가 잠들기 전에 해주는 인사가 있는데…. 너한테도 해줄까?”
“네? 해주세요.”
그녀가 내게 다가왔다. 내 얼굴을 양손으로 잡고 입을 쪽 맞췄다가 2초 뒤에 떨어졌다.
“굿나잇 키스야. 아직 조금 이르지만…. 잘자 유진아.”
나는 대문 밖으로 나가려는 그녀를 붙잡고 입을 맞추었다.
“으읍….”
하나정은 당황하지 않았다. 마치 내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침착하게 입을 맞추었다. 내가 참지 못하고 입을 벌리자 그녀 또한 입을 벌렸다. 그녀의 긴 혀가 내 입안으로 쏘옥 들어왔다. 혀는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였다.
“응…. 하으응….”
딱딱하게 발기한 자지가 하나정의 배를 쿡쿡 찔렀다. 그녀 또한 느끼고 있을 텐데도 키스를 멈추지 않았다.
뚝.
침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그제야 키스를 멈췄다. 떨어진 침이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아마 높은 확률로 섞인 침이겠지.
“유진아. 이만 가볼게. 너무 늦게 가면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아, 네. 다, 다음에 봐요. 누나.”
“응. 그래~.”
하나정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태연하게 돌아갔다.
나는 그녀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는데도 대문 앞에 우두커니 서서 입술을 만졌다. 발기한 자지가 가라앉지 않는다.
‘이건 뭐 벌써 끝났구만. 적당한 장소랑 분위기, 시간만 있으면 끝까지 할 수 있겠어.’
하나정은 즐길 줄 아는 여자였다. 모르긴 몰라도 남자 경험도 어느 정도 있으리라.
저런 여자가 종갓집 막내며느리라니.
나는 피식 웃었다. 오히려 더 꼴린다.
???
다음 날 아침.
하나정이 또 음식을 가지고 찾아왔다. 아무래도 내가 이 마을에 머무는 동안 식사 시간 때마다 계속 올 모양이다. 그녀가 음식을 가져오는 건 막내라 그런 걸 테고.
“오늘은 운수랑 같이 안 왔네요?”
“육아 담당이 따로 있어. 내가 일이 있을 땐 운수를 봐주거든. 잠깐 화장실에서 담배 펴도 될까? 안 피려고 하는데 한 번 피니까 자꾸 생각나서 참기 힘드네.”
“물론이죠.”
그녀는 내가 아침 식사를 하는 동안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고 왔다.
“누나 냄새는 확실히 없앴죠?”
“이번에도 신경 썼어. 한번 확인 해볼래?”
“꼼꼼하게 확인해드리죠.”
하나정이 피식 웃더니 내 입에 키스했다. 나는 놀랐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를 잡고 키스에 응했다. 혀가 뒤섞이는 끈적한 키스에 또 자지에 힘이 들어간다.
“어때? 아무 냄새도 안 나지.”
“……약간 담배 냄새가 나는데요?”
“아…. 정말? 다시 씻고 올게.”
다시 화장실에 갔다 온 그녀가 종갓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누나. 오늘 뭐 해요?”
“오늘은 오전에 빨래하고 오후에 아이들을 돌봐야 해.”
따로 만날 시간은 없었다. 아쉬웠다.
“왜? 누나랑 놀고 싶어?”
“네. 누나랑 놀고 싶은데 시간이 없네요.”
“나중에 생길 거야. 점심때 또 음식 가지고 올게.”
???
하나정은 점심때 음식을 가지고 왔다.
그러나 아침처럼 키스를 하거나, 담배를 필 수는 없었다. 던전 브레이커 때문에 잠시 마을 밖으로 나갔던 진세영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나는 반가움을 느끼는 동시에 아쉬웠다. 진세영은 항상 내 곁에 붙어 있을 테니 따로 하나정을 만날 시간이 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내 예상은 적중했다. 마을에 온 지 일주일째가 되는 날까지 따로 하나정과 만날 시간이 없었다. 진세영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아쉽긴 했다.
‘이대로 하나정을 못 따먹은 채로 헤어져야 한다고? 그럴 순 없어!’
나는 진세영과 대화를 나눴다.
“누나. 난 여기서 일주일 정도 더 머물고 서울에 올라갈게.”
“뭐? 갑자기 왜?”
“아직 수련도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잖아. 하다 보니 오기가 생겼어.”
내 한계는 폭포의 절반, 5M가 한계였다. 뇌전은 그 이상을 거슬러 오르지 못했다.
“그 정도면 엄청 빠른 거야. 내가 5M를 올라가는데 반년 넘게 걸렸어.”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아서 그래. 여기 남아서 수련해도 괜찮지?”
“하아. 알았어.”
진세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쁜 의도도 아니고 수련 때문에 남겠다고 하는데 그녀가 막을 명분이 딱히 없었다.
“나도 남고 싶지만…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해. 정씨 가문에 너무 폐 끼치지 말고. 일주일 지나면 바로 서울에 올라와. 알았지?”
“알았어. 누나. 그럼 마지막으로….”
바지를 벗어 우뚝 선 물건을 꺼냈다.
“아이참….”
진세영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내 자지를 입에 물었다.
???
저녁이 되어 하나정이 음식을 들고 찾아왔다.
“애인이 없네? 먼저 서울로 올라간 거야?”
“애인 아니에요.”
“무슨 소리야. 냄새가 다 나는데.”
하나정이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코를 킁킁거렸다. 하나정의 말은 비유만이 아니었다. 실제로 남녀 간의 야릇한 냄새가 방안에 약간 남아 있었다.
“너는 왜 안 올라갔어?”
“수련의 성과가 별로 없어서요. 일주일 더 여기서 수련할 생각이에요.”
“정말 수련 때문이야?”
“…….”
나는 아무 말 않고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하나정이 다 안다는 듯이 웃는다.
“그보다 담배 피시지 않으실래요? 피고 싶으셨죠?”
“응. 피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어. 잠깐 갔다 올 테니 밥 먹고 있어.”
예전과 똑같았다.
화장실에 다녀온 그녀에게 담배 냄새를 핑계로 키스를 하고 헤어질 준비를 했다.
“유진아. 내일 오후에 시간 있어?”
물론 있었다. 없어도 있을 것이다.
“네. 한가해요.”
“이번에 뒷산에 있는 창고를 간단히 청소하기로 했어. 혼자 할 생각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좀 힘들 것 같아. 도와주지 않을래?”
“도와드릴게요. 아, 그리고 사람들의 눈은 피하는 게 좋겠죠?”
“응. 이상한 소문이 날 수도 있으니까. 몰래 찾아와. 알았지?”
“네.”
그녀가 떠났다.
나는 환호성을 내지르고 싶은 걸 꾹 참았다.
???
폭포수를 맞으며 위를 쳐다봤다. 뇌전은 여전히 폭포수의 절반, 5M밖에 오르지 못했다.
뭐가 문제인지는 진세영에게 들어 알고 있다.
뇌전의 밀도를 높여야 한다. 그래야 폭포수에 뭉개지지 않고 끝까지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이 내 한계야. 몇 번을 해도 이 이상의 뇌전을 사용할 수 없어.’
방법이 없지는 않았다. 그리고 지금 그 방법을 사용할 것이다.
‘천재의 시간.’
모든 감각이 날카로워진다. 폭포수의 차가운 기운이 뼛속까지 느껴졌다.
‘뇌전.’
파지지직.
내 몸에서 치솟은 뇌전이 폭포수를 타고 거슬러 올라간다. 3M, 5M, 7M, 10M. 폭포수의 끝까지 간단히 넘어갔다. 지난 일주일 동안 끙끙 앓고 있던 수련을 단번에 성공했다. 너무 쉬워서 이딴 수련에 일주일이나 끙끙거렸던 내가 병신처럼 느껴졌다.
‘뇌전의 밀도는 오히려 낮아.’
그럼에도 폭포수를 거슬러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떨어지는 폭포수의 흐름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흐름을 완벽히 파악했으니 뇌전이 역으로 타고 흐를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이 수련의 목적이 아니겠지.’
천재의 시간이 끝나기 전에 다시 뇌전을 일으켰다. 뇌전의 밀도를 한계까지 높이고 위로 보냈다.
한 줄기의 뇌전은 폭포수를 가르며 하늘로 치솟았다가 사라졌다.
“…….”
천재의 시간이 끝났다.
다시 뇌전을 일으켰다. 아까처럼 폭포수를 가르지 못했다. 뇌전은 8M가 한계였다. 쓴웃음이 지어졌다.
‘감 좀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8M가 한계인가….’
그래도 한 번 성공하고 나니 아까보다 훨씬 편해졌다.
???
오후 3시.
뒷산에 있는 창고로 몰래 움직였다. 창고에는 이미 하나정이 와서 청소를 진행하고 있었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며 조용히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잡동사니가 놓여 있었다. 잘은 모르지만 대부분 농기구인 것 같았다.
“누나. 저 왔어요.”
“왔어? 이것 좀 옮겨줄래? 구석구석까지 청소할 생각이야.”
“네. 먼지가 많네요. 자주 청소하진 않나 보죠?”
“응. 몇 년에 한 번씩 생각나면 해. 사실 올해도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내가 청소하겠다고 했어.”
“누나가요?”
“더럽잖아.”
과연 그 이유 때문일까. 내가 씨익 웃자 하나정이 두 눈을 가늘게 떴다.
“뭐야, 그 웃음은?”
“아무것도요. 이 선반에 있는 것들 전부 옮기면 되죠?”
“응. 너무 열심히 안 해도 돼.”
내가 물건을 옮기면 그녀가 빗자루로 먼지를 쓸었다. 역할 분담이 확실하니 청소는 빠르게 끝났다.
우리는 구석에 있는 나무 의자를 가져와 창고 중심에 앉았다. 창문을 활짝 열어 산속 나무들을 보면서 휴식을 취했다.
나는 그녀에게 담배와 라이터를 건넸다.
“누나. 피세요.”
“여기서?”
“아무도 없잖아요. 그리고 근처에 계곡도 있던데. 돌아가기 전에 씻으면 냄새도 안 날 거에요.”
“……고마워.”
하나정이 한복 고름을 풀며 저고리를 벗기 시작했다.
“누, 누나?”
“옷에 냄새가 안 배게 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어.”
그동안 화장실에 갔다 온 그녀의 옷에 아무 냄새가 나지 않은 이유를 알았다. 옷을 벗고 담배를 폈으니 옷에 담배 냄새가 밸 틈이 없었던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제가 옆에 있는데….”
“잠깐만이야. 잠깐만. 그리고 이런 아줌마 몸에 볼 게 뭐 있다고….”
치마까지 전부 벗은 그녀는 양말과 하얀 속옷을 입은 채로 담배를 입에 물었다.
나는 그녀의 몸을 빤히 쳐다봤다. 보라고 벗어줬는데 안 보면 오히려 실례다. 속옷은 전통 한복이 아니라 하얀 브래지어와 팬티였다. 화려한 꽃문양이 새겨져 있는 걸 보면 일부러 차려입은 것 같았다.
그녀 스스로는 아줌마 몸매라고 했지만, 절대로 아줌마 몸매가 아니었다. 군살이 약간 있으나 자세히 보면 모를 정도다.
“후우.”
하나정이 담배 연기를 내뱉었다. 청초하기만 하던 옆얼굴에서 퇴폐적인 아름다움까지 느껴졌다.
“누나. 머리도 풀면 안 돼요?”
“응? 왜?”
“머리 풀면 진짜 예쁘고 더 젊어 보일 것 같아요.”
“그렇게 말하니… 한 번 풀어볼까.”
그녀가 담배를 입에 물고 양손을 머리 뒤로 돌려 머리끈을 풀었다. 그녀의 겨드랑이가 보였는데 제모 상태도 완벽했다.
풀린 머리가 출렁이며 내려왔다. 정리되지 않은 긴 흑발이다. 그녀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청초함은 아예 사라지고 섹시함이 느껴졌다.
“후우. 유진아. 고마워. 덕분에 여기서 담배도 펴보네.”
“뭘요. 누나. 몇 시까지 돌아가야 해요?”
“해가 완전히 저물기 전까지는 돌아가야지. 음. 앞으로 2시간 정도 남았네?”
“꽤 남았네요.”
“응. 둘이서 놀 시간은 충분해. 뭐 하고 놀까? 아, 저번에 나한테 안마해줬지. 이번에 그 보답으로 내가 안마해줄까?”
“누나. 안마 잘해요?”
“못해도 이해해줘.”
하나정은 일어서서 내 뒤가 아니라 앞으로 왔다. 내 앞에 그녀의 풍만한 젖가슴이 있었다. 브래지어에 감싸여 있었는데도 달콤한 젖냄새가 났다. 그녀는 손을 뻗어 내 어깨를 잡아 꾹꾹 눌렀다.
“근육 때문에 어깨가 너무 딱딱해. 안마가 제대로 되는지 모르겠네.”
“…….”
하나정이 내 허벅지 위에 앉았다.
그녀의 손이 내 어깨가 아니라 사타구니 쪽에 향한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내 발기된 자지를 만졌다.
“아까부터 여기가 답답해 보여. 누나가 도와줄까?”
“…진짜요?”
“오늘은 유진이 네 도움을 많이 받았으니까. 혹시 싫니…?”
“아뇨. 좋아요.”
나는 하나정의 어깨를 끌어당겨 입을 맞추었다. 입술 사이로 축축한 두 개의 혀가 뒤섞인다.
“으응….”
하나정은 기쁜 콧소리를 내며 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