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72화 〉 672. 뱅가드 - 외계침공
672. 뱅가드 - 외계침공
현실로 돌아왔다.
반사적으로 유희 생활 어플을 켜려고 할 때였다.
부르르르르. 메시지가 왔다.
깜짝 놀랐다. 마치 내가 유희 세계에서 돌아온 걸 알고 메시지가 온 것 같았으니까.
‘스팸은 아니고 하승희군.’
아직 메시지를 확인한 건 아니었지만, 내용이 무엇인지 짐작 갔다. 최근 하승희는 꾸준히 내게 메시지를 보내오고 있었다.
하승희 ? 유진 선배. 전에도 말했지만, 계약을 새로 하고 싶어요. 그리고 왜 자꾸 절 피하시죠?
피하는 이유? 간단했다. 밀당했다. 하승희는 내게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이유는 뻔하다. 내가 가진 헤빌의 촉진제 때문이다. 만약 나와의 관계가 껄끄러워졌다면 이렇게 부드럽게 메시지를 보내지 않을 것이다.
‘헤빌의 촉진제를 연구하면서 뭔가 실마리를 얻었나 보군. 크크.’
나는 하승희를 초조하게 만들 셈이었다. 원래 손에 들어올 듯하면서도 들어오지 않으면 사람은 더 미친 듯이 원하게 되는 법이다.
나 ? 미안. 요즘 바빠서. 계약은 어떻게 하고 싶은데?
메시지를 보냈다. 최근에 나는 하승희와 애널 섹스를 하지 않았다. 바쁘다는 이유로 일부러 피했다. 계약 저주의 경우 서로 합의된다면 어떠한 문제도 없었다.
하승희 ? 전화로 이야기하죠.
나 ? 문자로 얘기해. 지금 바쁜데도 겨우 시간 내서 하는 거야. 전화로 하는 건 곤란해.
통화는 피했다. 하승희의 화술에 말려들 수도 있었고, 문자로 대화하는 편이 거리감을 더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다.
‘밀어낼 때는 확실히 밀어내야지.’
너무 밀어낸다면 그대로 떠날 수도 있으나, 내겐 헤빌의 촉진제가 있었다. 내가 갑이었으며 그녀는 을이었다.
그녀의 답은 조금 늦게 찾아왔다.
하승희 ? 알았어요. 전 헤빌의 촉진제를 좀 더 원해요.
답은 역시나였다.
나 ? 촉진제를 연구하면서 뭔가 얻었어?
하승희 ? 네. 눈에 보이는 성과는 아니지만…. 샘플이 많이 있으면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어요.
나 ? 미안한데. 헤빌의 촉진제의 가치는 나도 알아. 함부로 줄 수는 없어.
하승희 ? 돈을 드릴게요. 샘플 1병에 1억. 어떠세요?“
나 ? 돈은 필요 없어.
하승희 - 관계를 늘리고 싶어요.
애널 섹스를 더 하자는 말이었다. 어떻게 보면 재벌 2세가 몸을 파는 꼴이었다.
‘혹시 애널 섹스에 빠진 건가?’
촉진제는 핑계고 나랑 섹스하고 싶어서 다가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음. 다 때려치우고 본격적으로 섹스나 해볼까…? 아니야. 그러기엔 지금껏 해온 것들이 아까워.’
나 ? 관계? 무슨 관계? 설마 계약자를 더 늘리고 싶은 말이야?
하승희 ? 알면서 그러는 거죠?
나 ? 네가 확실히 말하면 되는 일이야. 모호하게 말고. 네 입장에서도 계약은 확실히 하는 편이 더 좋잖아.
하승희 ? 정기적으로 하는 애널 섹스의 수를 늘리고 싶어요.
나 ? 어느 정도로?
답은 조금 뒤에 왔다.
하승희 ? 될 수 있는 한 많이요.
‘내 생각보다 하승희가 더 급한 모양이군. 하긴. 헤빌의 촉진제가 완성되면 세상이 바뀔 테니.’
헤빌의 촉진제를 완벽하게 만들 수 있긴 한 건가?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그러려니 했다.
하승희 ? 왜 대답이 없어요?
나 ? 아. 미안 생각하느라고. 그런데 아무래도 안 되겠다. 내가 섹스를 좋아하긴 하는데 사실 보지 섹스를 좋아하지 애널 섹스를 좋아하는 건 아니거든.
요컨대 보지도 내게 바치라는 말이었다.
‘대답이 없군. 고민하고 있나? 하승희라면 싫다면 분명하게 거절했을 텐데.’
부르르. 메시지가 왔다.
하승희 ? 좋아요. 유진 선배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요.
‘이렇게 쉽게?’
너무 쉬워서 하승희의 보지를 따먹게 돼서 얼떨떨하다.
나 ? 너 처녀 아니야? 근데 그렇게 쉽게 생각한다고?
하승희 ? 어차피 유진 선배랑 몇 번이나 몸을 섞었어요. 이제 와서 처녀 운운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죠. 그리고 요즘 세상에 꼭 순결을 지켜야 하는 것도 아니고요.
나 ? 네가 너무 쉽게 허락하니 내가 더 당황스럽다.
하승희 ? 싫으세요?
나 ? 싫긴. 좋지.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안 돼. 바쁘다는 건 사실이야. 그리고… 솔직히 믿기지가 않아. 지금까지 보지 섹스만큼은 거부해오던 너였잖아.
하승희 ? 유진 선배. 일부러 천박한 단어를 쓸 필요 있나요? 보는 제가 부끄러워요.
나 ? 서로 똥구멍도 핥아주던 사이인데 뭘. 너도 보지 자지라고 해. 직관적이고 좋잖아.
하승희의 대답이 없었다. 어이없다는 듯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을 그녀의 모습이 훤하다.
나 ? 승희야. 다시 생각해봤는데 역시 믿기 힘들어.
하승희 ? 직접 만나서 대화하죠. 언제 시간 되세요?
나 ? 아니, 그것보다. 네 말이 사실이라면 네 보지 사진을 보내줘.
하승희 ? 미쳤어요?
나 ? 어차피 우린 볼 거 다 본사이잖아. 보지 사진 보내줘. 안 보내주면 새로운 계약은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어.
하승희 ? 하, 진짜 그러기에요?
나 ? 싫으면 됐어. 계약은 역시 하던 대로 하자. 난 지금 계약에 만족하고 있어.
하승희 ? 잠시만 기다려요.
내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그녀는 거부의 말을 하지 않았다. 즉.
하승희 ? (사진)
하승희 ? 됐어요?
하승희가 사진을 찍어 보내주었다. 그녀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책상이나 배경도 얼핏 보였는데 방이 아니라 사무실에서 찍은 모양이다. 그녀는 타이트한 치마를 허리까지 끌어올리고 보라색의 섹시한 팬티를 옆으로 젖혀 보지 사진을 찍었다.
적당하게 난 보지털과 분홍색의 소음순이 보였다. 보지는 꽉 다물어져 있다. 그녀의 외모만큼이나 보지도 예술품처럼 아름답다.
‘캬아. 애널 섹스할 때마다 보긴 했는데, 이렇게 보니 또 새롭군!’
나 ? 잘 안 보여. 보지는 잘 보이게 찍어야지. 팬티랑 치마 전부 벗어.
하승희 ? 하아.
하승희 ? (사진)
그녀는 내 말대로 하의를 전부 벗었다. 이번에는 양다리까지 전부 벌렸다. 분홍색 보지뿐만이 아니라 항문까지 보였다.
나 ? 보지가 가려져 있잖아.
하승희 - (사진)
손가락으로 소음순을 벌렸다. 예쁜 분홍색 보지 구멍이 보인다.
‘애널 섹스를 몇십 번 하다 보니 부끄러움도 많이 없어졌군.’
이미 알몸으로 애널 섹스를 하는 관계다. 보지를 보여주는 거로 부끄러워하면 그게 더 이상하다.
나는 메시지를 보내며 이것저것 더 요구했다. 일어서서 찍으라던가, 한쪽 다리를 머리 위로 들고 거울 보며 찍으라던가, 엎드린 자세로 찍으라던가.
하승희 ? 하라는 대로 다 했어요. 만족하시죠?
나 ? 부족해. 자위하는 거 동영상으로 찍어서 보내줘.
하승희 ? 자위까지 하라고요?
나 ? 어차피 여기까지 왔잖아. 그리고 도중부터 네 보지가 젖은 거 모를 줄 알아? 너도 꼴렸으니 자위하고 싶겠지.
나 - 이게 진짜 마지막이야. 자위의 끝은 절정이야. 보지 절정한 동영상 보내.
하승희 ? 진짜 마지막에요. 이거 하면 계약은 다시 하는 거예요. 가진 촉진제는 충분히 있는 거죠?
나 ? 걱정하지 마. 촉진제는 충분히 있어.
하승희의 메시지가 뚝 멈췄다. 아마도 지금쯤 자위 영상을 찍고 있겠지. 못해도 10분은 걸릴 것이다. 나는 그동안 그녀에게 받은 사진들을 정리했다.
‘여자들 사진이나 동영상이 많다 보니 정리가 필수지.’
나는 정성 들여 자료들을 정리했다. 이 컬렉션은 모두 내 보물이었다.
3분 뒤에 메시지와 동영상이 왔다.
‘벌써?’
하승희 ? 보냈어요.
나 ? 받았어. 다음 주에 시간 될 것 같아. 그때 우리 집에서 이야기하자. 괜찮지?
하승희 ? 네.
동영상을 확인했다.
찌걱찌걱.
가느다란 손가락이 보지를 만진다. 손가락이 소음순을 치덕 거리고 클리토리스를 문질렀다. 다른 손으로는 똥구멍을 들쑤신다.
“하아, 하아. 하아아, 아으응….”
신음 소리가 야했다. 만나서 애널 섹스를 할 때마다 신음 소리를 내야 한다고 가르친 보람이 있었다.
찌걱찌걱찌걱.
삽입 자위가 아니었음에도 물소리가 엄청났다. 보지에서 나오는 애액과 소음순이 비벼지면서 나는 소리였다.
‘애널 자위는 안 시켰는데… 뭐 상관없나. 오히려 더 야하고.’
그녀는 3분 만에 절정을 느꼈다. 엉덩이가 위로 올라가며 보지 구멍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다가 애액 분수를 터트렸다.
“흐으으읏, 아아아아앙!”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소장 가치는 충분히 있었다.
‘후. 지금 당장 꼴리지만… 상태창부터 확인해야지.’
[성유진
레벨: 72
근력: 80 체력: 80 민첩: 75 지능: 70 정력: 80 마나: 80]
[사용 가능 포인트: 4511]
포인트 양에 입가가 헤벌쭉거렸다.
포인트가 이토록 많이 모인 것은 내가 이전에 사용하지 않고 모았기 때문이다.
‘전에는 2,227 포인트였지.’
나는 10억을 가졌을 때보다 지금이 더 행복했다. 돈보다 포인트였다. 이 포인트가 있으면 능력치를 올릴 수 있고 신기한 물건들을 사거나 로또 뺨치는 랜덤 뽑기도 할 수 있다.
‘영천류를 올리자! 나도 영천류의 극기를 쓰고 싶어.’
[영천류(影天流) Lv.10
영천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800포인트를 사용해 영천류(影天流) Lv.10의 레벨을 상승시키겠습니까?]
800, 1200, 1700. 총 3,700 포인트를 사용해 영천류의 레벨을 13으로 올렸다.
[사용 가능 포인트: 811]
‘젠장.’
포인트가 확 사라지자 갑자기 허탈해졌다. 정력이 높을 때는 느껴본 적 없었던 현자 타임이었다.
11포인트는 내 기분을 달래기 위해 랜덤 뽑기를 사용했다. 완전히 망했다. 기분은 더 내려앉았다.
‘800포인트도 써버려? 아니면 저번처럼 모을까? 비상용으로 남겨두는 것도 나쁘지 않고….’
나는 허공에 손을 뻗었다. 손가락이 움직인다. 의미 없는 움직임은 아니다. 손가락은 영천류의 기술을 묘리를 담아 움직이고 있었다.
‘레벨이 높아지니 이런 것도 가능하군. 극기를 얻진 못했지만, 내 영천류의 수준이 올라간 건 확실해.’
신체 능력, 헌터 능력, 실전 경험 전부 무시하고 진세영과 싸웠을 때, 어떻게 비벼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진세영이 알면 놀라겠어. 남은 포인트로 신체 능력을 올릴까? ……응?’
유희 생활 어플을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퀘스트 새로 고침이 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이런 건 제때 제때 해줘야지.’
새로 고침 꾸욱.
“오오. 씨발.”
3개의 퀘스트 중 하나가 대박이 터졌다. 나도 모르게 욕설이 튀어나왔다.
[아름다운 녹색의 별 지구를 침범하려 해.
평화로운 지구에 외계 세력이 지구를 침공합니다. 외계 세력은 지구인의 90%를 죽이고, 살아남은 지구인을 가축으로 만들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요원인 당신은 지구를 지켜야 합니다. 어떻게 해서든 지구를 지키십시오.
‘뱅가드 ? 외계침공’ 세계입니다.
퀘스트 보상: 랜덤 스킬권.
※페널티가 다수 존재합니다.
※포인트를 소모해 페널티 일부를 완화하거나, 없앨 수 있습니다.
※퀘스트 한정 스킬을 제공합니다. 한정 스킬은 유희 생활 어플 마스터 성향에 영향받습니다.]
[페널티 1. 인벤토리 사용 불가]
[페널티를 완화하기 위해선 최소 500 포인트가 필요합니다.]
[페널티 2. 마나 고자]
[마나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랜덤 스킬권.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다. 랜덤으로 스킬을 주는 것이다.
‘페널티는 인벤토리 사용 불가인가…. 이 정도면 뭐… 아무것도 아니군. 마나 고자는 이름이 마음에 안드는 군.’
크게 위험한 페널티라곤 생각되지 않는다. 마나가 없더라도 신체 능력은 그대로 적용 될 테고, 마나 대신 활력을 소모해 뇌전을 사용할 수 있다.
‘뱅가드라.’
나는 [뱅가드 ? 외계침공]에 대해 떠올렸다. 뱀파이어 형사 세계에서 만들어진 히어로 영화다. 히어로들이 힘을 합쳐 외계 세력의 침공을 맡고 지구를 구하는 일이었다.
‘영화 줄거리 대로만 흘러 가면… 난 아무것도 안 해도 되잖아? 개꿀이네.’
나는 희희낙락거리며 퀘스트를 선택했다.
‘후딱 끝내고 스킬이나 얻자. 그리고 덤으로 예쁜 여자도 따먹고.’
[‘아름다운 녹색의 별 지구를 침범하려 해’ 퀘스트를 수락했습니다. ‘뱅가드 - 외계침공’ 유희 세계에 입장합니다.]
[퀘스트 한정 스킬이 제공됩니다. 성향 분석 완료.]
[보지의 소리(Lv.3)가 제공됩니다.]
[유희를 시작합니다.]
나는 벤치에 앉아 있었다.
부르르르. 부르르르르.
진동으로 설정해놓은 스마트폰이 울렸다.
가늘게 뜬 눈으로 스마트폰의 액정을 쳐다봤다. 처음 보는 전화번호와 발신자 이름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흑돼지? 누구야.”
전화를 받았다. 화난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울렸다.
“미스터 S! 지금 공원에서 한가롭게 시에스타를 즐길 여유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