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77화 〉 677. 뱅가드 - 외계침공
677. 뱅가드 ? 외계침공
“클라우드.”
내가 부르자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날 올려다봤다. 초점이 잡혔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필사적으로 정신을 잡으려고 한다.
클라우드의 모습을 보며 조용히 입맛을 다셨다. 그녀가 지금보다 절반 정도만 약했어도 망설이지 않고 덮쳤을 것이다.
“당신에게 제안하죠. 오늘 있었던 일과 제 능력에 관한 정보를 함구해주십시오. 당신이 입을 다물어주신다면 저도 인터넷에 영상을 올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 참고로 저는 당신의 본명과 직업도 알고 있습니다. 본명은 릴리아 샤커. 프리랜서 디자이너시죠? 당신의 보지가 가르쳐줬죠.”
보지에게 물어본 게 아니라 원작을 봐서 알고 있는 정보였다.
클라우드는 나를 한 번 째릿 노려보고는 땅에 손을 짚고 몸을 일으켰다. 역시 회복력도 남달랐다. 딱히 신체적인 피해를 입은 건 아니지만 말이다.
그녀는 양손으로 풍만한 가슴과 보지를 가렸다. 망토는 이미 찢어져서 폐건물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그녀는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네 말대로 할게. 스마트폰을 넘겨.”
“이건 제 생명줄입니다. 스마트폰이 없는 순간 당신이 절 죽일 수도 있죠. 스마트폰을 넘겨야 할 바엔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알았어.”
이런저런 악을 쓸 줄 알았는데 그녀는 의외로 쉽게 넘어갔다.
‘무슨 속셈이라도 있는 건가? 보지야. 클라우드의 속셈을 말해줘.’
-몰라.
‘음. 그렇군.’
보지의 소리는 여자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아니었다.
‘얌전히 있다가 내 빈틈을 노리고 뒤통수를 칠 생각인가?’
클라우드는 다소 건방진 것과 다르게 정의로운 성격이었지만, 모른다. 나와 그녀의 관계는 좋은 사이가 아니니까.
“옷 줘.”
“네?”
“옷 달라고. 요원인 네 일은 날 보조하는 일이 아니야? 슈트가 찢어졌으니 옷 줘.”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옷이라면 많았다. 쓰러진 도마뱀 인간들이 입고 있는 옷을 입으면 된다. 펑퍼짐한 후드를 입은 덩치 큰 도마뱀 인간에게 다가가자 뒤에서 짜증 서린 목소리가 들렸다.
“그딴 더러운 옷 입을 생각 없으니 네가 입고 있는 옷 줘.”
도마뱀 인간들의 옷은 좀 많이 더럽긴 했다. 대마초 냄새나 암내도 나는 것 같고.
나는 재킷을 벗어 그녀에게 주었다. 그녀는 낚아채듯이 재킷을 받아 입었다. 재킷은 그녀의 보지를 아슬아슬하게 가렸다.
“뒤처리는 네가 알아서 해.”
그녀는 내 재킷을 입은 것으로도 모자라 구름으로 몸을 가리더니 창문을 통해 건물 밖으로 날아갔다.
나는 그녀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보지에게 물었다.
‘보지야. 너 처녀니?’
-응. 처녀야.
“으, 크으으으….”
쓰러진 도마뱀 인간 중 하나가 정신을 차린 듯 몸을 일으킨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 머리를 발로 찼다.
퍼억!
그의 몸이 회전하며 날아가 벽에 부딪혔다. 꿈쩍도 하지 않는 게 죽은 모양이다.
나는 귀에 꽂은 무전기를 켰다.
“브랜드.”
“S! 무전기를 왜 껐지? 난 뭔가 잘못된 줄 알고 구조대를 파견할 뻔했네!”
“클라우드가 전부 해결했습니다. 외계인의 절반 정도는 죽었고, 절반은 살았습니다. 처리할 인원 좀 보내주십시오. 아, 이놈들을 구속할 장비도 물론이고요.”
“알겠네. 다친 곳은 있나?”
“없습니다.”
“클라우드는?”
“떠났습니다. 급한 일이 있는듯했습니다.”
“일이 끝나면 본부로 복귀하게.”
“복귀요? 퇴근이 아니라?”
“보고서는 작성해야 하지 않나.”
“…….”
내 표정이 일그러졌다.
???
다음날. 곧바로 임무가 내려졌다. 나는 스마트폰으로 브랜드에게 투덜거렸다.
“저 요새 몸 안 좋다니까요.”
“미안하네. S. 자네에게 휴식이 필요한 건 알고 있다만, 지구의 위기라 어쩔 수 없어. 이해해주게. 이번 일이 끝난다면 자네에게 휴가를 줄 것을 약속하지. 아마 휴가 지원도 있을 거야.”
“진짜 많이 부려먹네…. 그런데 브랜드. 지금 제 옆에 클라우드가 있다는 걸 아십니까?”
시선을 살짝 옆으로 돌리자 조수석에 앉아 있는 클라우드가 있었다. 파란색 쫄쫄이를 입은 그녀는 팔짱을 끼고 나를 보고 있다. 풍만한 가슴에 자꾸만 시선이 가려고 한다.
“그녀의 요청이었어. 들어주지 않는다면 본부를 엎어버릴 기세였지. 히어로의 편의를 보는 것도 우리의 일이란 걸 잊지 말게. 그리고 클라우드와 함께하면 더 안전하지 않겠나? 좋게 생각하게”
“…네. 끊습니다.”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은 나는 옆을 쳐다봤다. 클라우드가 감시하듯 빤히 보고 있다.
“클라우드. 대체 왜 이럽니까?”
“몰라서 물어? 난 널 못 믿어. 그러니 네가 능력을 악용하지 않는지 내가 두 눈으로 감시할 거야.”
“히어로로서 다른 사람을 구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널 감시하고 있으면 수많은 여성들이 안전해지겠지.”
맞는 말이라 반박하기 힘들었다. 어떻게 나에 대해 그렇게 잘 아는 건지.
‘이것도 그놈의 직감 때문인가?’
차에 시동을 걸고 액셀을 밟았다. 지금 이 상황을 나쁘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녀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따먹을 기회가 늘어나니까.
‘하지만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지. 떨어라, 클라우드의 보지여!’
-어제처럼?
‘아니. 어제보다 약하게.’
-알았어.
클라우드는 곧바로 반응을 보였다.
“윽! 너, 또 능력을 썼지?! 안 풀어?!”
“당신이 절 믿지 않으니 믿지 않는 대로 행동하는 것뿐입니다.”
“너!”
클라우드가 손을 뻗어 내 어깨를 꽉 잡는다. 내가 아무렇지 않아 하자 서서히 힘을 주기 시작한다. 어깨가 아파 오자 인상이 절로 써졌다.
“지금 운전 중입니다. 방해하지 마시죠. 사고라도 나면 책임지실 겁니까?”
“내가 능력 풀라고 했잖아!”
“자꾸 이러면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 보지야. 강하게 떨어라!”
“흐으으으으읏?!”
그녀가 고개를 숙이며 다리를 동동 굴렀다. 자동차가 박살 나지 않게 힘 조절은 하는 모양이다.
“푸, 풀어…!”
“클라우드. 당신의 보지는 제 지배하에 있습니다. 보지야. 오줌 지릴 준비를 해라!”
“……!!”
그녀가 양손으로 사타구니를 꽉 눌렀다. 고개를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안절부절못했다.
“아, 알았어! 내가 잘못했어! 하지 마! 제발! 이대로면 진짜…!”
“보지야. 그만해라.”
차에서 오줌 지린내 나는 꼴은 나도 원하지 않는다. 보지가 진정해지자 그녀는 힘을 쭉 빼고 의자에 기대어 한숨을 내쉬었다.
“이해할 수 없어…. 대체 왜 그딴 능력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야?”
“신의 뜻을 제가 어떻게 압니까. 근데 어제 돌아가고 난 뒤에 뭐하셨습니까?”
“……알아서 뭐하게.”
“그리 대답하실 줄 알았습니다. 당신보다 더 솔직한 당신의 보지에게 물어보죠.”
“뭐, 뭐?! 그, 그만둬!”
“보지야! 어젯밤에 뭐 했어?”
-자위했어. 4번이나 했어.
“4번이나 자위하셨군요. 어제 연속 절정이 인상 깊으셨나 봅니다.”
“아, 아니야!”
얼굴이 새빨갛게 변한 그녀가 고개를 흔들며 부정했다. 예쁜 긴 금발이 찰랑댄다.
“보지야. 어떻게 자위했어?”
-클리토리스를 만지고 문질렀어.
“클리토리스로 자위를 하셨군요? 아직 처녀라서 그런지 삽입 자위는 두려우셨나 봅니다.”
“다, 닥쳐!”
“보지야 약하게 떨어.”
-응.
“읏… 너 또…!”
“이건 복수입니다. 아까 어깨가 잡혔을 때 아팠고 지금도 뻐근거립니다. 당분간 그러고 계십시오.”
“크읏, 큿….”
그녀는 허벅지를 딱 붙이고 고개를 돌렸다. 보지의 떨림 수준은 약하게 진동하는 수준이니 못 버틸 정도는 아닐 것이다.
30분이 지났다. 미세하게 숨이 거칠어진 그녀가 내게 말했다.
“이제 됐잖아. 능력 풀어. 언제까지 이럴 생각이야?”
주먹을 꽉 쥐고 말하는 게 어지간히도 분한 모양이다.
“아직 30분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설마 이 정도로 못 버티시는 겁니까? 그 클라우드가?”
“너, 진짜 내가 가만 안 둬.”
내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그녀는 흠칫 놀라더니 내 시선을 피했다가 수치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
-자위하고 싶어! 자위하고 싶어! 자위하고 싶어!
보지의 소리가 귀를 때린다. 그녀가 지금 발정 난 상태라는 증거였다. 보통 성경험이 있는 보지는 자위가 아닌 섹스하고 싶다고 말한다.
‘좋아. 내가 허락하마. 한 번 가버려!’
-간다아아앗!
“……!”
클라우드는 손바닥을 들어 입을 막고 몸을 흠칫흠칫 떨었다. 몰래 그녀의 사타구니를 쳐다본다. 쫄쫄이 옷 때문에 겉으로 봐서는 젖은 걸 확인할 수 없었다. 어제 보니 팬티를 입고 있지 않은 듯하니 안쪽은 엄청난 상태가 되어있을 것이다.
“네, 네가 했지?!”
“밑도 끝도 없이 무슨 말입니까?”
“네가 능력을 썼잖아!”
“전 계속 운전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생사람 잡지 마십시오.”
“이이이익! 이젠 못 참아!”
“보지야 최대한 강하게 떨어라!”
“호그으읏?!”
그녀가 다시 의자에 힘없이 앉아 몸을 움찔거렸다.
“당분간 그 상태로 계십시오. 운전 방해 하지 말고.”
“…흐으으… 이, 이건 너무 세. 멈춰…!”
“멈추면 절 공격할 거 아닙니까.”
“아, 안 그럴게. 멈춰줘!”
“못 믿습니다. 반성의 의미로 감당하십시오.”
“아크으읏.”
클라우드는 능력을 풀라고 몇 번 더 내게 말했다. 나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녀는 입을 꾹 다물고 정면을 노려봤다.
20분이 지났다. 클라우드가 내 눈치를 봤다. 나는 운전에 집중하는 척하며 그녀를 지켜봤다. 백미러의 각도가 절묘해서 그녀가 뭘 하는지 훤히 보였다.
그녀는 조용히 손을 움직여 사타구니에 가져갔다. 쫄쫄이 너머로 손가락으로 보지를 누른다.
-아아앙! 기분 좋아앙!
보지의 소리가 들렸다. 잔뜩 흥분해 있던 보지는 그것만으로 절정에 달한 모양이다.
몸을 부르르 떨던 그녀는 이내 망토로 몸을 가리고 두 눈을 감았다.
-앙앙! 클리토리스도 만져줘!
자는 척이다. 망토 안에서 손가락을 움직여 보지를 만지고 있는 게 틀림 없었다.
“크읍…. 큿, 읏….”
그녀가 작은 비음을 흘렸지만 모른 척해줬다. 도중에 보지 진동도 없애주었으나 자위에 한 번 빠진 그녀는 눈을 뜨지 않았다.
이후로 2시간이 지나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넓은 옥수수 농장이었다. 차의 시동을 끈 나는 조수석을 쳐다봤다.
“클라우드?”
대답이 없었다. 아까부터 자위를 계속하더니 기절하듯 잠들었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얼굴은 진짜 예쁘군. 제나와 다르게 청순한 느낌이야.’
벌어진 분홍색 입술 사이로 희고 가지런한 이빨이 보였다. 참을 수 없었다. 잠든 그녀의 입에 입을 맞췄다. 말랑한 입술과 따뜻한 숨결이 느껴졌다.
‘보지야. 클라우드가 잠든 게 확실하지.’
-응. 자고 있어.
‘이거 첫키스야?’
-첫키스야.
첫키스라면 참을 수 없었다. 혀를 입 안에 넣었다. 가만히 있는 혀를 천천히 자극했다.
“으… 으움….”
그녀가 천천히 뒤척이며 입을 오물거렸다. 혀를 통해 짜릿한 자극이 느껴진다. 그녀는 꿈속에서 무언가를 빨아먹고 있는 것 같았다.
‘진짜 못 참겠다.’
내 손이 그녀의 물방울 모양의 풍만한 가슴을 잡았다. 입고 있는 쫄쫄이 슈트 때문인지 말랑하다기보다는 쫀득쫀득한 느낌이 강했다. 굉장히 탄력적이다.
쭈웁. 츄우웁. 쭙.
열정적으로 키스하며 그녀의 가슴을 주물렀다.
너무 나갔던 것일까. 클라우드가 두 눈을 떴다. 깨끗한 푸른 눈동자에 내 눈동자가 비친다.
-깼어! 깼어!
‘에라 모르겠다.’
나는 더 끈적하게 그녀에게 달라붙었다.
“흐읍!”
클라우드가 양손으로 내 몸을 밀쳤다. 내 몸은 뒤로 날아가 차 문을 박살 내고 흙바닥을 10M 정도 굴렀다. 등허리가 욱씬거린다. 트럭에 치인 것같은 느낌이다. 내가 만약 일반인 수준의 신체능력이었다면 확실히 죽었다.
“이, 이 강간범!”
“아, 아직 강간은 안 했습니다.”
“아직? 넌 역시 안 되겠어. 제압한 뒤에 정부에 넘길 거야. 너 같은 놈이 요원이라니…. 미국도 썩을 대로 썩었구나.”
욱씬 거리는 몸을 바닥에서 일으켰다.
“진정하십시오. 당신이 오줌 지리며 가버리는 영상이 저한테 있다는 걸 잊었습니까?”
클라우드의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지 않은 지금 타이밍을 노려 날 제압하려는 것이다.
“보지야! 절정해라!”
“하으으응!”
그녀가 휘청거렸다. 틈을 만들어낸 나는 스마트폰을 들고 인질처럼 그녀에게 내밀었다.
“좋습니다, 클라우드! 누구 인생이 더 작살 나는 지 한 번 해봅시다!”
호기롭게 외칠 때였다. 내 키보다 높은 옥수숫대가 흔들렸다.
나와 그녀의 고개가 동시에 옥수수밭으로 향했다. 지금은 바람이 전혀 불지 않았다. 움직이는 무언가가 옥수수밭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