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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96 - 696. 뱅가드 ? 외계침공 (476/2,000)

〈 696화 〉 696. 뱅가드 - 외계침공

696. 뱅가드 ? 외계침공

“나이트 메어. 긴말 하지 않겠다. 나와 계약을 하자.”

“크크. 봉인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내 힘이 필요한 것이냐? 뭐, 좋다. 한 번 들어는 주지. 지껄여 봐라.”

말투가 좀 많이 시건방지다. 마음 같아선 당장 죽여버리고 싶으나, 지금 내겐 나이트 메이어의 힘이 필요하다.

“널 거기서 풀어주지.”

“좋은 생각이군. 빨리 풀어라.”

“대신 네가 해줘야 할 일이 있다. 저기 있는 브락타시아인들을 죽이고 나를 도와라.”

“날 노예처럼 부리시겠다? 꿈도 크시군.”

나이트 메어가 나를 비웃었다. 나는 검 손잡이를 꽉 쥐었다가 힘을 뺐다.

“저들의 영혼을 먹어도 상관없다. 그게 싫다면 죽을 때까지 갇혀 있던가.”

이게 내가 나이트 메어에게 양보할 수 있는 최대치였다. 나이트 메어도 그걸 아는지 잠깐 침묵한 뒤에 말했다.

“브락타시아인은 인간보다 영혼의 질은 별로지만… 맛은 아예 없는 건 아니지. 계약을 받아들이지. 단, 이건 확실히 해야겠지. 언제까지 내가 널 도와야 하지?”

기간은 딱히 생각하지 않았었다. 나는 대충 내뱉었다.

“10년. 10년 동안 나를 도와라. 인간과 달리 수명이 없는 너한테 10년은 긴 세월이 아닐 거다.”

“크크. 나이트 메어에 대해 잘 아는군. 나의 이름은 탈리바르다!”

“성유진이다.”

내가 이름을 말하는 순간, 놈에게서 내게 무언가가 흘러들어왔다. 나는 신체 능력이 더 강해진 걸 깨달았다.

“성유진! 네놈과 나의 계약은 이로써 체결되었다! 어서 나를 이 좁은 곳에서 꺼내라!”

덜그덕덜그덕.

탈리바르가 날뛰며 새장이 흔들린다.

새장의 문을 열었다. 검은 연기가 새장에서 빠져나와 하늘로 솟구쳤다.

“크하하하하! 크하하하하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하늘을 날던 탈리바르는 브락타시아인들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 놈이 지나갈 때마다 브락타시아인들이 픽픽 죽어갔다. 탈리바르는 그들의 영혼을 빼앗아 먹으며 점점 본래의 힘을 되찾기 시작했다.

“자르자자르라가가각!

”달라가가가드!“

브락타시아 병사들은 공포에 떨며 괴성을 내질렀다. 훈련받은 그들은 두려워하면서도 탈리바르를 향해 레이저와 미사일로 공격했다. 로봇까지 움직였으나 탈리바르에게 상처하나 입힐 수 없었다. 평범한 물리 공격으로는 나이트 메어에게 피해를 입힐 수 없기 때문이다.

”영혼! 너희의 영혼을 내놔라!“

탈리바르가 영혼을 흡수해 강해질수록, 나 또한 신체 능력이 올라가는 걸 느꼈다. 탈리바르와 한 계약 때문이다.

‘탈리바르는 잘해주고 있어.’

나는 혼란을 틈타 인기척을 숨기며 군사 기지 안으로 침입했다. 보이는 놈들을 모조리 암살해가며 중심부에 있는 워프 코어에 닿았다.

‘이걸로 두 개째. 나머지 하나가 남았군.’

파캉!

워프 코어를 박살 내고 밖으로 탈출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워프가 심하게 불안정했다. 지구를 침공하던 브락타시아의 함대가 불안정한 워프에 휘말려 박살 난다. 워프의 크기가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었다.

‘이걸로 남은 건 이제 워프 코어 하나군.’

위치는 알고 있었다. 저 하늘에 떠 있는 도시 크기의 거대 우주 함선. 저 함선의 중심에 워프 코어가 있다.

‘직접 함선으로 쳐들어가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없지. 해킹을 써서 함선 자체를 자폭시킨다.’

해킹 시간이 짧으면 계획이 실패할 수도 있었다. 부디 저 함선을 5초 이상 해킹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해킹의 남은 쿨타임은 2시간 정도군. …음?’

하늘의 불안정한 워프를 통해 무언가가 함선 쪽으로 날아갔다. 두 눈을 좁히고 자세히 보니 지구의 히어로들이다. 브락타시아가 주춤하는 틈을 타서 역으로 이곳에 쳐들어온 것이다.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어쩌면 내가 나설 필요도 없겠어.’

나는 왕성을 향해 움직였다. 나의 활약을 영상으로 남겨야 한다. 많은 영상이 있을수록 편집하기 편해지고, 나는 히어로보다 더 뛰어난 영웅이 될 수 있다.

???

콰아아앙! 쾅! 콰카카캉!

하늘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지구의 히어로들이 브락타시아의 거대 우주 함선을 파괴한 것이다. 원작대로 외계인은 지구 침공에 실패했다.

히어로들은 워프가 닫히기 전에 지구로 귀환했다. 그러나 히어로 중 한 명, 클라우드는 지구로 돌아가지 않고 브락타시아 왕성으로 떨어졌다.

”S! 어딨어?! 어딨냐고!!“

클라우드가 날뛰며 브락타시아인들을 공격했다. 나를 찾는 것이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클라우드의 앞으로 나섰다.

”클라우드. 저 여기 있습니다.“

”유진! 무사했구나!“

그녀는 내 앞으로 총알처럼 날아왔다. 그녀가 내 몸의 여기저기를 살펴봤다. 다친 곳이 없는 걸 확인한 그녀가 내 몸을 끌어안았다.

”그 아줌마의 말대로 다친 곳은 없는 모양이네.“

”도로시가 뭐라 말했습니까?“

”마법으로 네가 무사하다고 알려줬어.“

”근데 돌아갈 방법은 어떻게 하고 여기에 남으셨습니까?“

”뭐, 방법이 있지 않겠어? 여차하면 그 아줌마가 도와주겠지.“

”대책 없으시군요.“

피식 웃으며 그녀를 강하게 안았다. 클라우드가 키스를 맞춰왔다. 나는 피하지 않았다.

???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24시간 후 자동으로 현실로 돌아갑니다.]

[엔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녹색의 별 지구를 침범하려 해’의 퀘스트 보상이 주어집니다.]

퀘스트가 끝났다.

나는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

‘그나마 이번엔 24시간이란 여유 시간이 있군.’

내가 해야 할 뒤처리는 많았다. 하지만 이 세계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하루밖에 없는데 뒤처리에 시간을 내고 싶지 않았다.

나는 클라우드와 레이시와 데리고 워프 게이트를 열어 지구로 향했다.

‘브락타시아로 갈 방법은 이미 있어. 마법 주머니에 간이용 워프 게이트를 가지고 가면 되니까.’

브락타시아는 걱정되지 않았다.

이번 침공에 패배하고 큰 타격을 입은 브락타시아는 몇십 년이 지나서야 겨우 이번 피해를 복구할 것이니까.

‘이참에 브락타시아 왕자를 꼭두각시로 삼아 브락타시아 행성을 뒤에서 지배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도로시의 도움을 받아 브락타시아의 왕자, 쿠쿠카락에게 목줄만 제대로 채운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빨리! 빨리 지구로!“

”지구가 왜 그렇게 그리웠어?“

”무슨 꿍꿍이야?“

클라우드와 레이시가 이상하다는 눈길로 날 쳐다봤다. 나는 설명 대신 그녀들을 재촉했다. 설명하기엔 시간이 너무 아깝다.

지구에 도착한 나는 제나, 도로시까지 불러 근처에 호텔에 데리고 갔다. 한자리에 모이게 된 여성들은 제각각의 반응을 보였다.

제나는 우울한 표정으로 한숨을, 도로시는 여유롭게 웃었고, 클라우드는 분노를, 레이시는 짜증을 담아 혀를 찼다.

내 목적은 그녀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5P 섹스였다.

”야. 네가 아무리 그래도… 흐익?!“

클라우드가 내게 뭐라 말하려 했으나, 나는 그녀들 한 명, 한 명을 설득할 정도로 시간적 여유가 많은 게 아니었기에 보지의 소리를 사용했다.

”보지들아. 젖어라! 발정해라! 내 자지를 갈구해라!“

-응. 자지 갖고 싶어!

-아앙!

-섹스!

-자지!

그녀들은 몸을 가늘게 떨며 허리를 살짝 숙였다. 4명의 미녀가 열기를 띤 눈동자로 날 쳐다본다. 나는 하의를 벗고 그녀들에게 달려들었다.

???

[유희를 종료합니다.]

[경험치 정산을 시작합니다.]

현실로 돌아온 나는 한동안 멍하니 거실 바닥에 누워있었다. 그녀들의 냄새와 감촉이 아른거린다.

‘앞으로 다시는… 아니지. 영원히 못 보는 건 아니군.’

유희 리셋권을 얻을 수도 있고, 세계관을 공유하는 다른 세계에 들어가 그녀들을 다시 따먹을 수 있다. 어쩌면 그 세계관도 이 세계관처럼 이어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성유진

레벨: 72

근력: 80 체력: 80 민첩: 75 지능: 70 정력: 80 마나: 80]

[사용 가능 포인트: 2,357]

지금 내가 가진 능력치와 포인트다. 페널티가 있는 [뱅가드] 세계관에 제법 있어서 그런지 포인트가 좀 쌓였다.

‘이번 포인트는 해킹에 투자하자.’

해킹 스킬은 현대나 미래 배경의 세계에서 사기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걸 이번에 새삼스레 깨달았다.

[해킹 Lv.20

전자 기기를 해킹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전자 기기일수록 해킹 유지 시간이 줄어듭니다. 해킹하려는 전자 기기가 최대 4,000M 내에 있어야 합니다. 복수의 전자기기를 해킹할 수 있습니다. 단, 해킹 유지 시간이 크게 줄어듭니다.

쿨타임: 3시간]

레벨 10이었던 해킹을 레벨 20까지 올렸다. 포인트는 2,000. 생각보다 적게 들었는데 효과는 그리 강해진 느낌이 아니었다. 또 해킹 스킬의 끝이 어디일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레벨 100까지 올릴 수 있는 거 아니야?’

아무튼 레벨이 올랐으니 이전보다 쓸모 있는 건 확실하리라.

‘퀘스트 보상으로 받은 랜덤 스킬권은… 엔딩부터 확인해본 후에 사용하자.’

나는 유희 생활 어플의 엔딩 목록을 확인했다.

[뱅가드]는 12번째 엔딩이었다.

엔딩을 확인해봤다.

지구로 돌아와 5P 섹스를 한 나는 다시 워프 게이트로 브락타시아로 돌아가 뒷정리를 했다. 인류 배반자들과 결의했던 대로 우리는 지구로 귀환해 우리가 활약한 영상을 퍼트리며 지구의 영웅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마찰이 있었지만, 결국 이기건 우리였다. 우리에겐 권력과 돈이 따르고 있었으며, 영상을 본 사람들은 모두 우리를 지지했으니까.

우리는 천천히, 그러면서도 탄탄한 권력과 돈을 쌓았다. 명분과 브락타시아의 기술이 있기에 가능했다.

‘브락타시아 왕자는 결국 우리의 꼭두각시가 되었군.’

5년이 지났을 때, 나는 요원이 아니라 정치가로서 활동했다. 풍부한 자금과 만들어 두었던 인맥이 큰 도움이 되었다. 여자 관계가 안 좋아서 논란이 되긴 했으나, 이미 확고한 입지를 가진 내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는 보지를 지배하는 남자였다.

‘보지의 소리라는 사기적인 능력을 가졌으니 여자를 꼬시는 건 일도 아니지.’

다시 십 년이 지났을 때. 나는 정치가로서 은퇴하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브락타시아의 기술을 이용해 돈을 긁어모으며 매일 여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무력도 손에 넣었다. 나이트 메어인 탈리바르와의 계약을 계속 이어간 것이다. 어지간한 히어로는 내 상대도 되지 않았다. 다만 계약의 대가로 매월 100명 이상의 인간의 영혼을 탈리바르에게 줘야 했다. 미국의 뒷지배자인 내겐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법을 바꿔서 1,000명이 넘는 아내들을 두었지.’

공개적으로 알려지고 결혼한 여자만 1,000명이다. 실제로 알려지지 않은 여자까지 합하면 10만 명이 넘는다.

나의 끝은 자연사였다.

발전한 마법과 기술로 300년까지 살다가 죽은 것이다.

‘그럭저럭 좋은 인생을 보냈군.’

엔딩을 확인한 나는 랜덤 스킬권을 꺼냈다.

[랜덤 스킬권.

랜덤으로 스킬을 하나 획득합니다.

가격 : -

※주의

오직 하나의 스킬만 얻을 수 있습니다.]

가격이 적혀 있지 않은 건 상점에서 구입할 수 없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랜덤 스킬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여기서 고민할 이유가 있나? 당연히 사용한다.

스마트폰 화면에 잠깐 빛이 뿜어져 나왔다가 사라졌다.

[랜덤 스킬권을 사용했습니다.]

[스킬, 천심을 획득합니다.]

[천심(天心) Lv.1

1분 동안 신체 능력이 상승하며, 상태 이상 면역 상태가 됩니다.

쿨타임: 24 시간]

”…….“

나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스킬을 확인했다.

이건 꽝이었다. 그렇게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쿨타임은 또 왜 이렇게 길어.’

나는 혀를 차며 유희 생활 어플을 껐다. 차라리 [보지의 소리]같은 스킬이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기대했던 만큼 실망이 커서 그런지 오늘은 더 이상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승희의 문자가 오기 전까지는.

하승희 ? 벌써 3일이 지났어요. 대체 언제 만나줄거에요?

맞다.

뱅가드에 정신이 팔려 잠깐 잊고 있었다. 하승희는 나와 새로운 게약을 맺고 싶어 했다. 그녀의 목적은 내가 가진 헤빌의 촉진제. 하승희는 촉진제를 위해 내게 보지를 바칠 준비가 끝나 있었다.

‘막상 따먹으려니 너무 쉽게 따먹는 것 같아서 시시하네.’

잠깐 고민한 끝에 하승희에게 문자를 보냈다.

나 ? 모레. 학교에서 보자. 단, 조건이 있어. 미니스커트를 입고 와. 그리고 속옷은 하나도 입지 말 것. 직접 확인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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