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0화 〉 700. 대학교
700. 대학교
“들어간다. 힘 빼.”
“흐읏, 하아아아앙!”
박수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눈앞에 보이는 광경이 믿을 수 없었다. 설마 그 도도하고 냉정한 하승희가 항문 성교를 하며 창녀보다 음탕한 표정을 지을 줄이야.
‘뭐, 뭐지….’
그는 당황했다. 성유진의 자지가 너무 쉽게 하승희의 항문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동정인 박수호도 항문 성교는 사전에 준비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거로 알고 있었다. 억지로 성유진처럼 커다란 물건을 넣는다면 항문이 찢어져 피가 철철 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허나 하승희는 항문이 찢어지기는커녕 황홀한 얼굴로 교성을 내지르며 즐기고 있었다.
‘승희는 처녀였는데….’
그는 하승희의 처녀막이 찢어지는 순간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지금은 하얀 정액에 떠밀려 피가 보이지 않지만, 그때는 자신의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서, 설마….’
하승희는 보지만 처녀일뿐. 실제로는 훨씬 이전에 성유진과 관계를 가졌던게 아닐까? 그게 아니면 말이 되지 않는다. 당장 하승희가 보이는 태도도 성경험이 없는 처녀라 하기엔 너무 음탕하다.
“하아아앙! 좀 더, 좀 더 찔러줘요! 앙!”
“역시 네 몸은 진짜 맛있어.”
성유진은 거칠게 하승희의 머리채를 잡고 허리를 흔들었다. 마치 강간하는 것처럼 억지로 범하는 것 같다. 그러나 하승희의 쾌락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보면 결코 강간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앙! 아아앙! 앙!”
성유진이 박을 때마다 하승희가 교성을 질렀다.
박수호는 다시 발기한 자신의 성기를 손으로 잡아 흔들었다. 평소 도도한 재벌 3세가 천박하게 울부짖는 모습에 흥분을 참을 수 없었다.
‘크윽. 큭….’
눈물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가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에게 박혀서 좋아하고 있다. 속이 울렁거린다. 기분 나쁘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흥분되는 자신이 있었다.
“앙! 아앙! 이 자세 너무 힘들어요…! 으흣!”
“힘들기는 잘 버티는데.”
성유진이 하승희의 한쪽 다리를 들고 자지를 박았다. 성유진은 몇 분 마다 체위를 바꿔가며 섹스를 했다. 하승희도 처음이 아닌 듯 어려운 자세도 무리 없이 적응했다.
1시간이 지났다.
5번을 연달아 자위한 박수호는 그제야 주춤거리며 강의실에서 멀어졌다. 그는 벽에 묻은 하얀 액체들을 보고 깊은 자괴감을 느꼈다.
‘내,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벽을 임신시킬 것도 아닌데 같은 자리에서 정액만 쏟아부었다니. 그는 수치를 느끼며 조용히 건물 밖으로 향했다.
“흐긋! 갈 것 같아요…! 유진 선배…! 하아아아앙!”
그는 뒤에서 들리는 하승희의 목소리에 입술을 깨물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자신이 피해받은 건 없다. 하승희와는 고백했다가 차였을 뿐이지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다. 그러나 성유진은 용서할 수 없었다. 그는 성유진에게 배신감과 질투, 분노를 느끼며 자각하고 있었다.
‘승희와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고 했으면서…!’
승희와 특별한 사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건 일과 관련된 사이를 말하는 게 아니었나?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승희에게 손을 뻗고, 키스와 애널 섹스를 했다고 생각하니 머리 끝까지 화가 뻗쳤다.
‘차라리 처음부터 사귀는 사이라고 알려줬더라면…!’
이렇게까지 배신감을 느끼진 않았을 것이다.
마음 같아선 당장 뛰어가 성유진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싶었다.
허나 명분이 없었다. 하승희와 박수호는 아무 관계도 아니니까.
집으로 돌아온 박수호는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이불을 펴고 누웠다. 머릿속으로 하승희와 성유진의 섹스 장면이 자꾸 떠오른다.
‘자자. 잠이나 자자. 내일부터 다시 던전에 가서 돈을 벌어야 해. 이런 일에 신경 써봤자 나만 손해야. 자자.’
그러나 잠은 1시간이 지나고 2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하승희와 성유진과 잘 지낼 자신이 없었다.
???
다음날.
박수호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휘청이며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이상하게 집중이 잘 안 돼서 3번이나 죽을 뻔했다. 그중 한 번은 값비싼 비상용 포션까지 사용해야 했다. 포션 값을 벌려면 앞으로 며칠은 콩나물밥만 먹어야 할 것이다.
“어. 수호야.”
집 앞에 기다리고 있는 성유진을 본 박수호의 얼굴이 굳어졌다. 순간적으로 그에게 따먹히는 하승희의 얼굴과 몸이 떠올랐다. 배신감과 질투가 뒤섞여 분노가 되어 끓어오른다. 박수호는 이를 악물었다. 손이 움찔움찔 거린다. 분노가 등 뒤의 검을 뽑으라고 말한다.
“…유진이 형. 무슨 일이에요?”
“어제 봤을 때 네 안색이 안 좋아서 찾아왔지.”
“하. 절 비웃으러 온 거겠죠.”
분노가 섞인 박수호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랐다.
“수호야?”
저도 모르게 비아냥거린 박수호는 스스로도 깜짝 놀랐으나, 성유진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될 대로 되란 듯이 그에게 적의를 내보였다.
“형은 제게 말했죠. 승희와 사귀는 사이는 아니고 특별한 사이라고. 그 특별한 사이가 사귀는 사이 이상일 줄 몰랐네요. 제가 승희에게 고백한다고 말했을 때, 형은 속으로 절 비웃었겠죠. 절 가지고 노니 재밌었어요?”
쏟아내는 말들 사이사이에 날카로운 들어가 있었다. 분노를 견디다 못해 이를 가는 소리였다.
“수, 수호야. 가지고 논다니. 그럴 생각은 없었어. 나와 승희는 사귀는 사이가 아니야.”
“……어제 형과 승희가 강의실에서 뭘 했는지 알고 있어요. 소문낼 생각 없으니 내 눈앞에서 꺼져줘요.”
“……알았어. 지금은 일단 가볼게. 나중에 진정되면 연락줘. 그리고 이거.”
성유진이 노란색 액체가 담긴 유리병을 건넸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얼떨결에 받아든 그는 바닥에 내던지려고 하다가 참았다.
“이게 뭔지 모르겠지만 필요 없어요. 가지고 가세요.”
“저번에 던전에서 얻은 해주의 포션이야. 네 여동생이 지금 백택의 저주 때문에 고생하고 있잖아? 백택의 저주를 완전히 해주 하는 건 불가능해도 일시적으로 저주를 풀 수 있을 거야. 중화제로 몸이 약해진 네 여동생의 몸을 어느 정도 회복시킬 수 있을 거야. 사실 어제 주려고 했는데 깜빡했어. 미안하다, 수호야. 나중에 꼭 연락해줘.”
“…….”
성유진이 떠났다. 멍하니 포션을 보고 있던 박수호는 포션을 쥔 손을 높이 들어 올렸다.
“이따위 것…!”
그러나 부들부들 떨리는 손은 포션을 버리지 못했다. 여동생의 얼굴이 떠올랐다. 성유진의 말대로라면 여동생은 당분간 저주에 고통받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니까.
박수호는 눈을 감았다. 눈물이 뺨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는 자신의 분노가 사라지는 걸 느꼈다.
성유진과의 기억이 떠오른다. 가끔씩 밥을 사주고, 싸우는 법도 가르쳐 주며, 이렇게 자신의 여동생을 생각하며 해주의 포션까지 줬다. 백택의 저주를 일시적으로 해주할 수 있는 포션이라면 못해도 몇십억은 하는 물건일 텐데. 아무리 잘 나가는 헌터라도 이런 걸 쉽게 내줄 수 있을 리가 없다.
‘차라리 돌려주는 게…. 젠장.’
여동생 자꾸만 떠오른다.
박수호는 포션을 손에 쥐고 어두운 집 안으로 들어갔다.
???
나는 흐뭇한 얼굴로 스마트폰을 쳐다봤다. 그저께 찍은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세진 그룹의 손녀, 재벌 3세 하승희. 그녀가 강의실에 무릎 꿇고 내 발기한 귀두 끝에 입을 맞추는 영상이었다.
“계약이 지속 되는 한, 제 보지는 유진 선배의 소유물입니다.”
내 정복감을 채워주는 말이었다.
물론 이 영상은 몰래 찍었다. 하승희는 영상의 존재를 전혀 모른다. 자존심 높은 그녀가 기록을 남겨 둘리 없지 않은가.
계약을 갱신했다. 보지에 사정할 때마다 헤빌의 촉진제 2개를 주기로.
‘좀 비싼 보지이긴 한데…. 하승희의 보지에는 그 만큼의 가치가 있지.’
그리고 결국에는 내가 승리하게 될 것이다. 내 자지에 중독된 그녀는 계약이 끝나도 내게서 벗어나지 못할 테니까.
‘크크. 세진 그룹은 내 것이 되겠군.’
헤빌의 촉진제는 아직 2,000개 가까이 있다. 수량은 충분하다.
“계약이 지속 되는 한, 제 보지는 유진 선배의 소유물입니다.”
쪽.
차분한 얼굴로 내 귀두에 입을 맞추는 그녀의 모습은 청초하면서 아름다웠다. 몇 번을 돌려봐도 질리지 않는다.
부르르.
문자가 왔다.
보니까 박수호였다.
박수호 ? 형. 죄송해요. 어제는 제가 너무 감정적이었어요.
박수호의 연락이었다. 뭐, 그럴 거라 생각했다.
‘해주의 포션은 비싼 물건이니까.’
암시장에서 얻은 물건이다. 돈은 대충 30억 정도 들었다. 내가 이 정도로 투자하는 이유는 박수호의 여동생 때문이다. 박수호의 여동생을 순조롭게 따먹으려면 박수호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좋으니까.
‘저번에 여동생 사진을 봤지. 100억도 투자할 수 있는 미모였어.’
난 입술을 핥았다. 어떻게 따먹어야 맛있게 따먹었다고 할 수 있을까. 뇌가 일하기 시작했다.
나 ? 이해해. 나도 잘못한 게 있으니까. 오늘은 힘들고… 나중에 술이나 한잔 하자. 괜찮지?
박수호 ? 네. 형. 어제 일은 진짜 죄송해요.
‘박수호와의 관계는 이걸로 정리됐고….’
박수호는 은혜를 아는 놈이었다. 내가 그놈 앞에서 또 하승희를 따먹어도 뭐라 하지 못할 것이다.
‘…술자리에 하승희도 부를까? 불러서 또 박수호 앞에서 따먹는 거지. …괜찮은데.’
바닥에서 일어난 나는 컴퓨터 앞으로 걸어갔다. 실시간 검색 순위에 ‘경상도에 신종 몬스터 출현’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요새 신종 몬스터가 많이 나오는군.’
대충 신종 몬스터를 확인하고 신작 웹툰, 신작 소설, 신작 드라마와 영화 목록을 확인했다. 내 유희 생활 어플은 내가 본 창작물 속에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꼴리는 년들 많이 나오는 작품이 좋은데.’
가장 선호하는 것은 만화와 소설, 게임이다. 드라마와 영화에 비해 비정상적일 정도로 예쁜 여자가 많이 나온다.
신작 목록을 싹 훑어본 나는 컴퓨터를 끄고 유희생활 어플을 실행했다.
[아카데미의 구원자를 선택했습니다.]
[유희를 시작합니다.]
???
[아카데미의 구원자] 세계에 들어온 나는 어색함을 느꼈다. 성인이었던 몸이 작아지며 초등학생의 몸이 되었다. 어색함을 안 느끼면 오히려 이상하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적응되지. 상태창.’
『이름: 성유진
근력: D- 체력: D 민첩: D 내구: E+ 마나: C+
특성: 정령안(S)
스킬: 정령계약(A) 정령강령(B)
카르마: 선(善) 5』
현재 10살인 내 능력치였다. 성인 남성 정도는 맨몸으로 싸워도 이긴다. 등급 낮은 히어로의 경우엔 능력을 사용한다면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선 카르마 수치가 부족하군.’
이 동네의 미녀들을 따먹고 다닌 여파였다. 촉법소년이란 점을 이용해 대놓고 움직였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입은 다물었다. 영상으로 찍어 협박과 내 자지에 맛들려 타락하니 신고 자체를 안 하는 것이다.
‘선 카르마 수치는 10을 유지하기로 했는데….’
나는 선 카르마 수치를 올릴 방법을 고민했다. 평범하게 착한 일을 해서는 올라가지 않는다.
‘뭔가 방법이 없나? 악마를 쳐 죽이는 건 나쁘지 않은데…. 숨어 있는 악마를 찾는 것도 일이고. 내 힘으로 죽이기도 어렵고.’
나는 팔짱을 끼고 고민했다. 머리를 굴러봐도 당장 선 카르마를 올릴 방법은 떠오르지 않는다.
‘지금 시점에서 얻을 것도 없고. 자동 진행으로 시간이나 보낼까?’
“유진아. 뭐하니?”
성하리가 내게 물었다. 매끈한 검은 긴 머리와 모성이 넘치는 가슴. 올해 30대가 된 그녀는 20대 초반이라 해도 믿을 정도의 동안의 아름다운 미녀였다. 수수한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어도 그녀의 미모가 쇠하는 일은 없었다.
“숨 쉬고 있었어.”
“그래? 힘들면 오늘은 하지 말까?”
“아니야. 할 거야.”
거실 바닥에 앉아 있던 내가 몸을 일으키며 성하리에게 다가갔다. 성하리는 자연스럽게 날 품 안에 끌어안았다. 두 개의 커다란 모성이 뺨에 닿는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트레이닝복 지퍼를 내리고 셔츠 안에 손을 넣었다. 말랑하고 탄력적인 가슴을 손바닥으로 주물럭거렸다.
“하읏?! 유, 유진아. 가슴 만지는 건 나중에. 나중에 하자. 응?”
“싫어. 지금 만질래.”
“…….”
성하리가 곤란한 듯 날 쳐다봤지만, 결국 이기는 건 나였다.
그녀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눈꽃 모양처럼 생긴 팔각형의 장식품이었다. 어두운 파란색이었는데 각도에 따라 보석처럼도 보였다.
“입장.”
장식품에서 나온 푸른 빛이 우리를 휘감아 다른 공간으로 이동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