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13화 〉 713. 아카데미의 구원자
713. 아카데미의 구원자
작은 건물을 찾아 돌아다니던 우리는 드디어 지하로 가는 입구를 발견했다.
막상 입구를 발견하니 상당히 긴장되었다. 짐승의 아가리를 코앞에 두고 있는 기분이었다.
“들어가기 전에 미리 말해둘게.”
플로라가 입구를 가로막으며 우리를 돌아봤다.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표정과 목소리를 하고 있다.
“일단, 이 지하로에는 함정이 없어. 대신 기계 몬스터도 이 지하를 이용할 수 있어. 언제, 어디서든 습격당할 수 있다는 뜻이야.”
그녀의 말에 따르면 지하로의 크기는 이 던전에서 가장 크다고 한다.
“적과 마주치면 싸워야 해. 지하로에선 도망치는 것도 힘들고, 우린 공략대를 찾아야 한다는 목적도 있어.”
그녀는 우리에게 지하로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들을 쏟아냈다. 모두 이미 들어서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플로라가 이렇게 다시 설명하는 건 경각심을 깨워두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우리는 뛰어난 정찰 능력을 이용해 지나치게 편하게 행동했으니까.
“특히 너! 성추행 꼬맹이! 지하로에선 자중해! 신중하게 움직이라고! 어제처럼 행동했다간 진짜 주먹으로 때릴 거야!”
“나도 눈치 정도는 있어.”
내가 볼멘소리를 냈다. 어젯밤부터 반말해도 플로라는 발끈하지 않았다.
“아, 눈치가 엄청 좋아서 자고 있는 여자를 덮치는구나? 내가 너 지켜볼 거야.”
으르렁거리는 듯한 말에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지하로에선 조금 자제할 생각이긴 했다.
‘그래도 모카를 이용한 정찰 능력이 있으면 여유 정돈 부려도 되지.’
우리는 지하에 들어갔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꽤 깊었다.
지하로는 의외로 넓고 밝았다. 천장 높이만 해도 5M는 될 것 같고, 폭은 자동차 두 대가 동시에 지나가도 문제없을 정도다. 천장에는 주황색의 은은한 조명이 붙어 있어서 어둡지도 않았다.
다만, 바깥보다는 확실히 답답했다. 습기가 몸에 달라붙어 기분 나쁘고, 숨을 쉴 때마다 비릿한 쇠 냄새와 기름 냄새가 느껴진다.
“구경할 시간 없어. 우선 정찰부터 해.”
모두의 시선이 내게 향했다. 나는 모카를 소환해 앞으로 날려보냈다. 정령안이 발동하며 내 눈동자가 황금색으로 변한다. 시야 공유를 이용해 모카가 보는 것을 나 또한 봤다.
“플로라 누나. 앞에 갈림길이 있는데?”
“오른쪽으로 가봐.”
“기계 몬스터가 있어.”
“생김새는?”
“어…. 바위처럼 생겼어.”
“그놈은 방어력이 뛰어나지만, 움직임이 둔한 편이고 공격 수단도 한정적이야. 우리에겐 배리어가 있으니 상대하긴 어렵지 않아. 안쪽을 더 정찰해.”
나는 뭔가가 보이면 바로 입으로 말했다. 정보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었기에 귀찮아도 사소한 것 하나 대충 넘기지 않고 말했다.
“이번엔 다섯 갈래 길이 나왔어. 어디로 가야 해?”
“…….”
“플로라 누나?”
“시끄러워. 나도 정확한 길은 몰라. 하나, 하나 확인하고 움직일 수밖에 없어. 처음 갈림길로 천둥부엉이를 불러. 왼쪽 길도 확인해봐야겠어.”
“나보고 전부 확인하라고?”
내가 눈살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어쩔 수 없다는 건 안다. 내 정찰 능력에 일행의 목숨이 달린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나 혼자서 정찰을 수행하기엔 이 지하로가 너무 넓었다. 일행중에서 가장 약한 것도 나다.
“네가 해야 해. 너밖에 없어.”
내게 가해지는 부담이 심하다는 걸 아는지, 플로라는 내 눈을 피하고 정면을 쳐다봤다.
“가슴 만지게 해줘. 그럼 열심히 할게.”
“이게 또!”
“억!”
플로라의 꿀밤이 내 정수리에 작렬했다. 다리를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나면서 한소희의 품에 안겼다. 이년이 설마 진짜 때릴 줄이야.
“플로라 씨! 왜 우리 유진이를 때리고 그래요?! 이거 아동학대예요!”
“…저 꼬맹이는 맞아도 돼. 너희는 너무 오냐오냐한다고.”
그래도 미안함은 느끼는지 플로라는 슬쩍 고개를 돌리며 변명하듯 말했다.
나는 이 일을 기억할 것이다.
『플로라의 호감도: 12』
???
핑!
천장에 붙어 있는 기계 거미가 쏜 독침이 배리어에 막혀 튕겨 나갔다. 한소희는 양팔로 자신의 몸을 끌어안고 소름 돋는다는 눈으로 천장의 기계 거미를 노려봤다. 사람 머리통 크기의 기계 거미는 한두 대가 아니었다. 무려 30대가 넘는 것들이 천장에 붙어 바글바글했다.
생긴 건 기계보단 진짜 살아 있는 거미처럼 생겼다. 저것들은 천장에서 우리에게 계속 독침을 날린다.
“기계 거미가 너무 많습니다. 배리어 밖으로 나가면 집중포화를 받을 게 분명합니다.”
레이피어를 쥔 사라는 곤란함에 발만 동동 굴렸다. 그녀는 1대1에 특화되어 있었다. 1대 다수가 되면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꼬맹이. 네가 해. 천둥부엉이의 힘을 사용하면 돼.”
“내가?”
“저 기계 거미들은 내구성이 약해. 천둥부엉이의 번개로 한 번에 쓸어버려.”
플로라가 내 어깨를 잡았다. 그녀의 손을 통해 따스한 기운이 내 안으로 들어온다. 마음이 든든해지는 느낌이었다.
『축복이 몸에 스며듭니다. 10분 동안 모든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나는 은근슬쩍 플로라의 엉덩이를 터치했다. 플로라가 곧바로 내 손을 쳐냈다.
“같잖은 짓 말고, 빨리 저것들이나 치워.”
내 성희롱에 익숙해진 것인지 이젠 당황하지도 않는다. 나는 빨갛게 달아오른 손을 문질렀다.
‘호감도 확인.’
『플로라의 호감도: 12』
호감도 변화는 없었다. 익숙해진다는 것의 무서운 점이었다.
“빨리해.”
플로라가 다시 날 재촉했다. 목소리에 짜증이 서린다.
“모카.”
실체화한 모카가 인정사정 보지 않고 번개를 내뿜었다. 시퍼런 번개가 천장을 휩쓸었다. 기계 거미가 바닥에 툭툭 떨어졌다. 거미들은 하나같이 다리를 오므린 채로 파지직 거리다가 펑 폭발했다.
배리어가 우리를 감싸고 있었기에 다치지는 않았다. 모카도 기계 거미들이 폭발하려는 낌새를 보이자마자 실체화를 풀어 무사했다.
“잘했어. 역시 정령사는 꿀 빠는 특성이라니까. 너 같은 꼬맹이도 일인분을 할 수 있게 해주니 얼마나 좋아.”
“플로라 누나. 난 천재 정령사야. 엄마도 할아버지도 내가 천재라고 말했어.”
“천재? 네가? 꼬맹아. 넌 천재가 아니야. 넌 그저 정령안을 타고났을 뿐이지.”
“타고났다는 걸 천재라고 말하는 거야.”
“…….”
할 말이 없어진 플로라는 얼굴을 구겼다. 이 세상에서 특성이란 곧 재능을 말한다.
『플로라의 호감도: 15』
호감도가 올랐다. 내 활약을 보고 어느 정도 내게 흥미가 생겼다는 뜻이다.
‘호감도가 낮아서 그런지 쉽게 오르고, 쉽게 내려가는군.’
물론 호감도가 너무 낮아지면 쉽게 오르지도 않을 테지만.
???
지하로를 탐색하던 우리는 시간이 되면 휴식을 취하고 잠도 잤다. 긴박한 상황일수록 제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사람의 수가 적은 우리는 무리한 일은 최대한 피했다.
지금 밸런스가 딱 좋다. 나는 정찰, 사라는 전투, 플로라는 전투보조, 한소희는 방어 전담. 여기서 한 사람이라도 중상을 입거나 죽는다면 지하로 탐색은 불가능해질 것이다.
‘행동할 시간이군.’
벽에 기대어 잠을 자던 내가 몸을 일으켰다. 불침번을 서고 있던 사라가 나를 쳐다봤다. 나는 검지를 세워 입가에 가져갔다. 조용하라는 제스처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여 대답했다.
자고 있는 플로라에게 다가갔다. 그녀도 벽에 등을 기대고 자고 있다. 불침번을 믿는 것인지, 내상의 영향인지 무방비했다. 가죽 드레스 원피스를 위로 올렸다.
플로라는 놀랍게도 팬티를 입고 있지 않았다. 정리된 역삼각형 붉은색 음모와 분홍색의 두툼한 소음순이 그대로 드러났다.
‘며칠 동안 갈아입지 못하고 입었던 데다가, 애액이 묻어서 좀 더러운 팬티이긴 했지.’
그녀의 보지에 얼굴을 좀 더 가까이 가져다 댔다.
어제만 해도 소음순에 애액 가루들이 붙어 있었는데, 지금은 눈 씻고 찾아봐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냄새도 마찬가지다. 어쩔 수 없는 미약한 냄새를 제외하면 정말 깨끗했다.
‘아까 내가 준 물과 비누로 몸을 씻어서 그렇지. 씻는 장면을 직접 확인한 건 아니지만 보지도 빡빡 씻었겠지.’
더러운 보지를 보여주고 그녀가 얼마나 부끄러워했을지 상상이 되어 입가에 웃음이 그려졌다.
‘이 정도면 한 번 빨아줄까.’
보지의 윗부분, 포피에 감싸인 클리토리스에 잠에 빠진 백설공주에게 키스하는 왕자처럼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움찔.
플로라의 몸이 반응했다. 그녀가 벌떡 일어나서 날 밀쳐 내는 게 아닌가 싶었으나, 다행히도 움찔거린 게 전부였다.
나는 보지에 입술을 비볐다. 그녀에게 꿀밤을 맞고, 한 소리 듣는 건 이미 각오했다. 플로라가 할 수 있는 건 그게 전부다. 날 죽이지 못한다.
내 입술에 포피가 벗겨지고 딱딱한 클리토리스가 느껴졌다. 클리토리스는 평균 이상의 크기였다.
‘뭐지…. 왜 안 일어나지?’
어젯밤에는 보지를 만지자마자 일어났었다. 그러나 지금은 꿈틀거리지도 않는다.
‘……혹시 이미 일어나있나?’
플로라의 호감도를 확인했다.
『플로라의 호감도: 13』
『플로라의 호감도: 14』
『플로라의 호감도: 13』
『플로라의 호감도: 12』
『플로라의 호감도: 13』
호감도는 계속 변동하고 있었다. 플로라가 일어나있으면서도 자는 척하는 증거였고, 동시에 그녀가 생각이 많다는 증거였다. 어쩌면 쌓인 성욕 때문에 갈등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건 기회지.’
나는 더 적극적으로 그녀의 보지에 달라붙었다. 입을 벌려 보지를 삼키고 혀를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성감 고조를 당연히 사용했다.
“쪼옥. 쭙….”
일부러 소리 내며 그녀의 보지를 빨았다. 보지가 움찔거리며 팽창과 수축을 반복한다. 1분도 지나지 않아 하얀 보지액이 줄줄 나오기 시작했다. 플로라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애액이 울컥 튀어나와 내 얼굴을 더럽혔다.
『플로라의 호감도: 24』
절정을 느끼며 일시적으로 호감도가 치솟았다.
『플로라의 호감도: 19』
그러나 호감도는 다시 내려갔다.
나는 보지에서 입을 떼고 플로라의 얼굴을 쳐다봤다. 두 눈을 감고 필사적으로 잠든 척하고 있는데 얼굴이 붉다. 내게 보지가 빨려 오르가즘을 느낀 사실이 부끄러워서라도 쉽게 눈을 뜨지 못할 것이다.
다시 플로라의 보지에 얼굴을 처박았다. 이번엔 손까지 사용해 그녀의 보지를 만지며 애무했다.
플로라는 40분 동안 7번이 넘게 절정했다. 질구는 애처로울 정도로 벌렁거렸다.
“저, 유진 님. 슬슬 교대시간입니다?”
사라가 다가와 말했다.
“어? 다음 차례가 누군데?”
그녀의 시선이 향한 곳은 플로라였다. 나는 그제야 플로라의 사타구니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플로라의 어깨를 잡아 강하게 흔들었다.
“플로라 누나. 일어나. 불침번 교대해야지.”
“으, 으으….”
플로라가 신음을 흘리며 억지로 일어나는 척 연기했다. 그녀는 애액 범벅인 내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가, 한 박자 늦게 나를 밀쳤다.
“너, 너 또 내가 자는 사이에…!”
“에이. 누나도 좋았으면서.”
“누가 좋았다고! 당장 비켜!”
한바탕 소란이 일었지만, 불침번 교대는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저, 유진 님. 제 보지는 언제든지 사용하셔도 됩니다.”
내가 뭐라 하기도 전에 사라가 알몸이 되어 다리를 벌렸다. 보지는 잔뜩 흥분해서 애액을 흘리고 있다. 나는 자지를 한 손으로 잡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하앗, 앙! 유진 님의 자지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하응!”
플로라의 시선을 등으로 느끼면서 허리를 흔들었다.
???
공략대의 흔적을 발견했다.
부서진 기계 몬스터의 잔해가 지하로 여기저기에 널려 있었다. 기계 몬스터는 저들끼리 싸우지 않으니 공략대의 짓이다. 공략대는 이곳에서 전투를 벌이고 지나친 것이다.
사라와 플로라는 전투 흔적을 유심히 지켜봤다.
“…아무리 봐도 모르겠습니다. 생물의 시체였다면 전투가 벌어진 시간을 추정 가능했을 텐데….”
“맞아. 기계 몬스터의 짜증 나는 점이지. 그래도 상태를 보면 누구에게 당했는지는 알 수 있어. 창에 찢겨 나갔고, 몸체의 안쪽은 약간 탔어. 성하리가 이놈들을 박살 낸 거야. 그리고 우리랑 마주치지 않았으니 앞쪽에 있겠지.”
“감감무소식이다가 이런 흔적이라도 발견하니 힘이 나는군요.”
나는 모카를 시켜 정면으로 정찰을 보냈다. 시야 공유로 여기저기 널려 있는 기계 몬스터의 잔해를 확인했다. 그러나 공략대는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