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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48 - 748. 아카데미의 구원자 (528/2,000)

〈 748화 〉 748. 아카데미의 구원자

748. 아카데미의 구원자

“6조. 너희에 대해선 들었다. 너희 조원인 유승준이 자퇴했다지? 둘이서 던전을 공략하기엔 힘들 것 같군. 포기하겠나?”

기필우.

던전 실습 담당 교사가 나와 신정미의 앞으로 다가와 물었다. 그는 건장한 체격에 검은색 짧은 머리카락의 남자였다.

“괜찮습니다. 저희 둘이서 할 수 있습니다.”

“네. 둘이서 준비해왔습니다.”

나와 신정미가 자신감 있게 말했다. 애초부터 우리는 둘이서 던전 실습을 준비했다. 유승준이 없는 편이 더 낫다. 놈이 있었다면 필시 우리의 발목을 잡았겠지.

“…포기해도 상관없다. 한 명을 자퇴한 이상 너희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 성적의 경우, 이후에 너희만 따로 실습을 볼 생각이다. 물론 연습 시간도 줄 것이다.”

“배려 감사합니다만, 저희는 정말 괜찮습니다. 다른 조와 같이 실습을 보게 해주십시오. 성적이 좋지 않게 나와도 불평하지 않겠습니다.”

“네. 유진의 말대로입니다.”

기필우가 나와 신정미를 번갈아 쳐다봤다. 그는 곧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 있나 보군…. 알겠다. 실습하겠다. 단, 6조. 너희는 마지막에 한다.”

기필우의 마지막 배려였다. 순서가 바뀌었으나 다른 학생들의 불만은 없었다. 우리는 다른 조와 달리 셋이 아닌 둘이서 실습을 해야 했으니까.

“…정말 우리 둘이서 해낼 수 있을까?”

신정미가 안경을 매만지며 말했다. 기필우에게 대답하던 것과 달리 목소리에는 약간의 불안감이 서려 있었다. 나는 씨익 웃었다. 내게만 보여주는 약한 모습. 즉, 그녀는 나를 신뢰하고 있다.

“날 믿어. 우린 열심히 해왔어. 우리라면 할 수 있어.”

내 손이 움직였다. 옆에 앉은 신정미의 허벅지 사이로 조용히 파고든다. 허벅지의 따뜻함과 부드러움이 손바닥을 통해 느껴진다.

깜짝 놀란 신정미가 목소리를 낮추며 날 타박했다.

“자, 잠깐! 여기서 이러지 마! 다른 사람이 보면 어쩌려고 그래?!”

“괜찮아. 모두 모니터를 보느라 여길 신경 쓰는 사람은 없어.”

“이러지 마. 몇십 분 뒤엔 우리 차례라고?”

“마지막이니 1~2시간 정도 여유는 있어. 좀 긴장돼서 그래. 그리고 책상에 가려져서 잘 모를 거야.”

“아, 진짜….”

신정미는 주위 눈치를 살피며 슬쩍 다리를 벌렸다. 내 손은 그녀의 팬티 안쪽까지 침입했다. 신정미의 손도 가만히 있지 않고 내 사타구니를 만졌다.

보지를 만지니 기분이 점점 좋아진다.

‘두각을 드러내는 건 역시 김천우와 최다연이군.’

각각 입학 순위 2위와 4위답게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들의 스타일은 좀 달랐다.

김천우의 경우 앞장 서서 대검을 휘두르며 던전을 공략해나갔다. 특별한 공략법이 아닌 정공법으로 던전을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그 정공법으로 최상위에 들 정도로 뛰어난 던전 공략을 보여준다.

최다연은 반대였다. 김천우처럼 앞으로 나서지 않고 뒤에서 우아하게 움직였다. 다른 2명이 고생하고, 그녀는 뒤에서 화살로 원호한다.

‘성적은 최다연이 더 높겠어. 공략 자체가 던전에 맞춰진 공략이니까.’

나는 화면을 지켜보면서 느긋하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손가락이 신정미의 보지 속으로 푸욱 들어갔다. 질벽이 꾸물거리며 음액을 분비한다.

“읏…. 하윽…. 후응….”

신정미는 주위의 눈치를 보며 필사적으로 신음을 억눌렀다.

“답답해 보이네. 잠깐 밖에 나갔다 올까?”

“…우리 차례가 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으니… 그게 좋을 것 같아. 으읏….”

신정미의 사타구니에서 손가락을 뺐다. 끈적한 애액이 잔뜩 묻어 있었다.

나와 신정미는 밖으로 나갔다. 복도 끝, 사람이 오지 않는 창고실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들어가자마자 서로에게 달라붙었다. 알몸이 되어 섹스하기까지 1분도 걸리지 않았다.

???

김천우는 화면 속의 성유진과 신정미를 지켜봤다. 그들은 3명인 다른 조와 다르게 2명이었다. 그러나 김천우는 그들이 실패할 거라고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천우. 저 녀석이 지금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아나?”

마진배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김천우에게 물었다. 김천우는 살짝 의아함을 느꼈다. 그가 볼 때 마진배는 지나칠 정도로 성유진을 경계하고 있었다. 평소에 타인에게 별 관심 없는 마진배의 성격을 생각하면 드물고 놀라운 일이었다.

“나도 잘 모르겠어. 입학 순위는 내가 더 높지만…. 진짜 실력은 성유진이 더 위야.”

“만약. 너와 저 녀석이 싸운다면? 이길 수 있나?”

“아니. 내가 질 거야.”

“…….”

화면 속에서 성유진이 정령을 소환했다. 그리고 성유진의 두 눈이 황금빛으로 변했다.

천둥부엉이.

번개의 하급 정령. 그러나 번개의 하급 정령이라 하기엔 천둥부엉이에게서 느껴지는 위압감이 남달랐다.

천둥부엉이는 던전을 날아다녔다. 매캐한 연기가 가득한 화산지대 던전이었는데, 천둥부엉이는 연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았다.

성유진과 신정미는 던전의 출구 방향으로 전진했다. 몬스터가 나타나면 뛰어난 연계플레이를 보이며 대처했다.

김천우는 놀랐다. 성유진의 실력은 알고 있었지만, 신정미가 보여주는 창술은 상위권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뛰어났기 때문이다.

“…둘이서 10분 만에 끝내버렸군.”

“천둥부엉이가 1인분 이상의 역할을 했어.”

“숨이 거칠어진 신정미와 다르게 저놈은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군. 아마 저것도 본 실력이 아니겠지. 실력을 숨기고 우리를 기만하는 건가.”

“글쎄. 성유진이 실력을 숨기는 건…. 아마 다른 이유가 있을 거야.”

김천우는 이전에 성유진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아카데미 내에는 유승준 말고도 마인이 숨어 있다. 성유진은 그 마인들을 경계하며 실력을 숨기는 것이리라.

???

“오오오….”

주위 학생들은 성유진과 신정미의 던전 공략을 보며 연신 감탄사를 터트렸다.

‘역시 수준이 달라.’

최다연은 팔짱을 끼고 성유진을 지켜봤다. 성유진의 실력은 남달랐다. 정령을 부리는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갑작스러운 변수에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한다. 아카데미 학생이 아니라 현역으로 활동하는 히어로 같았다.

‘그런데 저 여자…. 아까부터 성유진과 너무 가까이 붙는 것 같은데….’

최다연은 신정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특히 성유진과 손발이 척척 맞을 때마다 이유 모를 짜증이 났다.

‘천한 년이….’

그녀의 옆에 앉은 이강후는 최다연의 불편한 심기를 알아차렸다. 허나 그 원인을 몰라 눈치만 살살 살폈다.

‘아가씨의 심기가 좋지 않으시다…. 성유진 때문이 확실한데… 성유진은 내가 함부로 건들 수 없는 인물…. 빌어먹을…. 나는 어떻게 해야….’

???

강지영은 학장실로 쳐들어온 두 사람, 성하리와 최정화를 보며 관자놀이를 꾹 눌렀다.

“…갑자기 무슨 일로 쳐들어온 거지?”

“모르는 척 하지 마. 다 알고 왔으니까. 아니면 우리 그룹의 정보력을 무시하는 거니?”

소파에 앉은 최정화가 다리를 꼬며 말했다. 그녀는 몸에 쫙 달라붙는 푸른 원피스를 입었다. 본인은 우아하고 기품있는 옷차림이라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강지영이 보기엔 나잇값 못하는 아줌마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1학년 1반…. 유진이랑 같은 반인 아이가 자퇴했다고 들었어.”

최정화의 맞은편에 앉은 성하리가 말했다. 이쪽의 복장도 평범하진 않았다. 가슴골이 파인 옷을 입고 있다. 누가 봐도 학부모답지 않은 옷이었다.

“그래. 유승준이라는 학생이 자퇴했다. 그런데? 그게 너희들과 무슨 상관이지?”

“어머. 우린 학부모회야. 아카데미 학생이 갑자기 자퇴한 것에 의문을 느끼고 찾아온 거야. 사실 여기 오기 전에 따로 유승준이란 아이랑 만나려고 했거든? 그런데 어디에 있는지 도저히 못 찼겠더라고.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강지영 학장.”

“개인적인 사정으로 아카데미를 자퇴하는 학생은 꾸준히 있다. 이상한 일은 아니다.”

강지영이 딱 잘라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했고 눈동자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성하리는 가만히 강지영을 지켜보다가 물었다.

“유승준. 그 아이, 일본 출신이라고 하던데. 마도정과 관계있는 거야?”

“모른다. 유승준의 자퇴는 이미 끝난 일이다. 너희들이 개입할 일이 아니다.”

“…아무 문제 없는 거 맞지?”

“아무 문제 없다.”

“알았어. 믿을게.”

확고한 대답에 성하리가 깔끔하게 물러났다. 그에 당황한 것은 최정화였다.

“성하리! 이야기가 다르잖아! 강지영을 더 압박해야지!”

“너 머리 좀 쓰지그래? 지영이가 겨우 이런 일로 압박받을 리 없잖아.”

“지금 나보고 머리를 쓰라고 했니? 네가? 지금 나한테?”

“최정화. 넌 똑똑한 척하면서도 은근히 멍청하더라. 안 되는 건 일찍 포기하는 게 맞아.”

“이 망할 년이…!”

최정화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의 몸이 분노로 부들부들 떨렸다.

“뭐.”

성하리가 조용히 노려봤다. 최정화는 분노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고 다시 오만하게 소파에 앉았다.

“흐음. 사실 그 애 따윈 아무래도 좋아. 내가 우려하는 건 이번 일로 내 딸, 다연이에게 피해가 가지 않느냐는 거지.”

“다른 누구에게도 피해가 가는 일은 없으니 안심해라. 찾아온 볼일이 끝났으면 돌아가라. 나는 너희들과 달리 해야 할 일이 많다.”

최정화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잡아 문질렀다. 이 기회에 학부모회의 영향력을 늘릴 생각이었는데 성하리 때문에 실패했다.

성하리가 최정화를 빤히 쳐다봤다. 최정화는 괜히 찔려서 슬그머니 자세를 풀었다.

“…뭐야.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뜸 들이지 말고 말해.”

“다음 달에 열리는 지하 경매에 참가하고 싶어. 초대장 가지고 있지?”

백령 지하 경매.

한국에서 단순히 지하 경매라고 불리는 불법 경매장이다. 한국에서 주기적으로 열리고 초대장이 없으면 참석할 수 없다.

“당연히 초대장은 있어. 경매장 측은 매년 우리 집으로 초대장을 보내오거든.”

“초대장은 1명을 추가로 데려갈 수 있잖아. 같이 가자.”

“하. 내가 미쳤다고 너랑 가니? 다른 사람이랑 이미 같이 가기로 약속했어. 넌 따로 초대장을 구해서 가.”

“정화야. 같이 가자. 어차피 그 1명도 네 호위잖아? 내가 더 확실하게 널 지켜줄 수 있어.”

“네 실력이 옛날 같지 않은 걸 모를 줄 알아? 신체 능력만 따지면 A급에 불과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던데.”

“내가 약해진 건 사실이야. 그래도 다른 A급 어중이떠중이들보단 내가 더 강해. 나, 성하리야. 못 믿어?”

최정화는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봤다. 성하리와 함께 가는 건 나쁘지 않았다. 위험한 지하 경매에서 성하리와 함께하는 건 큰 도움이 된다.

“알았어. 같이 가자. 대신 말해줘. 네가 지하 경매에 참석하려는 이유가 뭐야?”

“유진이에게 도움이 될 물건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해주와 관련된 물건이 나온다는 소문을 들었어. 어쩌면 내게 큰 도움이 될지도 몰라.”

“…경매장에서 사고 치지 마. 네가 사고치는 순간, 너와 난 남이야.”

“나도 옛날의 내가 아니야. 그럴 일 없으니 걱정 하지 마.”

성하리가 대답했다. 최정화는 영 믿음이 가지 않았다.

“하아. 개인적인 대화는 내가 없는 곳에서 하면 안 되겠나?”

강지영이 불만 담긴 어조로 말했다. 성하리와 최정화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테이블 위의 커피로 손을 뻗었다.

???

나는 스마트폰으로 이번 던전 실습 평가를 확인했다.

A+.

가장 높은 평가였다.

신정미의 경우 A 였고, 김천우와 최다연은 나와 같은 A+ 평가를 받았다.

스마트폰을 스윽 훑으며 앞으로의 일정을 확인했다. 아카데미 내의 특별한 일정은 없었다.

다만 별점이 좀 많이 쌓였고, 2학년 고은하가 내게 점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고은하는 노골적으로 내게 음담패설이 담긴 메시지를 보낸다. 여자에게 성희롱당하는 느낌은 묘했다.

‘다음 달에는 지하 경매가 열리고…. 경매 초대장을 구해야 하는데…. 음. 오늘은 여기까지 하기로 할까.’

[유희를 종료합니다.]

[경험치 정산을 시작합니다.]

[성하리의 인연 레벨은 7입니다.]

[인연 레벨 7 달성 보너스 포인트 18을 획득합니다.]

[이시은의 인연 레벨은 6입니다.]

[인연 레벨 6 달성 보너스 포인트 14를 획득합니다.]

[강지영의 인연 레벨은 3입니다.]

[류하나의 인연 레벨은 1입니다.]

[최다연의 인연 레벨은 3입니다.]

[…….]

[레벨이 상승합니다.]

[레벨이 상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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