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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64화 〉 764. 가인박명

764. 가인박명

“캬아악! 캭!”

여자는 내 팔을 이빨로 깨물려고 한다. 하지만 어림도 없었다. 나는 여자의 양팔을 한 손으로 잡고, 허벅지로 여자의 다리를 조인 뒤에 다른 한 손으로 옷을 잡아 뜯어냈다.

몸매는 제법 뛰어났다. 가슴은 B컵이고 탄력적이다. 피부가 어두운 잿빛인 만큼 유두도 색깔이 달랐다. 검푸른 색이었다. 허리는 잘록하다. 예쁜 곡선을 그리고 있다. 골반도 넓다.

가슴을 만졌다. 체온이 낮다는 걸 제외하면 내가 알고 있는 여자의 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심장박동이 느껴졌다. 좀비처럼 보였지만 좀비가 아니었다. 이 여자는 확실하게 살아 있다.

“캬아아아악! 캬아악!”

성감 고조를 사용하고 몇 번 가슴을 주무르자 검푸른 유두가 딱딱하게 발기한다. 몸은 제대로 반응하고 있으나, 여자의 얼굴은 흥분한 기색이 전혀 없다.

‘흐음. 보지는 어떤지 한 번 볼까.’

머리카락색과 같은 와인색 보지털이 빳빳하게 서 있었다. 내 손은 털 아래의 보지로 향했다.

“캬아아아아악!”

반항이 거세서 차분하게 보지를 만지기 힘들었다.

‘내겐 이럴 때 쓰기 좋은 기술, 점혈이 있지.’

점혈을 짚자 여자의 팔다리가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고개를 거칠게 흔들며 사납게 으르렁거리는 건 전혀 바뀌지 않았다.

“보지 확인 들어갑니다~.”

다리를 잡아 양옆으로 벌렸다.

보지의 형태는 평범했다. 형태만 평범했다. 보지의 색깔은 보라색, 잘 지은 흑미밥과 비슷한 색깔이었다. 음순은 평행하고 클리토리스도 적당한 크기다. 오줌 구멍, 자지 통로 전부 멀쩡했다. 색깔만 제외하고.

‘아쉽게도 처녀는 아니군.’

손가락으로 보지를 쑤셨다. 조임이 제법 뛰어났고, 성감 고조 덕분인지 보지는 빠르게 젖어갔다. 애액은 보라색이 아니라 투명했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나는 바지를 벗고 발기한 자지를 보라색 보지에 찔러 넣었다. 보지가 벌어진다. 조임은 괜찮았지만, 체온이 낮아서 조금 어색했다.

‘뱀파이어 형사 세계의 뱀파이어 보지 보다는 더 따뜻하군.’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자지가 보라색 음순 사이를 들락거리며 추잡한 물소리를 냈다. 찔꺽찔꺽.

“캬아아아아악!”

여자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우악스럽게 가슴을 쥐고, 유두를 잘근잘근 씹고, 클리토리스를 손가락으로 꼬집으며 질내를 뜨겁고 새하얀 정액으로 가득 채워도 변하지 않는다.

‘보지가 젖는 걸 보면 몸은 확실히 반응하는데…. 몸과 머리가 따로 노는 것 같군.’

여자는 쾌락과 고통. 그 어느 것도 느끼지 않는다. 몸에 대한 감각이 아예 없는 것 같았다.

섹스 한 판을 끝낸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캬아악!”

“네 보지는 그럭저럭 쓸만했으니 죽이지는 않으마.”

그녀는 점혈에 당했으니 움직이지 못한다. 굳이 내가 그녀를 죽일 필요는 없었다.

‘혹시 모르지. 갑자기 이 여자의 보지가 그리워질지.’

나는 밖으로 나갔다. 마을 사람들에 대해 대충 알게 되니 신중하게 움직이는 게 바보같이 느껴졌다. 신체능력도 약하고 특별한 능력도 없다. 나는 마을 사람이 보이는 족족 죽였다.

여자라고 예외는 아니다. 미녀라면 모를까. 평범하거나 못생긴 것들은 1초도 망설이지 않고 화련비도로 썰었다.

‘오…. 이년은 좀 괜찮은데?’

미녀가 보이면 붙잡아 건물 안으로 들어가 범했다.

???

“캬아아악! 캬악! 캭!”

미녀가 고개를 미친 듯이 두리번거린다. 갈색 머리카락이 땅바닥을 휩쓸며 먼지를 일으켰다. 허나 나는 먼지 따위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허리를 흔드느라 바빴다.

퍼억! 퍽!

영자의 양 허벅지를 팔목에 걸었다. 자지가 힘차게 찌를 때마다 어두운 잿빛 피부의 다리가 힘없이 흔들렸다.

이번이 8번째로 범하는 여자였다. 그리고 이 여자에게 벌써 2번 사정했다. 이 여자는 다른 여자들과 다르게 보지가 굉장히 찰졌다. 보슐랭 2스타다.

“제물의 숫자가 줄어든다 했더니… 웬 미친놈이 마을에 들어와 깽판을 치고 있었구나.”

뒤에서 늙고 음산한 목소리가 들렸다. 성대가 톱날 모양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듣기 괴로운 목소리였다.

섹스에 빠져 있던 나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이 여자의 보지가 너무 찰져서 여기가 던전 안이라는 것을 잠깐 잊어먹었다.

몸을 일으키려던 나는 다시 자지를 박았다. 지금 막 자지가 사정을 앞서 긴장하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 깊은 곳에 있는 지하수가 터질 것이다.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봐!”

퍼억! 퍽! 퍽!

“왔다!”

여자의 허리를 잡아 자지를 끝까지 밀어 넣고 정액을 분출했다.

“버릇이 없는 놈이로군.”

뒤쪽에서 바람이 불었다. 바람은 나를 훑고, 여자를 훑었다.

펑!

여자의 머리가 터져나갔다. 뇌가 산산이 조각나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중 몇 조각은 내 몸에 닿았다. 나는 인상을 구기며 몸을 일으켰다. 애액과 정액이 젖어 있는 자지를 한 번 털어내고 바지를 올려 입었다. 그리고 뒤를 돌아봤다.

“호오. 이걸 버틸 줄이야. 정신력이 제법이구나.”

B급 몬스터 흑사제가 있었다.

검은색의 천을 몸에 뒤집어쓰고 있다. 기본적인 형태는 인간과 흡사하게 생겼으나 인간이 아니다. 천 사이로 삐져나온 팔과 다리는 그 끝이 손가락이 아닌 촉수로 되어 있고, 얼굴은 녹아내린 것처럼 흐물흐물하다.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치미는 역겨운 외형이었다.

“잘 만났다, 이 새끼야. 넌 지금 당장 죽여…. 어?”

나는 뒤늦게 이상함을 눈치챘다.

몬스터인 흑사제의 말을 내가 이해한 것이다. 아니,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흑사제가 사용한 말은 박수호의 문신 세계에서 사용되는 언어니까.

“…너 뭐야. 혹시 인간이었냐?”

“이계인 주제에 셀브레스 공용어가 능숙하군. 아, 그렇군. 네가 용사인가?”

“용사?”

“크흐흐흐. 운이 좋구나! 이 내가 용사를 처치하게 될 줄이야! 브라마센이시여! 여기 최고의 제물이 있나니! 나를 축복해주소서!”

“씨발. 영문을 모를 소리나 지껄이기나 하고…. 어쨌든 넌 뒈진 목숨이다.”

찰나를 사용하고 내달렸다. 화련비도를 쭈욱 내뻗으며 흑사제의 목을 노린다. 흑사제의 몸이 뒤로 날아가며 내 칼을 피한다.

“제물들이여! 저 가증스러운 셀브레티나의 용사를 죽여라!”

마을 사람들이 좀비 떼가 되어 나를 덮쳐왔다. 나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조리 베어냈다. 한 명, 한 명은 약하기 짝이 없는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앞길을 막으니 흑사제에게 다가가기 힘들었다.

“방해 좀 하지 마라!”

내 옆을 덮쳐오는 남자의 몸을 반으로 갈라 죽였다.

“미쳐라! 육체가 미치고, 정신이 미치고, 네 영혼까지 미쳐라! 오직 광기만이 널 구원할 것이다!”

흑사제의 촉수 끝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색 레이저가 내 어깨에 닿았다.

아무 일도 없었다.

레이저가 어깨를 관통하기는커녕 옷이 그을리지도 않는다.

“뭐, 뭐냐! 왜 미치지 않는 거냐!”

정신을 미치게 하는 저주를 내게 쓴 모양이다.

특성, [절대 정신]이 있는 내게는 통하지 않는 저주다. 놈은 차라리 육체가 썩는 저주를 써야 했다.

“내 차례다.”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졌다. 벼락은 명중했다. 그러나 흑사제는 썩어도 B급 몬스터다. 벼락 한 방으로 죽을 놈이 아니었다.

‘괴로워하고 있군. 효과가 아예 없진 않아.’

벼락을 계속 떨어뜨리며 흑사제에게 뛰어갔다. 흑사제도 멍청하지는 않았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뒤로 날아가며 계속 거리를 벌렸다.

‘이게 웬 술래잡기야. 귀찮게.’

인벤토리에서 투창 하나를 꺼내 내던졌다. 흑사제는 바닥을 구르면서 창을 피했다.

“짜증 나는 새끼. 도망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내 칼에 베여라.”

흑사제의 촉수가 나를 겨눈다. 촉수 끝에서 시뻘건 광선이 발사된다. 아까의 검은 광선에 비해 느리다. 나는 몸을 옆으로 이동해 공격을 피했다. 시뻘건 광선에 닿은 땅바닥에 붉은 화염이 활활 타올랐다.

‘뇌전!’

벼락이 흑사제의 몸을 지졌다.

흑사제는 다시 도망을 택했다. 마을 사람들이 내 앞을 가로막는다.

‘귀찮게. 이게 몇 번 째야.’

마을 사람들을 베어내며 흑사제를 뒤쫓는다. 가속까지 쓰니 거리가 점차 줄어들었다.

“브라마센이시여! 브라마센이시여! 당신의 종을 구원해주소서! 여기에 셀브레티나의 용사가 당신의 종을 죽이려 하나이다! 브라마센이시여!”

-시끄럽다.

웅장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와 흑사제가 움직임을 멈췄다. 내 주위에 있던 마을 사람들의 머리가 일제히 터져나갔다.

“오, 오오오오! 브라마센이시여!”

흑사제의 머리 위, 검은 연기와 함께 검은 오른손이 나타났다. 손바닥은 인간의 것인데 6개의 손가락은 촉수로 되어 있었다.

‘…저게 브라마센인가? 심상치 않은 놈이군.’

나는 긴장하며 화련비도를 양손에 쥐었다. 파직, 칼날에 붉은 뇌전과 검기가 맺힌다.

“브라마센이시여! 저놈이 바로 셀브레티나의 용사이옵니다! 놈을 죽여 위엄을 세우시옵소서!”

-멍청한 것. 저 인간은 괴이한 업을 갖고 있긴 하나 셀브레티나의 용사가 아니다.

“네? 허, 허나. 놈은 분명 셀브레스 공용어를 사용했나이다!”

-지금 내 말을 의심하는 것이냐?

“아니, 아니옵… 꽥!”

검은 손바닥이 아래로 떨어져 흑사제를 모기 잡듯이 때려잡았다. 손바닥의 힘이 어찌나 강한지 그 주위 일대에 작은 여진이 일어날 정도였다.

손바닥은 다시 허공에 떠올라 나를 쳐다봤다.

-너는 무엇이냐. 셀브레티나의 용사가 아니면서 어떻게 나를 보고도 미치지 않는 것이냐.

“좀 징그러운 손 좀 봤다고 미쳐야 하나? 미치는 쪽이 오히려 비정상 아닌가?”

-허세가 아니군. 마음에 들었다. 나의 신도가 되어라.

흑사제의 모습을 떠올랐다. 내가 여기서 놈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아마 흑사제의 꼴이 되지 않을까. 차라리 죽으면 죽었지 그딴 모습이 되고 싶지 않았다.

“관심 없다.”

나는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미리 챙겨두었던 랜덤 마법 주문서. 일종의 비장의 수단이다. 웬만한 공격은 통하지 않을 것 같으니 랜덤 바법 주문서를 먼저 사용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네가 나를 거부할 수 있을 것 같으냐?

“꼬우면 들어와. 죽여주지.”

검은 손의 형태가 불안정하게 흔들렸다.

-쯧. 질 낮은 제물로는 고작 이게 한계인가. 도움이 안 되는 놈이로군.

“사라지고 있군. 두 번 다시 만나지 말자.”

-너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검은 손이 사라졌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뭐가 뭔지 잘 모르겠으나, 확실한 건 박수호의 문신 세계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나중에 박수호한테 오늘 일을 말해줘야겠군.’

???

박가인의 병실 문을 열었다.

그녀는 병상 위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안녕. 가인아.”

“안녕하세요. 유진 오빠. 오늘은 혼자 오셨네요?”

“수호는 오늘 일이 있어서 못 왔어.”

헌터 일을 하러 갔다. 박수호는 한동안 문신 세계, 베로프린 도시를 발전시키기로 정했다. 그러기 위해선 현대의 물건이 많이 필요하다. 현대의 물건을 구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고.

“……요즘 오빠는 너무 바쁜 것 같아요.”

“걘 성실하니까. 얼핏 보면 지나칠 정도로.”

“그렇긴 하죠. 그런데 유진 오빠는 무슨 일로 오셨어요?”

“네게 줄 선물이 있어.”

“선물이요?”

주머니에서 작은 유리병을 꺼냈다. 가루가 담겨 있었다. 그저께 흑사제의 마을을 공략하고 얻은 ‘백목의 가루’라 불리는 해주용 재료다. 사용법은 단순하다. 저주에 걸린 사람 머리 위에 가루를 뿌리면 된다.

“그거 혹시 백목의 가루에요?”

“오. 정답이야. 바로 알아볼 줄은 몰랐는데.”

“저주를 해제하는 방법에 대해서 여러 가지 알아봤으니까요. 그게 제 선물이에요? 백목의 가루는 비쌀 텐데….”

“부담스러워 하지 마. 수호도 이미 알고 있으니까.”

박가인의 호감도도 올리고 박수호에게 마음의 빚을 지운다. 그게 내 목적이었다.

“…저번에 준 포션도 그렇고… 유진 오빠는 왜 절 도와주시는 거예요?”

“수호는 내가 아끼는 동생이고, 넌 수호의 동생이잖아. 그럼 뭐, 내 동생이나 다름없지.”

나는 박가인의 손을 잡았다. 박가인 깜짝 놀라 날 쳐다본다.

“이걸로 저주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거야. 하지만 어느 정도 회복은 될 거야. 너도 하루종일 잠들어 있고 싶진 않잖아? 하고 싶은 것도 많을 테고 말이야.”

“……네. 밖에 나가고 싶어요. 하루종일 잠들어 있는 건 싫어요. 조금이라도 더 깨어있고 싶어요. 염치없는 거 아는데…, 저, 깨어있고 싶어요.”

“공짜 아니야. 나중에 갚아.”

“꼭 갚을게요.”

“…농담인데.”

“아뇨. 갚을 거예요. 몸이 괜찮아지면 꼭 갚을 거예요.”

박가인이 두 눈을 빛내며 말했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 위에 백목의 가루를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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