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2화 〉 772. 광명승천도
772. 광명승천도
남궁린은 해가 뜨기 전에 성유진의 별채에 도착했다.
어제 홀로 세웠던 계획은 모두 폐기했다. 성유진의 손에 남궁설이 있는 이상,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어제 깨달았다.
‘이 비열하고 악독한 놈…!’
마음속으로 성유진을 씹으며 별채 안으로 들어갔다.
“왔네.”
어두컴컴한 방안에 성유진이 침대 위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미리 말해두는데 봐주는 건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야. 다시 한 번 내 말을 어기거나, 나를 공격하려 든다면…. 그날이 바로 남궁설이 처녀를 잃는 날이 될 거야. 알겠어?”
“……미안하다. 내가 잘 못 했어.”
“하아. 사과하는 방법은 이미 가르쳐줬잖아. 학습 능력이 없는 거야?”
남궁린은 고개를 숙였다. 방법이 없었다. 거스르면 또 남궁설을 건들 것이다. 그리고 성유진의 말대로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팔꿈치를 땅바닥에 붙이고 그를 향해 이마를 조아렸다.
“…죄송합니다. 용서해주세요.”
“음.”
성유진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이미 그녀가 온 순간부터 용서해주는 건 정해져 있었다. 시간을 끄는 것은 남궁린에게 굴욕감과 자신의 위치를 새겨주기 위해서다.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난 끝에 대답했다.
“용서해주지. 일어서. 감사 인사는 안 하나?”
“…감사합니다.”
남궁린이 일어났다. 그녀의 얼굴에는 독기가 빠져있었다. 어젯밤에 있었던 일이 그녀에겐 적잖게 충격적이었다.
“벗어.”
“뭐?!”
“설마 이대로 사과만 하고 넘어갈 줄 알았어? 어제 나도 만만치 않게 화났거든. 아, 네가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 전부 벗으라고도 안 해. 속옷만 남기고 벗어.”
“이 더러운 자식…!”
“크크. 진짜 더러운 짓이 뭔지 보여줄까?”
성유진이 비열하게 웃었다. 여동생인 남궁설을 떠올린 남궁린은 더는 반항하지 못하고 눈을 내리깔았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옷을 벗기 시작했다. 남궁린의 머릿속에는 남궁설이 계속 떠올랐다. 자신이 하지 않으면, 이 굴욕을 남궁설이 당하게 된다. 그것만큼은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천천히, 한 꺼풀, 한 꺼풀 그녀의 옷이 벗겨졌다. 그 속도가 무척 느렸지만, 성유진은 그녀를 재촉하지 않았다. 웃으면서 그녀의 탈의 쇼를 지켜봤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속옷만 입은 상태가 되었다. 성유진은 그녀의 속옷을 보고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남궁린의 속옷 차림이 대담했기 때문이다. 전에 본 가슴가리개와 달랐다.
마름모 모양의 붉은색 비단으로 가슴과 배를 가린, 두도우라 불리는 속옷은 그녀의 풍만한 가슴의 형태를 숨기지 못했다. 가슴 중심, 우뚝 선 젖꼭지의 모양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음부를 가리는 붉은색이었는데 문양은 없었으나 면적이 작고 하이레그와 비슷한 형태의 팬티였다. 팬티를 본 성유진은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을 뻔했다. 팬티 옆으로 보지털이 살짝 삐져나왔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는 보지털을 깎는 문화가 없었다. 다행히 겨드랑이 털은 깎지만.
“크윽….”
남궁린은 성유진의 시선에 견디다 못해 손과 팔로 가슴과 음부를 가렸다.
“앉았다 일어서기 1,000번. 해가 완전히 뜨기 전에 끝낸다면 오늘 아침은 그걸로 끝이야. 어때. 나 엄청 자비롭지?”
남궁린은 인상을 썼다.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성유진의 말대로 앉았다 일어서기 1,000번이면 무척 쉬운 일이었다. 남궁린의 신체능력이면 3분 내로 끝낼 수 있다.
“말을 번복하진 않겠지?”
“크크.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
성유진은 창문을 살짝 열었다. 이미 해는 뜨고 있었다. 조급해진 남궁린은 무릎을 굽혔다.
“잠깐. 그건 앉았다 일어서기 자세가 아니잖아. 정자세로 다시 해.”
“……변태 새끼.”
남궁린은 다시 세웠다. 성유진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안다. 그녀는 양손을 머리 뒤로 올렸다. 하얗고 매끈한 겨드랑이가 노출되었다. 성유진이 자신의 가슴과 겨드랑이를 핥듯이 쳐다보는 걸 느낀 남궁린은 얼굴을 붉혔다.
“빨리 안 해? 시간은 기다리지 않아.”
“…큭. 알고 있어.”
남궁린은 아래로 앉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무릎을 벌리고 엉덩이를 바닥에 닿기 직전까지 내려야 한다는 거다. 평소 자세가 틀릴 때마다 성유진은 번개처럼 지적하며 한소리를 했다. 남궁린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자세에 신경 쓰면서 앉았다 일어서기를 시작했다.
해가 점점 떠오르고 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인해 방안이 점점 밝아질수록 그녀는 초조해졌다. 그녀의 속도가 더 빨라지고 가슴이 출렁출렁 흔들렸다. 미친 듯이 부끄럽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내공 쓰지 마.”
“안 썼어!”
남궁린은 ㄲㆍㅁ짝 놀라 버럭 소리 질렀다. 내공은 쓰지 않았다. 초조 해지다보니 저도 모르게 내공을 쓰려고 했을 뿐이다.
“후욱, 후, 훅….”
600번부터 힘들기 시작했다. 땀이 흐른다. 천천히 하는 거면 몰라도 쉬지 않고 전속력으로, 내공도 쓰지 않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하다 보니 힘에 부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큰 가슴이 방해되었다. 움직일 때마다 가슴이 이리저리 출렁여서 너무 거슬리고 어깨가 뻐근해지고 가슴이 아프기까지 했다.
“흐윽?!”
남궁린이 살짝 균형을 잃었다. 오른쪽 가슴이 속옷 옆으로 빠져나갔다. 딱딱하게 발기한 분홍색 젖꼭지를 성유진이 빤히 응시했다. 색은 분홍색으로 예뻤는데 유륜과 유두는 젖소를 연상케 할 정도로 컸다.
“누, 눈 치워!”
“내가 왜? 실수한 건 너야.”
남궁린은 이를 악물며 재빨리 가슴을 한 손으로 잡아 두도우 안에 넣었다. 그러나 일은 그녀의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우선 가슴이 땀에 젖어 미끄러웠다. 거기에 딱딱하게 발기한 커다란 젖꼭지가 자꾸 속옷에 걸렸다. 그녀가 당황한 것도 한몫했다.
성유진은 그녀가 젖가슴을 잡고 당황하는 꼴을 느긋하게 즐겼다.
젖가슴을 수습한 남궁린은 다시 앉았다 일어서기를 했다. 속도가 이전보다 느렸다. 체력적인 문제와 가슴이 신경 쓰여서 빠르게 하기 힘들었다.
“실패.”
972번째에서 성유진이 말했다.
“아, 아니야! 아직 시간이…!”
“해는 이미 떴어.”
성유진이 보란 듯이 창문을 열었다. 그의 말대로 해는 이미 떠 있었다.
“…….”
남궁린은 절망한 얼굴로 바닥에 주저 앉았다. 몸은 땀투성이에 호흡이 거칠었다.
“앉아만 있지 말고 이쪽으로 와.”
“…뭘 할 생각이야?”
“이상한 짓은 안 해. 빨리 와.”
남궁린은 쭈뼛거리며 그에가 다가갔다. 성유진이 제 허벅지를 손바닥으로 두들겼다. 앉으라는 뜻이었다.
“미쳤어?!”
“벗으란 것도 아니고 내 허벅지에 앉으란 것뿐이잖아. 자꾸 내 명령에 토 달지 마. 짜증 나니까.”
“……”
남궁린은 어렵게 발을 떼며 성유진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속옷은 땀에 흠뻑 젖어 몸에 착 달라붙은 상태였다. 상의 속옷인 두도우는 젖꼭지와 유륜이 볼록 튀어나왔고, 팬티는 물을 먹어 도끼 자국과 클리토리스의 형태가 보였다. 그녀는 클리토리스도 컸다.
성유진의 허벅지에 앉은 남궁린은 성유진의 냄새를 맡고 눈살을 찌푸렸다. 기분 나빠서가 아니라 향기롭게 느껴진 것에 짜증이 났다. 그리고 자신에게서 땀 냄새가 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되자 부끄러워졌다.
성유진은 한 팔로 그녀의 등허리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 그녀의 배를 여느 때처럼 쓰다듬었다. 서늘한 감촉의 손은 남궁린의 뜨거운 몸을 달래주었다.
‘…이 정도는 괜찮아. 이놈이 배를 쓰다듬는 건 평소에도 하던 일이잖아.’
성유진은 조용히 그녀의 배를 쓰다듬었다. 아랫배를 손가락으로 꾸욱, 꾸욱 누르기도 하며 배꼽에 손가락을 넣기도 했다.
남궁린은 약간의 간지러움을 느끼면서 몸이 점점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운동했을 때와는 다르다. 아랫배 안쪽에서부터 점점 달아오른다.
“하아… 하아… 하아.”
그녀는 뜨거운 숨결을 토하며 허벅지를 딱 붙였다. 그럼에도 다리가 파르르 떨리고 있다.
그때, 성유진의 머리가 그녀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왔다. 깜짝 놀란 남궁린이 성유진의 이마를 잡고 밀었다.
“지, 지금 뭐하려고 했지?!”
그는 당당하게 말했다.
“뭐긴 뭐야 입맞춤이지. 어제 너 때문에 설이랑 도중에 그만둬야 했으니, 네가 책임져야지.”
“내가 여기서 거부한다면….”
“설이랑 할 거다. 설이랑 하지 않는 대신에 네가 해줘야지.”
“…….”
남궁린은 손을 내렸다. 언젠간 설이가 이놈에게 더럽혀지더라도 지금은, 지금 만큼은 설이가 고통스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일념뿐이다.
그녀의 분홍색 입술에 성유진의 입술이 닿는다. 성유진은 당연하다는 듯이 혀를 사용했다. 입술만 닿는 뽀뽀는 그의 취향이 아니었다.
남궁린은 저항하지 못했다. 그의 허벅지 위에 앉았을 때부터… 아니, 이른 아침 일찍 그의 앞에 찾아왔을 때부터 마음이 꺾인 것이나 다름없었다.
남궁린은 생각을 접고 그의 입맞춤을 받아들였다.
“후으웁… 쯔웁….”
그녀의 손이 성유진의 어깨를 잡았다. 성유진은 입맞춤을 너무 잘했다. 기분 나빠야 정상인데, 몸은 점점 뜨거워지고 기분은 좋아지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남궁린의 혀도 움직이며 성유진의 혀와 얽히기 시작했다.
성유진의 침을 삼켰다. 아무 맛도 나지 않는데, 왜인지 달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흐웁… 읍…. 쭙.”
남궁린이 다리를 동동 굴렸다. 아랫배가 아까부터 찌릿찌릿 거리는 느낌이 들어 안절부절못했다. 그녀는 성유진이 아까부터 지금도 계속 배를 쓰다듬고 있기 때문이라고 스스로에게 변명했다.
“하아… 웁, 쯔읍….”
입맞춤이 더욱 깊어졌다. 첫 입맞춤을 이런 식으로 빼앗겼다는 생각에 억울함도 느꼈다.
“흐으읍…!”
갑자기 남궁린이 두 눈을 부릅떴다. 그녀는 아랫배에서 신호를 느꼈다. 오줌이 무척 마려웠다. 당장 방광이 터지려고 한다.
양손이 다급히 성유진의 어깨와 등을 퍽퍽 두들겼다. 허나 성유진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내공을 일으키려 해도 성유진의 입맞춤과 배를 쓰다듬는 손이 방해되었다. 등허리가 그에게 꽉 잡혀서 움직일 수도 없었다.
쿵, 쿵쿵쿵!
최대한 발을 굴려 신호를 보냈다. 허나 성유진은 요지부동이다. 성유진과 눈이 마주쳤다. 성유진의 눈동자는 흔들리지 않고 오직 그녀만 눈에 담고 있었다.
‘이, 이 녀석 설마 일부러…?’
한계에 달했다. 그녀는 견디지 못했다. 따뜻한 액체가 뿜어져 나와 성유진의 허벅지를 흠뻑 적셨다. 뿌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수치심을 느낀 남궁린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성유진은 그녀가 실례를 끝낼 때까지 입맞춤을 멈추지 않았다.
“크크. 어제는 바닥에 싸고, 오늘은 내 허벅지에 쌌네. 점심때는 어디에 싸려나?”
“이, 이건 네가! 네가 뭔가를 했지?!”
성유진은 웃으며 남궁린의 허리를 더욱 끌어안았다. 그러면서 다른 한 손으로 남궁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늘 아침은 이걸로 끝이야. 점심 먹고 찾아오는 거 잊지 마.”
“…….”
남궁린은 성유진의 손길에 편안함을 느끼는 자신이 기분 나빴다.
???
성유진과 입맞춤을 한 아침으로부터 이틀이 지났다. 그때부터 성유진은 입맞춤을 해왔다. 남궁린은 거부하지 못했다. 아니,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그의 명령을 거부하려는 의지가 사라졌다. 오늘 점심에도 당연하다는 듯이 성유진의 앞에서 속옷 차림으로 운동을 하고 허벅지에 앉아 입을 맞췄다. 그리고 오줌도 지렸다.
‘그 녀석이 내 배를 쓰다듬을 때마다 요의를 참을 수 없었어. 그 녀석이 뭔가를 수작을 부린게 확실해. 하지만 저항할 방법이 없으니….’
남궁린은 한숨을 흘렸다. 조금 있다가 저녁에 또 그의 앞에서 오줌을 지리겠지. 익숙해지는 자신이 싫었다.
‘설이랑 대화하러 가자. 설이랑 대화하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귀여운 여동생. 예쁜 여동생. 남궁설을 생각하면 이 생활도 버틸 수 있다. 그녀는 마음을 다잡으며 남궁설의 별채로 향했다. 그러다 묘한 인기척을 느끼고 살짝 방향을 바꿨다.
“아긋, 하앙! 성 소협… 하윽! 너무 셉니다! 이러다 설이 아가씨가 눈치채버리면, 하아앙!”
남궁린이 굳어졌다.
별채의 뒤편, 구석져서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궁설의 호위무사인 남궁구하와 성유진이 정사를 벌이고 있었다. 남궁구하는 바지만 벗은 채로 벽을 짚고 엉덩이를 성유진에게 내밀었고, 성유진은 그녀의 골반은 잡고 발정 난 짐승처럼 신나게 허리를 앞뒤로 움직인다.
그의 굵은 물건이 남궁구하의 비부에 들락이자, 투명한 애액이 바닥에 후두둑 떨어졌다.
“앗, 아앙! 서, 성 소협…! 히이잇!”
“제대로 보지 조이라고. 네가 제대로 보지를 조여야 내가 만족하지. 뭐, 네가 날 만족 못 시켜도 설이가 날 만족 시켜줄 테니 상관없지만.”
“흐윽! 조이겠습니다! 설이 아가씨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