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83화 〉 783. 광명승천도
783. 광명승천도
“안휘성에 온 것을 환영하오. 남궁세가의 일장로인 남궁단모라 하오.”
흑룡성 측에서는 2M가 넘는 키를 가진 거대한 체격의 남자가 나섰다. 그는 2개의 창을 등에 메고 있었다.
“흑룡성의 노마대주(怒馬隊主) 오비환이오. 환영에 감사하오. 흑룡성이 남궁세가에 끼친 무례를 사과하기 위해 선물과 함께 찾아왔소.”
오비환의 두 눈은 매서웠다. 물론 남궁단모는 눈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뒤에 있는 짐 마차가 선물이오?”
“진귀한 물건들을 가져왔소. 남궁세가도 마음에 들 것이오.”
“흐음. 정말 선물이 맞소? 본가로 가져가기 전에 여기서 확인해봐도 되겠소?”
오비환은 미간을 좁혔다.
“……마음껏 확인해보시오.”
남궁세가와 흑룡성은 분위기는 처음부터 삐걱거렸다.
개도 자기 집에선 3할은 먹고 들어가는 법이다. 뭐, 남궁세가의 입장에선 그것뿐만이 아니다. 이곳은 안휘성. 남궁세가가 다스리는 곳이다. 보는 눈이 많은데 흑룡성에 굽실거린다? 남궁성의 위상이 흔들리고 안휘성의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그러니 남궁세가는 일부러 흑룡성을 까칠하게 대할 것이다.
“마차 안에 위험한 물건이 없는지 확인해 보아라.”
남궁단모가 말했다. 남궁세가의 무인들이 흑룡성들 사이를 절도 있게 걸어가 짐마차를 확인한다. 그중에는 나도 끼어 있었다. 남궁설의 약혼자이긴 하나 일장로인 남궁단모의 눈치를 안 볼 수는 없었다.
가까운 짐마차에 다가가 실린 짐들을 확인했다. 대부분이 사치품이었다. 안휘성 근처에서 보기 힘든 동물로 만든 가죽이나 비싸 보이는 가구 등등. 화려한 목함도 있었다. 열어보니 영약과 영단이었다. 그것도 꽤 수준 높은 영약이다.
나를 비롯한 남궁세가의 무인들은 영약을 보며 감탄하자, 오비환이 자랑스럽게 말했다.
“남궁세가가 최근 양기가 뛰어난 영약을 찾는다는 말을 듣고 준비해왔소.”
“……이렇게까지 남궁세가를 신경 써줄 줄은 몰랐소.”
남궁단모는 낭패감을 숨기며 말했다. 그도 설마하니 흑룡성이 이 정도로 진귀한 영약을 선물로 가져올 줄은 몰랐다.
“우리 흑룡성은 남궁세가를 적대할 의지가 없다는 걸 알아주시오.”
“으음. 흑룡성의 의도는 알겠소. 다만, 남궁세가를 대표할 권한은 내게 없소. 나는 단지 그대들을 마중하러 온 것뿐이오. 자세한 이야기는 가주님과 이야기 나누시오.”
“그러겠소.”
“……경고하겠소. 조용히 따라오시오. 안휘성에서 문제를 일으킨다면 용서하지 않겠소.”
“세간에는 우리 흑룡성이 잔혹하고 무도하다는 소문이 퍼져 있소. 하지만 내가 장담하는데 그건 조금 부풀려진 소문일 뿐이오. 우리 흑룡성은 적에게는 잔혹하고 친구에게는 기꺼이 술잔을 건넬 수 있소.”
“훗. 그러시오? 남궁세가가 흑룡성의 친구가 아니라 안타까울 따름이오.”
“그렇게 안타까워할 필요는 없소. 우리는 언제든 친구가 될 수 있으니.”
남궁단모와 오비환은 묘한 신경전을 벌이며 남궁세가로 향했다.
???
남궁세가로 들어온 나는 남궁설의 별채로 이동했다.
남궁세가에서 내가 하는 일은 없다. 이번에는 그저 명령에 따라 도와줬을 뿐이다. 내 위치는 애매했다. 남궁설과는 아직 혼인하지 않았고, 무력이 낮은 것도 아니었다. 남궁가주의 명령도 따로 없어서 대부분은 놀고먹으며 지내고 있다.
“가가!”
남궁설이 뛰어와 내게 안겨들었다. 나는 양팔 벌려 그녀를 안아줬다. 가벼웠다. 그녀의 뒤쪽에는 남궁구하가 서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살짝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남궁설은 까치발을 들어 쪽 하고 내 입에 입술을 맞추고는 싱그럽게 웃었다.
“밥은 먹었어?”
“구하랑 먹었어. 흑룡성의 무인들은 어땠어? 들었던 대로 무서웠어?”
나는 흑룡성의 무인들을 떠올렸다. 그들 중에서 눈여겨 볼만한 무인은 오비환을 포함해 3~4명 정도가 전부였다. 나머지는 어중이떠중이였다.
“별로. 안에 들어가서 이야기나 나눌까?”
남궁설의 작은 엉덩이를 잡았다. 남궁설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남궁설의 방으로 들어갔다. 호위인 남궁구하는 별채 앞에 세워두었다. 방안에는 나와 남궁설 단둘 뿐이었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남궁설이 내게 엉겨왔다. 나는 그녀의 뺨을 손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이후, 그녀와 나는 늘 그래 왔듯이 익숙하게 옷을 벗어 알몸이 되었다.
남궁설의 가슴을 손에 쥐었다. 작지만 만지는 느낌이 쫀득거려서 좋다. 젖꼭지는 작고 예쁜 연분홍색이다.
“가가. 내 가슴은 언니에 비하면 너무 작아.”
“작아도 네 가슴은 맛있어.”
“정말?”
“이런 거로 거짓말 안 해. 정말이지.”
남궁설을 세워두고 그녀의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새하얀 피부라 키스 자국을 남기가 무척 쉬웠다. 내 입술은 점점 내려갔다. 작은 유방에 키스 자국을 몇 개 더 남기고 유두를 한번 쪽 빤 뒤 배꼽 쪽으로 내려갔다.
체온이 낮아서 그런지. 남궁설의 살내음은 어딘가 시원했다. 혀로 배꼽을 희롱하다가 하복부를 핥으며 은밀한 곳으로 향했다. 털 하나 없이 꽉 다물어져 있는 보지가 있었다. 보지의 윗부분에는 움푹 파여 있었고, 하얗고 두툼한 보짓살이 소음순을 숨겼다.
남궁설 앞에 무릎 꿇고 앉은 나는 양손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잡아 고정하고, 입을 벌려 혀를 쭈욱 내밀어 보지를 아래에서부터 위로 진득하게 핥았다.
“하윽, 아아앗….”
남궁설이 덜덜 떨며 가는 손과 팔로 내 머리를 억눌렀다. 물론 나는 멈추지 않고 그녀의 보지를 혀를 핥았다. 남궁설의 보지는 미약한 지린내와 단맛이 났다.
핥을수록 그녀의 허벅지가 벌어졌다. 보지를 핥기가 더 쉬워졌다. 한참을 핥던 나는 손가락으로 그녀의 보지를 벌렸다. 분홍색 보지가 나왔다. 클리토리스와 소음순, 질구멍. 그 모든 게 작았다.
작아도 기능에는 문제없다. 질구멍에서 뜨거운 투명한 애액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다.
“흐읏…. 가가…. 가가의 자지 넣어줘. 나도 언니처럼 가가랑 섹스하고 싶어.”
남궁설이 색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섹스라는 단어는 내가 그녀에게 가르쳐주었다. 역시 성교라는 단어보다 섹스가 입에 착 달라붙는다.
나는 작은 클리토리스를 혀로 몇 번 굴리다가 몸을 일으켰다.
“설아. 섹스는 안 돼.”
“왜? 가가는 언니랑 했잖아.”
“처형이랑 약속했거든.”
“약속…?”
나는 나오려는 웃음을 참았다. 남궁설은 처음 들을 것이다.
“처형이 내 명령을 들으며 나랑 섹스하는 대신에 너랑은 섹스하지 않기로.”
“……왜?”
남궁설의 붉은 눈동자가 공허해졌다. 나는 그녀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쪼옥. 쪽. 혀를 몇 번 섞고 난 뒤에 말했다.
“처형이 널 위해 그런 거야. 사실 원래 이러는 것도 안되지만…. 설이가 너무 귀여워서 참기 힘드네.”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자지로 보지를 비볐다. 보지에 묻은 애액이 비벼지며 끈적한 소리가 났다.
“흐으읏…. 가가…. 나도 섹스 하고 싶어. 보지에 자지 넣어줘.”
“안 돼. 약속을 어길 순 없잖아. 나중에 정식으로 혼인하면 처형의 눈치를 보지 않고 섹스할 수 있어.”
“싫어…. 지금 하고 싶어.”
“고집부려도 안 돼. 설아. 내 자지 좀 빨아줘.”
남궁설의 상체에 올라가 발기한 자지를 내밀었다.
“…응. 가가.”
작은 입을 벌려 자지를 입에 물었다. 겨우 귀두를 입에 넣은 것이 전부였지만, 오물거리며 필사적으로 빠는 느낌이 괜찮았다.
???
남궁세가주 남궁호천이 나를 불렀다. 세간에는 창궁검(蒼穹劍)이란 별호로도 불리는 남자다.
남궁호천의 집무실은 그의 성격만큼이나 깔끔하고 겸손했다.
“이렇게 둘이서 대화를 나누는 건 오랜만이군. 본가에서 지내는 것에 불편함은 없느냐?”
그의 목소리는 흔들림이 없고 차분했다. 남궁호천은 남궁세가 내에서 평가가 좋았다. 그가 가주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의 타고난 성품이 사람들을 이끈다.
“내 집처럼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를 부르신 건 설이와의 혼인 때문입니까?”
“혼인이 미뤄져서 미안하군.”
이번 흑룡성의 일때문이 혼인이 뒤로 미뤄졌다. 나야 뭐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괜찮습니다. 흑룡성의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저도 압니다.”
“이해해줘서 고맙군. 최근 화월루에는 발도 내밀지 않는다고 하던데. 혹시 우리 가문 때문인가?”
“저도 남궁세가의 일원입니다. 대외적인 평판을 생각해서 자중하고 있습니다. …이제 와서 의미가 있냐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화월루에 출입해도 상관없다.”
“…예?”
“너무 자주는 아니고, 가끔씩 숨을 돌리러 화월루에 가는 건 나쁘지 않지. 내 아들 녀석들도 종종 화월루에 놀러 가니 부담 느낄 필요는 없다.”
“아. 예. 감사합니다.”
나는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이 세계는 남자에게 관대했다. 설마하니 사위에게 기루에 가끔씩 가도 된다고 말할 줄이야.
물론 남궁호천의 의도는 안다. 대외활동을 소홀히 하지 말라는 거겠지. 화월루는 안휘성의 유명인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인맥을 쌓기 적합한 곳이다.
“가주님. 절 부르신 진짜 이유는 무엇입니까?”
“현재 가문 내에 흑룡성의 무인들이 머무는 건 알고 있느냐?”
남궁호천은 여전히 차분했다. 허리를 꼿꼿이 펴고 바른 자세로 앉은 그는 표정도 흐트러지지 않아서 의도를 헤아리기 어려웠다.
“네. 어제 일장로를 도와 그들을 가문으로 데려왔습니다. 혹시 흑룡성의 무인들이 문제라도 일으켰습니까?”
“이곳은 남궁세가다. 흑룡성의 무인이라 해도 이곳에서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그들은 얌전히 지내고 있다.”
“그렇겠지요. 그런데 그게 아니시라면 저를 왜?”
“흑룡성의 노마대주, 오비환이란 자가 남궁세가에 한 가지 제안을 해왔다. 비무 제안이다.”
“……저와 관련은 없을 것 같군요.”
흑룡성의 의도는 뻔했다. 비무를 명목으로 남궁세가의 코를 꺾을 생각이다. 덤으로 세간에 흑룡성이 남궁세가를 이겼다는 소문이 나돌게 될 것이다.
나랑은 상관없었다. 남궁세가에는 고수들이 많으니까. 가주가 직접 나서기엔 좀 그렇고. 장로나, 전투부대의 무인들이 나설 것이다.
‘아니. 잠깐. 그럴 이유면 나를 부를 이유도 없는데.’
“비무에 조건이 있다. 100세 이하의 무인,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젊은 무인의 참가만 인정된다.”
나는 볼을 긁적였다. 이 세계는 경지가 높을수록 수명이 길다 보니 50세 이하는 젊은 무인으로 취급한다.
“제가 비무에 나가야 하는 거군요.”
“남궁세가의 대표로서 나가다오. 이 일은 자존심이 걸린 일. 절대 패배해선 안 된다.”
“알겠습니다.”
“……즉답하는군. 비무가 걱정되거나, 부담스럽지는 않나?”
“자신 있습니다.”
나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100세 이하의 무인? 대부분 입식(入式)의 경지고 천재라 불리는 무인들도 출지(出志) 수준이다. 서른도 살지 않은 내가 오기에 경지에 이른 것이 이상한 거다.
“네 실력이라면 당연한가….”
“가주님은 제 경지를 알고 계십니까?”
“말을 하지 않았을 뿐, 나와 장로들은 알고 있다. 숨길 생각도 없지 않느냐. 최근에 기연을 얻은 모양이더군.”
“예. 기연은 기연이었죠. 근데 정말 제가 나가도 되겠습니까? 흑룡성 쪽에서 의심한다면….”
“흑룡성 쪽에도 술법사가 있다. 그가 술법으로 나이를 확인할 테니 아무 문제 없다. 그리고 너는 보험이다. 마지막의 마지막이 아니면 네가 참석할 일은 없을 거다.”
“마지막…? 비무 대회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남궁호천이 비무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비무는 남궁세가 5명. 흑룍성 5명. 총 10명이 나선다.
비무 방식은 승자 연전. 다시 말해 승자가 비무를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다. 상대방 5명을 모두 쓰러뜨릴 때까지 말이다. 1명이 5명을 모두 쓰러뜨리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나는 남궁세가의 마지막 5번째가 될 것이다.
“비무 방식도 흑룡성이 먼저 제안했습니까?”
“그렇다. 어지간히도 자신이 있는 모양이더군. 아마 흑룡성주의 손자를 믿는 것이겠지.”
“비무에 뭔가 걸려 있습니까?”
“걸린 건 없다. 그러나 비무에는 남궁세가의 명성이 달려있다. 흑룡성에게 절대로 질 수 없다.”
“물론입니다. 흑룡성 따위에게 질 수 없죠.”
내가 비무에 나서는 이상 남궁세가의 승리는 당연했다.
“그런데 가주님. 낙원신녀는 언제 안휘성에 오는 겁니까?”
“빠르면 익월. 늦어도 익익월에는 올 것이다. 마음의 준비는 미리 해두도록.”
“네. 가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