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93화 〉 793. 광명승천도
793. 광명승천도
미령과 화월루에서 뜨거운 밤을 보낸 나는 창문을 열어 밖을 확인했다.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눈 부신 햇빛이 방안으로 스며들어온다. 화월루 9층. 이 안휘성에서 화월루보다 높은 건물은 없었다. 다만 남궁세가의 건물은 언덕 위쪽에 위치하는지라 화월루 9층에서도 잘 보이지 않았다.
신선한 공기를 한껏 마시고 뒤를 돌아보았다. 침실 안은 엉망이었다. 정액과 애액 등의 온갖 액체들이 침실 바닥을 더럽히고 있다.
미령은 침대 위에 이불도 덮지 않고 뻗은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잠들었다. 탱탱한 엉덩이는 다시 봐도 탐스럽다.
고개를 살짝 돌리면 의자에 나체로 앉아 있는 화월루주, 공비가 보였다. 그녀는 아주 복잡한 표정으로 날 보고 있다.
“…남의 침실을 더럽히니 기분 좋으신가요?”
“침대가 최고급인 게 느껴지더라.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마음에 들어. 가끔씩 네 방을 이용해야겠어.”
“…….”
공비의 얼굴은 암울했다. 나와 미령에게 목줄이 잡혔는데 얼굴이 밝으면 도리어 이상했다.
“공비. 명령이다. 빨아.”
나는 창가에 등을 기대며 공비에게 명령했다. 무엇을 빨라는 것인지는 눈치가 있다면 모를 리가 없었다.
공비는 얼굴을 구겼다.
“성 공자. 당신에게 전력을 다해 협력하겠어요. 원하는 정보가 있다면 제공해드릴게요. 화월루의 기녀들을 마음대로 품으셔도 상관없어요. 대신, 저를 건들지 말아 주세요.”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미령에게는 겁에 질린 모습을 보여주더니, 나를 보는 눈에는 두려움이 없었다. 내가 공비보다 경지가 낮은 것도 이유 중 하나겠지만, 내가 미녀에게 관대하다는 걸 알고 이리 건방지게 나오는 것이 틀림없었다.
“개소리하지 마. 아직 상황 파악 못 했나? 네 목줄을 쥐고 있는 건 미령이 아니라 나야. 미령은 네가 죽든지 말든지 아무 상관 없어. 죽기 싫으면 내 명령에 토 달지 말고 들어.”
“…….”
공비가 입을 다물었다. 그녀의 불온한 눈동자를 보면 내 말을 이해한 게 아니었다.
나는 화나지 않았다. 그럴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머리로 이해하기 어렵다면, 몸으로 이해 시켜주면 된다.
미령과 섹스를 하면서 잠깐 쉬었던 적이 있다. 그때 미령은 내게 공비의 금제를 다루는 방법을 가르쳐줬다.
머릿속으로 공비가 갈가리 찢겨 죽는 모습을 상상한다.
“흐끄으윽?!”
의자에 앉아 있던 공비가 상체를 숙였다. 그녀의 아랫배, 자궁 문신이 은은하게 빛나며 공비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다. 고통의 강도는 내장이 짜부라지고 뒤틀리는 정도일 것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고통일 뿐이고 실제 그녀의 내장은 멀쩡하다.
“여기서 조금만 더 나가면 넌 죽어. 심장과 머리가 터져서 죽지.”
공비를 죽이는 것도 간단했다. 마음속으로 공비의 죽음을 5번 외치면 된다. 그럼 술법이 발동하고 공비는 죽는다.
“커윽, 으…, 그, 그만….”
공비가 의자에서 쓰러졌다. 그녀는 양손으로 배를 붙잡고 바닥에서 허우적거렸다.
“자, 잘못했어요. 그만해주세요…. 제발….”
“이제 좀 주제를 알았나?”
“네, 네…. 건방지게 대들어서 죄송해요….”
고통을 주는 것을 멈췄다. 공비가 거칠게 숨을 내쉬며 상체를 일으켰다.
“기어 와서 빨아.”
“……네.”
고분고분해진 공비가 네발로 내 앞에 기어 왔다. 입을 벌려 내 자지를 물려던 그녀가 멈칫했다.
방금까지 미령의 보지를 쑤셨던 내 자지는 정액과 애액이 덕지덕지 묻어 더러운 편이었다. 나는 말 없이 그녀를 가만히 지켜봤다. 내 눈치를 살비던 공비는 결국 입을 벌려 내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혀 놀림이 어색했다. 귀두가 그녀의 이빨에 부딪히기도 했다. 그래도 이건 이것 나름의 매력이 있고, 공비의 얼굴은 무척 뛰어난 편이라 그럭저럭 괜찮았다.
‘이년을 어떻게 할까.’
공비는 날 제압해 인체실험을 하려고 했다. 그리고 지금도 기회가 생기면 고민하지도 않고 날 죽이려 들겠지.
‘그냥 내버려 두면 벌이 안 되고…. 팔다리를 자르면 아깝고.’
쯔풉, 츄읍.
공비는 머리를 앞뒤로 흔들며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동시에 두 눈을 치뜨며 날 올려다본다. 따로 가르쳐준 게 아니다. 아까 미령이 내 자지를 빠는 걸 보고 대충이나마 따라 하는 것이다.
공비의 출렁이는 가슴이 보였다. 미령에 비하면 작지만, 충분히 풍만하다 할 수 있는 가슴이다.
‘크크. 좋은 생각이 났어. 젖꼭지에 피어스나 달아볼까.’
보지에 달아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팔이나 다리가 잘리는 것보다 낫지.’
나는 공비의 머리를 붙잡았다.
“커흡…?! 큽!”
목 깊숙이 자지를 찔러 넣고 천천히 사정했다.
???
나는 오후에 남궁세가로 돌아갔다.
미령이나 공비를 데리고 남궁세가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나는 남궁세가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다. 미령을 데려가면 일이 골치 아파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공비는 화월루의 주인으로서 화월루를 운영해야 한다. 화월루에 있는 안휘성을 감시하는 술법도 버리기엔 아깝다.
다행히 미령은 이해했다.
“네. 남궁세가와 엮이는 건 귀찮네요. 화월루에 머무는 편이 남 눈치 안 보고 생활할 수 있겠죠. 특히, 저 여자가 허튼짓하지 않게 감시할 필요도 있고요. 어차피 멀리 떨어지는 것도 아니니 괜찮아요.”
나는 화월루를 떠나기 전에 만화책, 드라마, 게임 등등을 그녀에게 잔뜩 가져다주었다. 미령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공비의 침실을 점령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남궁세가에서 떠난 흑룡성의 무인들이 실종되었다는 소식이 안휘성 전체에 퍼졌다.
“남궁세가가 흑룡성의 무인들을 죽이고 그 시체들을 숨긴 거지. 왜냐고? 내가 듣기로는 흑룡성의 무인들이 남궁린 소저를 내어달라는 무례한 요구를 했다더군.”
누군가는 증거도 없는 억측을 진실인 것처럼 떠들어 댔다.
“이건 모두 흑룡성의 자작극이다! 남궁세가를 치기 위한 명분을 얻기 위해 저지른 짓이다! 두고 봐라! 곧 흑룡성이 남궁세가에 선전포고를 할 테니!”
누군가는 호들갑을 떨었다. 남궁세가는 흑룡성에게 당해 몰락할 것이라고 고래고래 소리쳤다.
“남궁세가나, 흑룡성이나 지금까지 전쟁을 피하고자 행동해왔소. 그런데 갑자기 수작을 부리고, 자작극으로 전쟁의 명분을 채운다? 헛소리도 작작 하시오. 내가 봤을 땐 이건 제삼자가 끼어들었소. 남궁세가와 흑룡성의 공멸을 바라는 제삼의 세력! 그 세력은 어부지리를 노리고 있으니, 남궁세가와 흑룡성은 경거망동하지 말고 착실히 조사부터 진행해야 하오!”
누군가는 그럴싸하게 뜬구름을 잡았다.
안휘성 사람들은 불안함에 휩싸여 이런저런 말들을 쏟아냈다. 안휘성은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정작 남궁세가는 조용했다. 흑룡성과 관련되어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입단속을 단단히 하라는 가주의 명령이 떨어졌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남궁세가의 일원들도 정작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자세히 알지 못했다.
‘공비를 통해 흑룡성에 대한 정보를 들었지.’
흑룡성도 조용했다. 전쟁에 대한 준비는 아예 하지 않는다. 실종된 흑룡성의 무인들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공비는 말했지. 흑룡성주에게 있어 흑적변같은 아들은 소모품에 불과하다고.’
공비의 말대로 흑룡성에는 새로운 소성주가 발탁되었다.
흑주반.
흑적변의 동생이 새로운 흑룡성의 소성주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원작에는 없었던 인물이다.
그리고 흑룡성주의 목적은 남궁세가의 멸문 같은 것이 아니다.
흑룡성주는 철저하게 자신만을 위하는 인물이었다. 흑룡성을 만든 이유도 혼자 움직이는 것보다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흑룡성의 힘을 이용해 필요한 물건을 쉽게 구하는 등의 용도.
흑룡성주의 최대목표는 인계 최고 경지에 올라 천계에 등선하여 신불이 되는 것.
‘흑룡성주의 흥미를 끌만 한 보물이나 무공이 없다면, 흑룡성주와 엮일 일은 없어.’
그러니 흑룡성주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나는 이제 탄탄대로인 내 인생을 즐기면 된다. 이 말이지. 크크.’
오늘치의 수련을 끝낸 나는 별채에 들어갔다. 이제 곧 저녁. 남궁린과 남궁설이 찾아올 것이다.
방으로 들어온 나는 멈칫했다. 뜻밖의 인물이 들어와 있었기 때문이다.
“서방님!”
“미령? 네가 왜 여깄어?”
미령이 내 침대에 누워 있었다. 한 손에 게임기를 들고 웃는 얼굴로 날 맞이한다.
“서방님이 보고 싶어서 찾아왔어요.”
“만화책이나 드라마를 전부 본 건가.”
“그것도 있고요.”
미령이 눈웃음을 짓는다. 나는 자연스럽게 옷을 벗고 미령에게 다가갔다. 누워 있는 그녀의 옷을 하나, 하나 벗기기 시작했다. 손바닥에 그녀의 가슴 하나를 올려두었다. 기분 좋은 묵직함이 느껴졌다.
“아응…. 지금부터… 할 거예요?”
“그러려고 온 거잖아. 근데 어떻게 들어왔어?”
“전이술로 들어왔어요.”
“전이술로 쉽게? 남궁세가가 그렇게 쉬운 곳이었나? 남궁세가의 결계는?”
남궁세가는 무가(武家)다. 그러나 술법사가 없는 건 아니었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으면 술법사가 이런저런 이유로 필수였다. 그리고 남궁세가에도 술법사가 있고, 그들은 남궁세가를 지키는 결계를 관리한다.
“아, 그 결계라면 북쪽을 제외하고 형편없던걸요. 남궁세가의 술법사들도 아예 북쪽을 제외하면 신경도 안 쓰는 느낌이고요.”
남궁세가는 평화로운 곳이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침입자 한번 없었고, 안휘성 근처의 도적과 산적을 토벌할 때를 제외하면 다른 문파와의 전쟁도 없었다.
“북쪽이라….”
“공비의 말로는 남궁세가에서 가주실 보다 더 중요한 곳이라던데요?”
“영약과 보물을 보관하는 곳이 북쪽이거든. 그리고 북쪽에는 검왕의 거처가 있지.”
검왕(劍王) 남궁부. 전전대 가주인 그는 조화경에 이른 무인이었다. 남궁린과 남궁설이 태어나기도 전,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부터 폐관수련에 들어갔다.
침대에 누웠다. 알몸의 미령이 내 품 안으로 파고들더니 오른쪽 팔뚝에 머리를 베고 누웠다. 그녀는 팔과 다리로 내 몸을 끌어안았다.
“이렇게 끌어안고만 있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오늘은 이렇게 잘까요?”
“지금 자기에는 좀 이르지 않아?”
미령의 엉덩이를 쓰다듬던 내 손은 그녀의 엉덩이 사이로 들어가 보지를 매만진다. 보지는 천천히 젖어갔다.
그때였다. 문이 열리고 남궁린과 남궁설이 안으로 들어왔다. 맞다. 그녀들이 오기로 한 걸 잠시 깜빡했다.
“가가?”
“누, 누구냐…!”
남궁설은 고개를 갸웃거렸고, 남궁린은 미령을 보며 경계했다.
“이쪽은 미령. 내 여자야.”
“서방님. 기왕이면 아내로 소개해주지 않겠어요?”
“너랑 난 결혼 안 했잖아.”
“그건… 그렇긴 한데요….”
미령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복잡한 눈으로 날 쳐다보다가
“안녕. 서방님의 여자인 미령이야. 너희에 관해선 대충 알고 있어. 같이 한 남자와 엮이게 된 신세. 기왕이면 잘 지내자?”
미령이 웃으며 말했다.
“미령 언니라 부르면 돼?”
남궁설이 거부감 없이 다가오며 물었다. 평소에도 여자가 많다고 미리 말해둔 보람이 있었다. 남궁설은 변함없이 자신을 사랑해준다면 내가 다른 여자를 데리고 와도 동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렴. 너 꽤 귀엽구나?”
미령은 남궁설이 대충 마음에 든 모양이다.
남궁설은 침대 앞에서 빠르게 옷을 벗고 침대 위에 올라와 비어있는 내 왼쪽을 차지했다.
“미령 언니는 우리 언니만큼 예뻐.”
“흐응. 네가 잘 못 봤어. 내가 더 예뻐.”
“그럴지도? 미령 언니도 앉았다 일어서기 좋아해?”
“아니.”
미령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뒤 느닷없이 내 오른쪽 젖꼭지를 쪽하고 빨기 시작했다. 남궁설도 미령의 행동을 따라 내 왼쪽 젖꼭지를 빨기 시작했다. 미녀들에게 젖꼭지를 빨리는 건 나쁘지 않았다. 나는 양손으로 그녀들의 부드러운 살결을 쓰다듬었다.
“서, 설아! 처음 보는 사람에게 함부로 다가가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
“그치만 미령 언니도 가가의 여자인걸?”
“그래도 잘 모르는 사람이니….”
남궁린의 잔소리가 시작되려고 하자, 남궁설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푸려진다. 내가 끼어들었다. 목소리를 깔고 남궁린에게 명령을 내렸다.
“린. 분위기를 왜 그렇게 파악 못 해? 여기서 너만 옷 입고 있잖아. 벗어.”
“읏….”
남궁린은 떨리는 눈동자로 미령을 쳐다봤다. 처음 보는 미령이 아주 신경 쓰이는 모양이다. 사실은 저게 맞다. 경계심이 지나칠 정도로 없는 남궁설이 이상한 거다.
“벗으라고.”
“…네.”
그리고 남궁린도 이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