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826 - 826. 그대를 위한 폭군 (606/2,000)

〈 826화 〉 826. 그대를 위한 폭군

“신이 2황비의 거처에 들이닥쳤을 때, 2황비는 마법을 사용해 하늘을 날아 도망갔나이다. 명백한 신의 실수이오니… 신을 벌하여 주시옵소서. 그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나이다.”

“됐다.”

내가 말했다.

화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대장군을 여기서 당장 죽이기엔 아깝다. 폭군 점수를 안정적으로 얻으려면 유능한 놈이 몇 필요하다. 그리고 루테온은 유능한 놈이었다.

“거, 거짓말! 어마마마가…! 어머니가 날 버릴 리 없어!”

내 발에 깔려 있는 오필리아가 꾸물거렸다. 나는 발에 더 힘을 주었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내 발에 눌러 터질 듯이 찌그러진다. 가슴이 탱탱해서 따뜻한 물풍선을 밟는 감촉과 비슷하다.

“그 마녀년이라면 그럴 만 하지.”

제 2황비. 모르가나는 인간이 아니라 마녀족이다.

마녀족은 겉모습은 인간과 비슷하나, 마회((魔回) 장기라는 특수한 장기를 타고난다. 마녀가 태어날 때부터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이유가 이 마회 장기 때문이다.

인간과 마녀족의 혼혈인 오필리아는 운이 나쁘게도 이 마회 장기를 타고나지 못했다. 다만, 마법적인 재능은 뛰어난 모양이지만, 황녀로 태어나 제 어미에게만 모든 걸 의존하며 자란 오필리아가 마법을 제대로 배웠을 리 없다.

‘모르가나는 원작에서도 남주인공이 황제가 되자마자 도망갔지. 그때는 오필리아와 데리고 갔었는데…. 지금은 제 자식들마저 버리고 허겁지겁 도망갔군.’

원작의 모르가나는 후반부에 나타나서 죽는다.

그리고 지금 이 세계에서도 결국은 내가 모르가나를 손에 넣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성질나는 건 못 참겠군. 대장군, 8황자를 지하 감옥에 처넣어라. 그리고 고문 기술자를 파견해서 고문해라. 8황자는 일주일 뒤에 처형하겠다.”

“…예. 폐하. 황명을 받들겠나이다.”

루테온이 예의를 차리며 대답했다.

8황자, 모르가나의 아들이 사색이 되어 앞으로 튀어나와 바닥에 무릎 꿇었다. 그의 머리카락은 오필리아와 같이 연보라색이었다.

“폐하! 살려주시옵소서! 폐하! 충성을 맹세하겠습니다! 하라는 건 뭐든지 하겠습니다! 살려, 살려주시옵소서!”

“시끄럽다. 끌고 가라.”

병사들이 8황자의 팔을 잡고 끌고 갔다. 분위기는 다시 서늘해졌다.

나는 황족들을 둘러봤다. 그들은 감히 입을 떼지 못했다. 일단 살고 보자는 게 그들의 생각일 것이다.

“들어라. 지금 이 자리에서 너희의 모든 직위와 권한을 박탈한다. 너희는 단지 짐승이다. 옷을 벗고 네발로 기어라. 직립 보행은 허락하지 않는다.”

“……!!”

소리 없는 충격이 전해진다.

냉정해 보이던 재상마저 당황해서 내 옆으로 다가왔다.

“폐, 폐하! 이들은 모두 폐하와 같은 황족입니다! 특히나 그들의 뒤에는…!”

손을 들어 재상을 닥치게 만들었다.

“재상의 우려는 알고 있다. 그러나 아무 문제 없다.”

재상이 우려하는 건 황후와 황비의 친가다. 그녀들의 친가는 하나같이 범상치 않았다. 타국의 공주, 마녀섬의 직계, 엘프 왕국의 대귀족 등등. 선황과 그녀들의 사이에는 사랑이 아닌 정치적인 문제가 얽혀있었다.

“벗어라.”

나는 황족들에게 다시 한 번 말했다. 황족들이 머뭇거리며 서로의 눈치를 봤다.

나는 스톰브레이커를 소환해 제 5황자를 죽였다. 거대한 창이 5황자의 가슴을 꿰뚫었다.

“벗어라.”

다시 말했다. 창이 되돌아와 내 손에 잡혔다. 다시 던질 준비를 하자 황족들이 기겁하며 옷을 벗기 시작했다. 황후와 황비라고 해서 예외는 없었다.

“다시 말해주지. 너희는 단지 짐승이다. 직립 보행은 허락하지 않는다.”

그들은 두려움과 치욕이 섞인 얼굴로 주저앉았다.

재상은 손을 들어 자신의 이마를 짚었고, 대신관은 양손을 마주 잡고 신을 향해 기도했다. 대장군은 그저 침묵했다.

나는 오필리아의 머리채를 잡아 들어 올렸다. 자존심 높은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넋이 나간 표정이다. 눈물로 얼룩진 얼굴에는 희망이 없었다.

손에 힘을 주었다.

“으으윽….”

오필리아가 옅은 신음을 흘렸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탐스럽게 흔들렸다.

‘참을 수 없군.’

제 2황비, 모르가나가 도망친 이상 더 시간을 끌 필요는 없었다. 나는 바지 지퍼만 내려 우람한 자지를 꺼냈다. 황제의 위엄에 어울리는 자지였다.

오필리아의 다리를 잡아 강제로 벌리고 들어 올렸다. 그녀의 상체가 힘없이 바닥에 쓰러진다. 내 자지가 오필리아의 보지에 닿았다. 1자로 앙다문 분홍색 보지였다. 클리토리스가 툭 튀어나왔다. 그녀의 더러운 성질과는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보지다.

“그, 그만둬!”

뭐라고 하든 멈추지 않을 것이다.

보지는 젖지 않은 상태지만, 상관없겠지.

나는 자지를 그녀의 보지에 찔러 넣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악!”

처녀혈이 터져나간다. 질이 좁은지 보지 조임이 뛰어나다. 조임만 따졌을 땐 꽤 마음에 드는 보지였다.

나는 그녀의 허리를 잡고 섹스에 빠져들었다. 다른 이들의 시선이 내게 집중되었으나 개의치 않았다. 나는 얼마 안 가 오필리아의 질내에 정액을 사정했다.

오필리아가 바닥에 늘어졌다. 옥좌에 앉아 흐느끼며 울고 있는 오필리아의 머리를 발로 밟았다. 죽일 생각은 없었다. 보기 드문 미녀이니 내 좆집으로서 이용할 것이다.

[배다른 누이를 범했습니다.]

[1,500 폭군 점수를 획득합니다!]

“재상.”

“네. 폐하.”

“황성 내의 요리사들을 전부 죽여라.”

“…네? 잘못… 들었사옵니다만….”

재상이 아연실색한 표정을 지었다. 진짜 잘못 들은 게 아니라 내 명령을 납득하지 못한 것이다.

“황성에서 짐이 자주 먹은 요리는 흑갈색 빵이었다. 아주 딱딱한 빵이었지. 먹기 위해선 15분 동안 녹여 먹어야 했어. 그 빵이 얼마나 단단하냐면, 사람을 죽일 흉기가 될 정도로 딱딱했지. 황성 요리사들의 실력이 그 정도다. 곡물로 흉기나 만드는 그 밥버러지들을 전부 죽여라.”

“…허나 전하. 성내의 모든 요리사가 죽으면 당장 오늘 저녁에 먹을 요리도 대령할 수 없게 되옵니다. 적어도 몇은 살려두시거나, 이후에 죽이시는 편이….”

“하루 정도는 굶으면 된다. 전부 죽여라. 아니면 재상. 그대가 밥버러지들을 대신하여 죽겠는가?”

“…요리사들을 전부 죽이겠사옵니다.”

옥좌 밑에 떨어져 있는 선황의 머리가 시선에 들어왔다.

“재상. 선황의 머리통과 죽은 황자들의 머리를 제도 광장에 내걸어라. 그래야 백성들이 짐이 새로운 황제가 되었음을 깨닫지 않겠는가.”

“백성들이 기겁하며 폐하께 반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부디 선처를…. 최소한 선황의 시체는 무덤에 안치하는 편이 낫습니다.”

“시키는 대로 해라.”

“…예. 폐하. 하겠습니다.”

나는 옥좌에서 일어나 황족들에게 걸어갔다.

황후와 황비, 그리고 황녀들. 오늘 전부 범할 것이다.

???

늦은 밤.

나는 홀로 침실을 나와 지하로 내려갔다. 성내에서 경계를 서던 기사들이 나를 보고 바짝 긴장했다. 기사들은 무시했다.

황제가 머무는 궁전 지하에는 창고가 있었다. 오직 황제만이 들어갈 수 있는 창고다. 세간에서는 황제의 보물 창고라는 소문이 쫙 퍼져 있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지하 계단을 타고 내려간다. 상당히 깊었다. 그리고 내려갈수록 음산한 기운이 느껴진다.

‘스톰브레이커.’

스톰브레이커를 소환했다. 창은 분리되어 내 몸에 달라붙어 갑옷이 되었다.

지하 가장 아래에는 커다란 강철 문이 있었다. 나는 미리 챙겨온 보석 박힌 화려한 열쇠를 들어 열쇠 구멍에 끼워 넣었다. 열쇠 끝에 박힌 보석이 빛나고 문이 열렸다.

빛 한점 들어오지 않는 넓은 공간. 그 중심에 새까만 장검 한 자루가 땅바닥에 박혀 있었다.

아론다이트.

원작 주인공이 사용하던 검이다. 본래의 초대의 검이었던, 그 검은 후대의 역대 황제들을 인정하지 않아 지하 공간에 박히게 되었다.

공간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크르르르르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커다란 청회색의 늑대가 나타났다. 마치 아론다이트를 지키듯이 행동하며 날 향해 으르렁거린다. 늑대의 두 눈은 빛나는 보석처럼 붉었다.

아론다이트에 깃든 신수, 레이도스다.

아론다이트를 손에 넣기 위해선 이 신수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짐은 성배의 힘을 얻었다. 아론다이트의 신수여, 짐에게 복종하라.”

크르르르르르르르.

신수는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다. 내 눈은 한층 싸늘해졌다.

“죽고 싶은 모양이군.”

분신검을 소환해 손에 쥐었다. 신수가 지면을 박차고 벼락처럼 뛰어온다. 오러 블레이드와 뇌전이 담긴 검을 휘둘렀다. 신수의 몸에 상처가 생겼으나, 깊숙이 베진 못했다. 신수가 내 복부에 몸을 들이받았다. 나는 뒤로 날아가 벽에 처박혔다.

“크흠….”

헛기침을 하며 몸을 일으켰다. 부상은 없었다. 배가 조금 욱신거리는 정도다. 그 욱신거림도 곧 사라졌다.

“생각보다 더 세군. 웬만한 소드 마스터보다 네가 더 낫다.”

신수가 입을 벌렸다. 마나가 신수의 입안에 모여들며 빛의 구체가 되었다. 레이저라도 쏠 생각인 모양이다.

나는 신수를 향해 걸어갔다. 급할 필요는 없었다.

신수가 레이저를 쏘아냈다. 그 타이밍에 맞춰 검을 휘둘렀다. 뇌전에 휘감긴 오러 블레이드가 레이저를 베어 가르며 신수의 목을 잘랐다.

신수의 목은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시간이 되감기듯 원래 부위로 돌아갔다.

신수의 본체는 늑대가 아니라 검이기 때문에 가능한 수작이었다. 신수가 나를 향해 뛰어들었다. 레이저가 안 통하니 날 씹어먹을 속셈인 모양이다.

텁.

신수의 입을 한 손으로 잡았다.

“네가 굴복할 때까지 놀아주마.”

다른 손에 쥔 검을 신수의 이마에 박아넣었다.

나는 신수를 총 23번을 죽였고, 아론다이트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

벨라카로스 제도에서 가장 넓고 역사 깊은 광장, 초대 황후의 이름을 딴 솔비라스 대광장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귀족과 기사, 병사들뿐만이 아니라 평민들도 모여들었다.

그중에서 나는 가장 높은 위치에서 화려한 의자에 앉아 광장을 내려다봤다.

황가에서 중요한 행사를 할 때면 이 솔비라스 대광장을 이용했고, 오늘 있을 처형식에도 이 대광장이 선택받았다.

“시작해라.”

무료하게 명령을 내렸다. 귀족들이 내 말을 전했고, 기사와 병사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그들은 대광장의 중심에 지푸라기와 나뭇가지를 가져와 쌓고 기름을 뿌렸다.

이윽고 한 병사의 손에 죄인이 끌려왔다. 온몸에 구타 흔적이 있으며, 머리 절반이 뜯겨나가고, 오른팔이 잘렸으며, 등에는 채찍 상처가 아물지 않은 남자였다. 2황비, 모르가나의 아들이자 8황자였다.

대법관이 나타났다. 그는 이곳을 지켜보는 모든 이들을 향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죄인, 베녹 벨라카로스는 들어라! 너는 현 황제 폐하를 기만하고 모욕한 마녀, 모르가나의 아들이다! 그 죄는 지옥의 신이 한탄할 정도로 깊으니, 네게 화형을 선고하는 바이다. 신성한 불이 너의 육체와 영혼의 죄를 모두 정화하리라!”

평민들이 웅성거렸다. 무슨 개소리냐는 목소리가 내 귓가에 들려온다. 귀족들은 불안한 눈동자로 침묵했고, 대법관은 내 눈치를 살폈다.

나는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말했다.

“집행해라.”

“사형을 집행해라!!”

병사들이 베녹을 나무에 묶었다. 베녹은 저항하지 않았다. 고문으로 지쳐 있는 그는 이미 체념한 상태였다. 이윽고 병사들이 나무에 불을 붙였다. 매케한 검은 연기와 함께 불길이 확 치솟았다.

그 연기와 불기을 뚫고 베녹의 비명이 들렸다. 끔찍한 소리였다. 귀족과 병사, 평민 할 것 없이 침묵했다.

나는 한 손으로 턱을 괴며 화형식을 지켜봤다. 끔찍한 비명도 어느 순간 끊겼다.

그때였다.

새파랗던 하늘에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왔다. 그리고 바람이 불었다. 평민들이 기겁하며 땅에 납작 엎드려야 할 정도로 강한 바람이었다.

저 하늘에서 검은 옷을 입은 인영이 나타났다.

“왔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스톰브레이커가 내 몸에 달라붙어 갑옷이 되었다. 오른손에 아론다이트를 쥐었다.

그러나 상대를 확인한 내 얼굴은 휴짓조각처럼 구겨졌다.

제 2황비, 모르가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매부리코에 주름 가득한 얼굴을 한 노파였다.

“폐하! 조심하시옵소서! 마녀섬의 대마녀 메르탈리안입니다!”

“……과연. 모르가나, 이 년은 직접 나서지 않고 제 어미를 보냈는가. 역시 교활한 년이다.”

나는 대마녀를 올려다봤다. 대마녀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져있었다. 베녹이 타죽기까지 일부러 늦게온 건 아닌 모양이다. 어쩌면 이것도 모르가나의 수작일지도 모른다.

“오만한 황제는 들어라! 내 손녀를 범하고, 손자를 불태워 죽인 대가를 치러라! 너는 앞을 보지 못할 것이며, 간질에 시달리며, 피부가 녹고 재생하기를 반복하며, 고통 속에서 오직 죽음만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3년 뒤에 찾아오니, 나는 너의 영혼을 거두어 천 갈래로 찢어 세상에 뿌려 마녀의 복수를 세상에 알릴 것이니라!”

“노친네. 목청 하나는 끝내주게 좋군.”

“오만한 놈!”

대마녀가 추레한 손가락을 들어 나를 가리켰다. 그 손가락 끝에서 발생한 검은 저주가 나를 향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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