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87화 〉 887. 신의 아틀란티스
나는 아르테미스의 양 손목을 잡고 허리를 튕겼다. 후배위 자세였다. 내 자지가 그녀의 안을 쑤실 때마다,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과 가슴이 흔들렸다.
“아앙! 앙! 사랑해! 더, 더 찔려줘! 아아앙!”
아르테미스의 비음이 숲 전체에 울렸다. 가끔 산짐승이 나타났다가 아르테미스의 음탕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도망가기 일쑤였다.
나는 하늘을 쳐다봤다.
여명이 찾아오고 있다.
나는 움직임을 멈추고 시선을 내려 아르테미스의 자태를 확인했다. 어두운 새벽에도 그녀의 몸은 빛나는 것처럼 아름다웠지만, 밝은 아침이 되니 더욱더 아름다웠다.
“흐으으응. 뭐해…. 움직여. 움직여 줘….”
그래도 내가 움직이지 않자, 아르테미스는 스스로 엉덩이를 움직였다. 팡팡팡. 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렸다. 그러다 돌연 아르테미스가 자세를 바꿨다. 내 목에 팔을 걸고, 다리로는 내 허리를 휘감는다.
나는 아르테미스의 하복부를 보며 히죽 웃었다. 새하얀 피부에 새겨진 자궁 문신이 은은하게 빛난다.
“흐우응. 주인님…!”
아르테미스가 입을 맞춰왔다. 일어서 있던 나는 앞으로 넘어지며 자연스럽게 아르테미스를 자빠뜨렸다.
“하아앗!”
아침이 되어도 우리의 행위는 멈추지 않는다.
???
밤이 되었다.
24시간이 지나면서 아르테미스가 내 말을 들을 필요가 없어졌다. 여섯 번째 대결의 보상은 그녀의 순결과 하루 동안 노예로서 날 모시는 거였으니까.
나와 그녀는 침대에 누웠다. 아르테미스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내 오른편에 안겨 조용히 애교를 부렸다.
나는 나른하게 그녀의 젖가슴을 주무르며 확인을 미뤄두었던 시스템 알림창을 확인했다.
「사냥 대회 최종 순위.」
「1위. 성유진
2위. 기딘 유스티아
3위. 강명진
4위. 오잠 스팅어
5위. 스테판 앙쇼」
「축하합니다! 사냥 대회에서 우승하셨습니다!」
「우승 상품은 유스티아 황실로부터 수령 하십시오.」
「뛰어난 업적입니다!」
「‘사냥 대회 우승자’ 칭호가 주어집니다!」
「근력, 민첩, 체력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유스티아 황실은 날 곱게 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우승자는 3황자였으니까. 그래도 유스티아 황실이 내게 해코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 뒤에는 엘레나가 있으니까.
“…유진. 이제 떠날 거야?”
아르테미스가 조용히 내게 물어왔다. 내 손은 여전히 그녀의 젖가슴을 주무르고 있었다. 말랑하면서도 쫀득한 젖가슴이라 굉장히 중독적이었다.
“떠나야지. 난 추방자잖아.”
“굳이 떠날 필요는 없어. 나랑 여기서 함께 살면 되잖아. 이번 아틀란티스가 끝나더라도, 너만큼은 내가 보호해줄게. 그 정도 힘은 있어.”
아르테미스라면 그 말대로 가능할 것이다. 그녀는 유명한 그리스 12신 중 한 자리를 차지한 달의 여신이니까.
“안 돼. 해야 할 일이 있어.”
“…정말이지. 너무 단호하네. 그래도 그 단호함도 멋있어….”
아르테미스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그녀는 내게 입을 맞추었다. 자연스럽게 입을 벌어지고 서로의 타액을 나눴다.
내가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아르테미스는 콩깍지가 단단히 씌인 모양이다. 처녀 딱지를 떼줘서 그런가.
“아르테미스. 오리온은 괜찮은 거야? 아까부터 날 죽일 기세던데.”
“오리온? 걔랑 나랑은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야.”
「반짝이는 사냥꾼이 절망합니다.」
쪼옥.
아르테미스는 내게 입을 맞추면서 몸을 움직였다. 다시 내 위로 올라탄 것이다. 어제까지 처녀였던 그녀는 요염한 손길로 내 자지를 잡아 쓰다듬었다. 내 자지가 딱딱해지자 망설임 없이 보지에 넣고 허리를 들썩인다.
“아응, 앙, 아앙! 아아앙!”
「반짝이는 사냥꾼이 피눈물을 흘립니다」
그래봤자 오리온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저 하늘 위에서 지켜보는 걸 제외하고.
나는 아르테미스의 보지를 즐기며 아직 확인하지 않은 알림창들을 확인했다.
「달의 사냥꾼을 굴복시켰습니다.」
「조건을 만족합니다.」
「제 2,350 구역, 달의 사냥터의 지배권을 얻었습니다.」
「근력, 민첩, 체력의 능력치가 2 상승합니다.」
「200,000 AP를 획득합니다.」
「달의 사냥터의 지배자로서 30일마다 50,000 AP를 획득합니다.」
「달의 축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달의 축복
달이 뜬 밤, 1회에 한해 달의 축복을 받을 수 있다.
6시간 동안 유지된다.
신체 능력이 대폭 상승한다.
고유 특성과 스킬의 랭크가 한 단계 상승한다.
랭크:SS」
달의 축복. 어마어마한 능력치였다. 영구적인 스킬이 아니라 아쉽긴 한데, 비장의 한 수가 되기엔 충분했다.
‘신체 능력이 대폭 상승하는 것보다는 고유 특성과 스킬의 랭크가 한 단계 상승하는 게 쩔어주네.’
그리고 달의 사냥터의 지배자가 된 것도 마음에 들었다. 이 알림창이 뜬 건 아르테미스가 내게 처녀막이 찢어져 순결을 잃었을 때다. 아르테미스는 순결을 잃는 순간 굴복한 것이다.
“아아앙! 앙! 흐으응!”
찌걱찌걱찌걱.
아르테미스는 내 위에서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달빛은 받은 그녀의 피부는 은은하게 빛났다. 하복부에 새겨진 분홍색 자궁 문신이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아르테미스. 이 구역의 지배자는 황실이 아니었어?”
황실이 이 구역에서 사냥 대회를 주최했기에 당연히 황실이 지배한 구역인 줄 알았다.
“으응, 아냐. 시스템의 중재로 대가를 받고 내 사냥터를 잠시 빌려줬을 뿐이야. 그 취지가 사냥 대회란 것도 마음에 들었으니까. 하아아앙! 간다아아앙! 으흐읏….”
아르테미스가 내 위에 쓰러졌다. 그녀는 한 손으로 내 얼굴을 쓰다듬으며 아련한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찔꺽찔꺽. 그녀의 엉덩이는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유진. 밖에 나가더라도 가끔씩 찾아올 거지?”
“아르테미스. 네가 나랑 같이 구역 밖으로 나가면 되잖아.”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했을 텐데…. 제약이 있어서 밖으로 나가지 못해.”
대부분의 위신은 제 의지로 구역을 빠져나가지 못한다. 시스템의 제약이다. 강력한 힘을 가진 위신이 멋대로 구역을 빠져나갈 수 있게 되면 아틀란티스는 개판이 될 것이 분명하니까.
“아쉽네.”
“그래도 방법이 있을 거야. 그러니 그때까지… 죽으면 안 돼.”
“그럴 일은 없어. 그리고 가끔씩 찾아올게. 나는 이 구역의 지배자니 공간 이동 주문서로 쉽게 올 수 있어.”
찔꺽찔꺽.
나와 그녀는 늦은 밤까지 몸을 섞었다.
「천공의 주인이 100,000AP를 후원합니다.」
「천공의 주인이 행복해하는 딸의 모습에 매우 만족해합니다.」
???
아르테미스를 두고 히든 구역 밖으로 나갔다.
황실 소속 기사들이 입구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에이플랜 레기온의 성유진 씨. 맞습니까?”
기사는 딱딱한 어조로 물어왔다.
“맞습니다만?”
“저희는 당신을 모시라는 황궁의 명령을 받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선 사냥 대회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우승 상품은 황궁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함께 가시지요.”
기사의 수는 10명이 넘는다. 한 명, 한 명이 정예로 상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물론 그들은 나와 싸울 생각이 없어 보이긴 한다만.
“이곳에서 기다리고 계셨습니까? 대우가 좋군요.”
“사냥 대회가 끝난지라 2,350 구역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구역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달의 인장이라는 특수한 물건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사냥 대회가 끝나고 구역 내에 있던 이들은 모두 강제로 퇴거당했습니다. 딱 한 사람, 당신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사냥 대회 참가자인 내가 강제로 퇴거당하지 않은 이유. 그건 내가 2,350 구역의 지배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설령 지배자가 아니었어도 아르테미스와 엮인 게 있으니 강제로 구역에서 추방되는 일은 없었겠지만.
“2,350 구역을 지배하신 걸 축하합니다. 진심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2,350 구역은 황실이 공략을 3번이나 시도했으나, 공략하지 못한 구역입니다.”
여기서 발뺌할 수는 없었다. 나는 어깨를 한 번 으쓱여주고는 말했다.
“운이 좋았습니다.”
“운도 실력이지요. 황실의 어느 분이 당신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딘 유스티아 황자 저하이십니까?”
“그분은 아닙니다.”
“알 것 같군요.”
눈앞에 이 기사는 2황자의 기사일 것이다. 3황자가 아니라면 2황자 밖에 없다. 황태자는 내게 관심을 가지더라도 대놓고 행동할 놈이 아니었다.
“황실로 가기에 앞서, 발데르트 공작 각하께 보고하고 싶습니다만.”
“그 부분이라면 저희가 발데르트 공작 각하께 사람을 보내 사정을 알렸습니다. 당신은 저희와 함께 황실로 가시면 됩니다.”
“…제가 발데르트 소속이란 걸 알고 계시는군요.”
“예. 대외적으로는 에이플랜 레기온의 일원으로서 활동하는 것 같기에, 그에 맞춰드렸습니다만, 혹시 불편하신지요?”
“이곳은 유스티아 제도이고, 제가 갈 곳은 유스티아 황실이지 않습니까. 발데르트 가문의 기사로서 대우해주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유진 경.”
고지식 해 보이는 기사는 잠시 의아한 눈으로 날 바라봤다. 그 눈의 의미는 어렵지 않게 알아차렸다. 발데르트 가문의 기사로서 대우. 즉, 정치적으로 생각해달라는 말이기도 했으니까. 황실에서 온갖 더러운 꼴을 본 기사일 테니 굳이 똥통으로 들어가려는 내가 이상한 거겠지.
‘어중간한 지위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기만 할 뿐이란 건 나도 알아. 그래도 무시당하는 것보다는 낫지.’
어차피 황궁에 오래 있을 것도 아니다.
나는 기사를 따라 황궁으로 이동했다.
???
황궁의 입구에서 엘레나를 만났다. 황실의 기사들은 의외인 듯 눈을 치뜨고는 바로 그녀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발데르트 공작 각하를 뵙습니다.”
“그래. 내 기사를 데려오느라 수고가 많았다. 지금부터는 내가 그를 안내하지. 경들은 물러나라.”
“…허나, 각하. 헤릭스 저하께서 유진 경을 데려오라는 명을 저희에게 내렸나이다.”
“내가 헤릭스 황자에게 데려가지. 됐나?”
“…….”
기사는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
유스티아 제국에서 황자의 권위보다 엘레나의 권위가 더 높았다. 제국오공 보다 높은 권위를 가진 자는 오직 한 사람, 황제밖에 없었다.
나는 엘레나를 따라 황궁의 복도를 걸었다. 깨끗한 대리석으로 된 복도 바닥을 밟는 느낌이 제법 마음에 들었다.
“여신과는 재미 보고 왔나?”
엘레나가 웃음기를 담은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로 재밌어서 웃는 건지, 아니면 연기인지는 모르겠다.
“덕분에 여신과의 대결에서 이겼어.”
엘레나는 여섯 번째 대결에서 나를 도와줬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아르테미스에게서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기가 차는 놈이다. 잠시 한 눈판 사이에 여신과 대결을 벌이다니…. 얌전히는 못 있는 거냐?”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 …몸은 괜찮아?”
엘레나가 나를 돕기 위해 사용한 환술. 현실의 법칙을 조종한 그 환술은 분명 엘레나에게 적지 않은 대가를 안겼을 것이다.
엘레나는 잠깐 말없이 걷다가 대답했다.
“괜찮다. 약간… 피를 토했을 뿐이지. 수명으로 치자면 반년. 그래. 겨우 그 정도다.”
“…좀 놀랐어. 설마 나를 위해 수명까지 쓸 줄이야.”
“모르긴 몰라도 여신과의 대결이지 않나. 아마 네가 졌다면 최소 죽는 것이었겠지. 나는 지금 네가 죽는 걸 바라지 않는다. 거기에 지금껏 네가 해준 것도 있으니… 반년이면 싸지.”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수명 반년. 그것도 대충 말한 것이 틀림없다. 아무리 엘레나라도 자신의 수명을 완벽하게 계산할 수는 없으니까. 실제로는 그보다 많은 수명을 소모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 지금 몸 상태는 어때?”
“……조금 어지럽긴 하군. 내일 아침이면 멀쩡해지겠지.”
“넌 자기 수명을 너무 막 쓰는 경우가 있어. 20년도 안 남았지?”
“뭐. 그 정도는 되겠지.”
나는 황궁의 복도를 당당하게 걸어가는 엘레나의 뒷모습을 빤히 쳐다봤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찰랑찰랑 흔들린다.
요즘 들어 엘레나가 무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좀 천천히 하는 게 어때?”
“잔소리는 관둬라. 뭐든지 기회가 왔을 때 전력을 다해야 하는 법이다.”
그녀의 목소리가 살짝 언짢아졌다.
엘레나는 내가 뭐라고 말하든지 듣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기본적으로 독선적이니까. 그녀의 기분이 더 나빠지기 전에 화제를 바꿨다.
“세이라는?”
“그녀는 내 저택에 머물고 있다.”
“네 저택에? 아르피스 별장은 어쩌고?”
“너를 기다리고 있는 거지. 성가셔 죽을 지경이다.”
거친 말과는 다르게 엘레나의 입가에 그려진 알 듯 모를 듯한 미소가 살짝 엿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