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890 - 890. 신의 아틀란티스 (670/2,000)

〈 890화 〉 890. 신의 아틀란티스

“학, 흐윽… 아그으읏….”

난간을 꽉 붙잡은 세이라의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고개를 푹 숙인 그녀의 입에서 투명한 타액이 그 턱을 타고 내려와 아래로 뚝 떨어졌다.

때마침 아래쪽에는 세이라보다 더 어려 보이는 한 영애가 있었다. 다른 귀족들과 즐겁다는 듯이 이야기를 꽃피우고 있던 그녀는 머리를 번쩍 들어 올렸다. 영애의 눈동자는 고개 숙인 세이라에게 향해 있었다.

“영애? 무슨 일인가요?”

“방금 천장에서 물방울이 떨어지지 않았나요? 제 머리에 닿은 듯한데….”

“어머. 정말 물방울이 묻어 있네요. 천장에 구멍이 났을까요…?”

“하하. 영애들. 여긴 유스티아 제국의 심장인 황궁입니다. 천장에 구멍? 절대로 그럴 일은 없습니다.”

“…그렇겠지요. 여긴 황궁이니…. 그런데 왠지 이 물… 끈적거리는 것 같은데….”

“아마 음료수 같은 거겠지요. 누군가가 흘린 음료수가 벽에 묻어 있다가 떨어진 것일 테지요. 영애. 제가 닦아드리겠습니다.”

“어머나. 고마워요, 공자.”

“신사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괜찮으시다면 저와 함께 한 곡 추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네. 기꺼이.”

아래쪽은 화기애애했다.

그리고 뒤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개인실에서 몸을 섞던 남녀가 밖으로 나온 것이다.

“상쾌하군. 부인, 그대의 몸은 최고였소. 내 솜씨는 어땠소?”

“…그걸 굳이 입 밖으로 내야 아나요? 저질스러워요, 남작님.”

“하하. 솔직하게 말해주시오. 그게 날 위한 일이오.”

“…좋았어요.”

“어느 부분이 좋았소?”

“…그, 글쎄요. 전체적으로 다 좋아서 어디가 좋았다고 콕 집어 말하기엔 좀 그렇네요.”

“부인은 날 만난 것인 정말 행운인 것이오. 밤일과 낮일. 둘 다 잘하는 남자는 흔하지 않소. 그래서 말인데. 부인의 죽은 남편과 비교해서 어떻소?”

“남작님…!”

“화내지 마시오. 듣는 건 우리밖에 없지 않소. 그리고 우린 공범자요. 혼자서 고상한 척해봤자 가증스러울 뿐이오.”

“…하아. 남작님이 죽은 남편보다 좋았어요. 그렇게 느껴본 건 처음이에요. 제 진심을 들었으니 만족하시나요?”

“으음. 만족하고말고.”

“…남작님. 그 일은 잘되어가시나요?”

“잘 되어가고 있소. 내가 누구인지 잊었소? 나는 황태자 전하의 충실한 신하요. 황태자 전하가 마땅한 자리를 물려받으시는 날, 나는 백작이 되어 5개의 구역을 받을 것이오. 물론 그대는 백작 부인이 되겠지.”

“듣는 것만으로도 그날이 기다려지네요!”

그들이 멀어졌다.

저 남작은 황태자에게 줄을 선 귀족인 모양이다. 그가 보답 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엘레나가 황태자가 황제가 되는 걸 바라지 않으니까. 설령 황태자가 황제가 되더라도, 황태자가 어중이떠중이를 챙겨줄 리가 없다. 때가 되면 버려지겠지.

“하윽, 앗, 아앙! 겨, 겨엉….”

“왜 그래?”

“흐읏…. 이제 그만… 경의 씨앗을, 경의 아기씨를 내게 쏟아부어다오! 내 자궁이 경의 아기씨를 원해서… 미쳐버릴 것 같다. 하아아!”

짜악.

타이밍에 맞춰서 그녀의 엉덩이를 때렸다. 세이라가 부르르 떨었다. 그녀의 보지가 수축하며 내 자지를 강하게 조이고, 대량의 애액이 흘러나와 바닥을 더럽혔다. 바닥에는 이미 작은 웅덩이가 만들어져 있었다.

7번째. 그녀는 20분 동안 내게 쉬지 않고 박혔다. 거의 3분의 한 번꼴로 절정을 느끼고 있었다. 반면에 나는 단 한 번도 사정하지 않았다.

“안 돼.”

찌걱찌걱.

내게 맞아 빨갛게 변한 그녀의 엉덩이를 잡고 허리를 움직였다. 얼마나 잘 젖었는지 내 바지 일부도 그녀의 애액에 젖었다.

“아앙! 앙! 대체 왜…?! 그읏….”

“네가 말했잖아. 황제가 오기 전까지 끝내야 한다고. 그래서 황제가 오면 끝낼 거야.”

“겨, 경은 정말이지… 하으으앙!”

세이라의 상체가 난간 아래로 미끄러지듯이 쓰러지려고 했다. 나는 그녀의 어깨를 잡아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세이라는 고개만 옆으로 돌려 내 입에 입을 맞추었다. 물론 내 단단한 자지는 이 와중에도 그녀의 보지를 성실히 쑤시고 있었다.

그렇게 세이라와 즐거운 섹스를 이어가던 나는 무도회장의 분위기가 바뀌는 걸 눈치챘다.

델사르 유스티아.

유스티아 제국의 차기 황제가 입장했다. 모든 귀족이 입을 다물고 그를 살폈다.

우검공(愚劍公) 노이트 아르피스, 철한공(鐵漢公) 홀라인드 론마시드, 환상공(幻想公) 엘레나 발데르트. 그 세 명도 황태자를 주목했다.

황태자는 금발에 잘생긴 미남이었다. 붉은 눈은 오만하면서도 모든 것을 꿰뚫어 볼듯한 기세를 갖추었다. 로맨스 판타지의 남주인공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외모다. 실제로 황태자는 유능하기도 하고.

황태자는 여유롭게 행동했다. 그의 뒤를 수많은 귀족이 따랐다. 황태자를 지지하는 자들이었다. 그들은 똘똘 뭉쳐 다녔다. 마치 자기들을 제외한 이들은 모두 적이라는 듯이. 황태자를 따르는 귀족들에겐 숨길 수 없는 야망이 엿보였다.

황태자는 철한공, 우검공, 환상공 순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환상공이 가장 가까이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다분히 의도적인 인사 순서라 할 수 있었다.

“아응! 앙! 하아앙!”

나는 세이라의 몸을 난간에 걸어두고 허리를 움직이며 황태자를 살폈다. 찌걱찌걱찌걱. 섹스를 하니 집중이 더 잘 됐다.

황태자 근처에 있는 한 여성이 내 시선을 끌었다.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밝은 금발의 여인이었다. 얼굴에는 반투명한 면사를 썼으나, 드러난 형태만으로도 눈이 번쩍 뜨이는 미녀라는 걸 알 수 있다.

가슴은 K컵. 농구공을 몸에 달아놓은 듯한 거대한 크기의 폭유다. 어마어마하게 큰 가슴은 그 자체만으로도 음탕하면서도 천박하게 느껴졌다. 허나 그녀의 가지런히 모은 손과 발에서는 기품이 느껴졌다.

그녀의 몸에선 고결함이 흘러나온다. 그 고결함에 대부분의 남자는 그녀를 성적으로 보지 않는다. 그 고결함이 어느 정도냐면, 내가 그녀를 보고 무심코 성모 마리아를 떠올릴 정도다.

‘그렇기에 더 따먹고 싶지.’

그녀가 누군지 알아차렸다.

가브리엘.

엔젤러스 레기온의 간부.

나는 가브리엘의 자태를 보며 입맛을 다셨다.

퍼억! 퍽! 파앙!

“하앙! 가, 갑자기 움직임이 거칠어… 흐윽! 간다… 간다아아앗!”

세이라가 경련했다. 나는 난간에 걸쳐져 아래로 흘러내리고 있는 젖가슴을 주물렀다. 시선은 여전히 가브리엘에게 박혀 있었다.

그때, 가브리엘의 머리가 내 쪽으로 향했다. 나는 당황했다. 그녀의 시선이 확실하게 나와 세이라에게 향했기 때문이다.

가브리엘은 고개를 획 돌렸다.

‘내 기만(SS)를 꿰뚫어 봤군.’

가브리엘은 가능성이 있었다. 그녀는 아르테미스와 마찬가지로 위신의 몸이지만, 정신은 진짜니까.

‘가브리엘 정도 되면 꿰뚫어 보는 것도 이상하지 않지.’

가브리엘은 나를 지적하거나, 본 것을 발설할 생각이 없는 듯하니 그대로 섹스를 이어갔다. 가브리엘은 조용했다. 그저 황태자의 옆을 걸을 뿐이고, 누군가가 가브리엘에게 말을 걸면 황태자가 먼저 나서서 끊었다.

나는 황제가 오기를 기다리며 보지를 계속 쑤셨다.

“흡, 하윽… 앙, 에으읏….”

1시간이 더 지났다.

세이라의 몸은 축 늘어졌다. 반응도 약해졌다. 자지를 찌를 때마다 윽윽 소리만 났고, 엉덩이에는 내 손바닥에 의해 빨갛게 부었다.

그리고 황제가 들어왔다. 나는 그제서야 세이라의 보지 안에 질내사정했다. 사정하지 않고 1시간 반 동안 보지를 쑤시는 건 나도 꽤 힘들었다.

“아, 아아아, 아아아아아….”

젖가슴을 까고 엉덩이를 내게 내민 세이라가 쾌락의 신음을 흘렸다. 황제는 웅장한 음악과 함께 레드 카펫을 걸으며 옥좌로 향했다.

“약속했던 대로… 여기까지 할게.”

1시간 반 만에 처음으로 자지를 완전히 빼냈다. 나와 그녀의 성기에서 뿌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흐으으으으….”

세이라의 몸이 난간 아래로 축 떨어졌다. 상체는 바닥에 내려가고, 무릎은 벌어진 상태로 굽혀혀 땅에 닿았다. 높게 올라간 엉덩이에서 항문과 보지가 움찔거렸다. 다시 봐도 하얀 가터벨트가 잘 어울리는 엉덩이였다.

퓨퓨퓻!

보지가 빠르게 수축하며 질내에 있던 정액이 물총처럼 쏘아져 바닥을 더럽혔다. 보지에서는 정액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정액을 본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1시간 반 동안 사정하지 않고 좆질만 해서 그런 건지 평소때보다 훨씬 걸쭉한 정액이었다.

“세이라. 움직일 수 있지?”

“아으… 아아아….”

쪼르르르르.

정액과는 다른 뜨끈한 액체가 그녀의 보지에서 졸졸 흘러나왔다. 실금이었다.

“이런!”

나는 깜짝 놀라서 인벤토리에서 수건을 소환해 다급히 그녀의 아래로 던졌다. 소변이 아래로 흘러내리기라도 했다간 곤란해진다.

그녀의 실금 쇼를 곧 끝났다. 보지 안을 꽉 채운 하얀 정액이 아래로 조금씩 뚝뚝 떨어졌다.

나는 신사답게 손수건으로 그녀의 보지를 닦아주고 그녀를 데리고 개인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를 소파에 앉히고 드레스를 정리해뒀다. 그녀의 몸을 닦고 새로운 팬티를 입혀줬을 때, 그녀가 눈을 떴다.

“…여기는.”

“개인실이야. 황제도 무도회장에 왔고 엘레나에게 가봐야 할 것 같은데… 혼자서 움직일 수 있겠어?”

“움직일 수는 있다. 하지만… 움직이고 싶지 않군. 미안하지만, 경. 나는 여기서 쉬고 있겠다.”

“음. 알았어. 여기서 푹 쉬어.”

밖으로 나가려고 할 때 그녀가 손을 뻗어 내 어깨를 잡았다. 역시 우검공의 딸. 힘이 보통이 아니었다.

“…경.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곰곰이 생각하던 나는 피식 웃으며 그녀에게 다가가 허리를 약간 숙였다.

“으응….”

그녀의 입과 내 입이 마주쳤다. 나는 한동안 그녀와 키스를 하고 난 뒤에 밖으로 나갔다.

???

“늦었군.”

엘레나가 가볍게 날 타박했다. 그녀의 호위기사로 참가했던 나였기에 할 말이 없었다.

“미안.”

“3층에서 세이라와 재미는 잘 봤나? 세이라는 아주 죽어 가던 얼굴이더군. 조금 의외이긴 했다.”

“…알고 있었어?”

“대놓고 하길래 이쪽이 더 난감했다. 알아차린 건 나와 저 여자뿐인 것 같긴 하다만.”

엘레나가 말하는 저 여자란 가브리엘이었다. 가브리엘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그저 황태자의 옆에 있을 뿐이다. 가브리엘은 황태자의 호위였다.

“관객은 전부 모였군.”

“전부 모였다고? 천년공과 수의공은 안 보이는데?”

“발견하지 못한 건가. 저기 있잖나. 천년공은 황제의 뒤쪽에, 수의공은 저기 3층에.”

확실히 있었다.

늙은 황제의 뒤편에 제복을 입은 검은색 장발의 남자, 천년공(千年公) 칼론 브랜티스. 용의 피를 물려받은 존재인 그는 늙지 않고, 정해진 수명도 없었다. 천년공이란 말대로 천 년 이상의 세월을 살아왔다.

3층 기둥에 팔짱을 끼고 등을 기대어 있는 녹색 머리칼의 남자는 수의공(水衣公)인 에이물스 오버프로스트다.

황제와 황자들. 그리고 제국오공이 한자리에 모였다. 우연은 아니었다. 엘레나가 손을 썼으니까.

“……왜 곧바로 알아차리지 못했지.”

“당연히 저들이 기척이 숨겼기 때문이지. 네 실력으로는 아직 저들을 바로 찾아내기 힘들다.”

“맞는 말이라 부정할 수도 없군.”

나는 쓰게 웃었다.

“언제 시작할 거야?”

“지금.”

엘레나가 앞으로 걸어나갔다. 또각또각. 엘레나가 걸을 때마다 주위의 시선은 모두 그녀에게 향했다. 엘레나는 수많은 시선에도 위축되지 않았다.

“엘레나 발데르트가 위대하신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엘레나는 황제에게 무릎 꿇지 않았다. 그저 허리만 살짝 숙였다. 그녀에겐 그럴 자격이 있었다. 그녀는 제국오공 중 한 사람이니까.

“…오랜만이로구나, 발데르트 공작. 그대가 제국오공을 이곳에 모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대가 무도회장을 빛내주었으나, 짐은 오히려 걱정이 되는구나.”

“폐하. 제국을 위해 행동할 뿐입니다.”

“그래. 짐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

“델사르 황태자 전하의 지위를 폐하시옵소서. 현 황태자 전하에겐 제위를 계승할 자격이 없사옵니다.”

주위가 경악했다. 누구 한 명 입을 열진 않았으나, 그 기색이 내게 느껴졌다.

황제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의 붉은 눈은 무덤덤했다.

“다른 누군가가 짐에게 그따위 말을 직언했다면, 당장 그 목부터 잘랐을 것이다. 허나 그대는 제국을 받치는 다섯 기둥 중 하나. 짐은 그 충심을 의심하지 않는다. 태자의 폐위를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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