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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 910. 신의 아틀란티스 (690/2,000)

〈 910화 〉 910. 신의 아틀란티스

시간이 지날수록 여자 망자는 강력해졌다. 어느 순간부터 투탕카멘의 황금가면으로도 지배가 불가능할 정도로 강해진 것이다.

선택해야 했다.

여자 망자가 내 지배에서 벗어나기 전에 없애던가, 다른 방법을 찾던가.

나는 후자를 선택했다. 이제 와서 그녀를 버리기엔 너무 아까웠다.

“굴라. 네 이름은 이제부터 굴라다.”

생각나는 대로 이름을 붙였다. 뒤늦게 백환 세계에 있는 동명이인이 떠올렸지만, 이미 한 번 내뱉은 이름이니 정정할 생각은 없었다.

“굴라…. 알겠습니다…. 마스터….”

굴라가 더듬더듬 말했다. 그녀가 강해진 끝에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

“갑옷을 벗어라.”

“네…. 마스터.”

굴라는 내 명령에 절대적으로 따랐다. 혹한의 추위가 들이닥쳤지만, 망자인 굴라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그녀의 몸을 위아래로 살펴봤다. 가슴이면 가슴. 엉덩이면 엉덩이.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몸매였다. 그리고 창백한 피부 위에 새겨진 붉은 문신이 야릇하게까지 느껴진다.

‘종속이 답이다.’

「종속.

대상을 스킬 주인에게 종속시킵니다. 단, 대상의 몸에 종속의 증표를 남겨야 합니다. 대상의 힘과 정신력이 뛰어날 경우 종속 시도가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대상을 완전히 굴복 시키면 종속은 100% 성공합니다.

주인에게 종속 된 대상의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종속된 대상은 주인에게 해를 끼칠 수 없습니다. 주인은 종속된 대상에게 2 개의 제약을 걸 수 있습니다. 종속된 대상은 반드시 제약을 지켜야 합니다.

현재 종속 가능한 인원 2/3.

특수 종속 - 용길공주

종류: 스킬

랭크: S」

나는 굴라의 하복부에 손을 뻗었다. 차갑고 매끈하고 딱딱하다. 슬쩍 손을 내려 보지를 만졌다. 하얀 보지털은 빗자루처럼 빳빳했다. 그 아래의 보지는 차갑고 단단한 고무 같았다. 모양은 나쁘지 않았다.

“지금부터 널 종속하겠다. 거부하지 마라.”

“네…. 마스터.”

살짝 긴장했다. 대상이 언데드이니 종속이 실패할 가능성도 존재했다.

「종속(S)을 발동합니다.」

「대상의 몸에 종속의 증표를 새깁니다.」

「대상이 종속에 저항하지 않습니다..」

「대상의 몸에 종속의 증표가 성공적으로 새겨집니다.」

「종속(S)을 성공합니다.」

「대상이 당신에게 종속되었습니다.」

굴라의 문신과 같은 붉은색 음문이 하복부에 새겨졌다.

굴라가 나를 배신하지 않도록 제약을 걸었다. 일을 끝낸 뒤에 반사적으로 굴라의 엉덩이를 때렸다. 기대했던 찰진 소리 대신 둔탁한 소리가 났다.

‘마음 같아선 지금 당장 보지 맛을 한번 보고 싶지만….’

굴라는 언데드였으나, 말을 더듬지 않고 할 수 있게 되었을 때부터 언데드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겉모습만 보면 정말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다.

‘뒤에 엘레나가 있단 말이지.’

기만(SS)을 써도 엘레나의 시선을 피할 자신이 없었다. 나는 다음 기회를 노리기로 하며 굴라에게 갑옷을 입혔다.

「굴라는 당신으로 따르기를 원합니다.」

「고위 언데드, 데스 나이트가 당신에게 굴복합니다.」

「‘죽음의 군주’ 칭호가 주어집니다.」

「체력과 마나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굴라의 주인으로서 굴라의 상태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고유 특성, 사자폭식(C)을 각성합니다.」

「이름: 굴라

클래스: 데스 나이트

칭호: 떠도는 망자.

신좌: -

소속: COA 94 지구

근력: 146 민첩: 71 체력: 125 마나: 55 행운: 3

고유 특성: 괴력난신(B), 사자폭식(C)

특성: 스카디르의 대전사(A)

스킬: 죽음의 기운(B), 검술(B),」

나는 감탄했다.

근력과 체력만 따지면 이미 나 이상이다.

고유 특성인 괴력난신(B)과 일반 특성인 스카디르의 대전사(A)의 효과 때문이다.

스킬인 죽음의 기운(B)은 데스 나이트로서 가지는 클래스 스킬인 듯하다.

‘고유 특성을 또 각성하다니… 이건 진짜 흔치 않은 일인데. 언데드라서 가능한 건가?’

「사자폭식(死者暴食)

죽은 자를 먹고 성장한다.

죽은 자를 먹으면 일시적으로 능력치를 얻는다.

죽은 자를 상대할 때 우위를 점한다.

종류: 고유 특성

랭크: C」

랭크는 낮지만 터무니없는 능력치인 건 확실했다.

‘망자를 먹으면 더 효율 좋게 강해지겠군. 그리고… 같은 망자를 상대할 때도 보정을 받는 건가.’

나는 씨익 웃었다.

대박이 터졌다.

???

“가라, 굴라! 모조리 쓸어버려라!”

“알겠다, 마스터.”

더는 말을 더듬지 않게 된 굴라가 또렷하게 말했다. 자아가 확실해지면서 내게 하던 존댓말도 집어치웠다. 나는 그녀를 이해해주기로 했다. 예뻤으니까.

굴라는 서리 거인을 향해 거침없이 뛰었다. 그녀의 검에 맺힌 붉은 검강이 은은히 빛난다. 굴라가 검을 휘두르면 서리 거인 망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밀려났다. 힘으로 대응해도 마찬가지다. 서리 거인 망자 중 굴라를 힘으로 이길 수 있는 놈은 없었다.

“너는 우리와 같은 망자가 아닌가! 왜 생자의 말을 따르는 거냐!”

“저놈은 하물며 사령술사도 아니다!”

“섭리에 어긋나는 일이다!”

“시끄럽다. 나는 마스터의 명령에 따를 뿐이다. 죽어라.”

서리 거인 망자들이 죽어 나갔다. 거인들이 한데 모여 저항해도 소용없었다. 굴라가 검을 휘두르면 어김없이 서리 거인들의 몸이 토막 났다.

나는 뒤에서 느긋하게 망자들을 시켜 서리 거인의 손발톱을 뽑았다.

“끄아아아아악!”

“자, 잡아 먹힌다…!”

“죽어서도 또 죽어야 한다니…!”

굴라는 거인을 죽이고 고유특성인 사자폭식(C)을 사용했다. 이 스킬이 생겨나고부터 직접 입으로 망자를 먹을 필요 없었다. 그녀는 상대를 향해 주먹을 움켜쥐었다.

콰직, 콰지직!

염력으로 상대를 으스러뜨리듯이 적을 먹어 치운다.

망자를 먹어 치운 굴라는 불만스러워 보였다. 서리 거인 망자 3마리를 먹었음에도 능력치가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가 강해질수록, 그녀의 성장도 더뎌졌다. 당연한 일이었다.

“일반 망자의 손발톱 7,000개, 거인의 손발톱 3,000개. 전부 모았다.”

엘레나가 말했다.

헬에게 받은 임무는 약 3개월 만에 끝났다.

저벅저벅.

갑옷을 입은 굴라가 우리의 앞으로 다가왔다.

“마스터. 이제 지옥에서 벗어나는 건가?”

“그래야지. 원래 그런 목적이었으니까.”

“나는 끝까지 마스터를 따르겠다.”

“기특하군!”

“…….”

칭찬의 의미로 굴라의 어깨를 툭툭 두들겼다. 굴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엘레나. 공간 이동 괜찮지?”

“헬의 궁전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으니, 환술을 이용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문제는… 거리가 지나치게 멀어서 3일은 걸린다는 거겠지.”

엘레나는 환술을 이용해 공간 이동을 사용했다. 한 번 사용하고 바로 뻗었다. 50년 이상의 수명을 단번에 사용하는 것이라 지치게 된다. 좀 미안하긴 했다. 완전 회복을 써가면서 공간 이동을 사용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엘레나가 마차에 뻗은 지금 기회를 놓칠 순 없어.’

마차 밖으로 나가서 굴라를 불렀다.

“무슨 일이지, 마스터?”

“보지 딱 대!”

“알았다.”

철컹.

갑옷을 벗어 알몸이 된 굴라가 하체를 앞으로 내밀고 손가락으로 선홍색 보지를 벌렸다. 그 행동이 매우 자연스러웠는데, 사실 굴라와 섹스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자지를 꺼내 조금도 젖지 않은 굴라의 보지에 가져다 댔다. 귀두를 통해 서늘한 한기가 느껴져 몸서리쳤다. 그러면서도 강제로 자지를 밀어 넣었다. 굴라의 보지는 차갑고 퍽퍽했다.

나는 손을 뻗어 보지만큼이나 차갑고 퍽퍽한 젖가슴과 그녀의 매끈한 피부를 만졌다. 손은 그녀의 붉은 문신을 따라 움직였다.

“…이해할 수 없군. 이런 차가운 몸뚱이를 원할 정도로 굶주려 있는 것도 아닐 텐데…. 차가운 보지가 취향인가?”

“확실히 느낌은 별로 안 좋아.”

“그럼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너 같은 미녀 보지를 안 따먹는 건 아까운 일이니까!”

“역시 모르겠다.”

“굴라. 너는 기분 안 좋아? 지금 네 자궁을 쿵쿵 두들기고 있어. 느껴져?”

“전에도 말했듯이 내게는 감각이 없다.”

성감 고조를 사용했음에도 그녀의 무반응은 변하지 않았다. 굴라는 언데드라 감각 자체가 없다.

“넌 내 거다, 굴라. 잊지 마라.”

“당연한 소리를 하는군.”

하복부에 새겨진 음문을 손바닥으로 문지르면서 그녀의 질내에 사정했다.

???

우리는 헬을 만났다. 헬은 저번에 봤을 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는 헬의 앞에 무릎 꿇고 부복했다. 나는 그녀에게 지금까지 모은 망자의 손발톱을 바쳤다.

“생각보다 빠르게 모았구나.”

“헬 님. 약속을 지켜주십시오.”

“아무렴. 내가 한 입으로 두말 하겠느냐? 너희 뒤쪽에 지옥 밖으로 나가는 문을 만들었단다.”

뒤쪽을 쳐다봤다.

아까까지 없었던 철문이 있었다. 저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면 된다.

“감사합니다. 헬 님.”

“정당한 거래였을 뿐이지. 그리고 알고 있겠지만… 내가 허락한 건 너와 저 여자뿐이니라. 망자는 밖으로 나갈 수 없느니라.”

굴라를 여기서 내버려두고 가라는 말이었다.

나는 당황하지 않았다. 엘레나와 대화를 나누면서 예상했던 일이다.

“헬 님. 굴라를 보내주십시오. 따로 대가를 치르겠습니다. 100만 AP라면 헬 님도 만족하실 겁니다.”

“안 된다. 너희는 살아 있는 인간이었기에 나갈 수 있으나, 저것은 인간의 외형을 한 망자니라. 니플헤임의 망자는 지옥 외의 장소로 갈 수 없다. 그게 법이니라.”

“……어떻게 안 됩니까?”

헬이 웃었다. 이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본체인 내가 저 망자에게 흥미를 느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에도 니플헤임의 관리자로 삼기에 딱 적당하구나. 내 밑에서, 관리자로서 일한다면 언젠간 지옥 밖으로 보내주겠느니라.”

“망자는 지옥 외의 장소로 갈 수 없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방법은 무수히 많지. 가장 쉬운 방법은 망자가 아니게 되면 되니라.”

“…부활입니까? 굴라를 살려주실 수 있습니까?”

“그와 비슷하지. 설마하니 내 신명이 무엇인지 잊었느냐?”

살아있는 시체.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헬은 죽었지만, 살아있는 존재였다. 살아있는 시체라는 모순적인 신명대로의 여신이었다.

이건 기회였다. 비록 굴라를 지옥 구역 밖으로 데려갈 수 없게 되었지만, 종속이 있는 한 나와 그녀의 연결이 끊어지는 건 아니다.

‘굴라의 자아가 연약하면 모를까. 지금의 굴라의 자아는 흔들리지 않아. 이미 생전의 기억 일부까지 떠올린 굴라야. 믿을 수 있어.’

그리고 굴라는 이곳에 있는 편이 더 성장할 수 있다. 니플헤임에는 돌아다니는 망자가 많으니까. 헬이 말하는 관리하는 일도 지금껏 해왔던 일이 틀림없다.

“좋습니다. 굴라. 헬 님의 밑에서 일해줘. 나중에 내가 데리러 올게.”

“……알겠다. 마스터의 명령대로 하지. 이 신좌 계약이란 것도 받아들이면 되나?”

“어. 받아들여.”

「이름: 굴라

클래스: 데스 나이트

칭호: 떠도는 망자.

신좌: 살아있는 시체

소속: COA 94 지구

근력: 168 민첩: 91 체력: 154 마나: 77 행운: 3

고유 특성: 괴력난신(B), 사자폭식(C)

특성: 스카디르의 대전사(A), 자이언트 킬링(B), 생사의 경계(C).

스킬: 죽음의 기운(A), 검술(A), 강타(B)」

「생사의 경계.

죽어 있다.

살아 있다.

종류: 신좌 특성

랭크: C」

굴라가 신좌 계약을 하며 받은 특성이었다. 간단명료한 설명. 다시 말해 그녀는 언데드인 동시에 언데드가 아니었다. 죽은 자의 속성과 살아 있는 자의 속성을 동시에 가졌다.

“기분 좋구나. 쓸만한 관리자를 얻었어. 자, 볼일은 끝났겠지? 너희는 밖으로 나가거라.”

축객령이 떨어졌다.

나와 엘레나는 마지막으로 인사했다. 엘레나가 먼저 밖으로 나갔고, 나는 나가기 전에 굴라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굴라의 피부는 여전히 창백하고 차가웠으나, 희미한 온기가 느껴졌다.

“나중에 보자, 굴라.”

“…알았다. 마스터.”

지옥 밖으로 나갔다. 그곳은 설산의 정상이었다. 하늘이 참 맑았다.

「8,009 구역, 올팽 설산에 입장합니다.」

「최초로 지옥에서 생환합니다!」

「위대한 업적!」

「‘지옥 귀환자’ 칭호가 주어집니다.」

「모든 능력치가 1 상승합니다.」

“드디어 지옥 여정이 끝났군.”

엘레나가 후련한 얼굴로 말했다. 그녀가 내게 무언가를 건넸다. 공간 이동 주문서였다.

“그래. 끝났지.”

그러나 나는 공간 이동 주문서를 찢지 않았다.

[유희를 종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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