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1화 〉 911. 하와이
[성유진
레벨: 77
근력: 88 체력: 83 민첩: 87 지능: 80 정력: 95 마나: 92]
[사용 가능 포인트: 2,789]
현실로 돌아온 나는 습관적으로 능력치와 포인트를 확인했다.
포인트는 2,789.
어디에 사용할까. 고민하던 나는 능력치를 올리기로 했다.
[근력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선 120포인트가 필요합니다.]
[근력 능력치를 올리겠습니까?]
내친김에 민첩까지 올렸다.
[성유진
레벨: 77
근력: 90 체력: 83 민첩: 90 지능: 80 정력: 95 마나: 92]
[사용 가능 포인트: 2,189]
‘나머지는….’
2,000 포인트.
나는 고민하다가 캐릭터 소환 레벨을 올리기로 했다.
[캐릭터 소환 레벨을 올리기 위해선 2,000의 포인트가 필요합니다.]
[현재 캐릭터 소환 레벨은 2입니다. 포인트를 이용해 캐릭터 소환 레벨을 올릴 수 있습니다. 레벨을 올릴 때마다 동시에 소환할 수 있는 캐릭터가 늘어납니다.]
‘이걸로 나중에 유리아와 엘레나를 동시에 소환해서 따먹을 수 있겠군. 크크.’
큰 그림을 위한 투자였다.
마음 같아선 지금 당장 두 사람을 소환해 따먹고 싶으나, 유감스럽게도 유리아는 저번에 소환해서 아직 쿨타임 중이었다. 엘레나는 현실에서 섹스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소환하면 화를 낼 게 분명했기에 소환을 미뤄두기로 했다.
‘하린이랑 놀러 갈까.’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하린은 도도한 척하면서도 몇 번 더 권유하면 못 이기는 척 져준다. 그 과정이 조금 귀찮긴 한데, 그것도 한하린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아름다운 미녀가 도도한 척 구는 건 얼마든지 용서해줄 수 있었다.
‘낚시하러 가자고 꼬실까. 유혹의 낚싯바늘을 이용해 내 낚시 실력을 과시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월척 낚는 내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저녁은 레스토랑에서 대충 해결한 뒤, 고급 호텔로 데려가서 즐거운 밤을 보낸다.
‘완벽한 계획이다.’
5초 만에 세워진 계획. 이제 남은 건 실행뿐이었다. 나는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한하린에게 달려갔다.
???
봄바람 휘날리며~
대학로를 걷는 데 익숙한 노래가 들렸다. 봄만 되면 귀신같이 찾아오는 노래였다. 나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봄이 왔음을 느낀다.
동시에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23살. 대학교 4학년.
‘체감상 10년은 지난 것 같은데….’
유희 생활 때문이다. 유희 세계 속에 오래 있으면 시간 감각이 이상해질 때가 있었다. 처음에는 어색해도 적응되면 아무렇지도 않다.
한하린은 국천 대학교를 졸업했다.
‘지금도 그때가 떠오르네. 나랑 한아영이랑 모여서 졸업 파티를 했지. 즐거운 밤이었어.’
여러 거대 길드에서 좋은 제의를 많이 받은 모양이지만, 아직 선택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 기량을 쌓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거겠지.’
한하린은 이미 내게 흠뻑 빠졌으니까. 나와 함께하고 싶은 게 당연했다.
그리고 한하린의 성격상 길드 생활을 잘할 것 같지도 않다.
“성유진!”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고개를 돌리자 오준혁이 보였다. 서로 바빠서 못 본 지 2개월은 된 것 같은데, 오준혁은 덩치가 더 커져 있었다.
껄렁껄렁.
오준혁이 다가왔다. 금목걸이, 금귀걸이, 금팔찌가 흔들린다. 지극히 양아치스러운 모습에 어이가 없어서 한숨이 나왔다.
“그 꼴은 뭐야.”
“내가 이번에 D급 헌터가 되면서 길드에 들어갔거든. 거기서 선물로 받은 거야.”
오준혁이 D등급 헌터가 된 건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다.
“길드에 들어갔다고? 너 저번에 협회 직원이 되겠다고 하지 않았냐?”
“협회 직원이 되겠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어. 내게 이 길드는 스펙을 쌓기 위해 스쳐 지나는 곳에 지나지 않아.”
“길드 경험이 있으면 우대해주긴 하겠지. 어떤 길드인데?”
“파이브새드라는 길드야. 유명한 길드는 아니니 너도 모를걸.”
“처음 들어보는 길드네.”
스마트폰에 파이브새드라는 길드를 쳐봤다. 홈페이지가 나왔다.
“사기는 아니네.”
“나를 뭐로 보고. 우리 길드는 작지만 탄탄한 내실이 있는 길드야. 이거 팔찌랑 금목걸이 보이지? 전부 공짜로 받은 거야. 파이브새드 길드는 시간이 지나면 크게 될 거라고.”
오준혁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재산을 받아서 그런지 길드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았다. 나는 시큰둥했다. 이딴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길드에 관심 없었다.
“어떻게 들어갔냐? 따로 신청해서 면접이라도 봤어?”
“클럽에서 놀고 있는데 길드 마스터가 명함 주더라. 크으, 나 정도 되니까 길드 마스터가 직접 나서서 모셔가는 거지.”
“결국, 클럽이냐.”
클럽 죽돌이인 오준혁에겐 당연한 일이지 몰라도, 내가 보기엔 어딘가 수상했다. 홈페이지가 있는 걸 보면 헌터 길드는 맞는 것 같긴 한데.
“처음에는 길드 마스터가 내게 반한 줄 알았다니까.”
“길드 마스터가 여자야?”
“그것도 엄청난 미녀지. 보여줄까?”
여자. 그것도 미녀라고 하니 흥미가 생겼다.
“보여줘.”
오준혁이 스마트폰을 조작해 사진을 보여줬다. 길드원들과 단체로 찍은 사진 같은데 유독 눈에 띄는 여인이 있었다. 검은 단발머리에 섹시한 인상의 여인이었다. 풍만한 몸매에 가슴이 파인 원피스. 도드라진 쇄골이 섹시 했고, 비싸 보이는 장신구를 걸치고 있다. 엄지손가락보다 큰 파란색 보석 귀걸이가 눈에 확 들어온다.
“…예쁘네. 따먹었냐?”
“이 미친 새끼. 넌 그것밖에 생각 안 하냐?”
오준혁이 낄낄 웃었다. 그러다 돌연 정색하고는 말했다.
“손도 못 잡았다. 예쁜 만큼 철벽도 대단해. 분위기도 어찌나 무거운지. 어지간한 남자는 가까이 가기도 힘들어.”
“포기했냐?”
“아직 시도도 안 했는데 포기는 무슨…. 나는 직접 스카웃까지 당했는데 가능성 정도는 있지 않겠냐? 계기만 있으면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거야.”
오준혁이 주먹을 꽉 쥐며 말한다. 꼬실 생각이 만만인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가망이 없다고 봤다. 오준혁이 넘보기엔 너무 대단한 미녀였다. 오준혁에게 나같이 끝내주는 능력이 있다면 모를까. 겨우 D급 따리. 이런 여자가 얼굴도 특출나지 않은 오준혁을 좋아할 리 없었다.
‘한하린 정도는 아니지만 뛰어난 미녀인 건 맞고…. 한번 따먹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지? 길드에 잠깐 가입했다가 따먹고 난 뒤에 탈퇴하면 되지 않을까?’
절대 최면 스티커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문제는 절대 최면 스티커를 살 포인트가 없다는 것.
“진짜 예쁘긴 하네. 이름이 뭐야?”
“노지수라고 A급 헌터야.”
노지수.
나는 그 이름을 혀로 굴리며 머릿속에 기억했다.
“이번에 입학한 신입생들 보러 갈건데. 너도 갈 거냐?”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은 오준혁이 물었다.
“아니. 난 약속이 있었어.”
“그럼 나 혼자 간다. 이번 신입생… 다 꼬셔 주겠어.”
오준혁이 자신만만하게 걸어갔다. 나는 안쓰러운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온몸을 명품으로 장식하더라도 헌터과의 신입생들은 꼬시는 건 힘들다. 오준혁은 고작 D급 따리니까.
‘올해 신입생 중에는 작년 하승희처럼 눈에 띄는 신입생은 없지.’
이미 파악은 끝내뒀다. 끝내주는 미녀도 없었다. 이번 신입생은 꽝이다.
나는 오준혁과 반대되는 곳으로 걸었다. 헌터과 내에서도 사람이 잘 찾지 않는 구석진 곳. 다용도실로 사용하는 그곳에 하승희가 먼저 찾아와 날 기다리고 있었다. 캐주얼한 블라우스와 치마를 입고 있었다.
하승희는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다시 봐도 조각같은 얼굴이었다.
“오. 먼저 와 있었네? 딱히 내가 늦은 건 아닌데…. 언제부터 와 있었어?”
“20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어요. 다른 사람에게 들키면 안 되니까요. 그건 가져왔겠죠?”
“당연하지. 그런 거래잖아? 크크.”
주머니에서 작은 유리병 2개를 꺼냈다.
헤빌의 촉진제.
이건 나와 그녀의 거래였다. 나는 헤빌의 촉진제를 제공하는 대가로 하승희의 몸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었다.
“이걸 만들고 있다며? 상황은 어때?”
“…아직 이렇다 할 단계는 아니에요. 하지만 효과는 있죠. 선배가 제공해주는 샘플이 더 많으면 더 빨리 진척되겠죠.”
“그래?”
하승희가 헤빌의 촉진제를 가지려고 손을 뻗어왔다. 나는 손을 뒤로 빼며 그녀를 피했다. 하승희가 눈살을 찡그렸다. 반대로 나는 씨익 웃었다.
“선배. 갑자기 이게 무슨 짓이죠?”
그녀의 눈동자와 목소리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다른 놈들이면 모를까. 나는 하승희에게 익숙해진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하승희가 앙탈을 부려봤자 결국엔 내 자지에 박히게 될 것이다.
“생각해보니 헤빌의 촉진제의 가치가 더 올라간 것 같아서 말이야. 그러니 계산을 다시 해야 하지 않겠어?”
“…이미 계약했잖아요.”
“계약은 협의를 통해 바꿀 수 있지.”
“전 협의할 생각이 없어요.”
“싫어? 그럼 배 째!”
“…미쳤어요? 저희가 한 계약은 보통 계약이 아니에요.”
계약의 형태를 한 저주였다. 계약을 어기면 저주를 받게 된다. 그러나 나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 저주를 해제할 수단이 하나도 아닌 두 개나 있으니까. 완전 회복과 천심이 있는 한 나는 무적이다.
“배 째! 근데 그거 알지? 내가 저주로 죽으면 넌 더 이상 촉진제를 얻지 못해. 네 계획 모두 끝이라고. 다 수포가 되는 거야.”
빠득빠드득.
하승희가 이를 갈았다. 그래도 여기서 발을 뺄 수는 없을 것이다. 몸까지 버려가면서 해온 노력이 물거품이 되니까.
‘샘플은 이제 필요 없다고 계약을 그대로 파기해버릴 가능성도 있으니… 좀 쫄리긴 하는데.’
긴장하며 하승희의 말을 기다렸다.
“…알겠어요. 선배가 원하는 게 뭔지 말하세요.”
“가치가 더 올라갔으니 내가 얻을 것도 많아야지. 헤빌의 촉진제 1개당 보지와 애널 사정 5번. 이 정도면 나쁘지 않잖아.”
하승희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원래는 2번이었던 게 2.5배나 상승해 5번이 되었다.
“……알았어요. 선배의 요구를 받아들일게요. 단, 조건이 있어요. 앞으로 이런 일은 없어야 해요.”
“아, 물론이지.”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보면 된다. 말 바꾸는 것쯤이야 뭐가 어렵다고.
나는 하승희의 머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손가락으로 그녀의 얼굴을 만졌다. 하승희는 미간을 좁히면서도 내 손길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내가 그녀의 몸을 만지는 일은 익숙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승희의 붉은 입술을 만졌다. 부드러우면서도 촉촉하다. 입이 벌어지고 하얀 치아와 선홍색 혀가 보였다.
“선배. 시간 없어요. 할 거면 빨리하세요.”
“어허. 다 때가 있는 법이야. 그런 의미에서 키스 좀 할까.”
“으읍… 쯥…”
키스하면서 손을 움직였다. 블라우스 단추를 풀고 브래지어를 아래로 내렸다. 봉긋한 젖가슴이 나왔다. 핑크색 유두는 이미 발기된 상태였다. 핑크색 유두를 살살 굴렸다. 움찔움찔 떠는 그녀의 반응을 한동안 즐기다가 입을 뗐다.
하승희의 얼굴이 상기되었다.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으나, 진한 암컷의 냄새를 숨기지 못했다.
“치마 올리고 엉덩이 보여봐. 시키는 대로 했나 보자.”
“…선배는 진짜 변태네요.”
하승희가 한숨 쉬며 말하며 내 말에 따랐다.
치마 끝을 잡아 올린다. 팬티 한 장 걸치지 않은 탐스러운 골반이 보였다. 적당히 자라 있는 보지털과 분비된 애액으로 젖어 있는 분홍색 보지. 내가 만족스럽게 쳐다보고 있자 하승희가 몸을 돌리고 상체를 살짝 숙이며 엉덩이를 내 쪽으로 내밀었다.
엉덩이 구멍에 애널 비즈가 들어가 있었다.
애널 밖으로 툭 나와 있는 고리에 중지를 걸고 살짝 당겼다. 항문이 단단히 붙잡고 있어서 나오지 않는다.
“시킨대로 했구나. 잘 했어.”
“…….”
하승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보지가 살짝 벌렁거리는 걸 놓치지 않았다. 나는 자지를 꺼내 그녀의 엉덩이를 벌리고 젖은 분홍색 보지에 찔러 넣었다. 찔꺽. 질벽이 자지에 달라붙어 온다.
“아, 아아아앙!”
찌걱찌걱.
축축한 상태로 조여오는 하승희의 보지를 즐기면서 애널 비즈를 천천히 잡아당겼다. 애널이 넓어지고 들어가 있던 애널 비즈가 나온다. 풍! 비즈 하나가 나오자마자 보지가 힘차게 수축했다.
“승희야. 다섯 번이야. 다섯 번 사정시켜야 하는 거 잊지 마.”
“아, 알고 있어요.”
“승희가 야한 말을 해주면 빨리 사정할 거야.”
”빨리, 빨리… 승희의 보지 안에 사정해주세요. 오빠…!”
보지가 꽉 조이며 애액이 밀려나와 바닥에 떨어졌다. 나는 낄낄 웃으며 그녀의 애널 비즈를 확 잡아당겼다.
“히잇, 하아아아앙!”
하승희가 자지러졌다. 나는 쓰러지는 그녀의 엉덩이를 꽉 잡으며 허리를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