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4화 〉 914. 하와이
영천류(影天流) 뇌광(雷光).
붉은 번개 줄기가 벨리스의 어깨를 왼팔을 노린다.
“흐읍!”
숨을 삼킨 벨리스가 근육을 긴장시켰다. 검은 그녀의 팔을 베어내지 못하고 뒤로 튕겨 나갔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맨팔로 검을 쳐냈다고? 검기가 담긴 검을?!”
“단련된 근육은 강철보다 단단하고, 바위보다 무겁다!”
“뭔 개소리야!”
아예 통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벨리스의 왼 팔뚝 피부가 베이고 약간의 피가 흘러나왔으니까. 그러나 이 정도 공격으로 벨리스를 무력화시키는 건 절대로 불가능했다.
영천류(影天流) 뇌광(雷光).
좀 더 강하게, 좀 더 마나를 담아 검을 휘둘렀다.
아까보다 더 위력적인 일격이었으나, 통하지 않았다. 벨리스가 옆으로 비스듬히 움직이며 피한 것이다.
“……!!”
여기까지 오면 실력 차를 실감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한 번 검을 뽑았는데 멈추는 것도 안된다. 나는 허리를 비틀며 벨리스를 향해 다시 검을 휘둘렀다.
“억지로 하는 공격만큼 빈틈이 큰 건 없다.”
그녀의 정권이 내 어깨를 강타한다. 쾅! 나는 뒤로 밀려나면서 어깨 부위를 쳐다봤다. 단단한 갑옷이 부서져 있었다.
스톰브레이커 갑옷의 내구도는 내 능력에 따라 달라진다. 그녀와 나의 실력 차이를 더욱 실감했다.
“내가 포기할 줄 알고?!”
영천류(影天流) 뇌섬(雷閃).
번개를 휘감은 검기를 날리면서 달려들었다. 벨리스는 뇌섬을 몸으로 맞으며 아무렇지 않게 발차기를 날렸다. 나는 뒤로 날아가 바닥에 처박혔다. 벌떡 몸을 일으키고 다시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그 포기하지 않는 근성만큼은 인정해주마. 너의 의지를 인정하여 사정 봐주지 않고 죽이고 싶으나… 현재 나는 너의 교관이다. 교육생을 죽일 수는 없다. 대신 수준 차이는 확실하게 각인 시켜 주마.”
퍼억! 퍽! 퍼억!
그녀의 주먹에 스톰브레이커 벗겨지고, 나는 그녀의 앞에 무릎 꿇었다. 확신할 수 있다. 벨리스는 A급 헌터인 진세영 보다 강하다.
“넌 날 이기지 못한다. 알았으면 달리기부터 해라.”
“나, 나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검을 잡았다. 벨리스는 날 죽이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니 최대한 버틸 생각이었다. 쓰러지더라도 죽지는 않을 것이다.
“곤란하군. 나는 교관으로서 널 훈련 시키는 게 목적인데, 정작 당사자가 훈련할 생각을 안 하니….”
팔짱을 낀 벨리스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좋다. 널 위한 특별 보상이다. 내 훈련을 성공적으로 이수한다면 섹스하게 해주겠다.”
“……진짜?”
“진짜다. 난 입이 두 개지만, 두 말은 하지 않는다.”
벨리스가 당당히 음담패설을 지껄였다. 자신을 가지고 섹드립을 치는 것에 주저함이 없었다. 여러 가지로 놀라운 여자였다.
“언제까지 뛰면 됩니까?”
“내가 됐다고 할 때까지다.”
“날 속인다면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네가 내 훈련에 잘 따라오기를 바라지.”
벨리스가 시킨 대로 달리기를 했다. 어떻게 뛰라는 말이 없어서 무작정 뛰었다. 벨리스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 뒤를 쫓아왔다.
“더 뛰어라! 더! 전력을 다해서 뛰란 말이다!”
다리가 터지도록 뛰었다. 일반인이 내 달리기 속도를 보면 절망하여 눈물을 흘릴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상체가 흔들리잖아. 상체에 힘을 줘라. 그래야 달리기라고 할 수 있다.”
“아, 아니. 달리면서 상체가 흔들리는 건 당연한 일 아닙니까?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상체에 힘을 빼는 게 달리는 데 더 유리한 거로 아는데….”
“내가 언제 빠르게 달리라고 했나? 나는 전력을 다해서 뛰라고 했다!”
“…….”
벨리스의 말대로 상체에 힘을 주고 뛰기로 했다. 소리를 쳐대는데 너무 시끄러웠다. 그리고 더 개기면 맞을 것 같았다.
3분 정도 달리자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전력으로 뛰었다고 해도 이제 겨우 5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숨이 찬다고? 내가?’
나는 B급 헌터다. 능력치 중에서 체력이 좀 낮긴 해도 겨우 이 정도로 숨이 차는 건 말이 안 된다.
‘방금까지 벨리스와 싸우긴 했지만… 지치지는 않았어. 이건… 이 공간이 특수한 거다.’
땀이 뻘뻘 났다. 다리가 무겁고 폐가 아파 온다. 심지어 어지럽기까지 한 것 같다. 이렇게 힘들게 달리는 건 고등학교 체력검정 이후로 처음이다.
“허억! 헉! 베, 벨리스 교관님! 좀만 쉬다가 달리면 안 되겠습니까?”
“얼마나 쉬었다고 벌써부터 약한 소리지? 달려라. 넌 체력 회복력이 다른 사람보다 몇 배나 뛰어나다. 달려라. 더 달릴 수 있다.”
“미, 미친! 못 달려!”
나는 배 째라는 식으로 바닥에 엎어졌다. 못하면 못하는 거다. 이렇게 마구잡이로 달려야 하는 이유도 잘 모르겠다.
“…어처구니가 없군. 10분도 안 됐는데 뻗어 버리다니…. 의지가 약하다라고 해야 하나…. 아니지. 강해지고 싶은 동기가 없는 건가?”
“나는 강해지려면 얼마든지 강해질 수 있습니다. 이딴 무식한 훈련법 없이도 말입니다.”
유희 생활을 하면 된다. 다른 세계에서 놀면서 포인트를 모으고 능력치를 올린다. 이 얼마나 편안한 방법인가. 시간은 내 편이고, 유희 생활 어플은 무적이다.
“너의 그 강함은 인정한다. 하지만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건 네 착각이다.”
“네?”
“내가 왜 네 교관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하는 거냐. 나는 잠재력이 없는 훈련생 앞에만 나타나는 교관이다. 다른 사람처럼 평범하게 강해질 수는 없다.”
“요컨대 제 재능이 없다는 말이군요.”
“그렇다. ……보통은 이 말을 들으면 화를 내거나, 체념하거나 둘 중의 하나인데 너는 아무 반응이 없군.”
“내 재능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많이 들은 말입니다. 이제 와서 아무렇지 않습니다.”
“그 마인드는 좋다. 빨리 일어나서 뛰어라. 재능이 없어도 근육은 단련된다. 노력은 누구나가 할 수 있는 거다.”
“그 노력의 효율이 재능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잔말이 많다! 빨리 뛰어어엇!!”
벨리스가 고성을 내질렀다. 시끄러워서 달리기 시작했다. 조금 쉬어서 몸이 편해지기도 했고. 그러나 아까처럼 달리는 건 괴로웠다. 나는 설렁설렁 달리기 시작했다.
“그게 네 최선은 아닐 텐데? 빨리 전력으로 달리지 못하나?!”
“허억, 이, 이게 제 전력입니다.”
힘들다. 이 숨넘어갈 듯한 숨소리가 들리지 않는 건가. 악마처럼 독한 년이다. 진짜 섹스 안 해주기만 해봐라. 절대 황권을 사용해서라도 따먹어 버릴 테다.
“달려라! 넌 할 수 있다!”
벨리스가 긍정적인 말을 내뱉으며 내 등을 밀었다. 조금 편해지긴 했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나는 다시 바닥에 엎어졌다. 벨리스가 날 내려보며 혀를 찼다.
“5분, 5분 휴식…!”
“왜 네가 휴식을 정하는 거냐….”
“허억. 헉. 헉….”
나는 눈을 감았다. 더는 진짜 못 뛴다.
“…….”
벨리스가 조용했다. 드디어 벨리스도 포기한 건가.
“훈련생. 이쪽을 봐라.”
벨리스의 말에 눈을 떴다.
눈앞의 벨리스를 본 나는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그녀는 화끈하게 상의를 탈의했다. 풍만하고 탄력적인 하얀 젖가슴이 나타났다. 근육 때문일까. 젖가슴은 조금도 쳐지지 않았다. 분홍색 젖꼭지는 정면을 가리킨다. 크기는 D컵이다.
가슴 아래, 그녀의 복근은 선명한 왕(王)자가 새겨져 있었다.
“만지고 싶지? 만지고 싶으면 만져 봐라.”
“찌, 찌찌…!”
벨리스를 향해 뛰었다. 벨리스는 뒤로 물러나며 내 손을 피했다.
“움직일 수 있지 않나. 내 가슴을 만지고 싶으면 뛰어라.”
벨리스가 뒤로 달렸다. 출렁출렁. 탄력적으로 흔들리는 가슴에 시선이 팔린 나는 전속력으로 젖가슴을 잡기 위해 달렸다.
그러나 아슬아슬하게 잡히지 않는다. 뒤로 달리는 주제에 나보다 빠르다.
‘찰나!’
“잔재주군. 하지만 아까랑은 비교도 할 수 없는 집중력이군. 하려면 할 수 있지 않나. 하하.”
벨리스가 가볍게 웃으며 회심의 일격을 피했다. 나는 이를 악물며 젖가슴을 잡기 위해 달렸다.
2시간 정도 달렸을까. 진짜 죽고 싶을 지경이었다. 도중에 완전 회복을 사용해 가슴을 노렸는데, 통하지 않았다.
“됐다. 이 정도면 되겠지. 이제 쉬어도 좋다.”
“찌찌…!”
“잘했으니 보상으로 가슴 정도는 만지게 해주지.”
벨리스가 양팔을 벌렸다. 나는 그녀의 가슴에 달라붙었다. 탄력적인 가슴이 내 얼굴을 감싼다. 희미한 땀냄새와 뜨끈한 체온이 느껴진다. 벨리스의 가슴을 있는 대로 주무르고 젖꼭지를 쪽쪽 빨았다.
“흐으음…. 제, 제법 여자를 만질 줄 아는군.”
그녀는 딱 10분 동안만 만지게 해주고 다시 옷을 입었다. 나는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너는 강해졌다. 느껴지나?”
“어… 잠시만요.”
[성유진
레벨: 77
근력: 91 체력: 86 민첩: 91 지능: 80 정력: 95 마나: 92]
근력 1 체력 3 민첩 1이 올랐다. 평소에는 아무리 단련해도 올라가지 않던 능력치가 올라갔다. 던전의 효과를 실감했다.
“예. 강해진 게 느껴집니다.”
“그럼 다음은 스쿼트다.”
“스, 스쿼트요. 지금요? 다리가 완전 후들거리는데요….”
나는 떨리는 다리를 가리켰다. 후들후들후들.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훗. 널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이미 파악했다. 스쿼트 10번에 내 보지를 1초 보여주겠다.”
“5억 번 해도 됩니까?”
“할 수 있다면 해봐라.”
“후회할 겁니다….”
벨리스의 근육질 보지를 보기 위해서 스쿼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완전 회복을 달리기할 때 써버린 걸 후회했다.
스쿼트 5번밖에 하지 않았는데 허벅지가 터질 것 같았다.
“10번이군.”
벨리스가 살짝 바지를 내려 보지를 보여줬다. 탄탄한 하복부와 털 한 가닥 없이 깨끗한 음부. 살짝 앞으로 튀어나온 분홍색 보지. 클리토리스가 제법 컸다.
‘찰나!’
[남은 스택이 없습니다.]
찰나를 쓰지 못했다. 1초가 순식간에 지나가고 벨리스는 정확히 1초 만에 바지를 올렸다.
“젠장…!”
벨리스의 보지를 보기 위해 다시 스쿼트를 했다.
“20번.”
벨리스가 다시 보지를 보여줬다. 이번에도 정확히 1초였다.
“1초는… 1초는 너무 짧은 거 아닙니까. 2초로 늘려주십시오!”
“스쿼트를 5억 번 하겠다는 훈련생은 어디 갔지?”
“…….”
나는 총 320개의 스쿼트를 했다. 32초 동안 벨리스의 보지를 봤는데 1초마다 끊어서 봐서 자세히 못 봤다.
“다음은 기마자세다.”
“아, 아니. 이제 진짜 한계인데….”
“기마 자세를 유지 하는 동안 대딸 해주지.”
“한계. 그건 아무것도 아니죠.”
그 이후로도 벨리스의 지시에 따라 이런저런 운동들을 했다. 어지러워서 몇 번이나 토할 것 같았는데 어찌 저찌 하게 됐다. 나중에는 그녀의 팔굽혀 펴기 10번에 1초 동안 보지를 빨게 해줬다. 다만 섹스만큼은 안 됐다.
“됐다. 이제 육체 단련은 한계군. 인정해주마. 네 집중력은 어마어마했다. 내가 훈련 시킨 놈들 중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허억, 헉! 그놈들도 교관님의 보지를 빨았습니까?”
“아니. 내 보지를 빤 건 네놈뿐이다. 애초에 다른 놈들은 너처럼 여자를 밝히지도 않았다. 진심으로 강해지기를 원했지.”
[성유진
레벨: 77
근력: 95 체력: 90 민첩: 94 지능: 80 정력: 95 마나: 92]
훈련만으로 능력치를 올리고 그녀의 보지를 빨았으니 나쁜 건 아니었다.
“훈련을 모두 끝냈으니 이제 섹스 하게 해주시죠. 교관님 보지에 자지를 박고 싶습니다….”
“뭔 소리냐. 육체 단련이 끝났을 뿐이지, 훈련이 끝났다곤 하지 않았다. 아직 마지막 단계가 남았다.”
“……그게 뭡니까? 그것만 끝나면 정말 보지 섹스 하는 거죠?”
“난 두말 안한다고 했다. 네가 해야 할 건… 네 육체를 100% 사용하는 거다.”
“그건 또 뭔….”
바닥에 엎어져 있던 나는 몸을 바로 세웠다. 나는 알몸이었다. 자지까지 발딱 세우고 있다. 그런데도 벨리스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네 육체의 밸런스는 완벽하다. 네가 단련하는 걸 보고 알았다만, 넌 아마 직접 단련한 게 아닐 거다. 특수한 영약을 먹었거나, 내가 알지 못하는 비술을 사용했겠지. 안 그런가?”
“…예. 뭐, 맞습니다. 문제 있습니까?”
“문제는 없다. 오히려 그 비술이 뭔지 알고 싶을 정도다.”
비술은 유희 생활 어플이다. 그리고 아마 완전 회복이 많은 영향을 끼쳤겠지.
“중요한 건 네가 육체의 힘을 100%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기껏해야 70% 정도지. 네가 해야 할 건 육체의 힘을 100% 이상 사용하는 거다. 그걸 성공한다면 내 훈련은 끝이다.”
“그거 하면 섹스 고고?”
“그래.”
“제가 뭘 하면 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