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941 - 941. 아카데미의 구원자 (721/2,000)

〈 941화 〉 941. 아카데미의 구원자

현실로 돌아온 나는 습관적으로 TV를 틀었다.

마침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주된 내용은 S급 헌터가 된 한아영에 관한 것이다. 그녀는 현재 자신의 존재를 세계에 각인하려는 듯이 전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어제는 말레이시아. 오늘은 중국. 거참 바쁘시네.’

S급 헌터 중에서도 유독 바쁘다.

헌터 협회가 한아영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서? 물론 그것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녀의 능력과 관련이 있다.

그녀는 얼음을 조작하는 능력을 가진 헌터 중 최초로 S급이 되었다. 그녀의 능력이 필요한 지역, 던전, 몬스터 등의 이유로 세계 곳곳으로 불려가는 것이다.

한아영은 아마도 의무감 비슷한 심정으로 움직이는 것일 테지. 나나 한하린과 다르게 그녀는 모질지 못하니까. 한아영에겐 영웅이란 단어가 아깝지 않다.

‘뭐, 그래도 꾸준히 연락은 하고 있지만.’

아무리 바쁘더라도 하루에 3번 이상은 연락해왔다. 전화를 걸어 올 때보다 메시지로 보낼 때가 많았다. 주위에 사람이 많다 보니 눈치가 보이는 모양이다.

‘이번에는 파키스탄에 가서 용암 호수에 서식하는 거대 지네를 상대한다지. …나도 나중에 S급이 되면 놀고먹어야지.’

TV를 보면서 스마트폰을 들었다.

[성유진

레벨: 78

근력: 95 체력: 90 민첩: 94 지능: 80 정력: 95 마나: 92]

[사용 가능 포인트: 3,419]

‘3,400 포인트라…. 능력치나 올릴까.’

[정력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선 200포인트가 필요합니다.]

[정력 능력치를 올리겠습니까?]

‘깔끔하게 가자. 일단 정력부터 100으로 만든다!’

나는 한다면 하는 놈이다. 1,000 포인트를 사용해 정력을 100으로 만들었다.

능력치 하나가 100이 되었으니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조금 기대했다. 기대는 기대로 끝났다.

[정력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선 400포인트가 필요합니다.]

[정력 능력치를 올리겠습니까?]

‘능력치 100부터는 하나 올리는데 400포인트인가…. 갑자기 확 늘었네.’

이제 와서 놀랍지도 않다. 그리고 포인트는 다시 벌면 된다. 그 일도 어렵지 않다. 유희 세계를 즐기는 것만으로 포인트는 척척 쌓이니까.

‘다음 능력치는….’

원래라면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손가락을 움직여 마나 능력치를 올렸을 것이다. 정력만큼이나 마나도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

‘오늘따라 지능이 눈에 들어오네.’

솔직히 지능 능력치는 올려도 체감하기 어려웠다. 다만 효과는 있었다.

[스킬과 특성의 효과가 미약하게 상승합니다.]

[스킬 사용 시 소모되는 힘이 3.6% 감소합니다.]

[스킬의 쿨타임이 3.6% 감소합니다.]

유희 생활 어플 구석에 있는 정보를 보면 이렇게 뜬다. 지능이 오르면서 발생하는 효과다.

스킬과 특성의 효과 상승.

솔직히 말해서 게임도 아니고 효과가 얼마나 늘어났는지 체감하기 힘들었다. 그나마 체감하기 쉬운 건 완전 회복의 쿨타임이다. 쿨타임이 12시간이나 되다 보니 쿨타임 감소 효과가 확 느껴진다. 감소 된 쿨타임은 약 30분이다.

‘지능은… 나중에 올리자.’

이번에도 미뤄두고 마나를 올렸다.

[성유진

레벨: 78

근력: 95 체력: 90 민첩: 95 지능: 80 정력: 100 마나: 100]

[사용 가능 포인트: 619]

마나는 전부 올리고 민첩을 하나 올렸다. 그래야 딱딱 떨어지니까.

‘역시 능력치는 보기 좋아야지.’

나는 남은 포인트를 보고 히죽 웃었다.

619.

아주 음란해 보이는 숫자가 아닌가.

69는 말할 필요도 없고 1은 보지를 뜻하는 것 같았다.

‘멀리서 두 눈을 가늘게 뜨면 보지처럼도 보이는 것 같고…. 마음에 들었어. 619는 남겨두자!’

능력치 정리를 끝낸 나는 강해진 기분을 느끼며 소파에 드러누워 눈을 감았다.

육체나 정신이 피곤한 게 아니었다. 단순한 게으름이다.

물론, 게으름은 유희 세계에서 부리는 편이 시간적으로 이득이란 걸 나도 알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부리는 게으름은 각별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황금 같은 현실 세계의 시간으로 사치를 부리는 기분이니까.

나는 스윽 잠에 빠져들었다.

일어났을 때는 4시간이나 지나 있었다. 4시간을 태워버린 것이다. 만족스러웠다.

이후에 [백환] 세계에서 챙겨온 저녁을 한하린의 집에서 같이 챙겨 먹고, 질펀한 섹스로 운동하고 샤워한 뒤 돌아와 스마트폰을 들었다.

[아카데미의 구원자를 선택했습니다.]

[유희를 시작합니다.]

???

30대 중반의 남자가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읽으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젠장…! 오피드 이 새끼들 대체 일을 어떻게 처리한 거야? 못해도 팔이나, 다리 한 짝은 잘랐어야지.”

김안홍.

한국의 거대 클랜 중 하나인 카이오 클랜의 간부다. 빌런 조직인 오피드를 이용해 노스다이아의 후계자, 류하나를 제거하도록 의뢰한 사람이 바로 그였다.

참고로 카이오 클랜은 국적이 한국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8할 이상이 일본계 자본으로 구성되어 있다.

“노스다이아… 이 자식들… 노골적으로 압박해 들어오다니… 냄새를 맡은 게 틀림없어. 일단 당분간은 최대한 몸을 숙이는 편이 좋겠지.”

자꾸 짜증이 났다.

오피드가 일을 제대로 처리했더라면, 류하나의 암살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면 노스다이아 클랜의 미래를 확실히 끊어버릴 수 있었을 텐데.

“적광이란 새끼는 갑자기 또 튀어나와서 오피드를 죽이고는… 빌어먹을.”

그에게 오피드는 쓸만한 패였다. 오피드는 그의 정체를 모르고, 돈만 주면 어지간한 일은 전부 수행해내니까. 빌런 조직 중에서는 약하긴 했어도, 그 교묘함과 비열함만큼은 봐줄 만했다.

“……그래도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지.”

류하나가 아직 새싹일 때 밟아야 한다. 그래야 노스다이아 클랜의 미래가 흔들릴 테니까.

노스다이아 클랜만 없다면 카이오 클랜이 한국 최고 클랜이 될 것이다.

한국 히어로 협회? 기본적으로 협회는 클랜을 크게 터치하지 않는다. 애초에 클랜은 던전과 몬스터 사냥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산물 처리하며 돈을 추구한다. 클랜은 달리 히어로 기업이었다.

“한국 클랜계만 꽉 잡으면… 권력과 돈… 그 전부를 얻을 수 있다…!”

김안중은 이를 빠드득 갈았다.

???

아카데미 강당. 좀처럼 없던 전학년 아침 조회가 시작되었다. 단상 위에선 강지영은 언제나처럼 단호하고 무뚝뚝하게 전달 사항을 알렸다.

아카데미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기존에 아카데미에서 일하던 교사 몇과 직원이 해고되었다. 모두 쉬쉬하고 있지만, 아카데미에 스며든 암살자 때문임을 모를 리가 없었다.

새로운 교사는 총 4명. 직원의 경우 10명이 넘는다.

나는 그 소문을 듣고 당황했다.

‘원작에선 바뀌는 교사는 1명이었는데…. 나 때문에 미래가 바뀌었군.’

대수롭지 않았다. 이미 내가 개입한 이상 미래가 바뀌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아마 성하리가 학부모회장의 자리를 이용해 강지영을 압박한 게 그 이유겠지. 그리고 그 기회를 노려서 부학장도 수를 썼을 테고.’

나는 교사진 자리에 앉아 있는 한 중년 남성을 바라봤다.

머리카락을 전부 올 빽으로 넘긴 차가운 인상의 남자. 팔자주름이 뚜렷하고 눈빛이 굉장히 차갑다. 고급스러운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었다.

그가 바로 아카데미 부학장인 권상훈이다. 20년을 마루한 아카데미에서 일했던 그는 학장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강지영이 아카데미를 완벽히 장악하지 못한 이유지.’

강지영은 갑자기 밖에서 굴러 들어온 돌. 권상훈은 무려 20년 동안이나 박혀 있던 돌이다. 그를 중심으로 한 교사와 직원이 세력을 이루고 있다.

다시 단상 위로 시선을 옮겼다. 새로 아카데미 교사로 부임한 4명의 남녀가 인사를 하고 있었다. 3명은 인간이었고, 1명은 다크 엘프였다.

마침 다크 엘프가 단상 앞으로 나섰다. 회색 머리카락과 탄력적인 갈색 피부. 검은색 블라우스로에 감싸인 커다란 E컵 가슴. 옆트임이 있는 긴 치마 사이로 매끈한 갈색 다리가 보인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아카데미 교사로서 일하게 된 칼레스라고 합니다. 인공던전 관리와 정령학을 맡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깜짝 놀랐다. 강지영의 힘으로 아카데미 교사가 된 칼레스가 원작에서 맡은 과목과 달랐기 때문이다. 그녀는 원작에서 인공던전 관리와 기초 경호 과목을 맡았었다.

‘정령학으로 바뀐 건 나 때문인가?’

혀로 입술을 핥으며 끈적한 시선으로 칼레스를 바라봤다. 상황은 나쁘지 않았다.

다른 3명의 교수는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2명은 남자였고 1명은 여자였는데 모두 어중이떠중이란 느낌이 들었다. 이름도 전혀 들어본 적 없는 놈들이고.

???

점심시간.

나는 이시은과 함께 식당으로 향하기 전에 구석진 곳으로 이동했다. 파란색 긴 머리카락에 푸른 눈의 이시은은 그늘진 곳에서 익숙하게 치마를 들어 올렸다. 나는 그녀의 앞에 쪼그려 앉아 이시은의 팬티를 옆으로 젖혔다.

옅은 파란색 음모와 일자로 꽉 다물린 분홍색 보지.

아주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보지를 벌렸다.

“읏응, 앙!.”

애액 한 방울이 기다렸다는 듯이 아래로 떨어졌다. 보지를 좀 더 벌렸다. 작은 클리토리스와 벌렁거리는 질구.

손가락으로 그녀의 보지를 매만졌다. 이미 내 애무에 익숙해진 이시은은 1분도 지나지 않아 쾌락을 느끼듯 헐떡였다. 게 다리처럼 다리를 상스럽게 벌리고 보지를 아예 내게 맡긴다. 사랑스러운 처녀막을 툭툭 건들자 그녀의 반응은 자지러지듯 했다.

“하윽, 하아아앙…!”

“시은아. 소리 지르지 마. 이러면 들키잖아.”

“흐읍! 미, 미안해.”

이시은이 몸을 덜덜 떨면서 말했다. 괜찮다는 의미로 클리토리스를 꾹 눌러주자 두 눈을 크게 뜨더니 양손으로 입을 막았다.

“……!!”

이시은이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지른다. 필사적으로 입을 틀어막는 그녀가 귀엽게 느껴져 보지를 계속해서 만졌다.

2번이나 절정한 그녀는 내 팔을 꽉 붙잡았다.

“…유진아. 내 처녀는 언제 가져갈 거야? 아니면 내 처녀 따윈 관심 없어?”

“관심 없기는. 관심 있어서 매일 이렇게 처녀 보지를 만지고 있잖아. 네 처녀 보지는 숙성이 더 필요해.”

“…내 보지는 발효 식품이 아니야.”

“크크. 적당히 익은 보지는 맛이 각별한 법이지. 조만간에 네 처녀를 따버릴 테니까 불만 품지 말고 기다려.”

톡톡톡. 어린아이를 달래듯 이시은의 처녀 보지를 토닥였다. 이시은은 미약한 신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 이번에도 키스해줘.”

이시은이 원하는 대로 입을 맞췄다. 이시은은 자연스럽게 내 몸을 꽉 끌어안았다. 그렇게 좋은 시간을 보낸 우리는 남들보다 늦게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으로 가는 길에 류하나와 마주쳤다. 이시은은 류하나를 보자마자 내 팔을 양손으로 잡았다. 류하나는 이시은을 힐끗 보고는 내게 시선을 집중했다.

“…지금 점심 먹으러 가는 거야?”

“응. 어쩌다 보니 늦게 먹게 됐어.”

“오늘 저녁에 시간 돼? 너랑 대련하고 싶어.”

“미안. 오늘 저녁은 좀 바빠서 안 될 것 같아.”

“…바쁘다면 어쩔 수 없지. 언제 시간 돼?”

“나중에 여유 생기면 말해줄게.”

“알았어.”

류하나는 나를 지나쳐 걸어갔다.

“…유진아. 저 애랑 섹스한 거 아니지?”

“아직 안 했는데. 왜?”

“나, 쟤랑 유진이랑 섹스하는 거 보고 싶어. 노스다이아 클랜의 후계자가 어떻게 울부짖는지 궁금해.”

반짝반짝 빛나는 이시은의 눈을 보고 피식 웃었다.

이시은에겐 관음 성벽이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소질이 보였기에 적극적으로 개발해왔다. 특히 그녀는 자신의 엄마와 내가 섹스하는 걸 좋아하고 보면서 흥분했다.

“시은아. 내가 시킨 건 잘 진행되고 있지.”

“응. 순조로워. 이것 봐.”

이시은이 스마트폰을 들어 영상을 틀어줬다. 아카데미 여학생들이 목욕하는 영상. 그리고 아카데미 여학생들이 교칙을 어기는 영상. 한마디로 아카데미 여학생들의 약점이다.

“좋네. 몇몇은 슬슬 작업해도 될 정도야.”

“얘들로 하면 될 거야. 얘는 집안이 안 좋아서 조금만 꼬드겨도 넘어올 거야. 그리고 얘는 돈 받고 과제를 대신해줬어.”

“잘했어, 시은아.”

내가 환하게 웃자, 이시은도 환하게 웃었다.

“내 처녀 따먹어 줄 거야?”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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