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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55 - 955. 무지개 과일 (735/2,000)

〈 955화 〉 955. 무지개 과일

할망구는 말을 더듬거리며 무지개 과일에 대해서 말했다.

무지개 과일은 이름 그대로 무지갯빛으로 이루어진 과일이라 한다.

아주 먼 옛날. 포악한 왕이 있었다. 신하를 죽이고 여자를 범하고 전쟁을 일삼던 왕은 한 농부가 진상한 무지개 과일을 먹고 그 뛰어난 맛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죄를 직시하고 스스로의 몸을 불태워 자살했다고 한다.

“무지개 과일! 그 맛은 가히 천상의 맛이리라!”

할망구가 말했다. 말의 끝 부분에서 기세가 등등해졌다. 지금 이 상황에서도 이러는 것을 보면 어딘가 문제 있는 할망구다.

나는 다시 할망구의 머리를 밟아줬다. 정신을 차린 할망구가 오들오들 떨었다.

“할망구. 그래서 무지개 과일이 어디 있는데?”

“무, 무지개가 뜨는 산에 있습니다.”

“무지개가 뜨는 산이 어디냐고.”

“그, 그야 무지개가 떠야 알 수 있지요.”

“…….”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는 모른다는 말이었다. 일은 쉽게 풀리지 않을 모양이었다.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시야를 멀리한다. 보이는 건 세 가지였다. 하늘, 밭, 산.

‘산이 더럽게 많네. 대충 둘러봤는데 10개가 넘잖아. 설마 이 산들을 전부 뒤져야 하나?’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시간 낭비가 보통이 아니다.

‘바로 포기하는 것도 그렇고…. 사흘. 딱 사흘 동안만 해보다가 안 되겠다 싶으면 던전을 탈출하자.’

그 이상 던전에 박혀 있으면 손해가 막심했다. 내 목적은 빠르게 실적을 얻는 것이란 걸 잊어선 안 된다. 반드시 이 던전을 공략해야 할 이유도 없다.

“이 노오옴! 한스!! 네 어미에게 무슨 짓이냐!! 발 안 치우냐!!”

뒤에서 고함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슬쩍 돌리니 웬 늙은이가 막대기를 들고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저 영감은 또 뭐야.”

“네, 네 아비다. 아니, 한스 님의 아비입니다!”

할망구가 말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내 부모님은 아니었다. 저들이 멋대로 나를 아들로 생각하는 거다. 골때리는 던전이다.

“이놈! 나는 널 이런 불효막심한 놈으로 키우지 않았다!”

영감이 나를 향해 막대기를 휘두른다. 늙은 것에 비해 근육이 제법 붙어 있었다. 밭일로 다져진 근육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일반인 수준에 불과했다.

텁.

막대기를 잡아 빼앗았다. 영감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뜬다.

막대기를 잡아 손에서 돌리자 위협이 느낀 영감이 뒷걸음질을 쳤다.

“하, 한스야! 나, 나는 네 아비다!”

“난 네 아들이 아니야.”

“크어어어어억!”

비명과 매타작 소리가 어우러졌다.

노부부를 죽이지는 않았다. 몬스터가 아닐까 의심 들긴 해도 일단은 말이 통했다. 정보를 알아낼 것들이 있었다.

“내가 누구지?”

“한스…. 아니, 한스가 아닌 다른 분이십니다.”

할망구가 눈물을 찔끔 흘리며 말했다. 영감은 내게 두들겨 맞고 시선도 못 마주쳤다.

“맞아. 다른 사람이지. 한스에 대해서 말해봐.”

“한스는….”

할망구의 말에 따르면 한스는 40대 노총각 소작농이었다. 한스가 그 나이를 먹도록 장가를 가지 못한 건 집안이 가난하고 못생겼기 때문이다. 이 마을에서 가난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만은, 한스의 집안은 영주에게 빚이 있어 유독 가난했다.

“40대? 내 얼굴이 40대라고? 장난해? 이 탱탱한 피부가 어딜 봐서 40대야!”

“예, 예. 40대가 아닙니다. 아니고 말고요….”

할망구는 내 얼굴을 보지도 않고 말했다. 심지어 말끝까지 흐렸다.

나는 눈살을 좁혔다. 아마도 그들에겐 내가 40대 소작농인 한스로 보이는 모양이었다. 대충 상황은 파악했다. 그들에게 얻을 정보는 거의 없었다. 나는 밭을 가로질러 저 끝에 있는 추레한 집으로 향했다.

노부부가 조용히 내 뒤를 따라왔다.

집을 뒤적였다. 돈이 될만한 물건을 찾기 위해서다. 이 던전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사람이 있고 문명의 흔적이 느껴지니 돈을 가지고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가난하다는 말이 거짓이 아닌 듯 돈은 거의 없었다. 철전 몇 개가 전부다. 물건도 전부 낡아서 돈이 될만한 것도 없다. 게다가 집 한쪽에는 닭이 꼬꼬 울며 돌아다닌다. 양계장과 방의 경계가 없었다.

“아이고, 한스야! 안 된다!”

“그건 전부 전재산이다! 한스야, 제발! 정신 차려라!”

노부부가 내 양다리를 붙잡았다. 짜증이 치솟았다. 노부부를 죽이기 위해 손을 들어 올릴 때였다. 벽에 붙어 있는 조각품이 눈에 들어왔다.

회전하는 다섯 개의 물방울. 뭔가 의미심장해 보이는 조각품이었다. 물방울은 언뜻 보면 눈동자처럼 보였다.

‘기분 나쁜 조각품이군.’

시선을 끄고 다리를 휘저었다. 노부부의 몸이 날아가 벽과 부딪혔다. 바닥에 떨어진 노부부는 움직이지 않았다. 죽은 모양이다.

나는 눈가를 좁히며 시체를 잠시 바라봤다. 너무 쉽게 죽어서 이상했다.

‘몬스터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는데… 진짜 사람이었나?’

물론 평범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 여긴 던전이니까. 게다가 그들은 나를 한스라는 인물로 마지막까지 인식하고 있었다.

설령 진짜 사람이라 하더라도 나는 거리낌 없이 죽였을 것이다. 어차피 여긴 지구가 아니라 던전이니까. 내가 손해 입을 일은 없다.

집 밖으로 나섰다.

‘다른 사람도 있다면… 무지개 과일에 관한 정보를 얻어야지.’

어디로 가야 할까. 주위를 둘러봤다. 띄엄띄엄 낡은 저택이 있다. 나와 같은 소작농들의 집이다. 그러나 한스의 집만큼 낡고 작은 집은 없었다.

‘아까 할망구가 영주에게 빚이 있다고 말했지? 그럼 영주가 있다는 뜻인데…. 도시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겠군. 쯧. 좀 더 자세히 물어보고 죽일걸.’

나는 다른 집에 들어갔다. 일하러 갔는지 사람은 없었다.

옛날 게임에서 용사가 빈집에 들어가 항아리를 깨며 돈을 가져가듯이 구석구석을 뒤져 돈을 회수했다.

‘뭐 특별한 물건은 없나?’

사실 돈이 목적이라기보다는 던전의 특별한 물건이 목적이었다. 돈이라고 한다면 유희 세계에서 황금 덩어리를 가져오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니까. 문명이 있는 세계에서 황금은 항상 옳으니까.

‘혹시 모르지. 무지개 과일은 가까운 곳에 있을 지도.’

뒤적거릴 때 익숙한 장식품을 발견했다. 한스의 집에서 발견한 조각품이다. 회전하는 5개의 물방울.

‘유행인가?’

낡은 물건투성인데 유독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그래서 시선이 갔다.

조각품을 잡고 이리저리 살펴봤다. 특별한 점은 없었다.

다른 집을 뒤적거렸다. 다른 건 몰라도 회전하는 물방울 장식품은 꼭 있었다.

“엇? 한스! 내 집에서 뭐하는 거냐!”

한 중년 남자가 나를 보며 소리를 빽 질렀다. 어깨에 쇠스랑을 걸쳤고, 몸 곳곳에 흙이 묻어있다. 눈이 사납다. 날 도둑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난 도둑이었다.

“닥쳐. 시끄럽잖아.”

“한스! 그 태도는 뭐냐! 당장 내 집에서 나와!! 촌장에게 이 일은 말해야겠어!”

날 업신여기는 눈이었다. 평소의 그가 나를… 아니, 한스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였다. 하기사 한스는 가난하고 40대가 되도록 노총각이며 못생긴 소작농이었으니까.

“나와! 나오라고!”

분노한 그의 얼굴은 술 취한 사람처럼 붉었다. 그래도 내가 나가지 않자 그가 쿵쿵 걸으며 내게 다가왔다.

“한스! 내 집에서 뭘 훔치려고 했는지는 몰라도… 대가는 반드시 치르게 될 거다!”

씹어 뱉듯이 말한 그가 손을 번쩍 들어 올리더니 나를 향해 싸대기를 날렸다. 나는 손을 들어 그의 팔을 잡아 꺾었다.

뿌지끈. 그의 팔이 반대 방향으로 꺾인다. 팔꿈치에선 새하얀 뼈가 팔꿈치를 찢고 나왔다.

“으아아아아악!”

끔찍한 비명을 내지른 그가 바닥에 쓰러졌다. 나는 산만하게 움직이는 그의 다리를 밟았다. 이번엔 그의 다리가 짓눌렸다.

“아아아악! 하, 한스! 살려줘! 화, 화낸 건 내가 미안했다…! 오해가, 오해가 있었다!”

“내가 닥치라고 했잖아.”

“다, 닥칠 테니 살려… 커억!”

그가 나에게 하려고 했던 싸대기를 날렸다. 그의 머리가 두 어번 회전했다. 즉사였다. 나는 그의 시체를 지나 다른 집으로 들어갔다.

“…아. 도시가 어디에 있는지 묻는 거 까먹었다.”

뭐, 심각한 일은 아니었다.

여기 말고도 다른 집들은 많았으니까. 집들을 터는 것도 지겨워진 나는 마을 중심에 있는 집으로 향했다. 이 마을에서 가장 크고 깨끗한 집이었다. 보나 마나 촌장의 집이리라. 돈은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쉽게 모이니까.

노크도 없이 문을 열었다.

사람이 있었다.

테이블에 앉아 채소를 다듬고 있는 노인, 집안을 청소하는 여자, 보자기 위에서 꼼지락거리는 갓난아기.

“한스! 밭일은 어쩌고 여기에 왔느냐? 뭐가 필요하느냐? 주저 말고 말해 보거라!”

노인이 의자에 앉은 채로 말했다.

내 시선은 청소를 하는 여자에게 향했다. 펑퍼짐한 옷으로도 전부 숨길 수 없는 풍만한 몸매와 빼어난 이목구비. 두건 사이로는 땋은 금발이 보였다. 이런 시골 마을과는 어울리지 않는 젊은 미녀였다.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내 시선이 부담스러운 듯 시선을 떨궜다.

“한스!”

어느새 노인이 내 앞에 다가왔다. 노여움이 가득한 얼굴이다. 촌장이란 직함은 폼은 아닌지 위엄이란 게 조금이나마 느껴졌다.

“나를 무시하느냐? 우리 집에 온 용건을 말해라! 설마 살라미를 희롱할 생각으로 온 건 아니겠지?!”

살라미.

저 여자의 이름인 것 같았다. 부인이라 하기엔 나이차이가 나니 며느리겠지.

“촌장. 며느리의 가슴이 아주 실해. 보지도 실한 지 보고 싶어.”

“한스, 이 미친놈이!!”

소리를 버럭 지른 촌장은 테이블 옆에 있던 나무 지팡이를 들어 내 팔뚝에 휘둘렀다. 콰직! 때린 지팡이가 부서지고 바닥을 굴렀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나는 이 던전에서 한심한 소작농 한스지만, 내 육체와 정신은 B급 헌터인 성유진이다. 일반인의 육체가 아니다.

“까부네.”

“이…, 이게 무슨 커억!”

뒷걸음치는 촌장의 목을 잡아 위로 던졌다. 촌장의 머리가 나무 천장을 뚫었다. 핏물이 떨어졌다. 그러나 촌장의 몸은 떨어지지 않았다. 머리가 천장에 걸려서 대롱대롱 매달린 꼴이 되었다. 핏물은 그의 몸을 타고 흘러내렸다.

털썩.

상황을 보고 있던 살라미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겁에 질린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도망가지 않았다. 내 근처에 세상 모르게 잠든 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벗어.”

나는 손가락으로 아기를 가리켰다.

“지켜야지. 엄마잖아.”

“…흑.”

살라미는 눈물을 흘리며 옷을 벗었다.

나는 웃으며 그녀의 몸을 잡았다. 가슴은 E컵이고 엉덩이도 컸다. 뱃살이 있긴 했지만, 귀여운 수준이었다. 살라미가 알몸이 되었다. 진한 체향이 느껴졌다. 귀부인도 아니고 일개 농부의 아내이니 위생 수준이 안 좋은 건 당연했다.

불쾌하지는 않았다. 이건 이것대로 날 꼴리게 한다. 암컷의 냄새라고 해야 할까.

바들바들 떠는 그녀의 다리를 벌리게 했다. 그녀의 음부에는 금색 치모가 지저분하게 자라있었다. 손가락으로 그녀의 보지털을 헤쳤다. 부드럽다기보다는 까슬했다. 털을 벌리자 선홍색 보지가 나왔다.

출산을 경험한 보지는 음탕하게 벌어져 있었다. 보지 냄새가 확 올라왔다.

나는 그녀의 가슴과 보지를 동시에 만졌다. 젖꼭지에선 하얀 모유가 줄줄 나왔다. 만질때 마다 모유가 나오니 만지는 재미가 있었다.

내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살라미가 움찔거렸다.

“읍, 읍…!”

살라미는 양손으로 입을 막고 필사적으로 터져 나오는 신음을 막았다.

‘슬슬 됐군.’

보지에서 진득한 애액이 나왔다. 발기한 자지를 잡아 보지 안에 찔러 넣었다. 처녀처럼 내 자지를 막아서는 느낌은 없었으나, 조금 비좁게 느껴졌다. 내 자지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아흑, 읏, 으읍…!”

살라미는 두 눈을 질끈 감고 나를 받아냈다. 찔꺽찔꺽. 젖은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잠에서 깨어난 아기가 시끄럽게 울어댔다.

“하악! 그만…! 이제 그만해주세요! 제발…!”

그녀가 애원했다. 나는 벌써 그녀의 보지에 4번이나 질내사정했다. 쉬지 않고 울던 아기도 지쳤는지 그대로 잠들었고, 창문을 통해 보이는 하늘은 어두워지고 있었다.

뚜벅뚜벅.

이쪽으로 오는 발소리가 느껴졌다. 발소리가 무겁다. 남자의 것이다.

“아, 안 돼. 제발…! 남편만큼은 살려주세요!”

살라미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양손을 딱 붙이고 내게 싹싹 빌었다.

“그러지. 대신 이번엔 네가 움직여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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