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972 - 972. 광명승천도 (752/2,000)

〈 972화 〉 972. 광명승천도

일주일에 한 번.

위유가 정한 나와 남궁설의 섹스 횟수다. 그것도 위유의 앞에서 남궁설과 섹스를 해야 한다. 나는 섹스 횟수를 제외하면 불만 없다. 위유가 정한 섹스 횟수도 남궁설의 체력과 상태를 고려한 것이기에 따지기도 뭐 했다.

남궁설은 나와 첫날밤을 가진 직후, 입식(入式)의 경지에 올랐다. 그녀는 무인으로서 성장할 것이다. 구음절맥이 완전히 치료되었을 때, 천하는 긴장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그게 언제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거지.’

안전하고 확실하게 구음절맥을 치료하려면 꾸준한 음양조요대법이 필요했다. 최소한 몇 년. 어쩌면 몇십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위유가 말했다.

나는 허공에 나뭇잎을 던졌다. 나뭇잎이 아래로 천천히 떨어진다. 허리춤에서 검이 번뜩였다. 푸른 섬광이 나뭇잎을 베어냈다. 정확하게 두 조각난 나뭇잎이 내 손바닥 위로 떨어졌다. 나뭇잎의 잎맥 부분이 정확하게 갈라졌다.

‘이 정도면 뭐, 거의 완벽하군.’

나는 흐뭇하게 웃었다. 뇌전의 전류를 컨트롤 할 수 있게 된 결과 정확도 역시 놀라울 정도로 상승했다.

‘뇌전이 많을수록 컨트롤 하기 힘들어지긴 하는데 뇌광 정도는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여기가 현실이었다면 못해도 한 달은 걸렸을 것이다. 현실의 나는 재능이 전혀 없었으니까. 그러나 여긴 [광명승천도] 세계다. 나는 오기(五氣)의 경지에 이르면서 감각이 발달했고, 아예 없는 재능 대신 천강성 시스템이 있었다.

VIP 레벨 1 특전

『무공의 위력이 50% 상승합니다.』

『성장률이 50% 상승합니다.』

『영약의 효과가 30% 상승합니다.』

『출석 보상이 좀 더 좋아집니다.』

‘여기서 말하는 성장률은 재능이라 하면 되겠지. 워낙 없는 재능인지라 50% 상승의 의미가 크게 없는 것 같지만.’

『출석 이벤트! 일주일을 출석할 때마다 보상이 주어집니다! 현재 7일 출석 완료.』

『출석 일주일을 달성했습니다. 보상이 랜덤으로 주어집니다.』

『해독석(解毒石)이 주어집니다.』

『해독석(解毒石)

독기를 해독합니다.』

천강성 시스템의 출석 이벤트로 일주일마다 랜덤으로 보상을 받는다.

대부분 약초였으나, 지금처럼 특별한 물건을 주기도 한다. 내게 가장 도움이 되는 건 영약이다. 허나 영약이 나오는 경우는 무척 드물었다.

‘VIP 1레벨이 되고서 보상이 좋아졌지. 아마 VIP 레벨이 더 좋아지면 보상도 더 좋아지겠지.’

VIP 2레벨의 조건은 천옥 300개다. 내가 가진 천옥은 73개가 전부다.

‘해독석 말고 천옥을 줬으면 좋았을 텐데. 천옥은 영약보다 더 안 준단 말이지.’

고민하던 나는 남궁린을 찾아갔다.

“천옥(天玉)이요? 그런 비싼 물건은 없어요. 제가 가진 거라곤 만일을 대비해서 가져온 금자 15냥이 전부예요.”

천옥은 영기를 품은 구슬이다. 이 세상에선 특별한 물건을 만들 때 사용되는 주 재료 중 하나이며, 화폐로도 사용되는 물건이다. 천옥 1개의 가치가 대략 금 100냥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남궁세가의 직계도 함부로 다루지 못할 물건이 천옥이었다.

“돈이 필요하면 금 15냥이라도 드릴까요?”

“하, 금 15냥을 누구 코에 붙이라고…. 됐고. 보지나 벌려.”

“흣… 네, 가가….”

남궁린은 숲 속에서 다리를 벌렸다. 곧이어 후끈해진 공기가 숲을 채웠다.

나는 위유를 찾았다. 남궁설과 함께 있었다. 남궁설은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운기조식에 집중하고 있었고, 위유는 남궁설을 조용히 지켜봤다.

“무슨 일이지?”

“스승님. 혹시 천옥을 가지고 계십니까?”

낙월신녀 정도면 천옥을 가지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원래 강자일수록 가진 자산도 많은 편이니까. 비록 낙월산에 박혀 있지만, 숨겨둔 재산은 보통이 아닐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천옥? 속세와 연을 끊은 지 수백 년이다. 그런 물건이 여기에 있을 리 있겠나.”

“정말 하나도 없습니까?”

“없다.”

위유가 단호하게 말했다. 위유는 안 주면 안 줬지 거짓말을 할 사람은 아니었다.

내 시선은 운기조식에 집중하는 남궁설에게 향했다. 남궁린도 없는데 남궁설이 천옥을 가지고 있을 리 없었다.

‘미령이는 가지고 있으려나?’

미령의 방에 들어갔다. 미령은 방안에 없었다. 따로 위유가 시킨 일을 하러 갔거나, 수련 중이거나 둘 중의 하나였다. 나는 그녀의 방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미령의 방은 현대라고 착각할 정도로 현대기기가 많았다. 컴퓨터, TV, 헤드셋, 게임기, 에어컨 등등.

‘뭐야. 책상 서랍 안에 과자도 있잖아. 과자 없다며 징징거리더니 여기에 나 몰래 꿍쳐 뒀구만.’

이참에 미령의 컴퓨터를 확인했다. 다른 사람의 컴퓨터를 확인하는 건 두근두근했다. 은밀한 사생활을 훔쳐보는 것과 같았다.

‘인터넷이 안 돼서 아쉽군. 사실 인터넷 안되는 컴퓨터는 팥 없는 호빵보다 더 쓸모없지. 스마트폰도 마찬가지고.’

바탕화면에 설치된 게임이 가득했다. 전부 내가 아는 게임이다. 내가 그녀에게 게임을 줬으니 당연했다.

‘뭐, 비밀스러운 파일 같은 거 없나?’

컴퓨터를 실행할 때 보안이 아예 없었다는 걸 떠올리고 최근 열어본 폴더를 클릭했다.

‘빙고. 동영상들이군.’

나는 씨익 웃었다.

야동인가?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았는데 야동을 다운 받을 수 있나?

‘확인해보면 알겠지.’

더블 클릭!

동영상이 재생된다. 영상에는 미령이 있었다. 그녀는 웃으며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안녕하세요, 시청자 여러분! 여우령이에요! 이건 녹방이야. 사실 녹방을 할 생각도 없었는데 너무 심심해서 나도 모르게…. 내 마음 이해하지?”

게임 영상을 녹화한 것이었다. 현실로 소환되면 공개할 생각인 모양이다. 나는 그녀가 얼마나 현대를 그리워하는지 새삼스레 느꼈다.

‘그건 그거고… 동영상이 죄다 녹화 방송이잖아. 자위 영상 같은 걸 기대했는데 하나도 없어.’

나는 미령의 성벽을 떠올렸다. 미령은 방송 중에 몰래 섹스하는 걸 좋아했다. 원래는 이런 성벽이 없었지만, 나로 인해 개발된 성벽이다.

‘그런 성벽이 있는 만큼 카메라에 대한 성벽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지.’

포기하지 않았다.

다른 폴더에 있을지도 모른다.

‘숨겨진 폴더와 파일을 찾는 법은 알지. 나도 그 기능을 고등학생 때 자주 이용했으니까.’

찾았다.

영상 2개가 있었다.

나는 씨익 웃으며 영상을 재생했다.

‘크크. 빙고!’

미령의 자위 영상이었다. 의자에 앉아 하의를 벗고 손가락으로 보지를 쑤시는 영상이다.

“으응, 앗… 아아… 앙!”

달콤한 신음을 흘리며 반개한 눈으로 카메라를 주시한다. 그러면서 손가락은 사정없이 왁싱한 빽보지를 벌리고 쑤셨다.

나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영상을 지켜봤다.

철컥. 문고리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살짝 땀 흘린 미령이 들어왔다.

“헉! 서, 서방님?!”

“이제 오는 거야?”

“제 방엔 무슨… 아니! 그 영상은! 아, 안 돼!”

얼굴을 잔뜩 붉힌 미령이 여우 귀를 쫑긋거리며 달려왔다. 그녀는 몸으로 모니터를 가리며 컴퓨터 본체 전원을 껐다.

“크크.”

소용없는 짓이다. 나는 이미 볼 거 다 봤다.

“너한테 그런 취미가 있는 줄 몰랐어.”

“아, 아니에요. 이건… 카메라를 확인하려고… 으, 으아아아아!”

변명이 말도 안 된다는 걸 말하는 중에 깨달았는지 소리를 내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섹스 동영상을 찍고 싶다면 말을 하지. 언제든 어울려 줬을 거야. 우리가 섹스 영상을 한두 번 찍는 것도 아니잖아. 이미 라이브로도 섹스 영상을 찍었고 말이야.”

시청자들은 알아차리지 못하는 스릴 넘치는 라이브 섹스 영상이다.

“아, 정말.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그냥 심심해서 그랬던 것뿐이에요. 그보다 제 방엔 왜 들어온 거예요? 설마 진짜로 컴퓨터 파일을 훔쳐보려고 들어온 건 아니죠?”

붉은 얼굴의 미령은 노골적으로 말을 돌리려고 했다. 나는 몇 번 더 그녀를 놀려먹을까 하다가 관뒀다.

“천옥이 필요해. 혹시 가지고 있어?”

“천옥이요? 가지고 있어요. 몇 개 필요해요?”

“네가 가진 거 전부.”

“…네? 웬만한 영약보다 비싼 게 천옥이라고요. 그게 전부 필요하다고요?”

미령의 안색이 싹 변했다. 나는 그녀가 생각보다 많은 천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직감했다.

나는 진지한 얼굴로 미령의 어깨를 잡았다. 미령의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미령아. 전부 필요해.”

“하, 하지만 천옥은 저도 필요해요. 특별한 술법이나 결계를 사용할 때 천옥을 사용해야 해요.”

“그럼 몇 개만 남기고 나한테 줘. 천옥을 몇 개를 가지고 있는 거야?”

미령이 눈동자를 굴렸다. 도망갈 방법을 찾는 모양이었다. 나는 그녀를 안아 들고 침대에 누웠다. 몸으로 눌러 도망가지 못하게 했다.

“아, 안 돼…. 이건 치사해요….”

그녀의 뺨에 입을 맞추며 머리 위에 쫑긋 솟은 여우 귀를 매만졌다. 그녀의 몸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호흡이 거칠어진다.

“부탁해. 미령아.”

쪽.

입술을 맞췄다. 그녀도 더는 참기 힘들었는지 양팔로 내 목을 감쌌다.

“정말이지…. 이렇게 나오면 어쩔 수 없잖아요. 알았어요. 전부 드릴게요. 대신에… 소환 쿨타임이 끝나면 꼭 현대에 소환해줘야 해요. 알죠?”

“물론이지.”

쪽.

다시 입을 맞췄다. 이대로 느긋하게 섹스하기 위해 그녀의 가슴팍에 손을 올렸다. 그러나 미령이 날 살짝 밀쳐냈다.

“드릴 건 먼저 드릴게요. 그런데 천옥은 어디에다 쓰려는 거예요? 그 정도는 말해주실 수 있죠?”

당연히 말해줄 수 있다. 미령을 믿으니까.

“천강성 시스템이야. VIP 레벨을 올리려면 천옥이 필요해.”

“천강성 시스템이요?”

“그게 사실 이 세상은….”

나는 이 세상에 대해 말해줬다. 여러 가지 세계가 섞인 세계. 그중에는 게임도 있다는 걸.

“천강성(天?星)…. 서방님이 타고나신 별의 기운이 천강성이었을 줄이야. 엄청나네요.”

“천강성에 대해 알고 있어?”

“그럼요. 별 중에 으뜸이라 불리는 별들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천강성이에요.”

“내겐 별의 기운이 있긴 해도 미약하다고 하던데.”

“VIP 레벨이 1밖에 되지 않아서 그런 거 아닐까요? 그리고 웬만하면 별의 기운은 숨기는 게 좋아요. 시기하는 자들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요. 제가 이런 말 하기 뭣하지만, 이 세상 사람 중에 정말로 인성 좋은 사람은 별로 없어요.”

“별의 기운은 어떻게 숨기는데?”

“그걸 저한테 물으셔도… 으음. 제가 이따가 부적하나 써드릴게요. 지금은 별의 기운이 미약하니 숨길 수 있겠죠. 애초에 별의 기운을 알아볼 정도의 고수랑은 쉽게 만나지 않겠지만… 혹시 모르니까요.”

미령은 허공에 손을 뻗었다. 허공이 쩍 갈라졌다. 갈라진 허공에서 상자 하나가 튀어나와 바닥에 떨어졌다.

허공인(虛空印)이라 불리는 술법이다. 일종의 아공간이다. 미령의 말에 따르면 삼정의 경지 이상의 타고난 술법사만이 사용 가능한 술법이라 한다.

“천옥 820개. 이 중에 20개를 제외한 800개를 드릴게요.”

나는 입을 쩌억 벌렸다. 상상 이상의 양이었다.

“왜 그렇게 많아?”

“바다를 건너면서 보물을 발견했어요. 이상한 해적들을 역으로 털기도 했고요. 그러다 보니 천옥도 이렇게 많이 모였어요.”

“고마워, 미령아.”

“말로만 고맙다 하지 말고 보상이라도 해줘요. 저 오늘 치킨, 피자, 햄버거, 떡볶이, 짜장면, 콜라, 사이다…. 아무튼 현대 음식은 다 먹고 싶어요.”

“오늘은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

나는 800개의 천옥을 확인하고 흡족하게 웃었다. 망설일 이유는 없다. VIP 레벨을 올렸다.

『천옥 300 개를 이용해 VIP 레벨을 올립니다.』

『VIP 2를 달성합니다.』

『VIP 레벨을 올리기 위해선 700개의 천옥이 필요합니다.』

『VIP 2 달성 특전이 주어집니다.』

『무공의 위력이 70% 상승합니다.』

『성장률이 70% 상승합니다.』

『영약의 효과가 35% 상승합니다.』

『출석 보상이 좀 더 좋아집니다.』

『체력 및 내기 회복률이 50% 상승합니다.』

『공간 전이 시스템이 활성화됩니다. 활성화 가능한 공간 전이 지점은 3개입니다.』

『현재 저장된 공간 전이 장소는 없습니다.』

『별의 조각 1개를 획득합니다.』

나는 히죽 웃었다. 무공 위력, 성장률은 20%가 올랐고, 영약의 효과는 5% 올랐다. 회복률은 새로이 생겨났고, 공간 전이 시스템은 딱 봐도 텔레포트 기능이다. 이 넓은 세계에선 필수라 할 수 있었다.

‘현재 남은 천옥은 573개. 127개만 모으면 VIP 레벨을 올릴 수 있어. 좋아 죽겠군. 근데 별의 조각은 뭐지?’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