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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0화 〉 990. 광명승천도

“황보가혜가 삼절문의 소문주 오지무와 약혼한 내막은 뭐야?”

“이 정도면 짐작 가지 않나요? 황보가혜는 팔려 간 거예요.”

그녀가 손에 쥔 천은 곧 사타구니 사이로 향했다. 이 세계의 다른 여자들이 그러하듯 그녀의 보지에는 털이 많았다. 젖은 검은색 털과 하얀 정액이 대비되어 더 음란하게 보였다.

스으윽, 스윽.

보지를 닦는 천은 계속해서 움직였다. 질내에 있는 정액의 양이 어찌나 많은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오지무는?”

“삼절문(三絶門)의 풍검공자(風劍公子). 오지무의 별호죠. 유망한 문파의 소문주답게 오만하고, 노는 걸 좋아해요. 그리고 산동보옥 황보가혜에게 서른 번이 넘는 구애를 한 것으로 유명하죠. 그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나쁘지 않은 편이에요.”

“직접 보니 별 볼 일 없는 놈이던데.”

“성 공자에겐 그렇겠죠. 오지무는 큰 사고를 친 적이 없어요. 상식적인 순에서 지내고 있죠. 거기에 잘 생긴 편에다가 무공의 천재잖아요.”

“천재? 나보다 못하는 놈인데.”

“성 공자와 비교하면 다른 사람들은 다 나가 죽어야죠. 제 입으로 이런 말 하긴 진짜 싫지만… 성 공자는 불세출의 천재예요.”

“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녀의 칭찬은 나와 나의 분신을 기쁘게 한다.

공비는 내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짜증 서린 표정으로 보지 중지를 넣어 정액을 긁어내고 있다. 그녀의 바로 뒤, 엉덩이와 거리 1m도 되지 않는 곳에 내가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걸까?

‘깨달았다! 이제 보니 보지와 항문을 보이면서 날 유혹하는 거군!’

나는 그녀의 보지가 정액을 울컥울컥 쏟아내는 걸 보며 기다렸다. 저 정액이 다 빠져나가면 다시 채워줘야지.

“그러니까 결론은 오지무가 건실하고 좋은 놈이다?”

“아까 말했잖아요. 황보가혜는 팔려간 거라고. 왜 팔려 갔겠어요? 오지무가 삼절문의 힘으로 황보세가에 압박을 한 거죠. 삼절문도 황보세가와 이어지면 정통성을 얻을 수 있으니 나쁘지 않을 테고요.”

“그럼 황보가혜가 만무탑에 입탑한 건 오지무 때문인가?”

“아니에요. 그 두 사람이 서로에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만무탑의 입탑은 각각 다른 이유예요. 애초에 만무탑은 낭인과 중소문파를 위한 기회의 탑이에요. 그마저 중소문파도 만무탑에는 잘 도전하지 않죠. 그 이유는 아시나요?”

“위험하니까.”

만무탑은 위험하다. 당장 1층부터 학살의 현장이 되지 않았던가. 뛰어난 문파일 경우 기껏 키워낸 제자를 만무탑처럼 위험한 곳에 보내고 싶을까? 절대 아니다.

‘실력 없는 놈을 만무탑에 보냈다간 죽기 십상이고, 실력 있는 놈은 보냈다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잃는 게 너무 크지. 50살 아래여야 한다는 입탑 조건이 너무 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 아니다. 하이 하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거기에 명문 문파는 만무탑에서 얻을 게 거의 없다.

무공? 명문이 괜히 명문이 아니다. 뛰어난 무공이 있기에 명문이라 부른다.

영약? 어느 정도 규모 있는 문파는 죄다 영약을 재배한다.

법기? 돈으로 구할 수 있다. 굳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

만무탑은 지옥이었다. 지옥을 버티면 고수가 되겠지만, 버티지 못하면 죽을 뿐이다.

“황보가혜의 목적은 영약이겠네. 황보세가의 가세가 기울어졌다면 영약의 공급도 힘들 테니까.”

“정파의 무공. 그것도 이름난 무공은 영약이 거의 필수니까요. 황보가혜는 야망 있는 여자예요.”

“맞아. 좀 상여자 스럽긴 해.”

“오지무의 목적은 무공이에요. 삼절문이 부상하는 건 맞으나, 황보세가처럼 근본이 되는 뛰어난 무공은 없으니까요. 아마 그 목적은 만무탑의 정복일 거요? 이번 만무탑에 걸린 무공인 구월영검법(九月靈劍法)이 보통의 검법이 아니니까요. 다른 유명인들도 구월영검법을 노리고 있을 텐데… 못 봤어요?”

“몰라. 눈에 띄는 놈들은 별로 없던데. 전부 죽은 거 아니야?”

“……이번 만무탑은 살벌할 정도로 어려운가 보네요.”

공비의 보지 정리가 끝났다. 그녀의 보지는 깨끗해졌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뒤에서 엉덩이를 잡고 자지를 찔러 넣었다.

찌거어억.

정액은 긁어내도 질벽은 애액으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꺄아아아앗?!”

“크큭. 기분 좋은데?”

“서, 성 공자…! 흐윽, 하아아앙!”

공비가 쾌락에 찬 교성을 질렀다. 방금 전까지 내게 안기고, 수많은 절정을 경험했던 몸이다. 한 번 끝까지 달아오른 몸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흐읏, 하아, 하응!”

손가락으로 젖꼭지와 클리토리스를 꼬집었다. 효과는 발군이었다. 공비는 실금까지 하며 절정의 늪에 빠져들었다.

???

만무탑 10층 시련은 일주일 동안 생존하는 것이었다. 5층의 생존 시련과는 다르다. 이번에는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암살자를 상대로 생존해야 한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시련이었다.

나는 황보가혜에게 시선을 돌렸다. 만약 황보가혜가 이번 시련에서 잘못되면 머리가 확 돌아버릴 것 같다. 황보가혜는 담담했다. 그 얼굴에는 어떤 불안도 존재하지 않았다.

‘자신 있다는 건가?’

이어서 성지곤과 정빈을 바라봤다. 정빈은 오기의 경지이니 10층도 어렵지 않게 통과할 것이다.

“유진아. 걱정하지 마. 나도 놀기만 한 건 아니라고.”

성지곤이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주먹을 들었다. 옆에서 정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미타불. 성지곤 소협의 실력은 소승이 보증하겠소. 그동안의 노력은 배신하지 않을 것이오.”

나는 성지곤에게 해독석을 건넸다.

“해독석(解毒石)이다. 가져라. 암살자의 독에 당하지 말고.”

“시련인데 암살자가 독을 쓸까?”

“만무탑은 사람이 죽어도 아무렇지 않은 놈들이야. 안쓸 이유가 없잖아?”

“아, 그렇긴 하네. 고맙게 받을게.”

반짝반짝한 시선이 느껴졌다. 정빈이었다. 땡중이 기대감을 담아 나를 보고 있다. 무엇을 원하는지 뻔하다.

나는 그에게 햄버거를 던졌다. 평범한 패스트 푸드점에서 구입한 따끈따끈한 햄버거다.

‘이 땡중은 햄버거를 먹어 본 적이 없지.’

정빈은 내가 가르쳐주는 대로 포장을 뜯고 햄버거를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오오오오!?”

정빈의 몸이 황금빛으로 환하게 빛나고, 두 눈에서는 새하얀 안광이 새어 나온다.

“미미~!!”

그리고 하얀 액체를 분출했다.

다행히 승려복을 입고 있어서 내 몸에 튀는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당장 목을 베어 죽여버린다.’

여하튼 우리는 각자 10층 시련에 도전했다.

나는 병사의 안내를 받아 작은 오두막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 거처에서 일주일간 버티시면 됩니다. 오두막 주위에 줄을 쳐놨습니다. 그 줄을 벗어나면 시련은 그대로 끝납니다. 포기하고 싶으시다면 줄을 넘어가십시오.”

“규칙은 그것뿐입니까? 암살자를 죽여도 됩니까?”

“상관없습니다. 암살자를 죽이든, 타협을 하든 일주일간 생존하면 됩니다.”

“타협을 해도 되는군요.”

“…….”

암살자와 타협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덤벼들면 죽일 뿐이다.

“제 안내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병사가 떠났다. 나는 오두막의 문을 열었다.

쐐애애액!

검은 옷을 입고 손에 단검을 쥔 암살자가 내 목을 노리며 달려든다.

‘찰나.’

암살자의 움직임이 느려진다. 문을 열 때까지 살기를 느끼지 못했다. 살기를 숨기는데 능한 일류 암살자다.

‘근데 10층에 들어설 때부터 의심하고 있었지. 갑자기 집을 줄 리도 없잖아. 날 안내한 병사도 암살자가 아닐까 의심했는데, 그건 아닌 모양이고.’

10층 시련이 암살자로부터 일주일간의 생존이란 걸 병사가 말한 순간부터, 암살자는 페널티를 안은 것이다.

나는 암살자의 손목을 잡아 팔목을 꺾었다. 그대로 단검을 빼앗아 암살자의 목에 꽂았다.

“……!”

암살자의 눈동자가 뒤집혔다. 시체를 집 밖으로 아무렇게나 내던졌다. 동시에 기감을 퍼트렸다. 침대 아래, 옷장 안, 탁자 밑 등의 몸을 숨길 수 있는 곳을 차근차근 확인했다. 다른 암살자는 없었다.

‘구석에 음식이 있군. 고기랑 채소. 구워 먹으면 딱이겠어.’

노골적이었다. 그렇기에 의심스럽다.

‘암살자하면 독이지.’

식재료는 전부 창밖으로 내다 버렸다. 그리고 의자에 앉았다. 내 생각이지만, 암살자는 당분간 오지 않을 것이다.

‘언제 기습해올지 모르는 암살자. 그것만큼 불안하고 스트레스 받는 건 없지. 최대한 불안하게 만든 뒤에 마지막 날에 암살하러 올 거야.’

내가 누군가. 메이드 암살 부대를 운영했던 몸이다. 비록 유리아가 다 하긴 했지만, 어떻게 암살했는지 보고서를 받았다.

‘만약 내가 암살자였다면… 미사일을 박아버렸겠군.’

지루한 일주일은 되지 않았다. 내게는 자동 진행이 있었다. 순식간에 일주일이 지나 마지막 날이 되었다.

내 생각대로 일주일간 암살 시도는 없었다.

‘딱 들어맞았군. 내 높은 지능에 찬사를!’

히죽거리며 웃고 있을 때였다. 사방에서 암살자들이 나타났다. 정문, 창문, 벽을 부수며 나를 향해 달려든다. 암살자의 숫자만 해도 12명이다.

나는 양팔 벌려 암살자들을 환영했다. 아무 대비도 하지 않기엔 시간이 너무 남아돌았다.

“내 집에 온 걸 환영한다! 그리고 이제 꺼져!”

스톰브레이커가 갑옷이 되어 내 몸을 순식간에 감싸고, 미리 설치해두었던 폭탄이 터졌다.

콰콰콰쾅! 콰콰쾅!

화려한 폭발 속에서 오직 나만이 멀쩡했다. 오두막 밖으로 당당하게 나간 나는 일주일 전에 보았던 병사와 마주했다.

“…그 갑옷은 법기입니까?”

“네. 멋지지 않습니까?”

“멋집니다. 갑옷이 답답하진 않습니까?”

“이게 또 다 준비되어 있어서요. 입어보면 답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언제든지 벗을 수 있지요.”

스톰브레이커를 해제하자마자 병사가 나를 향해 창을 뻗었다. 창끝에 푸른 검기가 일렁인다. 나는 아직 손을 감싸고 있는 스톰브레이커로 창을 막아내며 병사의 가슴 부위에 주먹을 휘둘렀다. 병사의 갑옷이 찌그러지고, 그 입에서 피가 쏟아진다.

“쿨럭! 알고 계셨습니까….”

“시련이 끝났다고 안 말하지 않았습니까.”

“…10층 시련은 끝났습니다. 축하합니다.”

병사는 그대로 절명했다.

그 상태로 몇 분 기다리자 병사들이 나타났다.

“성유진 소협. 11층으로 안내하겠습니다. 보상은 뭘 선택할지 생각해두셨습니까?”

“대충 영약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10층부터 주어지는 영약은 성 소협도 만족하실 수 있을 겁니다.”

???

보상으로 황금 잉어의 내단을 선택했다. 다른 좋은 영약도 많았는데… 정력에 좋다는 말에 본능적으로 선택해버렸다.

‘…정력은 충분한데 본능이라 어쩔 수 없었어.’

영기를 흡수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니 썩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성지곤과 정빈과 만났다. 성지곤의 상의는 피로 물들어 있었으나 얼굴은 나쁘지 않았다. 정빈은 언제나 같았다. 성지곤도 보상으로 황금 잉어 내단을 선택했다.

“유진아. 너도 이거 선택했지? 10층 보상 영약 중에서 이게 가장 좋은 영약인 것 같더라.”

정빈은 웬 이상한 풀떼기 같은 걸 씹고 있었다.

“아미타불…. 소승은 잘못 선택했소. 천년묵은 백식목귀(白食木鬼)의 뿌리가 이렇게 맛없을 줄이야….”

“백식목귀는 또 뭐야?”

“하얀 나무 귀신이오. 30년마다 붉은 열매는 맺는데, 그 열매가 천상의 맛이라 알려져 있소. 그런데 뿌리는 이토록 맛없을 줄이야. 하아….”

잠답을 나눴다. 대부분 10층 시련에 관한 주제였다.

성지곤은 3명의 암살자에게 일주일 내내 시달렸다고 하고, 정빈은 매일 찾아오는 암살자를 상대했다고 한다. 만무탑은 사람마다 암살자를 다르게 보냈다.

곧 다른 참가자들도 11층으로 올라왔다.

약 3,000명. 10층 시련을 통과한 자들이었다. 어중이떠중이들은 모두 솎아졌다.

‘다행히 황보가혜는 무사하군. 오지무인가 뭔가 하는 녀석이 옆에 있는 게 마음에 들지 않지만….’

병사들이 몰려왔다. 그들의 중심에 배운 장군과 웬 노파가 한 명 있었다. 고귀한 분위기를 흘리는 노파다. 보통 노파가 아니다. 보고 있으려니 자연스레 몸이 긴장된다.

“유, 유진아. 시끄러워. 좀 조용히 해줘.”

“응? 난 아까부터 입 다물고 있는데 무슨 소리야.”

“자르르르. 자르르르르…. 너무 시끄러워. 이게 유진이 네, 소리가 아니라고?”

성지곤이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거렸다. 그러다 고개를 떨구고 멍청하게 웃는다.

“……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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