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0화 〉 1000. 광명승천도
“이거 미친 새끼네. 땅바닥이랑 교미하냐? 내가 나무랑 섹스한 적은 있어도 그래도 땅바닥이랑은 안 해, 병신아.”
성유진이 오지무를 비웃었다. 오지무는 모욕감에 얼굴을 구겼으나 반박하지 못했다. 자신이 생각해도 땅바닥에 사정하는 자신은 좀 아닌 것 같았다.
“흐읏, 하윽. 앙! 아아앙!”
황보가혜의 교성이 점점 커진다. 잠시 성욕에서 벗어났던 오지무는 황보가혜를 보고 다시 흥분되는 기분을 느꼈다. 흔들리는 긴 검은색 머리카락, 벌어진 입과 삐죽 나온 혀. 하나같이 음란하다. 음경이 다시 단단해진다.
“아아앙, 갑니다… 가…!”
그녀의 허리가 펄떡였다. 입에서 삐져나온 혀가 파르르 떨리다가 힘없이 아래로 떨어졌다. 성유진의 움직임도 멈췄다. 잠깐의 정적이 찾아왔다. 성유진이 천천히 자지를 뺐다. 그녀의 항문에서 살짝 늘어진 자지가 빠져나온다.
직후, 새하얀 정액이 끊임없이 아래로 흘러나왔다.
“하아… 하악… 하아….”
성유진이 황보가혜를 내려놓았다. 황보가혜는 풀린 눈동자로 바닥에 무릎 꿇고 성유진의 앞으로 다가갔다. 입을 한껏 벌리고 성유진의 자지에 묻은 하얀 액체를 혀로 핥으며 빨았다.
“쭙… 쪼옥. 하아… 쪽….”
부랄까지 꼼꼼하게 청소했다. 성유진은 당연하다는 듯이 그녀의 정수리에 손을 올렸다.
‘비, 빌어먹을….’
오지무가 욕설을 지껄였다. 그의 바로 앞에 황보가혜의 엉덩이가 있었다. 손만 뻗으면 닿고도 남을 거리에 그 커다란 엉덩이가 존재한다.
그녀는 쪼그려 앉은 상태라 엉덩이가 벌어지고 은밀한 곳이 훤히 보였다. 뿍, 퓩. 하고 다소 민망한 소리와 함께 항문에서 정액을 내뱉고, 털 하나 없는 보지는 벌렁이며 애액을 질질 흘렸다.
음란한 냄새가 났다. 항문에서 나오는 정액은 역겨우나, 저 보지는 달랐다. 보지 안에 자지를 넣으면 얼마나 기분 좋을까.
‘넣고 싶다…! 내 자지를 저 보지에 넣고 싶다!’
뿌욱, 퓻!
갑자기 항문이 움찔거리더니 강하게 정액을 배출했다. 정액은 오지무의 얼굴에 정확하게 튀었다.
“으악!”
오지무는 저도 모르게 비명을 내질렀다. 성유진은 그를 보고 킬킬 비웃었다. 황보가혜도 살짝 뒤로 돌아봤다. 자지를 입에 물어 한쪽 볼이 볼록 튀어나왔다. 오지무를 내려다보는 그녀의 눈은 벌레를 보는 것처럼 차가웠다.
방금 전에 보았던 쾌락에 허덕이던 황보가혜의 얼굴이 떠오른다.
‘나도, 나도 황보가혜와 관계를 가지면 그 얼굴로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자신에게 남은 건 고문받다가 죽는 일 뿐이라는 것이다.
“성유진! 넌 그 정도 밖에 못하냐? 내가! 내가 가혜를 안았으면, 가혜는 쓰러져서 일어나지도 못했을 거다!”
“크크. 뭐래, 병신이. 수법이 훤히 보이네. 네가 무슨 지랄을 하든 황보가혜가 너한테 구멍을 벌려줄 일은 없어.”
“이 한심한 놈…! 내게 질까 봐 두려운 거냐!”
성유진은 그를 보며 킬킬 웃었다. 반응한 건 황보가혜였다. 성유진의 자지를 정성스럽게 빨던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대로 오지무의 복부를 발로 찼다. 오지무는 돌멩이처럼 바닥을 구르다 피를 토했다.
“한심한 건 너다. 버러지.”
황보가혜의 목소리는 서릿바람처럼 차가웠다.
“으으….”
오지무는 몸을 바르르 떨었다. 어처구니없게도 알몸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그녀를 보니 더욱 흥분되었다. 저 커다란 가슴으로 자신의 머리를 끌어안아 주면 얼마나 좋을까. 오지무의 자지는 수그러들 줄을 몰랐다.
“황보가혜. 바닥에 엎드려.”
“네. 성 대협.”
황보가혜는 표정을 풀고 대답했다. 그녀는 흙바닥에 개의치 않고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엉덩이가 위로 올라가며 성유진에게 향한다. 성유진이 발정난 개처럼 그녀의 위에 올라탔다. 커다란 가슴을 양손으로 붙잡고 엉덩이를 움직인다.
팡팡. 찌걱찌걱. 팡. 찌걱.
“흐읏, 앙! 기분 좋아요, 성 대협…! 아앙!”
오지무는 그들을 보며 입을 벌렸다.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두 마리의 개새끼가 땅위에서 교미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은 그 개새끼들보다 못한 버러지였다.
???
그 이후, 오지무는 밧줄에 몸이 묶여 성유진의 손에 끌려다녔다. 성유진은 그를 사람으로 대우하지 않았다. 땅바닥에 몸이 끌려 온몸에 상처를 입어 피를 철철 흘리는 건 일상이었고, 그의 식사는 바닥에 널린 잡초가 전부였다.
성유진과 황보가혜의 일과는 간단했다. 섬을 돌아다니며 영약을 찾는다. 그러다 서로 눈이 마주치면 옷을 벗고 섹스를 했다. 밤이고 낮이고 가리지 않았다. 그들은 육욕에 빠진 짐승이었다.
오지무는 나무에 매달리거나, 바닥에 아무렇게나 버려졌다. 오늘은 나무에 매달리는 쪽이었다. 오지무는 오늘도 발기한 상태로 그들의 교미를 지켜봤다.
“아아앙! 앙! 대협! 사랑해요, 대협! 더! 더! 가혜의 보지를 찔러주세요! 하아응!”
나무를 짚고 서 있는 황보가혜가 엉덩이를 흔들었다.
짜악! 짝! 팡팡!
성유진은 황보가혜의 엉덩이를 잡고 자지를 쉬지 않고 찔렀다. 황보가혜의 폭발적인 가슴이 음란하게 출렁인다.
“날 사랑한다고? 네가?”
“네! 사랑해요! 아응! 제 젖은 보지가 그 증거입니다! 아앙!”
황보가혜가 아양을 떨었다. 오지무는 그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영약이다. 기본적으로 영약은 성유진이 가진다. 그러다 성유진이 기분 내킬 때마다 영약을 하나씩 황보가혜에게 던져준다. 그 대부분이 교미가 만족스러울 때다.
물론 그 사실을 성유진도 잘 알았다.
“귀엽네.”
성유진은 틀어올린 황보가혜의 머리카락을 풀어헤쳤다. 떨어지는 긴 머리카락을 콱 움켜쥐고 당겼다.
“꺄아아앗?!”
“암퇘지처럼 울어봐. 그럼 네가 더 귀엽게 느껴질 것 같아.”
“네, 네…. 히이이이이이익! 끼비이이이잇!”
황보가혜가 기괴한 소리를 내질렀다. 그녀는 점점 타락하고 있었다.
“야, 오지무. 네 약혼자 존나 맛있다.”
“…….”
오지무는 조용히 기도했다.
하늘이시여. 제발 저 새끼를 죽여주시오!
하늘은 무심했다.
교미를 끝낸 성유진이 오지무에게 걸어갔다. 파지지지직. 그의 손가락 사이로 시퍼런 뇌전이 꿈틀거렸다.
전기 고문 시간이다.
???
오지무는 멍하니 하늘을 봤다.
그날이 왔다.
100일.
시련 17층의 마지막 기한.
이미 훨씬 예전에 구슬을 모아둔 성유진과 황보가혜는 다음 층으로 이동할 준비를 끝냈다.
성유진의 시선이 오지무에게 향했다. 그는 오지무를 여기서 죽이기로 했다. 다음 층으로 데려갈 수 있긴 하나, 챙기기 귀찮았다. 뭐하러 똥오줌 싸는 기계에 불과한 놈을 데려가야 하나.
“오지무. 마지막 유언 정도는 들어주지. 지껼여 봐라.”
“…….”
오지무가 눈동자를 굴렸다. 정갈하게 옷을 입은 황보가혜가 있었다. 조금 전에 성유진의 위에 올라타 허리를 흔들던 탕녀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청순했다.
그녀는 오지무를 담담하게 쳐다봤다. 어떠한 감정도 없었다. 그 흔한 동정조차도.
“성유진 대협…. 마지막 부탁이 있습니다.”
“부탁? 지껄여 봐라.”
“죽기 전에… 한 번만. 딱 한 번만 황보가혜의 보지를 사용하게 해주십시오! 제발! 부탁드립니다!”
성유진이 피식 웃었다. 그가 황보가혜를 바라봤다. 황보가혜는 혐오 가득한 눈으로 오지무를 노려봤다.
“황보가혜의 보지는 내 꺼야. 조금 있다가 또 나한테 보지가 혼날 예정이지.”
“그, 그럼. 항문이라도 좋습니다! 한 번만 박게 해주십시오!”
“성 대협! 이 쓰레기 같은 놈을 어서 죽여버려요!”
성유진은 흥분한 황보가혜의 어깨에 팔을 걸쳤다.
“이 년의 똥구멍도 당연히 내 꺼야.”
“그, 그것도 안 된다면… 한 번만… 제 자지를 빨게….”
“이 씨발놈이 보자보자하니까.”
파지지직.
푸른 뇌전이 오지무의 몸을 감전했다. 마지막이라 그런지 평소의 전기 고문보다 더 심했다. 오지무는 온몸이 찢기는 고통에 눈을 까뒤집으며 오줌을 지렸다.
“아아아아아악! 저주한다! 성유진! 황보가혜! 내가 죽더라도 삼절문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황보가혜! 이 배신자 년! 네년의 가문은 불탈 거다! 성유진! 내 원한은 하늘이! 삼절문이 갚아 줄 것이다!”
“시끄럽고 웃기지도 않군. 이 더러운 놈, 죽어라.”
성유진이 오지무의 몸을 발로 뻥 찼다. 오지무는 하늘을 날다가 절벽 아래로 추락했다. 풍덩! 바다에 빠지는 소리가 들렸다. 성유진과 황보가혜가 절벽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파도치는 바닷속에서 물고기 요괴들이 날뛰었다. 바다 일부가 빨갛게 물들었다. 오지무는 물고기 밥이 되어 죽었다.
성유진과 황보가혜는 품에서 구슬 5개를 꺼내 합쳤다. 이내 그들은 섬에서 사라졌다.
???
“17층 시련을 통과한 것을 축하합니다.”
기다리고 있던 병사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황보가혜가 없었다.
“왜 저 혼자 여기에 있는 겁니까?”
“동료분이 계셨습니까? 그분은 여기와는 다른 곳에 나타나셨을 겁니다. 조금 이따가 만날 수 있으니 걱정 마십시오. 우선은 보상부터 선택하십시오. 어떤 보상을 원하십니까? 무공, 영약, 법기. 17층의 보상은 모두 초일류입니다.”
내 스승님인 낙월신녀 위유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뇌기와 관련된 무공을 구하라는 그 말.
“…우선 무공을 둘러보고 싶습니다.”
“17층에서 선택할 수 있는 무공은 800개가 넘습니다. 찾는 무공이라도 있으십니까?”
“뇌기와 관련된 무공입니다.”
“3개 있습니다. 보여드리지요.”
병사가 비급 3권을 가져왔다.
전수권(電獸拳), 뇌룡옥음(雷龍玉音), 청뢰행술(靑雷行術).
“전수권은 뇌기를 이용한 권법, 뇌룡옥음은 뇌기를 이용한 음공입니다. 청뢰행술의 경우 무공이 아니라 술법서입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청뢰행술의 경우 몸을 번개로 바꾸는 둔갑술의 일종이라 하더군요.”
나는 잠깐 고민했다. 청뢰행술이 끌리긴 하는 데 술법이다. 고민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 영약을 택하겠습니다.”
마음 같아선 한 번 열어 보고 싶지만, 그건 병사들이 허락하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혹시 뇌기를 수련하십니까?”
“예.”
“다름이 아니라 17층 영약 중에는 뇌기와 관련된 영단이 하나 있습니다. 만뢰신단(萬雷神丹)이란 이름의 영단입니다. 만개의 번개를 순수한 영기에 담은 영단입니다.”
“그게 가능합니까?”
“자세한 건 저도 모릅니다. 그저 설명서에 적힌 대로 알고 있을 뿐입니다. 한 가지 특이점이 있다면, 이 만뢰신단은 본래 20층의 보상이었습니다.”
“20층…. 이게 정복 보상이었습니까?”
만무탑의 20층. 마지막 층. 20층도 다른 층과 마찬가지로 통과하면 보상이 주어진다.
‘이번 정복 보상이라 알려진 구월영검법(九月靈劍法)은 엄밀히 말하면 정복 보상 중 하나지.’
20층 보상 중 가장 유명하고, 가치 높은 보상이라 만무탑이 20층 보상 중 대표로 세간에 구월영검법을 퍼뜨린 것이다. 애초에 구월영검법을 노리고 만무탑에 들어온 무인은 별로 없을 것이다. 만무탑을 정복하는 것 자체가 어려우니까.
“네. 부작용이 심해서 격하되었습니다.”
“어떤 부작용입니까?”
“뇌 속성이 없는 이가 복용하면 9할 이상의 확률로 죽습니다. 또 뇌 속성을 타고나더라도 생존 확률은 5할밖에 되지 않으며, 만뢰신단의 영기를 전부 흡수할 가능성은 더 낮습니다. 아무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복용하려면 적어도 조화경(造化境)에 올라야 합니다.”
끌린다. 무척 끌린다. 그래도 17층 만의 특별한 영약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는 일단 다른 영약부터 둘러봤다.
‘……만뢰신단에 비하면 죄다 고만고만해 보이는군.’
만뢰신단을 선택했다.
‘꼭 지금 당장 복용할 필요는 없지. 그리고 죽어야 한다면… 그냥 한 번 죽지 뭐.’
병사가 만뢰신단을 가져왔다. 고급스러운 작은 옥함에 담겨 있었다. 뚜껑을 열자 푹신한 천위에 놓인 푸른색 단약이 보였다. 보석처럼 생겼다.
파지직, 파직.
단약 주위로 전류가 튀었고, 단약의 중심에 작은 번개가 끊임없이 회전하고 있다.
나는 만뢰신단을 받아 인벤토리에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