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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광명승천도 (781/2,000)

〈 1001화 〉 1001. 광명승천도

“18층 시련은 반년 뒤에 시작할 예정입니다. 그때까지 푹 쉬어 주십시오.”

병사가 짧게 말하고 사라졌다.

18층에 도착한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대략 50명 정도가 보였다. 내가 마지막은 아닐 것이다. 아직 올라오지 않은 통과자들이 있을 테지.

구석진 곳에 팔짱을 끼고 서 있는 황보가혜가 보인다. 황보가혜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손을 흔들어주자 황보가혜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든다. 그녀는 주위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

나는 입맛을 다셨다. 반년. 긴 시간이지만 좆집이 된 황보가혜와 함께라면 금방 지나가겠지. 뭐, 대부분은 자동 진행으로 순식간에 지나겠지만.

‘일단 황보가혜의 펠라치오나 받아 볼까.’

황보가혜에게 걸어갈 때였다. 성지곤과 정빈이 내 앞에 불쑥 나타났다.

“유진아! 좀 늦게 왔네?”

“아미타불. 성 소협. 보고 싶었소.”

“아씨. 들러붙지 마. 특히 땡중, 팔 잡지 마. 죽여버린다.”

정빈을 밀쳐냈다.

“성 소협…. 이야기는 먹으면서 하지 않겠소? 소승은 배가 너무 고프오….”

계속 일어서서 하는 것도 멋없는 짓이다. 우리는 늘 그래 왔던 것처럼 적당한 곳에 천막을 세우고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 저녁은 돼지 갈비로 정했다. 그 유명한 K-바비큐다.

“성지곤. 나가서 황보가혜 데려와.”

삼절문의 오지무와 그 부하들이 모두 죽었다. 현재 황보가혜는 혼자 있을 것이다. 미모가 뛰어난 그녀다. 웬 불한당이 쓸데없는 짓을 하기 전에 내 옆에 두는 게 낫다.

‘이 천막 안에 남자 새끼들이랑 함께 있는 것도 못할 짓이지. 벌써부터 천막 내의 냄새가 좆같잖아.’

성지곤은 두 눈을 빛냈다.

“역시. 유진이야. 황보가혜를 정복해버렸구나?”

“내가 누구야? 황보가혜는 내 눈에 들어온 순간부터 내 좆집이었어.”

“부럽다. 나도 좆집을 만들고 싶은데…. 여긴 내 취향인 여자가 없어.”

성지곤이 한숨을 내쉬며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가기 전에 기대감이 어린 눈으로 날 바라봤다.

이전에 주기적으로 성지곤과 함께 ‘미러 터널’을 이용해 만무탑 밖으로 나갔다. 성지곤의 쌓인 성욕을 풀어주기 위해서다. 성지곤은 성욕이 한계까지 쌓이면 수련도 나발이고 전체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17층 시련이 진행되는 동안 자위만 했을 테니… 오늘 밤에 밖으로 데려가야겠군.’

중얼중얼거리는 소리가 났다.

옆을 보니 정빈이었다. 숯불 위에 놓인 불판을 보며 염불을 외우고 있었다. 그러나 불심도 그의 식욕을 억제하지 못했다. 입가에 군침이 흐른다.

“아미타불…. 빨리… 빨리 지곤 소협이 왔으면 좋겠소.”

이미 몇 번 K- 바비큐를 맛본 적 있는 정빈이었기에 더 괴로워했다. 나는 자꾸만 그의 하체 쪽으로 내려가려는 억지로 붙잡았다. 정빈의 하체 상태는 안 봐도 뻔하다.

곧 천막 입구가 열리며 성지곤이 황보가혜를 데리고 왔다.

“왔어? 이리 와서 앉아.”

당연히 황보가혜의 자리는 내 옆이었다.

“…네. 대협.”

황보가혜가 다가와 내 옆에 앉았다. 바로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어깨에 팔을 두르고 옷 속에 손을 넣었다. 가슴을 꽉 조이고 있는 붕대를 풀었다. 출렁! 풀어진 가슴이 옷 밖으로 삐져?나올 뻔했다.

나는 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주물렀다. 젖꼭지가 점점 딱딱해진다. 젖꼭지를 잡고 꽉 비틀자 황보가혜가 흠칫 놀란다.

“으읏….”

그녀가 주위를 둘러봤다. 정빈은 여체에 관심이 없었다. 그의 두 눈은 불판에 고정되어 있었다. 성지곤의 경우 허공을 멍하니 쳐다본다. 음욕으로 일렁이는 눈동자를 보면 어떤 할망구를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마도 구월선자를 떠올리고 있겠지.

나는 인벤토리에서 양념 갈비가 가득 들어있는 접시를 소환했다. 비어있는 오른손으로 집게를 쥐려고 하는데 정빈이 재빠르게 움직여 집게를 선점했다.

“아미타불! 고기는 소승이 굽겠소!”

“…너 설마. 날 못 믿는 거냐?”

“성 소협은 저번에 고기를 태우지 않았소? 이번엔 소승이 굽게 해주시오.”

“저번은 그냥 실수한 거야. 실수. 겨우 고기를 구울 뿐인데 뭐가 다르겠어.”

“다르오. 확실히 다르오. 소승이 오늘 증명해 드리리다. 소협께선 편하게 고기를 드십시오.”

“으음. 그럴까.”

집게를 빼앗겼지만, 화는 전혀 나지 않는다. 내 옆에 앉은 그녀 때문이다. 내 손은 그녀의 커다란 젖가슴을 아까부터 주무르고 있으니…. 욕을 먹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내친김에 황보가혜와 입을 맞췄다.

“쯥…. 하윽. 아아….”

치이이이이익! 치이이이이익!

고기가 구워진다. 양념 갈비 특유의 맛있는 냄새가 났다.

나는 어느새 황보가혜를 반쯤 벗기고 내 품에 안고 있었다. 찌극찌극. 내 손가락은 그녀의 보지를 들쑤셨다.

“근데 너희는 17층 시련 보상으로 뭘 얻었냐? 난 만뢰신단이라는 영약을 선택했는데.”

“아미타불. 소승도 영약을 선택했소. 적운초(赤雲草)라는 영약인데 겉모습은 빨간 민들레꽃처럼 생겼소. 이후에 수련할 때 복용할 생각이오. 지금은 물론… 이 양념 갈비를 끝장내야겠지만.”

정빈은 대답하고 다 익은 양념 갈비 한 점을 쌈까지 싸서 야무지게 입 안에 넣었다.

“오우, 뻑예…!”

어디선가 밤꽃 향기가 희미하게 났다.

나는 자지를 꺼내 황보가혜의 보지에 푹 찔러 넣었다.

“아응! 앙! 아앙!”

달아오른 황보가혜가 교성을 지르며 하얀 궁둥이를 위아래로 움직였다. 나는 고기 한 점을 집어 입 안에 넣었다. 섹스하면서 먹는 고기를 각별했다.

‘확실히 땡중의 말대로 고기 맛이 다르군. 굽는 것도 실력이라는 건가….’

황보가혜에게도 고기 한 점을 입에 넣어 줬다. 보지가 꽉 조여온다. 맛있는 모양이다.

“난 이번엔 법기를 선택했어. 깊게 생각해봤는데 법기 몇 개 정도는 가지고 있는 편이 좋을 것 같더라고. 비장의 한수로 말이야.”

“나쁘지 않지.”

찰싹찰싹.

황보가혜의 보지를 손바닥으로 때렸다. 삽입된 상태라서 그 충격이 자지에까지 떨어졌다.

“아앗, 아아아아앙!”

보짓물이 터졌다. 물총처럼 쏘아진 애액이 바닥을 흥건히 적셨다.

그러나 우리 중 누구도 그녀의 오르가즘을 개의치 않았다. 나는 그녀의 목덜미를 핥으며 가슴을 주물렀다.

“내가 선택한 법기는 이거야. 영쇄(靈鎖)라는 이름인데 꽤 능력이 많아. 길이가 늘어나기도 하고, 굵어지기도 해. 분신도 만들 수 있고 이렇게 내 의지대로 움직인다?”

성지곤은 자랑하듯이 법기를 꺼냈다. 작아 보이는 쇠사슬이었다. 쇠사슬은 그의 손바닥 위에 두둥실 뜨더니 뱀처럼 꾸물거렸다. 크기가 커지고 쇠사슬 하나가 더 늘어났다.

“…생각보다 더 좋은데? 그게 고작 17층 시련 보상이라고?”

“이게 단점이 내구도가 좀 약하고, 사용해보면 내력 소모가 엄청 심해.”

역시 단점이 있었다.

성지곤은 손을 팍 하고 휘둘렀다. 촤르르륵! 사슬이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여 그의 팔목에 휘감겼다.

나는 몸을 움찔대며 황보가혜의 질내에 사정했다.

“아읏, 아, 하아아아….”

앞으로 고꾸라지려는 황보가혜의 몸을 붙잡고 물었다.

“황보가혜. 넌 뭘 선택했어.”

“저, 저는….”

황보가혜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망설이는 꼴이 내가 빼앗으려고 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럴 생각은 없다. 황보가혜는 노예가 아니라 좆집이다. 그러니 좆집의 대우를 해줘야지.

“안 빼앗을 테니 편하게 말해. 보지나 더 조이고.”

“…네. 영약을 선택했습니다. 백야초(白夜草)라는 영약입니다. 저 북쪽 멀리. 어두워지지 않는 밤이 계속되는 곳에서 자라는 영초입니다.”

“그래? 그럼 이제 엉덩이나 계속 흔들어.”

“아읏… 네….”

나는 섹스와 식사를 동시에 즐겼다.

???

2년의 시간이 지나고 우리는 20층에 올랐다. 만무탑의 마지막 시련이다.

20층까지 남은 입탑자는 나를 포함해 총 12명이다. 그중에 성지곤, 정빈, 황보가혜가 존재한다.

의외인 것은 이들 중 3명이 수상한 놈들이라는 것이다. 검은색 옷으로 온몸을 가린 놈들. 술법사가 확실한 그놈들은 다른 사람이 말을 걸어도 무시라는 일관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마지막 20층 시련에 대해 설명하마.”

배운 장군이 나타났다. 그의 옆에는 하얀 머리칼에 인자한 인상의 노파, 구월선자(九月仙子)가 당연하다는 듯이 있었다.

“너희는 이 세상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지?”

뜬금없이 배운이 물었다. 그러나 대답하는 이들은 없었다. 여기에 있는 무인 중에 이 세상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한 사람은 적을 것이다. 그리고 설령 알고 있다고 해서 배운의 말투는 우리의 대답을 원하는 말투가 아니다.

“너희의 세상은 진 제국일 것이다. 진 제국은 평범한 인간이 평생을 여행해도 전부 돌아보지 못할 정도로 크지. 그러나 이 세상 전체로 봤을 때, 황제 폐하께서 다스리시는 진제국은 전체의 2할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무인들은 순간적으로 숨을 삼킨다.

이곳에선 그 지식은 고급 지식이었다. 보통의 사람들은 진제국이 천하의 전부인지 안다. 바다 너머에 다른 대륙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다.

“그러나 이 세상만이 전부가 아니다.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 이건 너희도 들어는 봤겠지.”

“…등선을 해야지만 오를 수 있다는 선계와 죽어서 간다는 명계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렇다.”

“말도 안 됩니다. 그런 건 이야기에서나 나오는 세상입니다.”

“믿든 안 믿든 개의치 않는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게 20층 시련과 무슨 관계입니까? 혹시 20층 시련은 다른 세계로 가서 뭔가를 하는 시련입니까?”

“그럴 리가. 다른 세계로 가는 것은 평범한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 너희를 그런 곳에 보낼 이유도 없다. 20층 시련은….”

배운이 말을 끊었다. 그는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간의 침묵 끝에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황제 폐하께서 말씀하셨다. 다른 세상의 존재가 이 세상을 노리고 있노라고. 가장 척박하고, 가장 더러운 명계의 존재들은 이미 이 천하에 기어 오고 있노라고. 언젠간 천하는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20층 시련은 그때를 대비한 시련이다.”

“…대체 어떤 시련입니까?”

누군가가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며 물었다.

“20층 시련은 명계의 존재와의 결투다. 너희의 실력에 걸맞는 존재가 튀어나올 것이다. 너희는 혼자서 싸워서 명계의 존재를 죽여라.”

“…….”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어안이 벙벙한 눈치다. 정말로 명계가 존재하는지 의심스러운 모양이다.

‘요괴도 있는데 명계가 실존하지 않을 이유는 없지.’

무엇보다 이 세계는 중국 무협 게임과 선협 세계가 합쳐졌다. 갑자기 마왕이, 옥황상제가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20층 시련을 시작하기에 앞서 탈락자를 발표하겠다.”

배운이 말했다. 충격적인 말이었다. 지금까지 시련을 앞두고 탈락자를 말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그, 그게 무슨 소립니까!”

“기껏 20층까지 왔는데 갑자기 탈락이라니요?”

“만무탑의 월권행위가 아닙니까?!”

“닥쳐라.”

배운의 기세가 터진다. 나는 탄식을 삼켰다. 입탑자 전원이 달려들어도 배운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깨닫는다.

“만무탑은 황제 폐하의 명령으로 세워진 곳이다. 황제 폐하가 아무 목적 없이 만무탑을 세우셨으리라 생각하나? 만무탑은 재능있는 무인들에게 기회를 주어 강자를 키우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왜 강자를 키우는가?”

답은 이미 나왔다. 20층 시련의 내용만 봐도 알 수 있다.

“이계의 존재에 대항하기 위함이다.”

배운이 새하얀 창을 손에 쥐었다.

직후, 그가 돌진한다. 공간이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바람이 일어나다 못해 부서진다.

나는 고개를 뒤로 돌렸다. 가장 뒤쪽에 있는 흑의인 3명이 배운의 창에 꿰뚫려 죽어가고 있다. 그들은 인간이었으나, 인간이 아니었다. 눈코입이 없었고, 피부는 두꺼비의 것처럼 울퉁불퉁했다.

“――――――――!!”

그것은 인간의 비명이 아니었다.

“우웨에엑!”

“끄아아악!”

몇몇 병사는 그들의 비명을 듣자마자 구역질을 하고, 두통을 호소했다. 오기경의 무인들은 죄다 눈살을 찌푸렸다. 나는 아무렇지 않았다.

“배신자에게 주어질 황제 폐하의 성은은 없다. 여기서 죽어라, 쓰레기들.”

피와 육편이 사방에 흩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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