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7화 〉 1007.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북쪽으로 보낸 군대로부터 승전보가 들려왔다. 스칼렛과 골든 로즈 기사단은 잘해주고 있었다. 나도 간간이 나서서 모습을 비춰준 덕분에 내 명성은 점점 널리 퍼지고 있었다. 악명 또한 함께 퍼지고 있는 게 약간의 문제다.
‘스칼렛은 냉정하게 병사를 지휘한단 말이지.’
내 장군인 스칼렛은 병사를 숫자로 보고 지휘한다. 불만이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좋다. 내가 그녀를 장군으로 삼은 건 미모뿐만이 아니다. 스칼렛은 효율을 중시한다. 병사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오직 효율적으로 이길 방법만을 찾는 장군이다.
‘남쪽에서도 소식이 왔다.’
남쪽으로 진격하며 승승장구하던 카일의 발걸음이 드디어 멈춰 섰다. 그를 가로막은 벽은 코발트 왕국. 직접 군대를 이끌고 전선에 나선 둘리바드 코발트 국왕과 대치 중이라 한다.
사람들은 이쪽에 관심이 많다. 카일은 라펠리 왕국의 영웅이었고, 둘리바드는 코발트 왕국의 영웅이었다. 영웅과 영웅의 격돌이니 관심이 안 모일 수가 없었다.
‘둘리바드 국왕은 갑자기 사라지고 나타나더니 오러 마스터가 되었다지?’
카일은 오러 익스퍼트 최상급의 경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나는 이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 지난 몇 달간 카일은 전투에 전투를 거듭했다. 경험을 오지게 쌓으면서 계속 승전했다. 마스터의 경지에 올랐어도 이상하지 않다.
‘원작과 비교하면 오히려 늦지.’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원작 카일이 손에 얻는 기연 대부분은 내가 먼저 움직여 선점하고 유리아에게 줬다. 덕분에 유리아는 이미 옛날에 마스터의 경지에 올랐으나… 지금 그녀는 기억과 힘을 잃은 상태다.
‘오러 마스터라….’
지금의 내 경지는 오러 익스퍼트 최상급. 한 단계만 오르면 오러 마스터의 경지다. 문제는 그게 더럽게 어렵다는 거다. 괜히 오러 마스터의 수가 적은 게 아니다.
오러 익스퍼트는 어느 정도 재능과 노력이 있으면 오를 수 있는 경지다. 오러 마스터는 재능과 노력뿐만이 아니라 운도 따라줘야 한다.
‘세상에 알려진 오러 마스터에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라지. 하나는 불현듯 찾아온 깨달음과 꾸준한 수련으로 자연스럽게 오러 마스터에 올라서는 것.’
나는 전자를 노리고 있었다. 유감스럽게도 지금의 내 생활은 꾸준한 수련과는 거리가 머니까.
‘오러 마스터가 되고 싶긴 한데 개고생을 해가며 되고 싶진 않아.’
내게는 유리아가 있고, 멜리사가 있고, 플로이가 있다. 꼭 내가 오러 마스터가 될 필요는 없었다.
나는 손에 든 서류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확인해야 할 보고서는 전부 확인했다. 운영은 잘 되어가고 있다. 유리아가 일을 할 때보다는 얻는 이익이 조금 떨어지긴 했으나 손해를 보는 일은 없었다. 저택에는 유리아 말고도 유능한 메이드들이 많았다.
‘오후 5시. 곧 저녁때네. 유리아나 보러 갈까.’
유리아의 개인 수련실로 향했다.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지 않도록 본관에서 떨어진 별관에 수련실이 있었다.
채앵! 챙! 챙!
수련실 문을 살짝 열자 날붙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넓은 수련실의 중심을 바라봤다. 메이드복을 입은 유리아와 멜리사가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유리아의 단검과 멜리사의 장검이 교차하고, 그녀들의 주위로 마나가 일렁이며 마법이 일어난다.
멜리사의 파이어볼이 유리아의 그림자에 잡아먹히고, 멜리사의 배리어에 그림자 칼이 튕겨 나간다.
‘격렬하게도 싸우는군.’
그녀들은 마검사. 검과 동시에 마법을 다루는 자들이었다. 경지는 익스퍼트 최상급이다.
‘놀라운 건 유리아야. 분명 기억을 잃었을 당시에는 익스퍼트 하급이었을 텐데. 그걸 1년도 되지 않아 최상급에 오를 줄이야.’
상대는 유리아. 세계관 최고의 불가해의 재능을 가진 유리아니 납득이 갔다. 다른 사람이라면 말도 안 된다고 소리쳤을 것이다.
‘기억을 잃었지만, 몸은 기억하고 있다는 건가?’
고개를 저었다.
유리아는 유물의 시련을 받아 기억만 잃은 게 아니다. 오러 마스터의 강인한 신체 능력도 잃었었다.
‘문제는 마스터의 경지에 오르는 거지. 그건 단순히 수련만으로 가능한 게 아니니까.’
걱정은 되지 않았다. 유리아는 유리아다. 내일 당장에라도 깨달음을 얻어 마스터의 경지에 올라 기억을 되찾아도 이상하지 않았다.
“……주인님?”
“어이구. 흐름이 끊겼군.”
두 사람이 전투를 멈추고 나를 바라봤다. 나는 그녀들을 향해 씨익 웃어주며 가까이 다가갔다. 두 사람 모두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메이드복이 축축해 보일 정도다. 그나마 미니스커트 메이드복을 입은 멜리사가 시원해 보인다.
멜리사는 벽에 걸린 시간을 확인하고 얼굴을 굳혔다.
“벌써 5시인가.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지났군. 주인님, 메이드장. 일이 있어 먼저 가보겠다. …아만다가 또 뭐라 하겠어.”
멜리사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밖으로 나갔다. 겉으로 봤을 때는 여유로웠으나, 그녀의 걸음걸이는 무척 빨랐다.
나는 그녀를 붙잡을 수 없었다. 그녀가 말한 일은 내가 시킨 일이기 때문이다.
‘브루틴 자작 암살 임무지.’
마음에 들지 않는 놈들, 거추장스러운 놈들을 암살하고 있다. 지금은 한창 전쟁 중인지라 대범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사람들은 일차적으로 적국의 누군가가 암살자를 보냈다고 생각하니까.
나는 유리아에게 다가갔다. 시원한 생수 한 병을 소환했다.
“여보…. 어쩐 일이세요?”
유리아가 희미하게 웃으며 내게 물었다.
“네가 보고 싶어서 왔지.”
내 대답에 유리아의 입가에 그려진 미소가 한층 짙어졌다.
생수병의 뚜껑을 따고 유리아의 분홍색 입술에 가져다 댔다. 유리아는 익숙하게 물을 받아먹었다. 꿀꺽꿀꺽. 유리아의 목울대가 움직인다. 나는 가까이에서 그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땀에 젖어 촉촉한 얼굴이다. 그녀는 생수 500ml를 순식간에 비우고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쉬었다.
수련으로 인해 달아오른 몸과 그녀의 냄새에 성욕이 동한다.
“아침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계속 수련하고 있지? 너무 수련만 하는 거 아니야?”
“조금이라도 빨리 기억을 되찾고 싶어서요.”
“옛날 일은 내가 말해줬잖아. 기록도 보여줬고.”
“그래도 직접 기억하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잖아요. 빠진 것도 있을 테고…. 전 여보랑 쌓았던 추억을 직접 기억하고 싶어요.”
“말도 예쁘게 하는구나.”
나는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잡았다. 촉촉하고 매끈하다. 방금까지 전투에 임해서 그런지 뜨겁기도 하다. 그녀의 얼굴을 위로 살짝 올렸다. 내가 무엇을 할지 알아차린 유리아는 그대로 두 눈을 감았다.
쪼옥.
입술을 맞췄다. 그녀의 입술은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그녀의 입안으로 혀를 넣었다. 그녀의 혀는 기다렸다는 듯이 호응했다. 약 30초가 지나고 입을 뗐다.
“아….”
유리아가 흘린 목소리에 아쉬움이 담겨 있었다. 유리아는 무언가를 바라듯이 나를 바라본다. 멜리사와의 전투는 그녀의 욕구를 해소하긴커녕 도리어 성욕을 불어 일으킨 모양이다.
“유리아. 약간 시간이 남았으니… 나랑 대련하자. 괜찮지?”
“네. 괜찮아요. 그럼… 준비할게요.”
유리아는 차분히 대답하며 바로 옷을 벗었다. 속옷까지 전부 벗어 알몸이 되었다. 나는 그녀의 탈의를 지켜보다가 옷을 벗었다. 나와 그녀는 둘이서 수련할 때 항상 알몸이 된다.
나는 검을 들었고, 유리아는 단검을 쥐고 자세를 취했다. 그녀의 하얀 풍만한 유방과 분홍색 젖꼭지가 출렁인다. 내 시선은 그녀의 사타구니 사이로 향했다.
얼마 전에 빽보지는 질렸으니 보지털을 기르라고 한 적 있었다. 그게 일주일 전쯤이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자라 잔디처럼 보인다. 만지면 까슬까슬할 것 같다. 그 아래에는 분홍색의 보지가 엿보인다.
“여보. 시작할까요?”
“어? 응.”
진지한 표정으로 바꾼 유리아가 나를 향해 정면으로 달려들었다.
나는 섣불리 대응하지 않았다. 지난 시간 동안 기억을 잃은 유리아와 대련만 스무 번 넘게 했다.
유리아의 신체가 좌우로 흔들리고 거리감이 멀어진다. 나는 두 눈에 힘을 팍 주었다. 그녀가 사용한 것은 영천류(影天流)의 벽계(碧溪)다. 어떤 의미로 그녀는 나보다 더 영천류를 잘 사용한다.
‘벽계의 파훼법은 의외로 간단하지.’
빠르게 자리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벽계는 결국 눈을 속이는 것에 불과하기에 옆으로 비켜서는 것만으로도 벽계를 파훼할 수 있다.
그러니 벽계를 사용할 때 피하기 어려운 속도로 움직이거나, 다음 수로 바로 넘어가면 된다.
유리아는 후자 쪽이었다. 그녀의 단검이 내 쪽으로 날아온다. 나는 단검을 위로 쳐냈다. 내 앞으로 다가온 그녀의 손에는 어느새 새로운 단검이 들려 있었다. 그림자 속에서 꺼낸 것이다.
당황하지 않고 발로 유리아의 다리를 걸었다. 유리아가 뒤로 한번 물러서며 발을 피한다. 나는 씨익 웃으며 그녀를 향해 검을 던졌다. 예상치 못한 행동에 유리아의 눈동자가 살짝 커졌다. 챙! 내가 던진 검을 손쉽게 쳐냈다.
‘찰나.’
나는 바로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맨손으로 그녀의 어깨와 허리를 잡고 바닥으로 넘어뜨렸다.
“꺄아아아앗?!”
유리아가 드물게도 비명을 질렀다.
‘…내가 장난을 치고 있다는 걸 벌써 눈치챈 건가.’
대련은 어느새 레슬링이 되었다. 나는 예전에 본 레슬링 기술을 어설프게 그녀에게 사용했다. 몸과 몸이 부대꼈다. 베어허그다. 발기한 자지가 그녀의 아랫배와 허벅지를 쿡쿡 찌르고, 내 머리는 그녀의 가슴에 파묻혔다.
“아앗…. 앙!”
유리아가 신음을 흘렸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자세가 풀리고 몸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내 앞에 있던 유리아가 먼저 바닥에 떨어지면서 기술을 걸었다. 트라이앵글 초크.
“역전이네요.”
유리아가 말했다.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 눈앞에는 그녀의 풍만한 가슴 두 개가 가득했다. 시선을 조금 아래로 내리면 그녀의 보지가 보였다. 솔직히 아프지 않았다. 신체 능력에서 내가 유리아보다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미 인간을 벗어난 육체는 경동맥이 조여지더라도 몇 분은 버틸 수 있다.
그리고 이건 진짜 레슬링 경기가 아니다. 나는 손으로 그녀의 젖꼭지를 잡아 끌어당겼다.
“하아아아앗?!”
유리아가 화들짝 놀라며 자세가 풀렸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유리아의 다리를 벌리고 자지를 푹 삽입했다.
“아아앙! 앙! 여, 여기서… 하다니….”
“항복하면 빼줄게.”
“아, 아뇨. 이 정도는 견딜 수 있어요.”
“그래? 그럼 내 필살기인 교배 프레스다!”
“하아아아아앗!”
그녀의 몸을 고정 시킨 뒤 있는 힘껏 자지를 찍어 내렸다. 찌걱찌걱찌걱. 음란한 소리가 울린다. 유리아의 눈동자가 쾌락으로 풀어지고, 그녀의 벌어진 입에서 혀가 파르르 떨렸다.
“내 자지에는 못 이기겠지? 항복해!”
“흐으응! 이, 이렇게 쉽게 항복할 수는… 앙!”
찌걱찌걱찌걱.
보지가 꾹꾹 조여온다. 나는 그녀의 목을 핥았다. 유리아의 보지가 더 강하게 조여온다.
“항복… 항복을… 읏으으응! 행복해요…!”
“항복하라니까 행복하면 어쩌자는 거야.”
나는 피식 웃으며 그녀의 보지를 계속 쑤셨다. 대련은 이미 섹스로 변질하였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어느새 2시간이 훌쩍 지나간 뒤였다. 바닥에 대자로 뻗은 유리아는 간헐적으로 몸을 떨었다. 정액 투성이가 된 그녀의 눈동자는 반쯤 풀려 있었다.
내가 이겼다.
???
오전 11시.
나는 침대에 누워 두 눈을 끔뻑이고 있었다. 잠은 오는 데 곧 있으면 점심이라 생각하니 잠들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움직이기에는 너무 귀찮다. 품 안에 안겨 있는 유리아의 젖가슴만 계속해서 주물렀다.
“우응… 읏….”
유리아는 신음을 흘리면서도 두 눈을 감고 있었다. 그녀는 오랜만에 내게 밤새도록 시달렸다.
‘점심 먹고 뭐하지. 메이드 아카데미에나 찾아갈까? 아니면 목욕탕에서 마사지나 받을까.’
일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유능한 부하들이 있는데 뭐하러 내가 일을 하나.
“주인님! 주인님 큰일 났어요!”
침실 문이 벌컥 열리고 빛나는 금발에 에메랄드빛 눈동자를 가진 여자 엘프가 들이닥쳤다. 머리카락 사이로 삐죽 튀어나온 그녀의 귀는 딱딱해 보였다.
엘노아 크레피어.
그녀는 정원을 관리하는 가든 메이드다. 그리고 원작 카일의 다섯 명의 히로인 중 한 명이다.
“큰일? 무슨 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