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3화 〉 1013.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벨리아크 엘프 마을에 다시 역병이 퍼지기 시작했다.
역병 환자를 치료하고, 정화의 룬으로 역병이 퍼지는 걸 막던 유리아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었다. 좋게 흘러가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나락으로 처박혔다.
나는 뭐가 문제였는지 한 번 생각해봤다. 감염자와 비감염자를 완벽하게 격리했다. 정화의 룬으로 인해 공기로 인한 감염은 있을 수 없다. 음식? 감염자와 비감염자의 음식도 서로 달랐다. 적어도 관리하는 중에서 실수는 없었다.
“새롭게 감염된 자들을 조사해봤다네. 그들은 격리 중인 집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네. 음식은 수호대가 제공했네. 감염자들 간의 접점도 없네.”
베리카가 말했다.
“감염자간의 접점도 공통점도 없군.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음식이나… 음식이 원인이면 감염되어야 할 엘프가 많으나, 그들은 감염되지 않았지. 이건 음식에 의한 것도, 공기에 의한 것도 아니다. 누군가가 인위로 역병을 퍼뜨렸다. 아마 타인에게 감염되는 역병 저주일 가능성이 크다.”
엘레나가 피곤한 안색으로 단언했다. 나를 비롯해 일부 엘프들은 깜짝 놀랐다. 그러나 유리아와 베리카는 어떠한 반응도 없었다.
일부러 역병을 만들어 벨리아크 마을에 퍼뜨렸다면 대체 누가?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린 건 비트라세 군대였다. 벨리아크 마을에 있는 고대 유물을 노리고 진격하는 군대. 벨리아크 마을의 최대의 적이니까.
하지만 곧 고개를 저으며 떠오른 생각을 부정했다.
‘1만 2천 명의 군대를 보냈는데 그 목적지에 역병을 퍼뜨려? 미친 짓이지.’
단체 생활을 하는 군대. 이곳만큼 역병에 취약한 곳은 없다. 가뜩이나 이곳은 위생 개념이 별로 없는 세계다. 병사 몇 명에게만 역병에 걸려도 군대 전체로 퍼지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장로. 짐작 가는 적은 없나? 이 마을에 역병을 퍼뜨릴 능력과 동기를 동시에 갖춘 적 말이다. …꼭 적이 아니어도 된다.”
“없네. 우리 벨리아크 마을은 폴랭프의 숲에서 나가지 않네. 교류하는 곳은 랜들 마을이 유일했지. 그리고 랜들 마을은….”
“이미 텅 비어 있었지. 아마 역병을 피해 도망갔거나, 다른 무언가의 개입이 있었을 수도 있지.”
“…….”
무거운 침묵이 공간을 짓눌렀다. 나는 어깨를 누르는 침묵을 떨쳐내듯 입을 열었다.
“장로님. 제 계획대로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비트라세의 군대가 진격해오고 있습니다. 불타는 숲의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가깝습니다. 결단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유진. 역병이 저주일 가능성이 크다. 섬에 격리하더라도 역병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곳에서 역병의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엘레나의 말에 동의하네. 역병에 대한 단서는 어딘가 있을 것이네. 그걸 찾아내고 해결해야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네. 문제는 우리에게 진격하고 있는 비트라세 군대겠지. 군대는 우리가 막겠네. 최소 2주 이상의 시간을 벌 수 있겠지.”
베리카와 수호대는 굳은 표정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다음 날.
비트라세 군대에 역병이 퍼졌다. 1만 2천 명 중 500명에 가까운 병사가 바닥에 쓰러졌다. 그들의 피부 위로 검은 반점이 떠올랐다. 비트라세 군대는 진격을 멈췄다.
“최악이군. 빌어먹을.”
욕설을 지껄인 건 고귀한 분위기를 흘리던 베리카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있었던 여유는 사라지고, 그녀에게선 초조함과 다급함이 가득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감추고 있지만, 두 눈에는 절망도 가득했다.
입이 근질했다. 왜 그러냐고 묻고 싶었다. 허나 가라앉은 회의장의 분위기 때문에 영 쉽지 않았다. 난 눈치가 뛰어난 편이다.
회의는 지지부진하게 흐르다가 끝났다.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각자 맡은 일을 하러 떠났다. 엘레나는 환자들을 치료하러 움직였다. 나는 유리아를 데리고 마을 뒤편으로 향했다. 마을 최외곽 쪽이다. 지난 시간의 경험으로 인해 이곳에는 엘프들이 오지 않는다.
“유리아. 베리카가 왜 저러는 거야? 비트라세 군대가 멈췄으니 좋아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 원인이 역병이니까요. 역병은 보통 일이 아니니 며칠 지나지 않아 왕국 전체로 소문이 퍼질 거예요. 폴랭프의 숲에 역병이 돈다, 벨리아크 엘프는 역병에 걸린 엘프다. 등의 소문이요. 그리고 좀 더 심해지면… 엘프는 역병을 몰고 다니는 종족이다. 라는 소문이 흐를 수 있어요.”
“과연….”
심각한 일이었다.
이 세계의 사람들은 소문과 미신을 쉽게 믿는다. 뛰어난 영주라고 해도 소문이 퍼지는 걸 두려워할 정도다.
‘베리카는 엘프의 미래를 걱정하는 거군.’
엘프는 역병이다. 라는 인식이 성립되는 순간, 엘프는 끝장이다. 적어도 몇십 년 혹은 몇백 년은 대놓고 활동하지 못하겠지. 엘프의 미래는 암울했다.
궁금증을 해결한 나는 괜스레 주위를 확인했다. 아무도 없었다.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조용히 유리아의 뒤로 이동했다. 유리아는 가만히 있었다. 그녀의 청은색 머리카락에서 향긋한 냄새가 났다. 내게는 아주 익숙한 냄새였다. 양팔을 뻗어 유리아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허리는 가늘지만 탄탄했다. 손은 점점 위로 올라가 풍만한 가슴에 닿았다.
“으응…. 여보….”
유리아에게서 비음이 흘러나왔다. 유리아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시선이 마주쳤다. 유리아가 두 눈을 감고 턱을 살짝 올렸다.
입을 맞추었다. 언제나처럼 그녀의 혀가 마중 나온다. 부드러운 입술과 말캉한 혀는 달콤했다.
키스를 하면서 내 손은 쉬지 않고 계속 움직였다. 손은 곧 상의 안으로, 치마 안으로 파고 들어갔다. 내 자지는 발기한 상태로 그녀의 엉덩이를 계속 꾹 눌렀다.
‘이게 얼마 만이야.’
지난 며칠 동안 나는 여체를 탐하지 못했다. 엘프 감시자가 붙었었기 때문이다. 감시자는 낮이고 밤이고 할 것 없이 우리를 감시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감시가 사라졌다. 우리를 진정으로 믿기로 했는지, 아니면 비트라세 군대에 역병이 퍼지면서 감시할 여유가 사라졌는지는 모르겠다.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빨리 섹스를 하고 싶었다. 섹스가.
찔꺽.
“아응, 아…!”
유리아의 보지 속으로 중지가 들어갔다. 손쉽게 들어갔다. 질벽이 손가락에 달라붙는다. 손가락이 움직일수록 끈적한 애액이 꿀처럼 흘러나왔다. 내가 욕구불만인 것처럼 그녀 또한 욕구불만이었던 것이다.
‘그럴 만도 한가. 여기에 오기 전까지는 거의 매일 섹스를 했으니까.’
유리아가 기억을 잃고 난 후, 나는 그녀를 더욱 열심히 안았다. 섹스를 통해 기억을 다시 찾을지도 모른다! 라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기대는 기대로 끝나버렸지만.
“아읏…, 여보…. 못 참겠어요. 제 안에 넣어주세요.”
유리아가 애절하게 말했다. 그녀는 나무에 한 손을 짚고, 다른 한 손으로는 치마를 들어 올렸다. 그녀의 치마 속은 음란함 그 자체였다. 허벅지까지 오는 하얀 스타킹과 가터벨트. 옆으로 젖혀진 하얀 팬티 사이로는 젖어있는 분홍색의 보지가 보였다. 노골적이기에 더 야했다.
내가 바지 속에서 자지를 꺼내려고 할 때였다.
“역시 이러고 있었나.”
옆에서 엘레나가 나타났다. 마법을 썼는지 기척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엘레나는 팔짱을 끼고 나와 유리아를 노려보고 있다. 나는 엘레나를 무시하고 자지를 꺼내 유리아의 보지에 찔러 넣었다.
찌거어억!
“아아아앙…!”
유리아가 양손으로 짚었다. 그녀의 고개가 아래로 숙여졌다. 그녀의 보지가 움찔움찔 떨리며 자지를 꽉 조여온다. 분비되는 애액이 얼마나 많은지 가만히 있어도 아래로 뚝뚝 떨어졌다. 그녀는 단지 자지를 삽입한 것만으로 가버린 것이다.
‘…나도 오랜만이라 넣은 것만으로 갈 뻔했다.’
옆을 봤다. 엘레나가 당황한 눈치였다.
“잠깐. 제정신인가? 여긴 밖이다. 근처에 주택들도 있다. 들키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으읍?!”
엘레나의 목소리가 시끄러웠다. 그녀의 머리를 잡아당겨 입을 맞추었다. 내 허리는 앞뒤로 움직이며 유리아의 안쪽을 들쑤신다. 아래위로 끈적이는 소리가 났다.
솔직히 말해서 우발적으로 저질렀다.
“읍…. 으읍….”
엘레나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두 눈을 가늘게 뜨고 키스에 집중했다. 그녀의 손이 내 목을 잡는다. 나는 아래에서 몰려오는 쾌락을 느끼며 사정했다.
“앗, 아아앙!”
새하얀 액체가 유리아의 보지를 가득 채우는 걸로도 모자라 밖으로 튀어나와 뚝뚝 떨어졌다. 며칠 동안 쌓인 정액은 평소보다 몇 배는 끈적하고 양이 많았다. 만약, 임신 기능을 꺼두지 않았다면 100% 임신했겠지.
‘…오.’
한 번 싸고 나니 머리가 맑아졌다.
‘이대로 끝내면 엘레나가 삐지겠지.’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엘레나의 허리를 잡고 유리아의 허리 위에 올렸다.
“흐읏….”
나무를 짚고 엎드리고 있는 유리아의 몸이 잠깐 휘청였으나, 엘레나의 무게 정도는 쉽게 감당했다.
“……유진?”
이번엔 의도적으로 그녀의 목소리를 무시했다. 한 번이라도 말을 섞었다간 그녀에게 주도권을 빼앗긴다. 이미 몇 번 경험해봐서 잘 안다. 유리아와 달리 엘레나는 섹스에서도 주도권을 잡으려 하니까.
‘차라리 짐승이 되겠다!’
엘레나의 치마와 팬티를 단번에 벗겨버렸다. 엘레나가 어떤 반응을 하기도 전에 그녀의 보지에 얼굴을 처박고 빨았다. 털 하나 없는 분홍색 보지는 빠는 맛이 있었다. 분홍색 보지는 빠르게 축축해졌다. 기분 탓일까. 그녀의 보지에선 포도맛이 나는 것 같았다.
“아흑! 자, 잠깐! 잠깐만 기다려라! 하, 핥지 마!”
이미 늦었다. 클리토리스를 집중적으로 핥았다. 혀로 콩알을 데굴데굴 굴리고 강하게 빨아들였다. 빠르게 엘레나를 굴복시켜야 한다는 생각하에 성감 고조까지 사용했더니 보지에서 분수가 터졌다.
“히윽…. 아으으으….”
엘레나의 얼굴을 확인했다. 얼이 빠진 얼굴이다. 놀랍지는 않았다. 이미 나와 그녀는 몸을 섞었으니까. 저 표정도 오랜만에 보는 것뿐이다.
‘이때를 놓칠 순 없지.’
바로 엘레나의 보지에 자지를 찔러 넣었다.
푸욱.
자지는 좁은 통로를 넓히며 끝까지 닿았다.
“읏.”
엘레나가 눈살을 찌푸린다. 나를 노려보며 표정 관리에 애쓰고 있다. 풀린 눈동자만 아니었다면 정말로 그녀가 화났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찌긋찌긋.
내 자지는 사정 봐주지 않고 엘레나의 보지를 쑤시기 시작했다. 엘레나가 참았던 숨을 토하며 고개를 위로 돌렸다. 그녀의 파란색 단발 머리카락이 흔들린다.
나는 손을 들어 올려 아래로 내려쳤다.
“……!”
유리아의 엉덩이였다. 쾌락을 감당하며 숨을 고르고 있던 유리아가 화들짝 놀랐다. 보지가 강하게 수축하더니 정액을 물총처럼 퓩 쏟아낸다.
‘유리아를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지.’
검지와 중지를 붙여 보지에 쑤셔 넣었다.
“하아아악!”
끈적한 정액을 긁어냈다. 질벽이 꾸물꾸물 움직여 손가락을 감싼다. 역시 천재적인 보지다. 손가락마저 즐겁게 만들려고 한다.
“유, 진…! 내게 집중해라…! 앙!”
엘레나가 내 얼굴을 잡았다. 그녀가 원하는 대로 그녀에게 집중했다.
두 여인의 신음과 두 여인의 물소리가 하모니를 이룬다. 쾌락은 점점 고조되어갔다. 나는 몸을 파르르 떨며 엘레나의 질내에 두 번째 사정을 했다.
사정을 끝내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엘레나의 보지에서 자지가 빠져나간다. 보지는 끝까지 매달리듯 조여왔었다.
‘절경이군.’
유리아의 엉덩이 위에 엘레나의 보지가 있었다. 두 명 모두 보지에서 내 정액이 차오른다. 내가 그녀들을 정복했다는 사실에 뿌듯해진다.
‘한 번 더 하자. 이번엔 번갈아 가면서 박는 거야.’
아직 발기가 가라앉지 않은 자지를 잡았다.
인기척이 느껴졌다.
마을 쪽에서 누군가가 다가오는 소리였다. 나는 혀를 찼고, 엘레나는 정신을 번쩍 차렸는지 정색했다. 엘레나가 환술을 사용했다. 우리는 엘레나 덕분에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그곳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