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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2.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812/2,000)

〈 1032화 〉 1032.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가부좌를 틀고 앉아 두 눈을 감고 영천기공(影天氣功)을 운용한다. 이 세계의 나는 천마신공을 그리 수련하지 않았다. 쓰려면 쓸 수 있지만, 원하는 만큼의 효과와 위력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익숙한 영천기공이 훨씬 낫다.

‘드래곤 로드의 기운은 컨트롤 하기 힘들군.’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이 기운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집중하자…. 집중….’

콰르르릉.

콰릉!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갑자기 천둥소리가 들렸다. 눈을 감고 있어서 모르겠지만, 어쩌면 지금 날씨는 최악일지도 모른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다.

콰르르르르릉!

다시 천둥소리가 들렸다.

뭔가 이상하다는 걸 알았다. 밖에서 들리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 내 안에서 천둥이 울리고 있었다.

한 번 인식하자 정체가 보였다.

그것은 드래곤 로드의 기운이었다.

용의 기운이 번개가 되어 내 안을 누비고 있었다.

콰르르르릉! 콰릉!

좋지 않았다. 번개가 지나갈 때마다 기혈이 깎여 나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고통은 위험하다는 신호였다.

나는 의지의 손으로 번개를 붙잡았다. 허나 번개는 번번이 내 의지에서 벗어나 도망가기 일쑤였다. 다행인 점은 지금은 아직 내 몸 안에서만 날뛰고 있다는 것이다. 이게 빠져나가기 전에 붙잡아서 중심에 갖다 놓아야 했다.

콰르릉!

‘젠장…. 다른 세계에선 이런 성가신 과정이 없었는데.’

현실의 나는 지금의 나보다 약했다. 어쩌면 나중에 이런 과정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

[신의 아틀란티스]의 나는 막힘 없이 강해졌다. 영천류 하나에만 집착하지 않고, 아틀란티스 시스템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광명승천도]의 나는 재능이 있었다. 비록 그게 내 진짜 재능이 아니라 천강성 시스템이 부여한 재능이라 하더라도, 내가 가진 재능이란 것은 변하지 않는다.

[아카데미의 구원자]의 나는 영천류를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영천류가 아니더라도 힘을 사용할 방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차하면 천마신공을 사용하면 된다. 그 세계의 나는 여러 가지로 자유로운 느낌이다.

‘천재의 시간을 쓸까? 아니야. 이 정도는 내 힘으로 해야지.’

그렇게 어려운 느낌은 아니었다. 몇 번 더 시도해보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약 40번째의 도전.

번개를 잡았다.

콰르르릉!

번개가 내 의지에서 빠져나가려고 한다. 나는 더더욱 집중하여 의지에 힘을 주었다. 번개를 잡아 내 중심으로 끌고 간다. 번개는 발버둥 치다가 곧 순순히 끌려갔다.

내 중심에 번개를 가져갔다. 근데 이대로 내버려 두면 다시 움직일 게 분명했다. 중심에 번개를 꽂았다. 차라리 내게 흡수되라는 식으로.

번개의 일부가 내게 흡수되었다. 나머지는 흡수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중심에서 벗어나지도 않았다. 번개는 완전히 내 통제하에 들어왔다.

“……!!”

눈을 부릅떴다.

내 주위의 마나가 요동쳤다. 나는 주위의 마나를 가라앉혔다. 신기하게도 내 통제하에 따랐다.

‘…마스터의 경지에 올랐다.’

유리아가 몇 년 전에 오르고, 카일이 오른 경지에 나 또한 올랐다.

가부좌를 풀고 일어나려던 나는 내 몸이 알몸상태라는 걸 알아차렸다. 몸 주위에 옷 조각과 피부 조각, 그리고 오물 일부가 보였다. 나는 그게 환골탈태의 증거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피부가 뽀송뽀송해졌군.’

몸은 가볍고 힘이 넘쳤다. 덩달아 기분도 좋아졌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정면을 바라봤다.

유리아는 아직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그녀 주위로 그림자가 빙글빙글 돌며 요동치고 있다.

‘몇 시간이나 지났지?’

스마트폰을 들어 확인한다. 3일이 지나 있었다.

나는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유리아를 기다리기로 했다. 유리아가 그랜드 오러 마스터의 경지에 오르고 있다. 그 위대하면서도 역사적인 순간을 놓칠 수 없다.

유리아는 그림자의 중심에 있었다. 요동치는 그림자는 그녀를 감싸며 지키고 있었다.

시간이 약간 지나자 눈앞에 메시지가 떴다.

[소환 유지 시간이 끝났습니다.]

[엘레나 발데르트가 역소환됩니다.]

[‘신의 아틀란티스’가 활성화됩니다.]

엘레나가 본래 세계로 돌아갔다.

현실 시간으로 앞으로 90일이란 시간이 흐르기 전까지 그녀를 소환할 수 없다.

조금 아쉽긴 해도 [신의 아틀란티스] 세계에 들어가면 다시 만날 수 있다.

???

유리아에게 변화가 생긴 건 열흘째였다.

그녀의 몸이 허공에 두둥실 떠오른 것이다. 약 1M 높이였다. 그 상태에서 그녀 주위에 있던 그림자가 그녀의 안으로 들어갔다.

흉포하게 날뛰던 드래곤 로드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사방이 조용해졌다.

그러나 나는 입을 벌리며 경악했다. 오러 마스터의 경지에 올랐기에 유리아에게서 어마어마한 힘의 편린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유리아는 인간을 초월했다.

아니, 초월하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도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

황금빛이 그녀의 등 뒤로 몰려들었다. 땅 아래에서 그림자가 황금빛을 향해 솟구쳤다. 황금빛은 마치 태양과도 같은 후광이었다. 그리고 태양은 그림자에 잠식당했다.

일식.

태양을 삼킨 그림자.

나는 경이로움을 느꼈다. 이 여자가 내 여자라니.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다. 나는 한시라도 빨리 유리아가 눈을 뜨기를 바랐다.

또 무언가가 일어났다.

이번엔 유리아에게 직접 일어난 변화였다. 우선 그녀의 메이드복이 기운을 버티지 못하고 바스러졌다. 내가 알기로 유리아의 메이드복은 마법적인 처리로 인해 웬만한 갑옷보다 강도가 높은 걸로 알고 있다.

‘평범한 불에는 타지도 않는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저게 저리 쉽게 바스러진다고?’

놀라면서도 그녀를 지켜봤다.

잠시 후, 그녀의 피부에 금이 쩍쩍 갔다. 거미줄 같았다. 부서지기 직전의 거울과 닮았다. 그러나 피는 나오지 않았다.

‘드디어 시작이군. 이건 원작대로야.’

원작의 카일이 그랬던 것처럼 마지막 환골탈태를 경험하는 것이다.

피부에 불이 붙었다. 하얀색의 불꽃은 갈라진 피부를 태우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사라진 피부 아래에 있던 피부는 새하얗다. 피부에서 빛이 나는 것 같았다. 그녀의 은색 머리카락에도 하얀 불꽃이 붙었다. 머리카락이 더욱 생기 있게 변한다. 동시에 그녀의 머리카락이 길어졌다. 그녀의 엉덩이 근처까지의 길이였는데 지금은 더 아래로 내려가 땅에 닿을 정도였다.

유리아의 얼굴은 크게 변한 게 없었다. 여전히 아름다웠다.

‘잘 보면 좀 더 신성해진 것 같기도 하고? 가슴은 조금 더 커진 것 같은데. 2cm 정도.’

손톱이나 보지털도 꽤 자랐다. 손톱은 5cm가 넘게 자랐고, 보지털은 덥수룩해졌다. 나중에 관리가 필요해 보였다.

시간이 좀 더 지나자 그녀의 등 뒤에서 빛나던 후광이 사라졌다. 1m 높이를 떠올랐던 그녀의 몸도 땅바닥으로 천천히 내려갔다.

유리아가 두 눈을 떴다. 나는 그녀의 푸른 눈동자를 빤히 쳐다봤다. 신비한 기운이 눈동자 속에서 빛나는 듯해서 시선을 빼앗겨 버렸다.

“주인님.”

유리아가 일어났다. 그녀가 내 쪽으로 다가온다. 길어진 은색 머리카락이 바닥에 질질 끌렸다. 나는 내 앞으로 다가온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녀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몸이 느껴진다. 참고로 알몸인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유리아.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걸 축하해.”

“감사합니다, 주인님. 주인님 또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르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유리아의 손이 내 등에 느껴진다.

우리는 한동안 그렇게 서로를 안은 상태로 있었다.

“유리아.”

“네.”

“결혼하자.”

“…네!”

서로의 입술이 자연스럽게 붙었다가 떨어졌다.

유리아는 자신의 몸을 정리했다. 평소의 완벽한 메이드로 치장하기까지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길어진 머리카락과 손톱을 잘랐다. 보지털의 경우 특별히 내가 정리해줬다. 하트 모양으로 할까, 별 모양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보지털을 전부 밀었다. 그 과정에서 보지에 손가락을 넣어 봤다. 보지는 기다렸다는 듯이 손가락을 꽉꽉 조여왔다.

‘보지 모양도 더 예뻐진 것 같은데 질벽까지 더 역동적으로 움직이다니…. 보슐랭 5스타라 칭하기에 손색이 없다! 신의 보지다!’

5성급 보지였다.

실제 여신이었던 아르테미스도 이 정도 보지는 아니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섹스하고 싶었으나, 갑자기 나타난 마수의 반응으로 그러지 못했다. 유리아의 기운이 약해진 것을 알아차리고는 습격해온 것이다.

물론 유리아의 기운이 약해진 것은 아니다. 유리아가 기운을 갈무리한 것에 불과했다.

유리아는 날개 달린 소를 닮은 마수를 향해 단검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그었다.

마수는 물론이고 산까지 한 번에 갈라졌다.

나는 입을 쩌억 벌렸다.

‘원작의 그랜드 마스터인 카일도… 이렇게 강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단지 단검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그었을 뿐인데 산이 갈라졌다.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힘인가.

‘뭐, 평범한 그랜드 오러 마스터가 아니긴 하지.’

유리아는 그랜드 오러 마스터이며, 그랜드 아크 메이지다. 이 세상에서 그녀를 감당할 수 있는 존재는 없을 것이다. 그게 설령 드래곤이라 하더라도. 마왕이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유리아. 저 하늘도 베어버릴 수 있는 거 아니야?”

“글쎄요. 지금 느낌으로는… 가능할 것 같기도 하네요.”

우리는 그대로 저택으로 돌아가지 않고 마석문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마석문을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이전에는 마땅히 처리할 방법이 없어서 내버려 두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마석문은 되도록 없애는 편이 좋다. 저게 있어봤자 마수가 늘어나고 세상이 마계로 서서히 변하게 될 뿐이다. 좋은 일은 없다.

“유리아. 없애 버려.”

“알겠습니다.”

“근데 이대로 없애 버려도 상관없지?”

“한시라도 빨리 없애 버리는 편이 좋습니다. 따로 가져가 연구할 가치는 없어 보이는군요.”

유리아가 마법을 사용했다. 마석문의 아래쪽에서 그림자가 솟구쳤다. 해일이 된 그림자가 마석문을 그대로 뒤덮어 부서뜨렸다. 그것이 끝이었다. 너무 쉽게 처리하는 바람에 맥이 빠졌다.

“그렇게 쉽게 처리할 수 있는 거였어? 드래곤인 프리실라는 처리하느라 고생했던 걸로 아는데.”

“마석문을 쉽게 처리하지 못했던 이유는 격 때문입니다. 마석문 자체가 격이 높았습니다. 이전의 저라면 처리하는데 꽤 고생했겠지요.”

“지금의 너는 마석문보다 격이 더 높다는 거구나.”

“네.”

유리아가 빙긋 웃었다.

나는 멍하니 유리아를 바라봤다. 뭐라고 해야 할까. 유리아가 너무 강해져서 이상해진 느낌이었다. 어색하다고 해야 하나. 유리아는 내 앞에 있는데 더 먼 곳에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주인님. 제가 가진 힘은 강력하긴 해도 주인님이 가지신 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주인님이 가지신 힘이야말로 신의 힘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습니다.”

유리아가 내 손을 양손으로 잡아 가슴팍에 가져갔다. 푹신한 감촉이 느껴진다.

“저의 힘과 저의 몸. 그리고 저의 영혼과 마음은 모두 주인님의 것입니다. 주인님이 원하신다면 지금 당장에라도 옷을 벗을 수 있습니다.”

“…음.”

거짓은 한 조각도 느껴지지 않는 진심이었다.

나는 그녀의 몸을 위에서 아래로 훑어봤다. 성욕과 호기심이 동시에 일어난다.

유리아는 두말할 것도 없이 세계 최강이다. 그리고 그 세계 최강이 바로 내 것이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손을 뻗어 유리아의 뺨을 만졌다. 유리아는 피하지 않았다.

“저택에 돌아가기 전에 여기서 확인해볼까. 네 몸이 어떻게 변했는지 말이야.”

스르륵.

유리아의 메이드복이 아래로 흘러내린다.

“네. 주인님. 제 몸의 구석구석까지 전부 확인해주세요. 그리고 제 몸의 주인이 누구인지… 다시금 제게 각인시켜주세요.”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한나절 동안 유리아와 몸을 섞고 저택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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