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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 속으로-1596화 (1,376/2,000)

< 1596화 > 1596.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클로디아가 지름길로 날 안내했다.

"지름길이 맞나?"

내 앞에 있는 건 구덩이였다. 그것도 보통의 구덩이가 아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심연 같은 구덩이다.

“원래는 구덩이 함정입니다. 다만, 다른 구덩이와 달리 한없이 깊은 구덩이죠.”

“…이걸 지름길로 속여서 날 죽이려는 속셈이냐?”

“농담도 잘하시는군요. 백작 각하는 날 수 있으니 여기에 떨어져도 죽지 않습니다.”

“……미궁의 지름길은 다 이런 식인가?"

“네. 그래서 보통 부유 마법이 담긴 아티팩트를 이용해 구덩이 속으로 떨어집니다. 구덩이의 깊이에 따라 건널 뛸 수 있는층이 달라집니다. 이 지름길은 최소 3층 이하의 층으로 갈 수 있을 겁니다.”

“흐음. 흩어진 메이드들을 찾으려면 층마다 전부 확인해야지만… 지름길을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난 공간 이동마법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

구덩이를 향해 몸을 날렸다. 손을 번쩍 든다. 빛이 손에 모여 주위를 밝혔다. 구덩이의 벽을 제외하면 보이는 건 없었다.

빛이 있어도 구덩이가 너무 깊어서 빛이 닿지 않았다.

그렇게 1분 정도 떨어졌을까. 구덩이의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요정은 정말 편하군. 생각만으로 날 수 있으니까.'

허공에 멈췄다. 바닥에 부딪히는 일은 없었다.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확인했다. 환경은 동굴이었다.

'왠지 벽이 익숙하네. 내가 지나온 층인가?'

일단 동굴 안을 날아다녔다.

몬스터를 발견했다. 박쥐 날개 달린 미노타우로스였다. 시뻘건 눈에선 광기가 느껴졌다.

‘처음 보는 몬스터군. 저런 몬스터도 나오는 건가. 악마처럼 생겼네.'

미노타우로스는 나를 보았으나, 여타의 다른 몬스터처럼 나를 무시하고 지나쳤다.

'몬스터를 죽이는 것도 귀찮다.'

나 또한 미노타우로스를 무시하고 동굴 곳곳을 돌아다녔다.

사람을 발견했다. 벽과 벽 사이의 틈에 들어가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주황색 곱슬머리를 가진 젊은 남자였다. 남자는 겁에 질려 그저 떨기만 할 뿐이었다.

망토와 가죽 방어구, 허리춤에 찬 작은 배낭과 바닥에 내려진 숏소드. 행색만 보면 모험가가 틀림없었다. 그러나 분위기는 뭔가 어설프다. 초짜 모험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봐."

말을 걸었다. 남자는 흠칫 놀라며 고개를 올려 나를 바라봤다.

“요, 요정?!"

“그래. 요정이다.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냐.”

“사, 살려줘! 날 여기서 내보내 줘! 제발! 부탁이야!"

남자가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온다. 뒤로 몸을 빼서 놈의 손을 피한다. 남자 놈에게 붙잡혀 줄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차라리 혀를 깨물고 말지.

“진정해라."

“요정이잖아…. 제발, 날 여기서 구해줘.”

남자가 눈물을 뚝뚝 흘린다. 동정심이 일어나기는커녕 내 기분만 더러워지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다.”

목소리에 살기가 담기니 남자는 딸꾹질을 하더니 내게서 물러났다.

“미, 미노타우로스를 닮은 신종 몬스터가 갑자기 나타났어. 그놈들이 우리를 전부 죽였다고! 출구가 막혀서 도망칠 수도 없어!”

“…출구가 막혀? 잠깐. 여기 미궁의 몇 층이냐?”

“그걸 몰라서 물어? 여긴 1층이야! 젠장! 삼촌이 10층까지는 별거 없다고 했었는데… 왜 저딴 어마어마한 괴물이 나타난거야. 요정아. 제발 나 좀 구해줘. 응? 요정은 착하잖아. 삼촌이 요정은 장난이 심해도 착하다고 했어. 제발, 날 좀 도와줘!”

“싫다. 넌 네 알아서 해라.”

남자를 무시하고 움직인다. 남자의 말대로 여기가 미궁 1층이라면 미궁 출입구가 있을 것이다. 출입구를 찾아야 한다.

“자, 잠깐!"

남자가 헐레벌떡 내 뒤를 따라온다.

무시했다.

내가 처리하지 않아도 굽어진 길에서 튀어나온 미노타우로스가 처리할 테니까.

미노타우로스는 남자를 발견하자마자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었다.

"히이익!"

새된 비명을 지른 남자가 몸을 돌려 도망친다. 미노타우로스가 내달렸다. 미노타우로스는 남자보다 족히 3배는 빨랐다.

털이 숭숭 난 커다란 양손으로 남자의 몸을 붙잡는다.

“끄아아아아아악!”

끔찍한 비명이 동굴을 울린다. 남자는 산채로 찢겨 죽었다. 나는 계속해서 동굴을 날아다녔다.

출구를 찾았다. 바깥과 이어진 문. 미궁 바깥의 풍경이 보인다. 바깥은 대낮이었고, 모험가 길드원으로 보이는 자들이 미궁을 통제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을 볼 수 있었지만, 그들은 내가 안 보이는 듯했다.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보이지 않는 벽이 내가 미궁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고 있다.

허상의 공간으로도 들어갔던 공간 이동 마법도 통하지 않았다. 오러 블레이드와 마법으로 보이지 않는 벽을 공격했다. 흠집이 나기는커녕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결국 내가 먼저 포기했다.

'이렇게 된 이상 정보라도 더 얻어야겠어.'

1층 구석 끝에서 마석문(魔石門)을 발견했다.

“마석문(魔石門)이 뭡니까?"

클로디아가 내게 물었다.

“네가 모르는 것도 있었나? 의외로군.”

“백작 각하. 전 일개 모험가일 뿐입니다. 제 지식은 모험과 관련된 일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마석문은 마계와 이어진 문이다. 악마나 마수가 마석문을 통해 나올 수 있다. 예전에 한 번 마석문을 본 적 있다. 마석문은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인간계에 해롭다. 근처를 마계와 비슷한 환경으로 바꿔버리거든.”

“마계와 비슷한 환경이 된다는 건….”

"인간계에서 제 힘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하는 악마가 제 힘을 온전히 쓸 수 있게 된다는 거지.”

예전에 마석문을 봤을 때를 떠올린다. 아카데미에 있을 때였다. 그때는 에이션트 드래곤인 프리실라가 처리했다.

“마석문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그대로 내버려 뒀다. 섣부르게 처리하려고 했다간… 폭발할 수도 있으니까.”

“그럼 정리하죠. 지름길로 떨어진 백작 각하가 도착한 곳은 미궁 1층. 미궁의 출입구는 보이지 않는 벽으로 막혀 있고, 등에 박쥐 날개를 단 미노타우로스가 돌아다니며, 1층 구석진 곳에는 마석문이 있음."

“날개 달린 미노타우로스. 그게 무슨 몬스터인지 아나? 보통의 미노타우로스보다 더 강한 것 같더군.”

“모릅니다. 마석문을 통해 나온 마수가 아닐지.”

“놈들은 날 적대하지 않았다. 마수가 아닌 미궁 몬스터란 거다.”

“미궁이 새로운 몬스터를 만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건 지름길로 떨어졌는데 1층이 나왔다는 점입니다.”

“확실히 떨어졌는데 1층이 나온 건 이상하군.”

“미궁의 기본 구조는 탑입니다. 층으로 공간이 나뉘어 있으나, 탑처럼 수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건 라비트 뿐만이 아니라 다른 미궁에도 해당됩니다. 이론적으로 떨어졌는데 1층이 나올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1층이 나왔지.”

“네. 상식이 벗어났습니다. 지금 이 미궁은 뒤죽박죽입니다. 밖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거기에 1층 구석에 있는 마석문이 저절로 생겨났을 리는 없을 테니….”

“마왕이 아직 이 미궁에 있다는 거군.”

“네. 지배의 권능이라고 했던가요? 마왕은 지금도 미궁을 지배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

생각에 잠겼다.

마왕은 처음부터 미궁이 목적이었다. 우리는 마왕을 처리하고, 미궁 안에 있을 그림자 사슬을 얻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마왕의 입장에선 갑자기 나타난 불청객이 자신의 계획을 방해한 것이다.

‘문제는 마왕의 원래 계획이 뭔지 모른다는 거지.’

생각할수록 복잡해진다.

"그리고 제 가설입니다만, 마왕은 미궁을 완전히 지배하지 못했습니다. 그 증거가 백작 각하입니다.”

"이유는?”

“백작 각하의 힘입니다. 백작 각하의 힘은 일개 요정이 가질 수 있는 힘을 넘어섰습니다.”

“원래 요정의 특성이 아닌가?"

“아무리 그래도 과합니다. 요정이 백작 각하처럼 강했다면… 요정은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었겠지요."

맞는 말이긴 했다.

“백작 각하는 50층에서 미궁의 힘을 사용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때 미궁과 백작 각하가 이어진 것입니다. 세 가지의 근거가 있습니다.”

“하나는 뭔지 알겠군. 미궁의 몬스터가 날 먼저 공격하지 않는 것. 미궁이 내게 힘을 주고 있다면… 나는 반쯤 미궁의 존재가 된 거니까.”

“네. 그리고 공간 이동입니다. 백작 각하는 층과 층 사이를 공간 이동할 수 있습니다. 미궁의 허락했기에 가능한 일인 거지요.”

“남은 하나는?”

“마나입니다. 백작 각하께서는 마법을 펑펑 써도 마나가 곧바로 회복된다고 하셨지요.”

“마나 회복이 아니라 미궁이 마나를 내게 주는 것으로 보는 건가.”

“그렇습니다.”

나는 두 눈을 감았다.

클로디아의 말대로라면 내 힘의 근원은 미궁이다. 그러니 미궁의 존재가 느껴져야 했다.

“…솔직히 말하지. 이게 요정의 힘인지, 미궁의 힘인지 모르겠다. 설령 지금 내 힘의 근원이 미궁의 힘이라면. 내가 뭘 해야 하지?"

“미궁은 마왕을 쓰러뜨려 주기를 원할 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그 유리아라는 분을 찾아야겠지요.”

“맞다. 마왕을 죽일 수 있는 건 유리아뿐이다. 그러려면 심층으로 내려가야겠군.”

“네. 저희가 해야 할 일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갈까.”

대답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 나는 의아한 눈으로 클로디아를 바라봤다. 클로디아는 약간 상기된 얼굴로 멈칫거리고 있었다.

“그, 백작 각하. 아무래도 몸이 또 뜨거워진 것 같습니다. 이래서는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백작 각하의 정이 필요합니다.”

“벌써?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군. 점점 발정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나?”

나는 클로디아에게 보란 듯이 자지를 흔들었다. 클로디아의 눈동자가 자지를 따라 양옆으로 움직인다.

“참으려고 해도 참을 수가 없습니다. 몸이 멋대로 반응해 버립니다. 그렇다고 백작 각하와 떨어질 수도 없는 노릇이니…. 부탁드리겠습니다. 백작 각하의 정을 주십시오. 이러다가 제가 미쳐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클로디이가 미쳐버리는 꼴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렇게 간절히 내 자지를 원하니 무시할 수도 없었다.

“자지 정액을 원하면 알아서 가져가라.”

허공에 부유한 채로 팔짱을 끼고 자지의 크기를 키웠다. 자지는 아직 발기하지 않았다.

"……."

꿀꺽.

군침을 삼킨 그녀가 홀린 듯이 다가왔다. 입을 벌리고 아래에서 위로 고개를 꺾으며 내 자지를 입에 물었다. 따뜻한 혀와 뜨거운 숨결이 자지에 느껴진다. 클로디아는 천천히 머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몇 번 자지를 입으로 물어서 그런지 굉장히

능숙했다.

문득 그녀의 몸매가 눈에 들어온다. 군살 하나 없는 몸은 가죽옷을 입고 있다. 특히 허리에서 이어지는 골반 라인이 엄청나다.

‘으음. 저 가죽옷 아래에 있는 보지는 흠뻑 젖어서 엄청난 상태겠지….'

클로디아가 내게 박히는 상상을 하자 금방 사정감이 느껴졌다.

나는 클로디아의 입에 사정했다. 꿀꺽꿀꺽. 정액은 그녀의 위장으로 들어갔다.

차분한 얼굴로 돌아온 그녀는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말했다.

“다음 층으로 가는 길은 찾아뒀습니다. 출발하죠.”

클로디아의 작은 입에선 비릿한 정액 냄새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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