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10화 > 1910.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까앙!
오러 블레이드가 맺힌 검은 놈은 배리어를 시원하게 베지 못했다. 배리어에 금이 가긴 했으나, 직접적으로 베지 못했으니 의미가 없다.
“네가 있을 곳은 이곳이 아니다.”
캘리버드가 손짓했다.
열풍이 불어와 나를 밀어낸다. 힐끗 아래를 내려다보니 용암 웅덩이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여기서 떨어지면 끝장이다.
완전 회복을 써도 용암 안에서 회복하게 될 테니 바로 또 죽을 테지.
뇌천류(雷天流) 뇌강인(雷刃).
오러 블레이드에 뇌전이 섞인다. 콰지직! 칼이 배리어를 뚫고 박혔다. 배리어에 칼이 꽂힌 모양새다.
캘리버드가 당황하며 불길을 일으킨다. 소용돌이치는 불길 속에서 나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 스톰브레이커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스톰브레이커가 없었다면 이미 온몸이 불탔겠지.
"이, 이놈! 떨어져라!”
“네놈 같으면 떨어지겠냐!"
“그렇다면 좋다! 함께 떨어지자꾸나!”
캘리버드가 아래로 떨어진다. 이 미친놈이 같이 죽을 생각이 아니라면 무언가 숨겨진 것이 있다.
'같이 떨어질까? 저게 허세일 가능성은 얼마나 되지?'
이 공간은 놈이 만든 공간이다. 놈의 세계라 할 수 있었다. 용암이 놈에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었다.
‘불리한 도박은 안 하는 게 상책이지.'
떨어지는 놈의 배리어에서 칼을 뺐다. 정신을 집중해 마나로 발판을 만들어 우뚝 섰다.
풍덩!
캘리버드는 멈추지 않고 용암 속에 떨어졌다.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게 용암위로 두둥실 떠 오른다. 몸이 녹아 사라지기는커녕 화상조차 입지 않았다. 예상했던 대로 놈은 용암 속에서도 멀쩡했다.
“종말이 도래했으니, 너는 피하지 못할 것이다!”
시커먼 하늘에서 불덩어리가 떨어진다. 운석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불덩어리, 파이어볼이다.
퍼엉! 펑! 펑!
파이어볼은 땅에 닿자마자 폭발을 일으켰다. 나는 하늘을 노려보며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떨어지는 불덩어리를 피했다.
갑자기 공간이 흔들린다. 용암이 요동치고 공기가 떨린다.
콰아아아아앙!
거대한 폭음과 함께 화산이 폭발했다.
화산에서 분출된 마그마가 미처럼 쏟아져 내렸다.
나는 마나를 쥐어짜내며 호신강기를 일으켰다.
“흐하하하하하하! 프루커스 백작이여! 이제 격의 차이를 알겠는가?!”
“아직 안 끝났다!”
“끝났다! 알아차리지 못하였는가? 저 위대한 나의 분신을!”
캘리버드는 무언가를 찬양하듯 하늘을 향해 양손을 뻗는다.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위로 올렸다.
저 시커먼 하늘 너머에 거대한 무언가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것은 산이었다.
활활 끓고 있는 거대한 화산을 형상화한 거인.
"하하하! 저것이 나다! 저것이 나의 분신이다! 저것이 나의 진정한 모습이다! 경외하고 경배하라!”
“경외? 거대한 몸집 말고 아무것도 없는 저걸 경외할 가치는 없다!”
“허…. 우매하여 느끼지 못하는 건가? 가진 힘이 아깝구나, 프루커스 백작이여! 죽음으로서 나를 경외하도록 해라!”
거인의 팔이 움직인다. 거대한 손이 나를 찍어내기 위해 내려오는 것이다.
[찰나(刹那)를 사용합니다. 남은 스택: 1]
찰나를 쓴 나는 고민했다. 일단 피할지, 아니면 아래로 내려가 캘리버드를 공격할지.
‘찰나를 써도 거인의 손바닥을 피할 수 있긴 한가? 저건 커도 너무 커.’
피할 수 없다.
그렇게 판단한 나는 아래로 떨어졌다.
"지옥으로 떨어지기를 택했는가? 환영하겠다, 백작!”
캘리버드가 입가를 찢으며 껄껄 웃었다.
[찰나(刹那)를 사용합니다. 남은 스택: 0]
완전히 떨어지기 직전 찰나와 허도를 이용해 보약해 방향을 잡았다.
캘리버드의 머리 위, 배리어 위에 착지했다. 화련비를 양손으로 잡고 아래로 찔러 넣는다. 번개의 칼날은 배리어를 관통하여 안으로 들어갔다. 허나 내부에서 밀어내는 힘이 범상치 않았다. 칼끝은 캘리버드에게 닿지 못했다.
“흐흐. 3cm가 아쉽구려.”
캘리버드가 손가락을 튕긴다. 하늘에서 떨어지던 거대한 손바닥은 허공에서 우뚝 멈췄다. 그 대신에 용암이 치솟아 나와 캘리버드를 동시에 감쌌다. 캘리버드는 용암 속에서도 멀쩡했고, 나는 실시간으로 온몸이 타오르는 화상을 느꼈다.
바로 죽지 않는 건 스톰브레이커 덕분이었다.
‘버텨라, 스톰브레이커!'
오러 블레이드도 몇 번 버티는 스톰브레이커는 용암에서도 버티기 시작했다. 다만, 오래 버틸 수 없다. 이미 갑옷이 찐득하게 녹아내리고 있다.
"끄으으으으으!"
녹아내린 스톰브레이커의 강철물이 피부를 타고 흐른다. 느껴지는 모든 고통을 분노로 치환하여 화련비도에 힘을 주었다. 화련비도가 조금씩 움직여 배리어 안으로 들어간다.
캘리버드가 당황한다.
“이 온도를 어떻게 버티는 거냐? 이 괴물 놈!!”
캘리버드가 경악한다. 그가 무언가를 해보려고 하기 전에, 화련비도의 칼끝이 놈의 이마를 살짝 뚫고 들어갔다.
"뇌전!!!"
붉은 뇌전이 칼날을 타고 캘리버드의 몸으로 흘러 들어갔다. 뇌전이 그의 몸에서 날뛰며 모든 것을 파괴한다. 캘리버드가 눈을 까뒤집고 쓰러진다.
그럼에도 용암은 여전히 나를 녹이려 들었다. 더 이상 나도 버티기 힘들었다.
'젠장 이대로 죽어서 완전 회복을 써도 용암 때문에 못 버틸 텐데…. 일단 현실로 가서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하나?'
촤르르르르륵.
쇠사슬 굴러가는 소리가 들렸다.
'유리아다!'
직후, 이 세상이 부서지는 걸 느꼈다.
나와 캘리버드의 다시 전장으로 돌아왔다. 나는 바닥에 누워 있었다. 파란 하늘을 보며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이 없다. 눈동자만 슬쩍 굴러 팔을 확인해보니 팔이 반쯤 녹아 사라져 있었다.
'팔뿐만이 아니군.'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건 이미 가망이 없다는 뜻이었다.
[죽음 저항이 발동했습니다. 앞으로 15초간 죽지 않습니다.]
[완전 회복을 사용합니다.]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몸은 회복되었으나, 스톰브레이커는 대부분이 녹아 있었다. 처참한 상태로 보아 이번에는 꽤 긴 자기 수목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무리하셨군요."
유리아가 내 옆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상처 하나 없었다.
“무리할 수밖에 없었어. 네가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진짜 죽었을지도 몰라.”
“시간만 끌어주셨다면… 제가 처리했을 텐데.”
“할만했거든.”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전쟁은 마무리 단계다. 마도 연합 측의 병사들은 아크 메이지의 전멸을 깨달았는지 도망치거나, 그 자리에서 무기를 버리고 항복했다.
“도망가는 놈들은 쫓아가서 전부 죽여. 항복하는 놈들은 처형장에서 싸그리 죽인다. 아일린 공주는?”
“무사히 구출했습니다. 지금은 저택의 방에 감금된 상태입니다.”
“아크 메이지들은?"
“1명을 제외하고 전부 죽었습니다. 제가 넷을 죽였고, 주인님께서 둘을 죽이셨습니다.”
"둘! 셋이 아니라?”
“캘리버드는 아직 살아 있습니다.”
캘리버드를 향해 획 고개를 돌렸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놈에게 다가간다. 놈의 몸에 박힌 보석들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희미하게 호흡하고 있었다.
“적뢰에 지져졌을 테니 몸 상태가 엉망일 텐데?”
“마도 병기가 숨을 붙들어두고 있습니다. 동시에 마도 병기는 그의 수명을 빼앗고 있습니다. 설령 치료받는다고 해도 오래 살지는 못할 겁니다.”
“이미 살 만큼 산 늙은이니 아쉬워하지 않겠군.”
어쩌면 호재였다.
캘리버드를 통해 레오시오와 카일에 대한 정보를 뜯어낼 수일을 테니까.
“나쁘지 않아.”
“그럼 이 자는 제가 데려가 정보를 캐내겠습니다.”
유리아의 그림자가 꿈틀거린다. 그림자 칼날이 일어나 캘리버드의 팔다리를 잘라냈다. 이어 그림자 사슬이 캘리버드의 몸을 감싼다.
“그림자 사슬. 자주 사용하네. 마음에 들어?”
“네. 여러 가지로 사용하기가 무척 편합니다.”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다.
나는 검을 갈무리하고 전장의 중심으로 걸어갔다. 이제 이 전쟁을 정리할 시간이다.
광장을 임시로 개조해 만든 처형장에서는 피가 마르지 않았다.
마도 연합의 마법사, 병사, 기사, 용병 할 것 없이 단두대로 올라가 목이 잘려 죽었다.
저들을 포로로 받아들여 부하로서 이용한다? 그럴 이유가 전혀 없었다. 이미 나는 충분한 전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제 이 대륙에서 내게 거스를 수 있는 국가는 없었다.
망할 레드 드래곤 레오시오와 마왕만 없으면 완벽했다.
처형을 지켜보던 나는 곧 자리에서 일어났다.
"벌써 일어나십니까? 아직 120명밖에 처형하지 않았습니다만. 아직 3만 7610명의 처형이 남아 있습니다만."
내 옆에서 스칼렛이 말했다. 그녀는 샴페인을 마시며 처형을 즐기고 있었다.
“됐다. 지겨워졌다. 이런 방식이면 며칠이 걸려도 처형이 끝나지 않을 텐데… 그냥 한 번에 죽이지?"
“그건 너무 아깝습니다. 본보기가 되지 않습니다. 보십시오. 처음에 환호하던 시민들이 주군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공포를 새길 수 있을 때 새겨 놓아야 합니다. 반역을 꿈꾸지 못하도록 말입니다.”
“알아서 해라. 단, 한 명도 살려두지 말도록.”
“물론입니다. 3만 7610명… 아니, 방금 다섯이 죽었으니 3만 7605명이군요. 그들의 죽음을 이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겠습니다. 그런데 주군. 어디 가시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전리품을 취하러 간다.”
“아하.”
복도를 걷는 다리는 경쾌했다.
나는 복도 끝에 있는 방을 보며 씨익 웃었다. 복도 끝방의 앞에는 검은 머리에 회색 눈동자를 가진 여자가 알몸으로 서 있었다.
아리드나.
아일린의 시녀로 호위 역할을 겸하고 있는 여자다.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두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성큼성큼 그녀에게 다가갔다. 봉긋 솟은 C컵 가슴은 균형이 잘 잡혀 있다. 나는 두 눈으로 그녀의 몸을 훑다가 딱 붙은 허벅지 사이를 바라봤다. 뻣뻣한 음모가 중요 부위를 가리고 있었다.
허벅지 사이로 손을 찔러 넣었다.
"……."
그녀는 신음조차 흘리지 못했다. 그저 내가 원하는 대로 허벅지를 벌릴 수밖에 없었다.
건조한 보지를 손가락으로 주무른다.
“어젯밤이 생각나는군. 네 보지는 제법 맛있었지. 네 주인의 보지는 너 이상으로 맛있나?"
"……."
“대답해라. 정녕 네 주인이 바닥을 기는 꼴을 보고 싶나?”
보지를 꽉 움켜쥐었다. 그녀가 몸을 흠칫 떨었다. 성감 고조를 사용해서 그런지 곧바로 보지에서 습기가 느껴졌다. 아리드나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윽…! 네. 공주님의 보지는… 저따위보다 더 맛있을… 겁니다…!”
“기대되는군.”
찌걱찌걱찌걱.
내 손가락은 사정없이 아리드나의 보지를 후벼팠다.
“네 주인년을 맛보기 전에, 네 보지맛부터 한 번 더 맛봐야겠다. 벽을 짚고 엉덩이를 내밀어라.”
아리드나가 뒤돌아서 벽을 짚었다. 그녀는 엉덩이를 살짝 뒤로 내밀었다. 아기자기한 애널과 갈라진 분홍색 보지가 드러났다.
“아일린 공주마나는 이 나라에서 가장 고결한 피를 가지셨습니다. 부디 공주마마로서 대우를….”
쫘아악!
내 손바닥을 맞은 하얀 엉덩이가 푸르르 떨린다.
“닥쳐라. 아일린 공주를 어떻게 할지는 내가 정한다. 넌 입 다물고 내 자지나 조일 생각이나 해라.”
아리드나의 보지에 발기한 자지를 푹 찔러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