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은 항아와 함께 아래로 떨어진다.
내 손에 목이 붙잡힌 항아는 얌전히 당해줄 생각이 없는 듯 발악하기 시작했다. 달의 거울을 쥔 양손에 힘이 들어간다. 달의 거울이 점점 빛나기 시작했다.
“끄으윽, 끅…!”
빛나는 달의 거울에서 흡입력이 발생했다. 나를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거울 속에 나를 가두려고 하는 것이다.
“소용없다.”
천심의 효과는 끝나지 않았다.
달의 거울이 어마어마한 흡입력을 자랑하더라도 천심이 유지되는 한 나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끌어당기는 게 아닌 힘으로 밀어내야 했다. 천심을 사용한 날 밀어낼 정도의 순수한 힘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침착함을 끝까지 유지한 나는 왼손으로 달의 거울을 항아로부터 빼앗아 내던졌다.
항아는 순간적으로 표정을 관리하지 못했다. 절망으로 물든 그 표정을 내게 짜릿함을 선사했다.
“달의 거울! 제가 받겠습니다요!”
옥토가 달려가 달의 거울을 받았다.
나는 무사히 지면에 착지했다. 항의 목을 붙잡아 들어 올린다. 목 졸라 죽일 생각은 없으므로 손아귀의 힘을 살짝 풀었다. 숨을 내쉴 수 있게 된 항아는 양손으로 내 오른팔을 잡았다. 그녀의 손톱이 내 팔에 파고든다.
“크크. 악독한 것 치고는 힘은 그리 세지 않군.”
항아의 완력으로는 내 팔을 뿌리치지 못한다. 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완력이 강한 건 아니다. 신도 신 나름이다.
‘항아 정도면 마천의 왕처럼 격 높은 신도 아니지.’
내게 벗어날 수 없음을 앎에도 항아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발을 움직여 내 몸을 퍽퍽 걷어차기 시작한 것이다.
“간지러운 수준이다.”
“이익…! 인간 주제에! 네가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알아?! 이거 당장 놔!”
항아의 선녀 옷이 펄럭인다. 선녀 옷은 선녀의 힘의 근원이자 무기였다.
천마신공(天魔神功) 천마비조(天魔飛爪).
세운 손톱에 천마기가 맺혔다. 선녀 옷을 향해 손가락을 휘두른다. 선녀 옷이 갈기갈기 찢겨나갔다.
나는 일부러 항아의 옷을 전부 찢지 않았다. 조금씩, 조금씩. 쥐가 갉아 먹듯이 그녀의 옷을 찢는다. 서서히 그녀의 속살이 드러난다.
내 의도는 정확히 먹혀들었다. 항아는 수치심을 느끼며 얼굴이 점점 붉어지고 있었다. 단번에 옷을 찢어발겼다면 이 즐거움을 맛볼 수 없었을 테지.
“달의 여신답게 피부는 좋은데? 아주 탱글탱글해.”
어깨나 허리, 허벅지의 피부는 깨끗하고 매끈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중요 부위가 기대된다. 이미 중요 부위를 본 적 있긴 하나, 직접 보는 것과 화면을 통해 보는 것은 차이가 컸다. 그리고 항아에게서 기분 좋은 냄새가 났다.
「태양의 대적자가 복잡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태양의 대적자.
예.
항아의 남편이다. 그들의 끝이 좋지 않았으니 전 남편이라 하는 게 맞을 것이다.
“태양의 대적자시여. 전 맹세를 지킵니다. 설마 이제와서 동정심을 느끼시는 겁니까?”
「태양의 대적자가 달의 꽃을 바라봅니다.」
「태양의 대적자가 고민에 빠집니다.」
“이거 참. 당신을 배신한 여자에게 아직 마음이 남았습니까?”
“…예!”
항아가 예를 불렀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올려 끝없이 펼쳐진 우주를 바라본다.
“도와줘! 내가 이딴 인간에게 범해지는 걸 정말 보고 싶은 거야?! 난 사실 널 잊지 않았어! 네가 날 용서해준다면… 우린 다시 시작할 수 있어! 과거의 과오를 바로 잡을 수 있다고!”
항아가 애처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흘릴 뻔했다. 표정, 목소리, 눈빛. 그 모든 게 완벽하다. 어지간한 대배우도 그녀 앞에선 명함도 못 내밀 것이다.
나는 조심히 손을 움직여 그녀의 가슴 쪽 옷을 찢었다. 뽀얀 젖가슴이 출렁인다. 찢어진 옷 사이로 연분홍색의 유륜이 보였다.
“아아아악! 예! 내가 정말 이딴 인간에게 범해져도 상관없는 거야?!”
항아가 소리치며 몸을 버둥거렸다. 출렁출렁. 풍만한 가슴은 좋은 눈요깃거리였다.
항아는 예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이지만, 예가 말린다고 해서 멈출 내가 아니다. 항아를 범하겠다는 스틱스 강의 맹세는 둘째 문제다.
‘감질나서 못 참겠다.’
상의를 잡아 찢는다. 그녀의 생가슴이 폭발적으로 흔들렸다. 연분홍색의 유륜과 유두는 완벽에 가까운 모양이었다.
“꺄아아아아아악! 예!! 도와줘!!”
「태양의 대적자가 말합니다.」
「반대의 상황을 생각해 봤다. 내가 위험에 처했을 때. 너는 내게 도움의 손길을 보내줄까?」
「답은 금방 나오더군.」
「너는 나를 비웃겠지. 나를 버리고 선단을 챙겨 선계로 올라갔던 그 날처럼.」
「항아. 나는 너를 사랑했었다.」
「네가 인간에게 범해지고, 살해당하더라도 너는 죽지 않을 것이다. 우리 신들은 불멸이니.」
「허나 네가 당할 치욕은 불멸과 함께 영원히 이어지겠지.」
「나의 복수는 그것으로 끝을 내겠다. 또한 너와 나의 인연도 여기까지다.」
왼손으로 항아의 오른쪽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물방울 모양의 하얀 젖가슴은 물컹물컹 형태를 일그러뜨린다. 손가락 사이로 가슴살이 삐져나오고 유두와 유륜이 부풀었다.
내게 희롱당한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내가 아닌 하늘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잘난 척 지껄이지 마, 예!! 우리 인연은 이것으로 끝이라고? 천만의 말씀이야!! 반드시 복수하겠어! 넌 이 일의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항아의 두 눈이 시퍼렇게 빛난다.
「태양의 대적자가 탄식합니다.」
「내가 알고 있던 너는 이제 어디에도 없구나.」
“멋대로 날 판단하지 마!!”
항아가 악을 쓴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며 젖가슴을 계속해서 만졌다. 하늘을 향해 한동안 악을 쓰던 항아는 이내 고개를 떨궜다. 예가 그녀를 철저히 무시했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반응이 없으니 욕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히죽 웃어주자, 그녀는 입을 꾹 다물었다. 눈썹이 파르르 떨린다. 그녀는 독을 삼키듯 침을 꿀꺽 삼키고는 입술을 열었다.
“달의 거울을 줄게. 여기서 멈춰. 달의 거울이 어느 정도의 물건인지 너도 알고 있잖아.”
“스틱스 강의 맹세를 알 텐데.”
“…알았어. 날 범해도 좋아. 대신 네가 날 도와줘야겠어.”
“도와줘? 뭘?”
“복수. 너도 봤으니 알 거 아니야.”
“하하. 거절한다.”
“뭣?”
“내가 여자의 부탁이면 뭐든지 들어준다고 착각하는 모양인데…. 굳이 네 부탁을 들어주며 널 범할 이유는 없다. 애초에 그건 범하는 것도 아니잖아.”
내 손이 아래로 내려간다. 손자국이 남은 하얀 가슴을 지나 군살 하나 없는 허리를 쓰다듬으며 하의를 꽉 잡는다.
“개수작 부리지 마라, 항아. 넌 이제 신도 뭣도 아니다. 내 육변기에 불과하다.”
항아가 흠칫 몸을 떨었다. 순간적으로 내게 두려움을 느낀 그녀는 엄청난 모욕이라도 당한 것처럼 미간을 찌푸리며 악을 썼다.
“아아아아악! 인간 주제에!!!”
“크크크.”
하의를 잡아 아래로 내렸다. 새하얀 허벅지를 비롯한 길쭉한 다리가 드러난다. 과연 미모로 유명한 여신이라고 할까. 발가락 끝의 발톱까지 예술품처럼 아름다웠다.
그녀의 음부는 새하얀 속옷이 가리고 있다. 현대의 화려한 속옷이 아닌 투박하면서도 청초한 속옷. 이상하게도 현대의 화려한 속옷보다 더 꼴렸다.
“벌써부터 군침이 싹 도는군.”
“여신을 범한 죄. 인간인 너 따위가 감당할 수 있겠어? 아직 늦지 않았어. 잘 생각하는 게 좋을 거야.”
“네가 뭐라 하든 난 안 멈춘다. 그리고 여기서 멈추면 내가 더 욕먹는다. 지금 여길 보고 있는 시청자분들만 해도 몇 명인데.”
「찬공의 주인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찬공의 주인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찬공의 주인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색제관의 지배자가 한숨을 내쉽니다.」
「떨어진 별이 달의 꽃을 비웃습니다.」
「반짝이는 사냥꾼이 부러워합니다.」
「황금 수집가가 하품합니다.」
「곤륜의 어머니가 당신을 경멸합니다.」
「하늘을 평정하는 자가 흥미로워합니다.」
「올림푸스의 여주인이 당신을 경멸합니다.」
「무지개 거품이 입맛을 다십니다.」
「가벼운 발걸음이 소문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아카샤의 기록관이 새로운 사건을 기록합니다.」
당장 알림창에 떠오른 신좌들 뿐만이 아니다. 무수히 많은. 입으로 말하기도 힘들 정도의 많은 신좌들이 지금 이곳을 지켜보고 있다.
일부는 나를 경멸한다. 일부는 나를 부러워한다. 그리고 대다수의 신들은 그저 즐거워한다. 신들에게 있어 자극의 일종일 뿐이다.
“크크. 널 직접 도와주는 신좌는 아무도 없군.”
막대한 페널티를 감수해서라도 도와주려는 신좌가 한 명도 없다. 항아의 평판이 어떤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닥쳐…! 아직 내겐… 히이익?!”
속옷을 잡고 위로 확 끌어올린다. 음부를 가리던 하얀 천이 좁아지며 보짓살에 파고들었다. 하얀색 천 옆으로 무성하고 새까만 보지털이 삐져나오는 건 당연했다.
“꺄아아아악! 그, 그만…!”
항아가 비명을 지르며 허공에서 탭댄스를 춘다. 악수였다. 그게 자극되어 팬티를 도리어 그녀의 음부로 더 파고들었다. 이제는 분홍색 항문도 삐죽 나올 지경이었다. 항문 주위에 있는 털들은 좀 에바였지만.
“네가 누군지 말해. 그럼 놓아주지.”
“나는 항아야!”
“그게 아니지.”
더 강하게 속옷을 잡아당겼다. 천은 보지에 더 강하게 파고든다. 천을 보면 볼록 튀어나온 부분들이 보였다. 클리토리스와 보지 날개다. 천에 눌린 보지 날개는 천의 끝부분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다.
“끄으으으으으으읏!”
항아의 표독스러운 표정이 고통에 무너진다.
“좀 버텨보지 그러냐?”
나는 낄낄 웃으며 속옷을 잡은 손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에 따라 항아의 몸이 꿈틀거린다.
“후, 후회하게 될 거… 크으으읏?!”
거칠게 움직이다 보니 천 옆으로 한쪽 소음순이 툭 튀어나왔다. 내친김에 다른 쪽 소음순도 튀어나오게 했다. 천을 잡아당겼다 풀기를 반복한다.
펄럭펄럭.
항아의 소음순이 춤을 춘다.
“끄윽! 아, 아파! 그만둬…! 아아악!”
“다시 묻지. 넌 뭐라고?”
“나, 나느으으으은…!”
타이밍 좋게 잡아당긴다.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턱이 위로 올라간다. 목이 대롱대롱 붙잡혀 희롱당하는 그녀는 아주 재밌는 장난감이었다.
“너는?”
슬쩍 시선을 내린다. 보짓살 사이에 꽉 낀 천의 중심부는 젖은 기색이 없다.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항아는 딱 봐도 당하는 취향은 아닌 것 같으니까. 나는 잠깐 성감 고조를 사용할까 고민하다가 관뒀다.
항아는 눈물을 글썽였다. 천을 몇 번 당겨주자 나를 노려보는 눈에서 힘이 풀린다. 그녀는 이윽고 굴욕감으로 가득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유, 육변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