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00화 > 1700. 헌터 VS 뱀파이어
주서현과 함께 회사로 왔다.
회사의 분위기는 여전히 어수선하고 바빴다.
‘못 보던 얼굴들이 보이는군.’
풍기는 분위기를 보니 대부분이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다. 몇몇은 군인 출신으로 보였다. 군인 냄새를 벗지 못하고 풀풀 풍긴다.
“저 사람이 주서현 대리인가?”
“검 한 자루로 수백 마리의 뱀파이어를 썬 여자다. 조심해라.”
“연예인보다 예쁜 것 같은데 이런 일을 한다니. 뭔가 사연이라도 있나?”
“관둬라. 너 따위에겐 시선도 안 준다. 그리고 묘한 소문이 있더라. 저기 옆에 있는 파트너와 그렇고 그런 사이라던가.”
주서현과 내가 지나갈 때마다 수군수군 거린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주서현은 회사 내에서도 가진 실력과 미모 덕분에 명성이 높았다.
‘이 세계의 여자들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난 미모지. 이상하게 이 세계의 여자들은 못생겼단 말이야.’
아예 못생긴 건 아니다. 예쁜 애들은 예쁘다. 근데 이상하게 뭔가 부족한 미모라고 해야 할까.
“인기 좋은데. 주서현.”
“…저들은 지방에서 올라온 직원들이야. 나에 대한 소문을 들어서 내가 신기한 거겠지.”
주서현은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특수부 사무실에 도착한 우리는 강명숙 부장에게 일을 보고한 뒤 주서현의 개인 사무실로 들어왔다.
나는 주서현의 어깨를 잡고 강하게 끌어당겨 입을 맞췄다.
“으읍…!”
단숨에 그 입술을 열어젖히고 혀를 집어넣는다. 주서현의 눈동자가 흔들리면서도 점점 감긴다. 그녀의 입은 내 혀를 손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저항 자체가 없었다는 게 맞다.
‘평소에는 날 죽이겠다고 땍땍거리면서 정작 키스할 때는 이렇게 얌전해진단 말이지.’
주서현도 꽤 웃긴 여자였다.
내 양손이 그녀의 허리와 허벅지로 향했다. 정장을 쓰다듬는다. 고급 정장인 만큼 감촉이 꽤 기분 좋다. 하지만 진짜 주서현의 살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내 손이 그녀의 옷 안으로 파고든다.
“……안 돼!”
주서현이 나를 밀쳤다. 나는 뒷걸음질 치며 균형을 잡았다. 그녀와 내 입술 사이에는 타액이 길게 늘어졌다가 끊어졌다.
“뭐야, 주서현. 지금 거부한 거야? 나를?”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주서현의 성격상 한 번씩 꼭 반항하니까. 아틀란티스에 있을 때는 힘으로 주서현의 반항을 눌렀다. 하지만 그게 불가능한 지금은….
나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리모컨이었다. 주서현이 착용한 정조대의 딜도와 연결된 리모컨이다. 나는 손가락 하나만으로 딜도의 강도를 올릴 수 있었다.
리모컨을 본 주서현이 기겁하며 고개를 흔든다.
“그, 그런 게 아니야! 여긴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 여기서 그런 짓을 할 거야?!”
“이미 카메라에 몇 번이나 찍힌 주제에 무슨…. 옛날 영상이 보고 싶어? 보여줄까?”
스마트폰을 흔들며 말했다. 이 작은 스마트폰 안에는 주서현과 나의 섹스 영상이 잔뜩 찍혀 있었다. 거기다 아직 주서현에겐 말하지 않았지만, 현실에는 이미 주서현의 영상이 퍼져 있었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도 모르는 세계에서 포르노 슈퍼스타가 된 것이다.
덕분에 용돈도 짭짤하게 벌고 있다.
주서현의 얼굴은 붉다 못해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그, 그거 아직 가지고 있었어? 당장 지워!”
“영상이 퍼지는 걸 원치 않으면 내 말을 잘 들으라고.”
“큭. 그 스마트폰만 부수면…!”
주서현이 날 죽일 듯이 노려본다. 그녀의 살기에 피부가 찌릿찌릿하다. 오랜만이라 그런 걸까. 어쩐지 반가운 느낌까지 들었다.
“내가 멍청하게 자료를 여기에만 담았을까?”
히죽 웃는다. 다른 곳에 데이터를 저장하진 않았다. 섹스넷에 올리기 위해 편집하려고 PC에 복사하긴 했으나, 복사본은 섹스넷에 올린 뒤에 삭제했다.
“크윽….”
주서현이 주먹을 꽉 쥐고 부들거렸다. 그것뿐이었다. 약점이 잡힌 주서현이 할 수 있는 건 없다.
나는 사무실 안쪽으로 들어갔다. 구석에 있는 카메라의 위치를 확인한다.
‘카메라는 자동 녹화에 일이 생기면 그때그때 돌려본다고 했었지?’
그러니 이곳에 무슨 짓을 해도 아무 문제 없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말이다.
‘근데 주서현이다. 회사에서 가장 주목하는 인물. 누군가가 주서현을 감시하고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
감시카메라를 처리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은 해킹으로 감시 카메라를 조작하는 거다. 그 외에도 물리적으로 감시카메라를 박살 내거나, 천을 덮어 가리거나. 방법은 많다.
[해킹에 성공했습니다.]
[감시카메라를 2시간 동안 해킹할 수 있습니다.]
감시카메라와 연결된 컴퓨터를 확인한다.
특수부 위층에 있는 정보부 컴퓨터였다. 컴퓨터의 주인은 정보부 과장인 곽수혁이다.
‘실시간으로 주서현을 감시하고 있다고? 이 새끼가 감히….’
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른다. 지금 당장 정보부로 올라가서 곽수혁의 모가지를 따고 싶었다.
하지만 주서현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지금도 내가 살심을 가지자 몸을 긴장시키고 있다. 주서현은 일단 나를 막으려 할 것이다. 일을 저지를 땐 주서현이 모르고 없을 때가 가장 편하다.
나는 주서현의 고급 의자에 앉아 머리를 식혔다.
“성유진. 거긴 내 자리야. 나는 대리고 넌 사원이야.”
“그건 나도 알고 있어. 근데 어쩌라고?”
“…….”
주서현은 한숨을 내쉬며 원래 내 자리로 향한다. 나는 그런 주서현에게 손가락을 까딱였다.
“주서현. 네 자리는 이쪽이잖아. 이리로 와.”
“…뭣? 네, 네 허벅지 위에 앉으라고?!”
“뭔 소리야. 여기 말이야. 여기.”
나는 카메라를 의식하며 책상 밑을 가리켰다. 주서현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카메라의 위치로 봤을 때, 책상 아래는 내 몸으로 가려진다. 즉, 곽수혁은 책상 밑에 들어간 주서현을 볼 수 없다는 거지.’
그리고 나는 오피스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빨리 들어가. 네 자리잖아. 1분 보지.”
“그딴 별명으로 날 부르지 마!”
주서현은 짜증을 내면서도 내 쪽으로 다가왔다. 책상 앞에 도착한 그녀는 몸을 숙이기 전에 나를 노려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언젠간 죽여버리겠어.”
너무 들어서 아무 감흥도 느껴지지 않는 말을 내뱉으며 책상 밑으로 들어갔다. 나는 히죽 웃었다.
“뭘 해야 할지는 알고 있겠지? 아니면 하나부터 다시 가르쳐줘야 하나?”
“닥쳐.”
책상 아래 바닥에 쪼그리고 앉은 주서현이 양손으로 내 허리를 잡는다. 그녀의 머리가 내 사타구니로 다가왔다. 그녀는 입술을 벌리며 내 사타구니에 비볐다. 단순히 애무를 위한 행위가 아니었다. 이내 지퍼를 찾은 그녀가 입술로 지퍼를 내린다.
그녀는 입술로 팬티를 비비며 자지를 꺼내려 애썼다. 자극받은 자지가 커지면서 팬티의 틈으로 삐져나온다.
“옛날에 가르쳐 준 건데 잘 기억하고 있네. 기특하군.”
주서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한다.
“…하지 마.”
주서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귓불이 새빨갛다.
주서현의 반응이 어떻든 나는 손을 계속 움직였다. 주서현은 머리카락조차 만지기 좋았다.
쪽!
주서현의 촉촉한 입술이 귀두에 닿는다. 자지가 꿈틀거렸다.
쪽! 쪼옥! 쪽!
주서현은 연신 내 자지에 입술을 맞췄다. 그럴 때마다 자지는 기운을 차리듯 커진다.
쪼옥, 쪽, 쪽.
내 자지에 그녀의 입술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다. 자지가 완전히 발기했음에도 그녀의 뽀뽀는 끝나지 않았다. 자지 기둥 아래로 파고들어 부랄에도 입을 맞춘다.
쪼옥.
적당힌 벌린 입술로 부랄을 빨아들인다. 나는 그 묘한 감각에 허리를 약간 떨었다. 주서현은 부랄 전체를 입에 물고는 자지 뿌리에 코를 박았다. 그녀가 숨을 내쉴 때마다 콧바람이 자지털을 간질인다.
모든 준비 단계가 끝났다. 주서현은 부랄에서 떨어져 입을 크게 벌리고는 자지를 삼켰다. 자지 전체가 그녀에게 먹힌다. 귀두가 목구멍을 넘어가는 게 확실히 느껴진다. 보통 익숙하지 않은 여자는 헛구역질을 하며 자지를 뱉어내지만, 주서현은 아무 거부감 없이 자지를 삼켰다.
“좋아, 주서현. 수십 번이나 해서 그런지 따로 시키지 않아도 잘하네?”
“우우웁….”
의자에 등을 기대며 내 자지를 입에 문 주서현의 얼굴을 감상한다.
자지를 문 입이 쭈욱 내밀어진다. 평소의 도도한 주서현과는 그 차이가 엄청났다. 주서현은 내 자지를 격렬하게 빨기 시작했다. 머리를 앞뒤로 움직이고 혀로 자지 기둥에 솟은 혈관을 구석구석 핥는다.
“츄르르르르릅, 츄루루루룹!”
주서현은 혀뿐만이 아니라 타액까지 사용할 줄 알았다. 그녀의 타액이 입안에서 요동치며 자지를 자극한다.
‘아, 오랜만인데도 진짜 잘 빠는군. 방심하면 싸겠어.’
최소 10분은 버티며 즐길 생각이었다. 주서현은 1분 보지라고 놀리는데 나는 못해도 10분은 버텨야 하지 않겠나.
“쭈우웁, 쭙! 츄르르르르릅!”
주서현이 천박한 소리를 내며 자지를 빠는 데 열중했다.
나는 슬쩍 몸을 비틀었다. 내 자지를 빠는 주서현의 얼굴이 카메라에 찍히도록.
‘녹화 영상은 지우겠지만, 곽수혁 네놈에게는 특별히 주서현이 내 자지를 빠는 얼굴을 보여주마. 크크.’
머릿속으로는 어떻게 곽수혁을 죽일까 생각하고 있었다.
***
자기 사무실에 앉아 있는 곽수혁 과장은 모니터를 보고 충격 받은 듯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모니터 속에는 성유진과 입을 맞추는 주서현이 있었다.
‘이, 이건 말도 안 돼…!’
주서현이 누구인가.
자신을 비롯한 어떤 남자가 다가가도 철벽을 치기로 유명한 여인이었다. 아름다우면서도 강한 여자.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는 여자! 난공불락이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여자다.
곽수혁이 돈으로 접근해도, 매너로 접근해도 그녀와 제대로 된 대화 한 번 나눌 수 없었다. 그런 여자가 별 볼 일 없는 남자와 사무실에서 입을 맞추고 있었다. 누가 봐도 사랑에 빠진 듯한 여자의 얼굴을 하고서.
‘철저하게 조사했다. 과거에 성유진과 접촉한 기록은 없었어! 고작 한 달 만에 주서현이 함락된다고? 말이 안 돼!’
키스로 끝이 아니었다.
무언가 실랑이를 벌이던 그들은 주서현의 책상으로 향했다. 성유진이 의자에 앉고, 주서현이 책상 아래로 기어들어 간다.
곽수혁은 저도 모르게 손톱을 물어뜯으며 모니터를 노려봤다.
성유진의 몸에 가려져 주서현이 책상 아래에서 무엇을 하는지 보이지 않는다. 허나 추측할 수는 있었다. 곽수혁의 머릿속에는 온갖 망상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성유진이 몸을 비틀었다. 책상 아래가 드러난다. 그 주서현이 성유진의 성기를 정신없이 빨고 있었다.
“미친….”
곽수혁은 한순간 온몸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그에게 주서현은 첫사랑이었다. 주서현이야말로 자신에게 어울리는 여자라고 처음 보는 순간 느꼈다.
‘그런데 저딴 놈의….“
곽수혁은 이를 악물었다. 분노가 치솟는다.
곽수혁은 순결한 여자를 좋아했다. 순결을 잃은 여자?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주서현은 포기할 수 없다.
’어떻게든 그녀를 내 여자로 만든다…. 그러기 위해선….‘
성유진이 있는 한 그녀는 자신을 돌아보지 않을 것임을 직감했다.
’놈을 치워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