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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 속으로-1710화 (1,490/2,000)

< 1710화 > 1710. 헌터 VS 뱀파이어

“으읏….”

주서현이 눈을 떴다.

그녀는 침대에 엎드려 있었다. 흐릿한 시야를 확인하며 어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소파에서 성유진과 섹스했다. 그것 자체는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녀와 성유진은 밖에서도 섹스하곤 했으니까. 문제는 어제 자신이 성유진을 덮친 것이다. 3분 보지니 뭐니 지껄이며 자신을 놀리는 걸 갚아 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갚지 못했다.

그녀는 어제 패배했다. 10초 보지라는 조롱까지 당했다. 그 후에는 평소처럼 성유진에게 범해졌다. 주서현이 주도권을 잡은 건 아주 극초반뿐이었다.

‘이후에는….’

쉬지 않고 섹스를 했다. 소파에서, 식탁에서, 바닥에서, 화장실에서 섹스를 했다. 심지어 밥을 먹으면서도 섹스를 했다. 성유진의 정력이 무한대인 건 아니었다. 그러나 성유진에겐 인벤토리가 있었다. 포션을 먹고 먹이고 체력을 회복하며 밤까지 섹스를 이어갔다.

성유진은 도중에 쉴 때도 그냥 쉬지 않았다. 자신의 몸을 붙잡고 가슴과 음부를 끊임없이 만졌다. 키스는 기본이었다. 얼마나 많은 키스를 했는지 지금도 셀 수도 없다. 입안에는 지금도 성유진의 맛과 냄새가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오늘이 특이한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익숙하다. 성유진에게 온종일 범해지는 건 아틀란티스에서 늘 겪던 일이었으니까. 다만 그 후유증이 아틀란티스에 있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전신이 덜덜 떨린다.

피부는 민감해져서 자신의 등위에 있는 성유진의 존재가 절실히 느껴진다. 성유진의 자지는 자는 도중에도 풀리지 않고 자신의 보지에 쑥 들어가 있었다.

자지는 이렇게 주장하는 것 같았다. 이 보지가 내 집이라고.

“…….”

주서현은 인상을 찡그리며 어깨를 이용해 성유진을 옆으로 밀쳤다. 등위에 있는 성유진의 몸이 기울어지며 침대로 떨어진다. 그러면서 보지에 들어와 있는 자지가 점점 빠져나갔다.

“오옥….”

주서현은 저도 모르게 목을 뒤로 젖히고 입을 벌렸다. 입에서는 부끄러운 신음이 낮게 튀어나온다.

‘이, 이것도 전부 성유진 탓이야!’

그녀는 입을 꾹 다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팔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뿌욱!

민망한 소리와 함께 그녀의 보지에서 정액이 쏟아져 나왔다. 고개를 숙여 쳐다보니 사타구니가 엉망이었다. 질에서 흘러나온 정액은 허벅지를 가득 적신다.

문제는 질뿐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엉덩이 구멍에서도 정액이 질질 흐른다는 것이다. 성유진은 어제저녁부터 밤까지 보지와 항문을 번갈아 가면서 쑤셨다.

‘…포션이 없었으면 죽었을 거야. 나나, 성유진이나….’

어제는 광란의 밤이었다.

주서현은 샤워하고 밖으로 나왔다. 샤워 시간은 평소보다 3배는 많이 걸렸다. 어쩔 수 없었다. 보지와 엉덩이 안에 들어 있는 정액까지 모두 빼내야 했으니까.

침실로 돌아온 그녀는 눈을 찌푸렸다. 남자와 여자의 체향이 뒤섞인 오묘한 냄새가 진동했다. 특히 온갖 액체로 젖어 있는 침대는 더 심하다. 그 위에 성유진은 대자로 뻗어 자고 있었다. 그의 자지는 우뚝 서 있었다.

‘개자식…’

살의를 애써 억누르며 갈아입을 옷을 찾는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떨어져 있는 정조대가 눈에 들어온다.

‘…팬티가 없어.’

항상 정조대를 차니 팬티가 있어도 안 입게 되고, 주서현은 쓸데없이 자리를 차지하게 둘 바에야 버리는 타입이다.

문득, 성유진이 저번에 했던 말이 떠오른다. 이 정조대가 자신이 그의 것이라는 증거라고 했던가.

‘…이걸 빼면 입을 속옷이 없어. 입지 않으면 뭐라 할 게 분명하지. 벌을 준다면서 이상한 짓을 한다거나.’

그런 성가신 일을 겪고 싶지 않으니 정조대를 착용하기로 한다. 정조대 안쪽에 박힌 작은 딜도 2개가 보지와 애널에 들어온다. 익숙하기에 별 느낌이 없다. 그래서 더 짜증 난다. 익숙해지지 않아야 할 것에 익숙해졌으니까.

‘아틀란티스에서 죽여버리겠어.’

주서현은 오늘도 다짐하며 침대에 잠들어 있는 성유진을 노려봤다.

***

그 후로 한 달.

한 달이란 시간은 훌쩍 지나갔다.

뱀파이어의 습격을 주의하던 회사는 조용한 뱀파이어들의 태도에 안심했다. 서울로 모였던 각 지방의 직원들은 모두 다시 지방으로 내려갔고, 평소와 같은 일상이 계속되었다.

그렇게 또 석 달이 지났다.

주서현은 함께 동거하는 생활도 익숙해졌다. 함께 일을 하고 함께 귀가한다. 집에서는 당연하다는 듯이 몸을 섞는다. 휴일이 되면 집에 있기 싫다는 성유진의 말에 따라 여기저기 놀러 다녔다.

한 번도 가본 적 없었던 놀이공원에 가고, 동물 카페라는 곳에도 가봤다. 커플을 위한 제주도 펜션 여행인가 뭔가도 했고, 웨딩 체험도 했다.

지난 3개월. 평범한 연인 사이처럼 지낸 것이다. 동거하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연인이라기보다는 신혼부부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주서현은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부정했다.

이 세계에서 성유진과 자신이 어떤 경험을 하든, 아틀란티스로 돌아가면 반드시 복수할 것이다.

‘……만약에. 정말 만약에 아틀란티스로 돌아갈 수 없다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깊이 고민해봐도 답은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주서현과 성유진은 오늘도 정장을 입었다. 업무가 있는 날이었다. 업무는 홍대 나이트클럽에 숨어 있는 뱀파이어를 소란 없이 죽이는 것이다. 업무는 평소와 같았다. 일반인에겐 끔찍한 일이었어도 그와 그녀에겐 일상이었다.

그리고 일상은 언제나 느닷없이 깨지는 법이다.

뱀파이어 로드 윤서진을 비롯한 뱀파이어 군대가 회사 서울 지부를 습격했다. 폭탄 테러였다. 어떻게 폭탄을 설치했는지 몰라도 건물이 무너질 정도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주서현과 성유진은 굳은 표정으로 휴대폰을 쳐다봤다.

***

-나는 특수부 부장 강명숙이다.

-서울 지부가 습격당했다. 현재 임원들의 생사는 파악되지 않는다.

-임원들의 생사가 확인될 때까지 업무 지시는 내가 내리겠다.

-정보부의 정보에 따르면 뱀파이어들이 노리는 것은 사회 고위직이다. 사회 고위직 중 20% 이상은 뱀파이어와 손을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놈들은 대한민국을 전복하고 뱀파이어들을 사회 고위직으로 만들어 수습할 목적이다.

-육군 참모총장을 비롯한 핵심 장성들이 뱀파이어와 손을 잡았다는 정보가 있다.

-최악의 경우 대한민국은 군사정권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모든 사원은 내 지시에 따라 행동해라.

-주서현 대리, 성유진 사원은 청와대로 가서 대통령을 지켜라. 조심하라. 청와대에 뱀파이어 로드 윤서진과 곽수혁을 비롯한 300명의 뱀파이어가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경호원들과 협력하라.

“성유진!”

“알아.”

나는 자동차 핸들을 있는 힘껏 돌렸다. 다행히 여기와 청와대는 멀지 않았다.

청와대 근처는 소란스러웠다.

여기저기서 폭발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하늘을 채운다. 사람들의 비명과 뱀파이어들의 웃음소리, 경찰 사이렌 소리 등등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해가 지려면 아직 3시간가량 남았는데 습격했다고? 허를 찌르기 위해서인가.’

회사는 낮에 긴장을 푼다.

뱀파이어들이 몸에 약을 발라 낮에도 활동할 수 있다고 해도 낮에는 가진 능력이 떨어지기에 잘 활동하지 않는다. 그 사실을 알기에 뱀파이어가 대낮에 습격할 리가 없다고 은연중에 생각한 것이다.

방심의 대가는 건물 폭발이고.

“성유진! 세워!”

“뭐? 아직 도착하지 않았어!”

“저 사람들을 봐! 뱀파이어들에게 공격당하고 있어! 이대로 있다가는 죽을 거야! 차 세워!”

주서현은 눈앞에 벌어진 작은 참극을 무시할 생각이 없었다. 차를 세우지 않으면 강제로라도 문을 열어 박차고 나갈 기세다.

“알았어.”

나는 차를 세웠다.

이러면 대통령이 죽는다?

대통령 따위가 죽든 말든 알게 뭔가.

‘사실 이 세계 대통령이 누군지도 몰라. 회사 입장에서는 곤란하겠지만… 누가 죽든 말든 나랑 상관없어.’

이름 모를 대통령 때문에 주서현과 실랑이를 벌인다? 내 입장에선 그게 더 손해였다.

나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권총을 빼 들어 뱀파이어에게 갈겼다. 은탄이 메케한 연기를 꿰뚫고 뱀파이어 대가리에 박힌다.

“명중!”

주서현은 다른 뱀파이어를 향해 돌진했다. 상체를 숙이고 검집에 있는 칼자루에 손을 올린다.

발도술.

검집에서 빛살처럼 뽑혀 나온 검이 불길과 함께 뱀파이어를 베어 가른다. 그 깔끔한 검격은 언제봐도 감탄이 나온다.

‘순수 검술로만 싸우면 100전 100패다.’

아틀란티스에 돌아가도 주서현과는 1대1 순수 검술 전투는 절대로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람들이 나와 주서현에게 고개 숙이며 감사 인사를 표한다. 주서현은 그들의 인사를 받고는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일을 했다는 것처럼 웃지도 않는다.

나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괜히 도망가겠다고 돌아다니지 말고 그냥 여기에 있으세요. 건물에 들어가면 오히려 위험합니다. 언제 화재가 일어날지 모르니까요. 근처에 뱀파이어는 없으니 안심하시고…. 사이렌 소리 들리시죠? 곧 경찰들이 올 겁니다.”

“네. 네. 알겠습니다!”

나와 주서현은 다시 차를 타고 움직였다.

조주석에 앉은 주서현은 초조해 보였다. 차에 탄 순간부터 계속 검자루를 계속 만지고 있다.

“그렇게 걱정돼?”

“…뱀파이어가 지배한 국가가 어떤지 몰라?”

“당연히 알고 있지. 훈련소에서 배웠으니까.”

뱀파이어가 지배한 국가는 몇 존재한다. 대부분이 아프리카와 유럽 쪽에 있는 작은 국가나 도시 혹은 마을이지만.

“그럼 지금이 얼마나 위험한 순간인지 알겠네. 사람들이 노예가 될지도 몰라.”

“노예보다는 가축에 더 가깝겠지.”

뱀파이어는 인간을 전무 죽이지 않고 노예로 만든다. 아니, 노예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다. 뱀파이어에게 있어 인간은 먹이니까. 그것도 노동력을 가진 먹이.

“반드시 막아야 해. 대통령이 죽더라도… 뱀파이어들을 죽여야 해. 그렇지 않으면 더 위험해질 테니까.”

주서현이 말이 맞았다.

이 사태를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딱 하나다.

뱀파이어를 죽인다.

모든 뱀파이어를 죽이지 못하더라도 구심점이라 할 수 있는 뱀파이어 로드는 반드시 죽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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