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비서. 나를 뭐로 보나. 전염병은 허세가 아니다. 세계를 뒤덮을 전염병… 그게 내 손에 있다. 될 수 있으면 쓰고 싶지 않다만…. 세계가 원한다면 어쩔 수 없지.”
김 비서의 두 눈이 반짝거린다.
“어떤 전염병인지 알 수 있겠습니까?”
“아주 댄저러스한 전염병이지.”
“그런데 왜 바로 사용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너무 댄저러스해서. 잘못하면 세계가 망할지도 모른다.”
“그, 그렇군요….”
김 비서의 목소리가 떨렸다. 내 말을 못 믿는 모양이다. 나는 나대로 충격이었다. 설마, 김 비서가 내 말을 의심할 줄이야.
‘뭐, 지금 상황이면 나도 날 못 믿겠군.’
자식새끼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전 세계를 지배하는 대천 그룹이 내 말을 듣지 않는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계열사 2~3개의 반란이면 힘으로 찍어 누르면 된다. 허나 모든 계열사. 그리고 모든 국가가 내게 반기를 들었다.
퍼어어엉!
국군이 쏘아낸 미사일에 맞은 헬기가 지상으로 추락한다. 헬기는 어느 빌딩에 처박혀 폭발했다.
빅 스카이 타워의 방어 시스템이 가동했다. 숨어 있던 포신이 쭉 뻗어 나와 전진하는 장갑차와 탱크를 무력화시킨다.
서울은 전쟁 한복판이 되었다.
“진짜 개판이군.”
김 비서는 태블릿 PC를 만졌다.
“회장님…. 국군은 진심입니다.”
그녀가 보여준 건 국방부 장관이 대국민 성명을 하는 영상이었다.
-친애하고 존경하는 KOREA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의 혼과 얼이 서려 있는 서울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네! 전쟁입니다! 우리 KOREA를 좀 먹고, 국민을 기만하며, 온갖 불법적인 일을 서슴지 않은 빅 스카이의 성유진 회장과의 전쟁입니다!
“저, 저, 저 건방진 새끼! 저 새끼 내 돈 받아먹은 놈 아니야?!”
“외국에 유학 중인 자식의 명의로 3억 달러가 들어갔습니다.”
“3억 달러면….”
“현재 환율로 3,000만 원입니다.”
“3,000만 원이나 처받아 먹었는데도 감히 내 뒤통수를 때려?!”
-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전쟁은 하루 내로 끝날 것입니다. 우리 KOREA는 세계 최악의 범죄자, 성유진을 붙잡아 사형시킬 것입니다! 놈이 얼마나 악독한 범죄자인지 국민 여러분에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인신매매는 기본이며 인체실험까지 저질렀습니다. 중국인을 납치해 마약 공장을 운영했고, 야쿠자를 지원해 일본에 내전을 터트렸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탈세한 액수만 따져도 100경이 넘으며….
화면에 내 범죄 목록이 나타났다. 범죄 목록은 천천히 내려가며 보여준다. 끝이 없었다. 100년 전에 저지른 탈세까지 적어놨다. 아주 작정한 것이다.
“씨발. 어디서 선동질이야. 범죄만 10만 개가 넘는다니… 이딴 개 같은 누명이 다 있나!”
“저, 회장님. 모두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그룹 내부에서 정보가 빠져나간 것 같습니다.”
“어, 그래?”
나는 서울 전쟁에 집중했다. 빅 스카이 타워는 세계 최고의 요새란 명성에 걸맞게 잘 버텨주고 있었다. 하지만 적들도 병신은 아니다. 빅 스카이 타워에 내장된 무기들을 하나씩, 하나씩 무력화시키고 있다.
“회장님! 강 대통령의 통신 요청입니다!”
“연결해.”
김 비서는 내가 잘 볼 수 있도록 태블릿을 옆으로 들었다. 태블릿 뒤편에 있는 그녀의 풍만한 가슴에 시선이 더 갔다.
“성유진 회장님.”
강 대통령이 나를 불렀다. 자기가 이겼다는 듯이 턱을 괴고 있는 꼴이 굉장히 아니꼽다.
“이제 와서 목숨을 구걸하려는 거냐? 이미 늦었다. KOREA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고, 넌 후회와 절망을 동시에 맛볼 것이다.”
“거참, 무서운 협박이군요. 허나 저는 범죄자의 협박에 굴하지 않습니다. 제가 성 회장님… 아니, 이젠 회장님이라 부를 이유도 없지. 성유진. 항복해라. 너의 쓸데없는 저항에 무관계한 우리 국민들이 죽어가고 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새끼. 국민이 무관계해? KOREA의 국민은 모두 대천 그룹의 개돼지다! 대천 그룹이 없으면 살 수 없는 개돼지! 대천 그룹을 위해 몸을 던져도 부족할 지경이다! KOREA가 이렇게 발전한 건 모두 대천 그룹이, 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젠장할! 이 은혜도 모르는 개돼지 새끼들은 대체 뭐 하고 있는 거냐?!”
“허, 범죄자 놈! 이건 생방송이다! 네 발언은 전부 국민들의 귀에 들어갔다!”
“오.”
나는 감탄했다. 설마 대통령이 이런 수를 준비하고 있었을 줄이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근데 씨발 뭐 어쩌라고? 개돼지를 개돼지라 부르는 게 죄인가? 들어라, KOREA의 국민들이여! 너희의 주인인 내가 공격당하고 있다! 그런데 가만히 있을 거냐? 나를 위해 일어서라. 개돼지들! 너희의 존재 가치는 이 성유진을 위해 존재한다!”
“미쳤군…. 넌 진짜 미친놈이다.”
“흠. 지하에 거의 다 왔군.”
나는 강 대통령을 비웃으며 중지를 한껏 세웠다. 강 대통령의 얼굴이 단번에 일그러진다. 그가 뭐라 말하기 전에 김 비서가 태블릿을 껐다. 오랫동안 나를 보좌한 만큼 눈치가 굉장히 빨랐다.
띵!
지하 5층에 드디어 도착했다.
엘리베이터가 열리며 내 전용 전투무장장갑차, 더블 드래곤 트레인이 그 위용을 내보였다.
4차선 도로를 혼자서 쓸 것 같은 거대한 덩치! 높이는 무려 5m가 넘었고 옆과 천장에는 전함에서 볼법한 함포 12개가 달려 있었다. 물론 기관총은 기본이다. 정면에는 드래곤 대가리 2개가 달려 있다. 드래곤의 입속엔 레일건 2개가 무장되어 있었다.
트레인이라 불리는 이유는 몸체가 좀 길어서 그렇다.
무장한 사병이 가까이 다가온다.
“준비가 끝났습니다. 탑승하시지요.”
철컥!
더블 드래곤 트레인의 입구가 열렸다. 내부는 의외로 넓고 아늑했다.
“가지.”
탑승하기 위해 앞으로 걸어간다. 병사에게 등을 보인 그 찰나, 병사는 혁대에서 초진동나이프를 꺼내 내게 휘둘렀다.
“죽어라, 성유진 회장!!”
[찰나(刹那)를 사용합니다. 남은 스택: 5]
찰나를 이용해 놈의 등 뒤로 순식간에 이동했다. 놈의 초진동나이프는 내가 있던 허공을 갈랐다.
“아닛?!”
“멍청한 놈. 암살을 노렸으면 좀 더 은밀하게 해라. 그리고 미약한 살기도 내보이지 마라. 나는 네놈이 다가올 때부터 암살을 눈치채고 있었다!”
“크으으윽! 부모님의 원수! 네놈이 죽일 때까지 나는…!”
[찰나(刹那)를 사용합니다. 남은 스택: 4]
놈의 뒤로 이동해 주먹으로 후두부를 강타했다. 놈이 바닥으로 쓰러진다. 주변에 있던 병사 4명이 일제히 덮쳐온다.
“이판사판이다!!”
“우리가 죽더라도 네놈을 데려가겠다!”
“내 자식의 복수다!!”
“죽어라!!!”
사실 찰나를 쓸 필요도 없었다. 찰나를 쓰지 않아도 놈들의 움직임은 하품이 나올 정도로 느리게 보였으니까.
‘내 능력치가 얼마인데 이딴 공격에 당하겠어.’
내 신체 능력은 A급에 달한다. A급 중에서도 낮은 편이긴 해도 일반인과 비교도 되지 않는다. 뭐, 이놈들이 일반인이라는 말은 아니다. 기계와 약물로 강화된 몸을 가졌으니까. 거기다 전투 전문이다. 헌터로 따지면 대충 E~D급의 강함은 될 것이다.
‘하지만 A급 헌터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뇌천류(雷天流) 빅 스카이 쪼인트
뇌기를 담은 발로 놈들의 정강이를 깠다. 빅 스카이 원(대천그룹 회장)인 나만이 사용할 수 있는 궁극의 쪼인트다.
‘150년 동안 갈고 닦아온 쪼인트다.’
고통을 견디다 못한 놈들이 비명을 내질렀다. 지독한 훈련을 받은 정예병이라 할지라도 내 쪼인트는 견딜 수 없다.
“끄아아아아악!”
“회장님. 머리를 터트리겠습니다.”
김 비서가 주머니에서 작은 리모컨을 들었다. 내 사병, 용병들은 모두 머리에 초소형 폭탄이 들어있다. 이놈들도 마찬가지다. 이놈들은 죽을 걸 알면서도 날 죽이려 한 것이다.
“됐다.”
“네?”
“이놈들은 죽을 걸 알면서도 날 죽이려 했다. 그 기개를 높이 사서… 더블 드래곤의 질주를 느끼게 해주지. 쇠사슬을 가져와서 이놈들을 모두 더블 드래곤의 후면에 매달아라!”
사병들이 침을 꿀꺽 삼키며 쇠사슬을 가져왔다. 더블 드래곤의 튀 편에는 엔진이 있었다. 거기에 매달리는 건 엔진 열에 의해 천천히 구워진다는 뜻이었다. 최소 10분 이상은 고통받다가 죽을 것이다. 그게 아니면 적들의 공격에 휘말려 죽던가.
나와 김 비서는 더블 드래곤에 탑승했다. 전용 탑승석답게 넓고 안락했다.
쿠루루루룽!
더블 드래곤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무시무시한 엔진음이었다.
직후, 스피커를 통해 운전기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운전을 맡은 페람포입니다! 회장님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안전하고 신속하게 강원도 김치 통조림 공장으로 모시겠습니다!
“가라.”
뿌와아아아아아아아앙!
더블 드래곤이 앞으로 나아간다. 주변에 일반인이 있었다면 그 기세만으로 바지를 노랗게 물들였을 것이다. 엔진음은 그야말로 드래곤 피어다.
나는 작은 모니터를 통해 더블 드래곤 바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블 드래곤은 무사히 지상으로 올라갔다.
-KOREA 아미입니다! 장갑차와 탱크까지…. 맙소사. K18 맘모스 탱크까지 있습니다! 우리를 막으려고 작정한 모양입니다…!
“드래곤 브레스를 허락한다.”
-드래곤 브레스를 쏘면 뒤편에 있는 고층 빌딩까지 충격을 받습니다! 수만 명의 민간인이 죽을 것입니다!
“개돼지 수만이 죽는 게 대수인가. 쏴라.”
-…라져.
키이이이이이잉!
더블 드래곤이 입을 쩌억 벌리고 포신을 앞으로 내민다.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이 레일건의 포신을 달구더니 곧바로 2개의 탄환을 동시에 쏘아냈다.
전방을 막고 있던 KOREA 아미가 단숨에 쓸려나갔다. 레일건 탄환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고층빌딩을 연거푸 박살 냈다.
“이제야 좀 깔끔해졌군.”
-전진하겠습니다!
쿠르르르릉!
더블 드래곤이 기동한다. 4차선 도로를 혼자서 점령하며 내달렸다. 개돼지가 버리고 간 자동차? 더블 드래곤은 앞에 무엇이 있든 나아갔다. 더블 드래곤의 바퀴에 깔려 찌부러진 자동차가 폭발을 일으켰으나, 더블 드래곤은 멀쩡했다.
빅 스카이 타워가 세계 최고의 요새라면, 더블 드래곤은 움직이는 요새였다.
쿵! 쾅! 펑!
전투 소리가 연신 들린다. 적들의 포탄이 더블 드래곤의 표면을 두들긴다. 그러나 더블 드래곤의 앞길을 막을 수 없다. 더블 드래곤은 한 대 맞으면 12개의 함포로 답례했다.
나는 김 비서의 무릎에 누웠다. 잘 빠진 김 비서의 무릎은 마약 베개보다 편안하고 중독적이었다. 눈을 위로 올리면 김 비서의 압도적인 밀크 탱크가 내 얼굴을 누른다.
“우웅, 마망.”
“네. 회장님 전용 맘마통을 오픈하겠습니다.”
김 비서가 블라우스를 풀고 브래지어를 위로 올려 젖가슴을 꺼냈다. 부드럽고 풍만한 젖가슴이 아래로 흘러내리며 내 얼굴을 간질인다.
김 비서는 자기 손으로 왼쪽 젖가슴을 잡았다. 유방 끝에 걸린 연갈색 유두가 쭈뼛 섰다. 유두 끝에는 새하얀 액체가 맺혀 있었다.
모유.
김 비서는 총 72번 임신했고, 25번째 임신 때부터 임신하지 않았는데도 계속 모유가 나오는 체질이 됐다.
나는 내 새끼손가락보다 큰 연갈색 유두를 입에 물고 쪽쪽 빨았다.
“마망!”
김 비서의 모유는 지고의 진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