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옥, 쪽, 쪼오옥!
입을 오물거리며 김 비서의 젖꼭지를 빨았다. 신선한 모유가 콸콸콸 쏟아져 나온다.
“앗응, 앙…!”
한참을 만족스럽게 유두를 빨다가 뱉어냈다. 아직 끝이 아니라는 듯이 연갈색 유두 끝에서 모유 한 줄기가 뿜어져 나와 내 얼굴을 적셨다. 한 손으로 유방을 잡아 툭 건들자 거칠게 출렁였다. 오돌한 유두가 내 뺨을 간질인다.
‘반대쪽 젖꼭지도 빨아줘야 하는데….’
이미 배가 찼다. 김 비서의 모유를 마시니 몸에 힘이 넘쳤다.
쾅!
더블 드래곤이 흔들렸다. 김 비서의 허벅지를 베고 있던 나는 깜짝 놀라 일어났다. 김 비서는 커다란 젖가슴을 억지로 브래지어에 담으며 옷을 갈무리했다.
‘더블 드래곤이 흔들렸다고? 이건 그냥 공격당한 게 아니다!’
움직이는 요새인 더블 드래곤이다. 크기와 무게. 그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 대전차 미사일을 맞더라도 더블 드래곤의 차체는 흔들리지 않는다.
“페람포! 무슨 일이냐?!”
-대전차지뢰 10개가 동시에 폭발한 것 같습니다! 안심하십시오! 더블 드래곤은 무사합니다!
“더블 드래곤에 처바른 돈이 얼마인데… 당연히 무사해야지. 근데 대전차 지뢰? 국군이 깔았나?”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곧 성수 대교로 진입합니다! 더블 드래곤의 속력을 줄이겠습니다!
“성수대교가 다른 다리에 비해 약하긴 하나 굳이 속력을 줄일 필요가 있나?”
-성수대교에 대전차 지뢰가 깔려 있을지도 모릅니다! 병사들이 먼저 움직여 지뢰를 탐지하고 제거할 것입니다!
아무리 더블 드래곤이라 해도 한RIVER에 빠지는 건 좋지 않았다. 더블 드래곤은 수륙양용이 아니라 육지 전용이니까.
“흠. 뭐, 안전을 지키는 건 좋은 일이지. 알겠다. 그렇게 해라.”
나는 모니터를 통해 바깥을 확인했다. 카메라를 이리저리 조작하니 성수대교의 아래쪽도 볼 수 있었다.
한RIVER의 고요한 수면 위로 샥스핀들이 회전하며 돌아다닌다. 그 수가 족히 30마리가 넘는다. 또 샥스핀의 크기만 봐도 인간 따윈 단숨에 삼킬 수 있는 죠스들임을 알 수 있었다.
‘피 냄새를 맡고 몰려들었나. 영악한 놈들이군.’
콰아아아아아앙!
무언가 날아와 더블 드래곤의 측면에 부딪혔다. 나는 측면 카메라와 연결된 모니터로 부딪힌 게 뭔지 확인했다. 그 잔해가 남아 있었다. 바이크였다.
“끼야아아앗호우우우우!”
“성수대교는 우리 창식이파의 나와바리다!”
“너희는 못 지나간다!”
“회장을 잡으면 2조! 그 비서를 잡으면 1조! 3조는 우리의 것이다!”
“3조만 있으면 세상을 지배할 슈퍼 바이크를 만들 수 있겠지. 크흐흐흐흐.”
바이크를 탄 모히칸 머리의 펑크들이 갑자기 앞뒤에서 나타났다. 놈들중 몇몇은 바이크로 성수대교 난간 위를 질주하는 묘기까지 보였다. 그중 몇몇은 묘기에 실패해 성수대교 아래로 떨어졌다.
굶주린 식인 죠스들도 돌고래처럼 묘기를 부렸다. 수면 위로 뛰어오르더니 떨어지는 펑크를 그대로 씹어 삼킨 것이다.
“이것들은 또 뭐야?”
짜증스럽게 중얼거리자, 평소의 깔끔한 모습으로 돌아온 김 비서가 말했다.
“최근 서울 뒷골목에서 세력을 넓히고 있다는 건달인 창식이파 인 듯 합니다.”
“건달? 고작 건달 따위가 내 앞길을 가로막는다고?!”
“저들이 타고 있는 바이크는 저희 그룹이 개발하고 있는 최신 기종입니다. 무엇보다 저들이 들고 있는 무기는 특수부대 쪽에 납품되는 최고급 군용 장비들입니다. 아무래도 저들의 뒤에는….”
“그룹 고위 임원이 고용한 건가. 아무리 급하더라도 건달 따위나 고용해? 질 떨어지는군.”
더블 드래곤이 호위하는 병사들과 건달들이 서로에게 총을 갈긴다. 본래라면 강화 외골격을 착용한 병사들에게 학살당해야 마땅하지만, 최신 무기로 무장한 건달들은 의외로 잘 싸우고 있었다.
“그래봤자 건달들이다. 내가 나설 필요까지는 없겠지.”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펑! 콰아아앙! 펑!!
“시끄럽군. 함포로 단번에 쓸어버려라.”
“회장님. 여기서 함포를 쓰면 성수대교가 무너질 것입니다.”
“쯧. 그렇군. 그걸 노리고 성수대교에서 습격한 건가. 나름 머리가 돌아가는군.”
지금 이 순간에도 더블 드래곤은 조금씩 전진하며 성수대교를 건너고 있다.
“회장님! 외부에서 통신 시도가 들어왔습니다! 강 대통령의 통신입니다!”
“이번에도 뉴스로 동시에 송출할 생각인가?”
“뉴스를 확인했습니다. 모든 지상파 방송사가 회장님의 행적을 중계하고 있습니다만, 강 대통령과 관련된 뉴스는 없습니다.”
“뭐, 뉴스로 생중계하더라도 상관없다. 개돼지들이 안다고 해서 뭘 하겠는가. 어차피 개돼지들인데. 연결해.”
삑!
모니터 화면에 집무실에 앉아 있는 강 대통령의 모습이 나타났다.
“성 회장. 여기까지 하지.”
나는 피식 웃었다.
“드디어 항복할 생각에 닿았나? 하지만 패배한 놈 치곤 말이 짧군. 좀 더 정성스럽게 내게 사과해라. 그럼 이쯤에서 끝낼 생각도 있으니. 물론, 네놈은 책임을 져야겠지만 말이다.”
“이런 개 같은! 날 놀리는 거냐? 아니면 진짜 알아듣지 못한 거냐?! 나는 지금 마지막으로 당신에게 항복을 권고하는 거다!”
“이런 건방진 새끼가. 주제도 모르고 언성을 높여? 네놈은 어른을 공경하라는 교육도 받지 못한 거냐?”
“…난 고아 출신이다.”
“그러니까 네가 그 모양인 거다. 이 고아 새끼야.”
강 대통령의 이마에 혈관이 툭 튀어나왔다. 그는 흥분한 자신을 진정시키듯 몇 차례 심호흡하고는 말했다.
“성유진. 잘 생각해라. 각국의 수장들이 너와 김 비서를 노리고 있다. 영생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너희를 잡아 온갖 비도덕적인 실험을 실행할 것이 물보 듯 뻔하다. 허나 우리와 너희의 뿌리는 한국이다. 같은 한국인임을 감안해 인도적인 대우를 약속해주겠다. 항복해라.”
“인도적인 대우? 지나가던 똥개도 너보단 개소리를 짓지 못할 거다. 나도 마지막으로 충고해주마. 항복하고 수습해라. 더 후회하기 전에 말이다.”
“기어코 벌주를 마시겠다는 건가. 성유진. 더 이상 인도적인 대우는 없을 것이다. 네가 선택한 운명이니 받아들여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감히 나와 눈도 마주치지 못했던 놈이…!”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그리고 네놈의 도주도 이제 끝이다. 대통령 직속 특수부대인 필살부대가 투입됐다.”
-회장님! 수송 헬기 5대가 공중에 나타나 접근 중입니다!
운전기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린다. 나는 혀를 쯧쯧 찼다.
“겨우 헬기 5대에 소란인가. 네놈도 수양이 부족하군.”
-평범한 놈들이 아닙니다! 대통령 직속의 필살 부대입니다! 특전사 중에서도 특전사만이 복무할 수 있다는 KOREA 최강의 특수부대…! 설마 이런 식으로 마주하게 될 줄이야!
“시끄럽다. 저 멍청한 놈들이 대놓고 날아오는 게 안 보이나? 함포를 쏴서 추락시켜라. 죠스밥으로 만들어줘라. 한RIVER는 오늘도 어리석은 놈들의 피로 붉게 물들겠군.”
-함포가 움직이지 않습니다!
“뭐?”
-건달놈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함포가 먹통입니다! 건달들의 진짜 목표는 이거였던 것 같습니다!
“하…. 어이가 없군.”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회장님…!”
“김 비서, 너무 조급해하지 마라. 여기에 내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
나는 슈퍼 블레이드를 쥐었다.
“김 비서는 안에 있도록. 금방 처리하고 오지.”
밖으로 나온 나를 반긴 것은 접근 해온 수송 헬기의 강풍이었다. 수송 헬기는 낮은 고도를 유지하며 허공에 떠 있었다.
철컥!
수송 헬기의 문이 열리며 필살부대의 특전사들이 지상으로 하강한다. 로프도 없이 떨어진 그들은 히어로 랜딩 자세로 바닥에 착지했다. 특수 강화 외골격을 무장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모두 합해서 20명 정도로 보이는 그들은 최신 어썰트 라이플로 나를 겨누며 접근했다.
그들의 중심, 부대장으로 보이는 빨간 머리의 남자가 앞으로 나섰다.
“범죄자, 성유진. 10초 주겠다. 무릎 꿇고 양손을 머리 위로 들어라. 반항한다면 죽이겠다.”
“넌 또 뭐 하는 잡것이냐?”
“상부의 말로는 널 죽이더라도 네 아래에 있는 비서를 포획하면 된다더군. 듣기로는 그 비서가 엄청난 미녀라지?”
“감히 내 여자를 탐내는가. 죽고 싶어 환장했군.”
“10초 지났다. 죽여라.”
[찰나(刹那)를 사용합니다. 남은 스택: 3]
놈들이 일제히 방아쇠를 당기는 것과 동시에 세상이 느려진다. 놈들의 총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탄환은 느릿한 속도로 내게 쇄도한다.
그야말로 찰나로 이루어진 불릿 타임이다. 다만, 내가 움직이는 순간 이 불릿 타임도 끝난다. 물론 그 움직임은 총알보다 더 빠르다.
나는 위로 뛰었다. 총알은 더블 드래곤의 표면을 두들긴다.
“네 능력에 대한 정보는 이미 숙지했다. 한계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들은 당황하지 않고 총구를 움직여 나를 쫓는다.
“그럼 이것도 대비했겠군.”
뇌천류(雷天流) 전자기막(電磁氣幕).
전자기로 이루어진 배리어가 내 몸을 감싼다. 총알이 전자기막에 닿자 방향을 바꾸더니 적들에게 날아갔다.
팅팅팅팅!
적들이 입고 있는 강화 외골격이 총알을 튕겨냈다.
“…이건 정보에 없는 능력이군. 그러나 상관없다. 준비한 특수미사일탄을 쏴라.”
그들이 내게 오른손을 겨눴다. 팔뚝 부위가 철컥 열리더니 작은 미사일이 날아온다.
[10초 동안 천재의 시간을 발동합니다.]
[천심(天心)을 발동합니다. 1분 동안 지속됩니다.]
뇌천류(雷天流) 질풍신뢰(疾風迅雷).
[가속을 사용합니다. 10분 동안 유지됩니다. 남은 스택: 2]
[찰나(刹那)를 사용합니다. 남은 스택: 1]
나는 가속했다.
순식간에 필살부대장의 머리를 베었다. 서걱하는 소리가 한 박자 늦게 들리며, 그 머리통이 지면에 떨어진다.
“대장이!”
“이런 미친!”
“놈을 죽여라!”
적들이 서둘러 총구를 돌려 나를 겨누고, 아까 발사됐던 미사일이 나를 쫓는다.
“미리 말해두지. 삼고빔이다. 뭐, 외로울 필요는 없을 거다. 서울의 개돼지들도 너희를 따라 저세상으로 갈 테니!”
놈들의 총알은 여전히 전자기막을 뚫지 못한다.
지면에서 발을 뗐다.
소닉붐이 일어나며 초음속의 세계로 돌입한다.
서걱서걱서걱서걱서걱!
종횡무진 놈들 사이를 누비며 슈퍼 블레이드를 휘두른다. 베는 감각이 사라지기 전에 이미 다른 놈을 베어 가른다. 그 짜릿한 손맛에 입술이 자연스레 호선을 그린다.
[천재의 시간을 종료합니다.]
고조되었던 감각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나는 아쉬움을 느끼며 슈퍼 블레이드에 묻은 피를 털었다.
필살부대인가 뭔가 하는 잡것들은 모두 지면에 떨어져 전멸했다.
펑펑펑펑펑!
내 뒤를 쫓던 미사일은 오류를 일으키더니 그대로 허공에서 터졌다. 내 속도를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폭발에 휘말린 시체는 떨어진 유리잔처럼 부서졌다. 그 파편은 다리 밑으로 떨어진다.
풍덩풍덩풍덩!
한RIVER 죠스들이 기쁨의 죠스쇼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