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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 속으로-1855화 (1,635/2,000)

< 1855화 > 1855. 이터널 에덴

나채영은 꼴렸다. 말끔하고 도도해 보이는 얼굴과 풍만한 몸매는 완벽히 내 취향이었다.

최대한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하지만, 자세히 보면 눈동자와 몸이 떨리고 있는 점이 꼴렸다. 나는 천천히 그녀의 옷을 벗겼다. 새하얀 가운을 벗기고 새하얀 티셔츠와 꽉 끼는 청바지를 잡아 내렸다.

하얀 몸에 남아 있는 건 그녀의 머리카락 색과 같은 검은색 속옷이었다. 색은 섹시하지만 디자인은 수수한 편이었다. 애초에 나와 그녀는 오늘 처음 만났으니 승부 속옷으로 갈아입을 틈도 없었다.

조심스럽게 브래지어를 벗긴다. H컵의 풍만한 가슴이 출렁였다. 그 끝에 있는 분홍색 유두는 상당히 귀여웠다. 아쉬운 건 유두가 발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대로 만지지도 않았는데 유두가 발기해 있었다면 그걸로 나채영을 놀릴 수 있었을 텐데.

“…….”

나채영은 여전히 무표정했다. 내게 어떠한 감정도 없다는 듯이, 그저 일이니까 한다는 듯이.

성감 고조가 있었다면 10분도 안 돼서 그 표정을 무너뜨렸겠지만, 지금 내겐 성감 고조가 없었다.

한동안 가슴을 감상하다가 손을 움직여 팬티를 잡았다. 여자의 팬티를 벗기는 건 처음도 아닌데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 미녀의 은밀한 비밀을 파헤치는 이 경험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스으윽. 팬티가 피부와 마찰하며 내려갔다. 팬티에 눌려있던 음모가 부스스 일어났다. 손질하지 않은 음모의 모양은 역삼각형이었는데 제법 무성했다. 허벅지를 잡아 살짝 벌린다. 저항하지 않았기에 쉽게 허벅지가 벌어졌다.

짙은 음모 아래로 일자로 꽉 다문 분홍색 보지가 있었다. 클리토리스는 포피에 숨겨져 있고, 음순은 딱 붙어 있었다.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가져가 음순을 벌린다. 분홍색 속살 사이로 작은 구멍이 보인다.

‘처녀군.’

퍼펙트다.

보지가 건조하긴 했으나 그건 애무로 해결할 수 있었다. 잠깐 나채영의 표정을 확인했다. 여전히 무표정했다.

“채영아. 어떤 기분이야?”

“…아까처럼 나 박사라고 불러.”

“지금 넌 내 여자야.”

“……5분 지났어.”

“벌써?!”

나는 깜짝 놀라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정말로 5분이 지났다. 이놈의 시간은 느리게 가야 할 때는 빨리 가고, 빨리 가야 할 때는 느리게 가니 정말로 청개구리 같은 놈이었다.

남은 시간 55분.

조급해지려 하는 마음을 조용히 다스렸다.

‘섹스는 즐겁게 해야지. 우선은 마사지부터 시작할까.’

그녀의 팔다리를 만지며 마사지를 시작한다. 갑자기 은밀한 부위를 만진다고 그녀가 흥분하는 건 아니다. 나채영은 처음이니 천천히 빠져들게 만들어야 했다. 게다가 그녀는 오늘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부담이 쌓여 있을 테니 마사지가 효과적일 것이다.

‘성감 고조가 없어도 마사지에는 자신 있지.’

여자 몸을 한두 번 주물러 보는 줄 아나. 팔다리부터 시작해서 그녀의 몸을 주물렀다.

연구원이라 그런 걸까. 확실히 그녀의 몸에는 근육이 부족했다. 그래도 피부는 탄력적이고 젖가슴은 처지지 않았다. 근육도 없는데 뱃살도 없는 걸 보면 타고난 체질이라고밖에 할 수 없었다. 여자들이 보면 질투까지 느낄 것이다.

“…….”

팔다리를 마사지로 풀어주자 그녀가 숨을 들이켰다. 내 손은 위로 올라가 그녀의 어깨를 주물러졌다. 무거운 가슴 탓일까. 꽤 뭉쳐져 있었다.

“아아….”

손은 허벅지로 향했다. 나채영이 신음을 토했다. 뻣뻣하게 긴장되어 있던 그녀의 몸이 점점 풀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와 허리까지 만지기 시작했다. 얼굴에 홍조가 생기고, 전신에서 땀이 나기 시작했다. 땀은 어쩔 수 없었다.

7월. 한창 여름일 때다. 성인 남녀가 알몸으로 찐득하게 스킨십을 하고 있는데 열기가 없을 리 없다.

“하아아. 하아….”

나채영이 고개를 숙이며 뜨거운 숨결을 토했다.

나는 반사적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본격적으로 보지와 가슴을 만진 것도 아닌데 어느새 40분이 지나 있었다. 짧게 혀를 찼다. 만지는 게 재밌어서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다.

20분. 처녀를 따기엔 충분한 시간이지만… 이렇게 따먹으면 뭔가 재미없다.

침대에 앉아 나채영의 몸을 당기듯이 끌어안았다. 내 품에 안긴 나채영이 움찔 몸을 떨었다. 땀 때문에 그녀의 피부가 매끄러웠다. 플레이어라 그런 걸까. 그녀의 몸에는 작은 생채기 하나 없었다.

“우리 채영이 냄새 좋네.”

“…….”

나채영은 날 쳐다보며 미간을 좁히며 몸서리를 쳤다. 다정하게 이름을 부른 게 불쾌한 모양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남은 20분 동안 그녀는 내 여자니까.

“진짜 꼴리는 냄새야.”

“시간이 없어서 샤워를 못 했을 뿐이야. 그딴 걸로 비아냥거리지 마.”

“진심을 말하는 거야.”

“…….”

정말로 그녀의 냄새는 좋았다. 흥분하게 만드는 냄새다. 그녀의 시선에 경멸이 섞인 걸 보면 내 말을 믿지 않는 모양이지만.

물컹. 오른손이 그녀의 가슴을 감싸듯이 움켜쥔다. 분홍색 유두는 딱딱하게 발기해서 내 손가락을 찌르고 있었다. 가슴이 커서 그런지 유두도 컸다. 지름만 2cm다. 높이도 커서 손가락 사이에 잘 걸린다.

왼손은 더 아래로 향했다. 다소 뻣뻣했었던 보지털은 땀과 습기에 젖어 숨이 죽었다. 검지 손가락이 그녀의 클리토리스부터 누르며 음순을 지나 항문에 골인했다. 이번엔 반대로 항문에서 시작해 클리토리스까지 훑는다. 그걸 몇 차례 반복하자 보지의 움찔거림이 느껴졌다.

반응을 보니 음순이 비벼지는 걸 좋아하고 있었다.

“채영아. 난 네가 보지에 자지를 박아달라고 할 때까지 자지를 안 박을 거야.”

“…왜?”

“네가 자지를 박아달라고 스스로 보지를 벌리는 모습이 보고 싶으니까. 자, 키스나 하자.”

“읍.”

억지로 그녀의 입에 입을 맞췄다. 그녀는 거래를 상기하고 있었는지 내 입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녀의 입안으로 혀를 집어넣는다. 혀를 섞는 동시에 내 타액을 흘려보냈다. 지금부터 그녀에게 나라는 존재를 천천히 각인시킬 것이다. 냄새, 맛, 감촉, 목소리, 형태. 그 모든 감각을 나로 채울 것이다. 이 키스는 그 시작이다.

삐리리리! 삐리리리리!

정해 놓은 알람이 울렸다. 동시에 여전히 입을 맞추고 있는 나채영의 허리가 펄떡거렸다.

“으으읍! 흐으으읍!”

20분 동안 느긋하게 희롱당한 보지가 3번째 오르가즘을 느끼며 조수를 뿜었다. 침대가 축축해지고, 그녀의 눈동자가 위로 올라간다. 나채영은 몸을 파르르 떨다가 눈을 감았다.

“좋은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간단 말이지.”

알람은 껐다. 약속은 약속이니 건들지 않기로 했지만… 그녀는 눈을 감고서 움직이지 않았다.

‘잠들었나.’

첫 살인의 경험으로 불안했던 그녀였다. 알게 모르게 정신적 피로가 쌓여 있었을 거다. 그걸 성적인 쾌락으로 덧씌우며 여러 가지로 풀어진 것 같다. 나는 그녀 옆에 누웠다. 나채영의 목에 팔베개를 하며 손으로는 가슴을 주물렀다.

“으음.”

나채영이 눈살을 찌푸렸다. 일어나는가 싶었는데 오히려 내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잘 때 베개나 이불을 끌어안는 버릇이 있는지 내 몸을 팔과 다리로 끌어안았다. 그녀의 몸은 굉장히 부드러웠으므로 나쁘지 않았다. 조금 덥긴 했으나 그 정도는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

‘이거 좋네. 자기 전에 매일 이렇게 해야겠다.’

***

다음날. D 바이러스 발생까지 D-29.

나채영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했다. 무표정한 얼굴로 해야 할 일을 시작한다. 어젯밤에 있었던 일은 구태여 언급하지 않았다.

“1층은 작업실로 사용할 거야. 분해기는 따로 교실 하나에 옮겨둬. 조립은 내가 할 테니까.”

분해기는 제법 큰 장비였지만 따로 해체한 상태였기에 옮기는 건 어렵지 않았다. 대형 장비는 분해기 하나였기에 따로 내가 힘을 쓸 곳은 별로 없었다.

“1층이라. 좀비가 들이닥치면 골치 아플 텐데? 그리고 교실 하나에 덩그러니 분해기를 넣는 건 공간 낭비 아니야?”

“좀비가 학교 안으로 들이닥친 순간 끝났다고 봐야 해. 분해기는 꾸준히 업그레이드할 거야. 더 커지고 무거워질 테니 1층이 최적이야. 위층에 올렸다가 바닥에 무너질 수도 있으니까.”

“컴퓨터는 어디로 옮길까?”

“작업실 겸 연구실은 3층이야. 옮겨두기만 해. 나머지는 내가 할 테니까.”

그녀가 가져온 건 그냥 컴퓨터가 아니었다. 크고 복잡했다. 잘은 모르지만 기업에서 쓸 것 같은 컴퓨터다. 모니터도 여러 개고. 그녀는 선정리에 꽤 공을 들였다.

“이 컴퓨터는 어디서 구한 거야?”

“가장 먼저 만든 게 분해기고, 그다음이 이 컴퓨터야. 테크놀로지스트에게 가장 필요한 건 연구니까. 뛰어난 성능의 컴퓨터는 필수야.”

“어제 안 물어봤었는데 원래 세계에선 뭘 하던 연구했었어?”

“전투 무기. 그중에서도 전투 AI를 연구했어. 탱크나 장갑차, 드론, 포탑 등에 들어가는 인공지능.”

“어제 전쟁 연구소인가 뭔가에서 전투 인공지능이 필요하다고 했었지. 그거랑 관련 있어?”

“아예 없다곤 할 수 없겠지. 전투 인공지능 연구는 내 전문 분야니까. 인공지능을 잘 사용하면 크게 도움이 될 거야.”

나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운동했다. 내 몸은 내가 잘 안다.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 어제만 해도 까딱 잘못하면 조폭들에게 역으로 당할 수 있었다.

순수성 특성이 쓸만했다. 순수성은 육체 개조와 육체 진화에 불이익이 있지만, 육체 단련 효율은 증가하니까.

‘이것도 마냥 좋은 건 아니야. 원작 게임대로라면 육체진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니까. 진화 효율이 떨어지는 만큼 단련으로 그 차이를 메꿔야 해.’

귀찮긴 해도 육체 단련은 별로 어렵지 않았다. 나는 헌터다. 어떻게 육체를 단련해야 할지는 알고 있다. 현실에서는 유희 생활 어플로 신체 능력을 올릴 수 있으니 굳이 단련하지는 않지만.

‘나중에 채영이에게 헬스 기구나 만들어 달라고 해야겠어.’

나는 윗몸 일으키기를 하면서 꾸준히 나채영에게 질문을 던졌다.

“식량은 어떻게 할 거야?”

“최대한 많은 보존 식품을 준비해야 해. 급식실이 있으니 거길 활용할 거야.”

3개의 별관은 급식실, 강당, 운동부 기숙사가 있었다. 어제 확인한 바로는 모두 비어있었다. 급식실 주방도 예외는 아니었다.

‘해야 할 일이 더럽게 많네.’

오후가 되었다. 나는 슈퍼마켓을 돌아다니며 통조림을 샀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대량으로 주문하고 싶은데, 정부 쪽이 눈치챌 수 있으니 조심해야 했다. 정부가 병신이 아닌 이상 D 바이러스에 대해 알고 있으니 비상식량을 대량으로 주문하는 자들은 집중해서 관리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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