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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 속으로-1862화 (1,642/2,000)

< 1862화 > 1862. 이터널 에덴

출렁출렁.

침대 매트리스가 바다를 항해하는 배처럼 흔들렸다. 구매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제품이라 그런지 출렁거려도 삐걱이는 소리가 하나도 없었다.

“하악, 하악…. 하응!”

대신 침대 위에 엎어져 엉덩이를 치켜들고 있는 나채영이 간간이 신음을 토했다. 그녀는 곧 양손으로 베개를 붙잡고 고개를 묻었다. 베개에서 흡흡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나채영의 엉덩이를 꽉 잡고 허리를 앞뒤로 크게 움직이고 있었다.

철썩철썩.

움직일 때마다 살 부딪히는 소리가 울린다. 그것 또한 자극이었다.

나는 거칠어진 호흡을 정리했다. 나와 나채영은 온몸이 땀투성이였다. 섹스는 기본적으로 격렬한 운동이었다. 지금 내 체력으로는 1시간 내내 움직이기 힘들었다. 중간에 쉬어가면서 하는 게 좋다. 하지만 도저히 멈출 수 없었다.

나채영의 보지에 자지를 박을 때마다 자지가 기분 좋아진다. 쾌락을 느낀다. 조금 더 즐기고 싶다는 욕망에 허리는 계속해서 앞뒤로 움직였다.

‘…싼다.’

그녀의 허리와 엉덩이가 경련하고, 나는 엉덩이를 꽉 쥔 채로 허리를 떨며 사정했다. 힘찬 정액이 자궁구를 세차게 두들긴다. 동시에 그녀의 질벽이 확 수축하는 게 느껴졌다. 그녀 또한 오르가즘을 느낀 것이다.

짜릿한 사정의 순간은 짧았다. 사정하는 느낌만 따지자면 아까보다 더 짧았다. 뒤로 물러나며 보지에서 자지를 빼냈다. 애액과 피, 정액이 묻어 있는 자지는 축 늘어져 있었다.

‘확실히 정력이 떨어진 게 체감되는군.’

그래도 부족했다. 평소에 하던 게 있지 겨우 이 정도로 만족할 것 같나. 축 늘어졌던 자지가 다시 꾸물거리며 점점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좀 더 자극이 필요했다.

나채영의 몸을 잡고 옆으로 돌렸다. 베개에 파묻혀 있던 그녀의 얼굴이 드러났다. 일그러진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끝났어?”

“아니.”

그녀 위로 쓰러지듯이 몸을 겹친다. 역시 그녀의 몸은 부드러웠다. 그리고 미끄러웠다. 나채영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나를 받아들였다. 나는 총 5번 질내사정하고 잠들었다.

***

한국 전쟁 무기 연구소.

파주시 어딘가에 있는 연구소다. 기밀 시설이라 인터넷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확실한 건 어느 산속에 있다는 거였다.

근처에는 군인들이 정기적으로 순찰하고 있다. 자동차가 다니는 길이 있긴 했으나, 군대 검문소가 떡하니 길을 막으며 통제하고 있었다. 자동차로 가까이 갈 수 없다는 뜻이었다.

나와 나채영은 숲길을 이용했다. 피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다행히 나채영은 길을 알고 있었다.

“이터널 에덴 실제 지형지물을 이용하니까. 게다가 한국 전쟁 무기 연구소의 위치는 항상 정해져 있는 곳이야. 이쪽으로 가면 돼. 내 뒤를 바짝 쫓아와. 지뢰가 설치되어 있으니까.”

지뢰 탐지기를 손에 든 나채영이 말했다. 그녀는 잔뜩 긴장한 상태였다. 물론 태왕의 보스와 만날 때보다는 낫다. 나와 그녀의 등에는 커다란 배낭이 들려있었다. 배낭은 비어있었다. 이 배낭은 전쟁 무기 연구소의 물건을 담아서 가져가기 위한 것이다.

‘인벤토리가 있으면 편할 텐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인벤토리는 있었다. 한 번 넣으면 [이터널 에덴] 세계에서 두 번 다시 꺼낼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벌써부터 피곤해지네. 게임일 때는 어떻게 공략했어?”

아까부터 묘하게 허리를 움찔거리는 나채영에게 물었다.

“화력으로. 일단 입구를 쑥대밭으로 만든 다음에 무장한 병사를 안으로 보냈어. 이러면 전쟁 연구소에 있는 자료 몇 개는 날려버리게 되지만… 시간을 너무 오래 끌면 지원이 오니까.”

“지원… 그게 문제야. 우린 시간이 많은 게 아니니까.”

“괜찮아. 그것 때문에 나도 같이 가고 있으니까. 일시적으로 외부와의 통신을 막을 거야. 계획대로만 된다면… 아마 30분? 그 정도의 시간은 벌 수 있을 거야.”

“계획대로 안 되면?”

“최악의 경우는 5분?”

“계획대로 되기를 빌어야겠군.”

삑삑삑!

지뢰 탐지기가 무언가를 발견했다. 나채영은 근처 땅에 스프레이를 뿌려 표시를 남기고는 지뢰를 삥 돌아서 나아갔다.

지루한 행군은 40분 뒤에 끝났다. 행군만 했을 뿐인데 피곤한 느낌이 확 들었다. 나는 5m가 넘는 연구소 철창을 보며 체력을 회복했다. 준비해온 도시락과 물을 입에 넣는다. 맛이 없었다. 오물거리는 입은 느릿했다. 살기 위해 먹는다는 느낌이다. 그나마 준비해온 물은 시원해서 기분이 풀렸다.

나채영은 철책 옆에 자리 잡고 노트북을 비롯한 챙겨온 기계들을 꺼냈다. 그녀는 내게 작은 무전기를 주었다. 귀에 착용했다. 작은 카메라는 어깨 위에 설치했다. 나채영은 노트북 3개를 탁탁거렸다. 가장 왼쪽의 노트북에 나채영이 보였다. 내 어깨에 있는 카메라와 연결된 것이다. 꽤 신기했다.

나채영은 곧 나를 쳐다봤다.

“준비는 끝났어. 전에도 말했지만 원격으로 해킹하는 건 불가능해. 전쟁 연구소는 독자적인 네트워크를 사용하니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나는 주머니에서 작은 기계들을 꺼냈다.

“이것들은 액세스 포인트에 접속시킨다. 하나는 재머용이고, 하나는 해킹용.”

“해킹은 내가 할 거야. 재머는 적당한 곳에 끼워넣기만 하면 돼.”

“용케도 이런 걸 만들었어.”

“재머는 이 세상에 오기 전에 원래 연구하고 있던 품목 중 하나였어. 구조와 방식은 이해하고 있으니 자원만 있으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어. 하지만 이건 결국 임시방편이야. 오래가지 못하니 30분 내로 일을 끝내.”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장비를 점검했다. 사실 점검할 장비도 몇 없었다. 나채영이 만들어준 방어구는 이미 입고 있다. 티타늄 칼은 한 자루, 허리와 허벅지에 걸려있는 티타늄 나이프 2자루가 전부다. 아, 호주머니에 넣어둔 비사용 비스터 I 수십 개도 있다.

이게 전부다. 권총은 챙기지 않는다. 이번 계획은 최대한 은밀하고, 신속하게 움직여 전투 AI 자료를 훔치는 게 최우선이니까.

장비를 점검한 나는 마지막으로 복면을 썼다. 감시 카메라에는 되도록 찍히지 않도록 움직이겠지만, 내가 발견하지 못한 감시카메라에 찍힐 수 있으니까.

“아직 좀비 사태가 터지지 않았으니 경비는 느슨할 거라 생각하지만… 방심하지 마.”

“맡겨만 둬.”

우선 눈앞에 있는 철창을 넘어야 했다. 철창은 튼튼했고 센서가 붙어 있다. 철창을 조금 거칠게 뜯어내려고 한다면 바로 연구소에 신호가 갈 것이다. 철창 윗부분에는 전기가 흐르는 철조망이 고정되어 있다.

뇌천류(雷天流) 허도(虛道).

허공을 3번 정도 밟으며 위로 올라가 철창을 뛰어넘었다. 바닥에 착지한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전력으로 50m를 질주한 느낌이었다. 슬쩍 뒤를 보니 나채영인 무표정한 얼굴로 날 바라보고 있다. 나채영에게 손을 흔들어준다. 나채영이 미간에 주름을 만들며 무전기에 뭐라 말했다.

-빨리 들어가기나 해.

고개를 끄덕이며 전쟁 연구소 건물로 향했다. 연구소 건물은 3층으로 산과 나무 때문에 밖에서 봤을 때는 잘 보이지 않는다.

‘진짜는 지하 시설에 있다고 했던가.’

정문으로 들어갈 생각은 당연히 없다. 나는 건물을 올려다봤다. 1층과 2층 창문은 잠겨 있었는데 3층은 열려 있었다. 경비 서는 군인들이 사용하는 휴게실이라고 한다. 나채영의 말대로는 담배 연기 때문에 항상 문을 열어 둔다고 했다. 지금도 집중해서 보니 담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안에 누군가가 있다.

나는 양손에 나이프를 쥐었다. 칼날에 검기를 일으키고 벽에 찔러넣었다. 푹. 큰 소리 없이 칼날이 콘크리트 벽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나이프를 번갈아 벽을 찔러대며 위로 올라갔다.

3층. 창문 앞에서 담배를 빨고 있는 병사와 눈이 마주쳤다. 병사의 눈이 커진다. 그의 입이 벌어지려는 찰나, 나는 복근을 튕기며 창문 안으로 들어가는 동시에 병사의 목에 나이프를 찔러넣었다.

“커, 커억!”

병사의 손이 움직인다. 허벅지에 걸려있는 권총을 꺼내려 했다. 그 전에 다른 손에 들린 나이프로 손을 찍어 저지했다. 병사의 눈에서 빛이 사라졌다. 나채영이 뭐라고 할 줄 알았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동안 나채영도 성장한 것 같았다.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TV가 있었다. 콘센트에 TV 케이블을 빼고 재머를 설치했다.

-재머는 성공했어. 외부와의 통신은 안 될 거야. 적어도 30분 동안은.

나는 휴게실 문을 열고 옆방으로 이동했다. 복도에는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건 어쩔 수 없었다. 감시 카메라를 보고 있는 놈이 날 보지 못했기를 바라는 수밖에. 운이 좋으면 날 봐도 군인으로 오해할 수 있고. 나채영의 말대로 느슨해져 있기를.

옆방은 개인 사무실이었는데 책상 앞에서 컴퓨터를 두들기고 있던 남자는 내가 들어오자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 강도? 아니지! 강도가 이곳에 올 리 없다! 네놈 뭐냐?!”

나이프를 던졌다. 머리를 노렸는데 옆을 지나쳐 벽에 부딪혀 떨어졌다. 나는 짧게 혀를 차며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남자는 책상 서랍 속에서 권총을 꺼냈다. 늦었다. 이미 나는 그의 앞에 도착해 허리춤의 티타늄 칼, 티타니아를 발도했다.

서걱.

남자의 복부를 베어냈다. 천천히 쓰러지는 시체를 발로 걷어차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컴퓨터 본체에 USB를 찔러 넣는 순간이었다.

콰아앙!

폭음이 터졌다. 1층 쪽인 것 같았다.

“나 박사! 무슨 일이야? 벌써 들킨 거야?”

-아니, 폭음이 들린 건 지하 쪽이야. 군인들 몇 명이 욕을 하며 뛰어가는 게 살짝 보였어. 아마 지하로 간거겠지. 내 생각엔 실험 도중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아.

“운이 좋다고 해야 하나. 딱 좋은 타이밍에 시선을 끌어주네.”

-운이 좋은 게 아니야. 내 생각이 맞다면 지하 연구실에 실험용 괴물이 있을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군인들이 저렇게 욕하며 뛰어갈 리 없으니까. 너도 조심해. 괴물은 최대한 피하는 게 좋아.

“알았어. 해킹은?”

-50초만 기다려.

50초를 기다렸다.

-감시 카메라 권한은 탈취했어. 문제는 그것밖에 탈취하지 않았다는 거지만. 거기 옆에 있는 연구원의 품에서 카드키랑 오른쪽 엄지를 잘라서 챙겨. 지하로 내려가려면 필요할 거야.

“오케이.”

나이프로 연구원의 오른쪽 엄지를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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