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창작물 속으로-1872화 (1,652/2,000)

< 1872화 > 1872. 이터널 에덴

“도와주세요…. 도와주신다면 전폭적으로 협력할게요. 제발 도와주세요.”

비굴할 정도의 저자세였다.

그녀는 의사. 그것도 30대 초중반의 나이에 명성까지 손에 넣은 젊고 예쁜 의사다. 의사들 중에서도 그녀는 천재라고 불린다. 그런 만큼 자존심이 높은 것도 당연할 터.

‘남자친구가 그렇게 소중하나?’

다시 생각해보니 소중할 수 있다. 하지만 뭔가 찝찝했다. 좀비 사태가 일어난 상황이니 더더욱.

“그렇게 남자친구가 중요하나? 남자친구와 몇 년을 만났지?”

“…8년을 만났어요.”

“8년이나?”

8년. 볼 것 못 볼 것 다본 사이다. 사실상 결혼만 안 했지, 부부라 할 수 있었다. 양수빈이 바로 무릎을 꿇은 것도 이해가 간다. 그놈이 했던 말이 사실이라면 고립된 상태로 꽤 급박한 상황일 테니까. 119나 112도 지금은 먹통이고.

“지금 상황이 어떤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강서구와 구로구. 거리상으로만 보면 그리 멀지 않은 건 사실이야. 근데 지금 거리에는 좀비가 돌아다니고 있어. 댁도 봤잖아. 좀비가 얼마나 미친 것들인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질 걸 미리 알고 철저하게 대비하셨다면, 당연히 무기도 준비하셨겠죠. 게다가 당신은 혼자가 아닐테죠. 아무리 그래도 혼자서 준비하는 건 힘들 테니까요. 의사가 필요하시죠? 전 외과 전문이지만, 내과 쪽도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요. 제가 도움이 될 거라는 걸 확신하기에 절 데려온 거잖아요. 안 그런가요?”

“맞아. 근데 내가 널 어떻게 믿지? 남자친구가 특수부대 출신의 경호원이라는 건… 무력을 갖췄다는 거잖아. 내 뒤통수를 치지 않는다는 보장은?”

“그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맹세할 수 있어요.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

“세상에 절대란 없어. 내 정신 빼고.”

우우우우웅.

스마트폰은 지금 이 순간에도 멈추지 않고 울린다.

“…부탁드려요.”

저자세로 나오는 양수빈을 보니 화가 좀 풀린다. 나는 그녀를 위아래로 쳐다봤다. 늘씬한 몸매지만 나올곳은 나왔다. 가슴은 B컵으로 좀 아쉬워도 엉덩이 꽤 크다. 얼굴은 상당히 동안이다. 미모는 나채영에 비하면 좀 부족하지만 미녀인 건 부정할 수 없다.

‘8년 사귄 남자친구가 있다라…. 갑자기 확 꼴리는데?’

씩 웃었다. 웃음이 절로 나왔다.

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자지를 꺼냈다. 자지는 발기하지 않았어도 묵직했다.

“……!”

양수빈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뭐든지 한다고 했지? 빨아서 정성을 보여 봐. 싫음 말고.”

숫자를 세면서 고민하는 그녀를 재촉했다.

“5. 4. 3. 2….”

텁.

양수빈이 내 자지를 물었다. 귀두에 촉촉한 입술과 축축한 혀의 감촉이 느껴진다.

“입에 문 게 전부는 아니겠지?”

그녀의 눈동자에 각오가 서린다. 이어서 양수빈은 양손으로 내 허벅지를 잡았다. 자지가 그녀의 입안으로 깊이 들어간다. 동시에 혀를 움직이며 자지를 자극했다.

“쭈우우우웁.”

뺨이 홀쭉해질 정도로 내 자지를 빨아당겼다. 피가 자지로 모인다. 자지가 점점 발기했다. 양수빈은 최대한 입을 벌려야 했다.

과연 남자친구와 8년 동안 연애해서 그런 걸까. 펠라치오 실력이 제법이었다.

“좋군. 스마트폰 줘 봐.”

깨진 액정의 스마트폰을 잡고 통화했다.

“여보세요.”

-…아까 일은 사과드리겠습니다. 지금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다 보니 감정이 격해진 것 같습니다.

쭈우웁, 쭙!

양수빈은 내 눈치를 보며 조용히 자지를 빨았다. 이 여자, 내가 원하는게 뭔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혹시 유학파야?”

-네?

“네 여친말이야. 유학파냐고.”

-네. 펜실베니아 대학교를 졸업한 거로 알고 있습니다만, 갑자기 그건 왜…?

“어쩐지 유학파 느낌이 싹 나더라고. 계속 말해 봐.”

-…당신이 뭘 걱정하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맹세하겠습니다. 당신이 우려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겁니다. 저희 PS 경호는 신뢰를 모토로 하는 경호업체입니다. 당신과 정식으로 계약하고 싶습니다.

“경호 업체랑 계약할 돈은 별로 없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돈의 가치가 별로 없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음….”

신음을 흘렸다. 양수빈이 목구멍까지 이용해 내 자지를 삼켰기 때문이다. 그녀의 두 눈에서 눈물이 찔끔 흘러나왔다. 딥스롯은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약속합니다! 절대로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내 신음을 고민의 신음으로 착각한 놈이 다급히 말했다.

“그래…. 후회하지 않을 것 같군. 좀 더 차분하게 이야기해 보자고. 난 성유진이야. 이름이 뭐야?”

-PS 경호의 박해길입니다.

“경력은?”

-국군 특수부대 10년 동안 일했습니다. 그중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제대 이유는? 다쳐서 제대한 거 아니야?”

-…기밀인자라 자세히 말해 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더러운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 제대했습니다.

“현재 상황은?”

-김성순 의원 사무실에 고립된 상태입니다.

“웬 의원 사무실?”

-김성순 의원의 경호를 맡고 있었습니다. 워낙 거친 발언으로 유명하신 분인지라…. 문제는 김성순 의원이 좀비가 됐습니다. 의원의 보좌진도 좀비에게 물려 좀비가 된 상태입니다. 저희 쪽도 2명이 죽었고… 사무실 안팎으로 고립된 상태입니다.

박해길이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나는 대충 들으면서 양수빈을 쳐다봤다.

스마트폰을 들지 않은 왼손으로 양수빈의 머리를 잡았다. 슬쩍 허리를 빼낸다. 그녀의 입에서 길고 굵은 육봉이 빠져나왔다. 잔뜩 발기한 육봉은 끈적한 침으로 젖어 있었다. 양수빈의 머리를 사타쿠니 쪽으로 끌어당겼다.

대번에 내 불알을 입에 물고 빤다. 눈치가 좋은 여자다. 나는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양수빈을 내려다봤다.

“마음이 거의 기울었어. 문제는 거의 기울였다는 거지. 내 마음을 안전히 기울일 결정적인 뭔가가 없나?”

-저희가 제시 할 수 있는 건 모두 제시했습니다. 나머지는 실력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양수빈이 일어났다. 그녀는 치마와 가운을 벗었다. 가운을 벗어 그대로 바닥에 깔고는 그 위에 드러누워 다리를 벌린다. 한손으로 팬티를 옆으로 제꼈다. 수북한 보지털 아래로 촉촉한 선홍빛 보지가 보였다.

나는 웃으며 꿇어 앉아 그녀의 다리 사이로 들어갔다.

보지에 내 자지가 푹 박힌다. 처녀 보지가 아닌데도 좁았다. 내 자지가 워낙 커서 그렇다. 양수빈은 양손으로 입을 막고는 벌린 다리를 파르르 떨었다. 나는 한손으로 그녀의 골반을 잡고 허리를 흔들었다.

“아, 좋군. 아주 마음에 들어. 좋아. PS 경호라고 했나? 집지키는 개로 고용해주지.”

-…감사합니다. 거동이 불편한 부상자가 2명 있습니다. 차는… 운영 불가능합니다. 도로가 너무 혼잡합니다. 바이크가 한 대 있습니다만, 좀비는 소리에 예민한지라 이용할 수 없습니다. 도보로 움직이는 게 최선입니다.

“그래, 그래.”

찌걱찌걱.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며 양수빈의 보지를 맛본다. 양수빈의 보지는 쪼임이 떨어지지만, 자지를 끈적하게 휘감겨오는 맛이 일품이다. 뭐랄까. 여자의 맛이 농축되어 있다고 해야 하나?

‘미시의 맛이군.’

만족스러웠다.

이렇게 된 이상 박해길을 구해야 한다. 박해길은 이 섹스의 맛을 조미료 같은 놈이다. 놈이 살아있어야 양수빈과의 섹스는 더 맛있어진다.

“이쪽도 준비 시간이 필요해. 1시간 뒤에 다시 연락하지.”

-알겠.

뚝.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스마트폰을 바닥에 내려두고 섹스에 집중했다. 양수빈의 상의를 잡아 위로 올린다. 매끈한 허리가 보인다. 제대로 운동하는지 복근이 제법 탄탄했다. 가슴은 꽉 찬 B컵. 연갈색 젖꼭지는 딱딱하게 부풀어 올라 있었다. 유방보다 젖꼭지를 만지는 게 더 재밌었다.

“읏, 하악… 학!”

통화를 종료해서 그런지 양수빈이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이년, 이거 좀 보게. 내 자지가 그렇게 좋아? 남친이 보면 아주 울겠네.”

“해길이…. 해길이를 위해서니까요. 오옥.”

“안에 싼다. 피임약을 먹든 말든 알아서 해.”

자지를 자궁구까지 깊숙이 찔러넣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고간에서부터 시작되는 쾌락이 머릿속을 몰아친다.

사정의 쾌락은 언제나처럼 짜릿했다.

***

성악초등학교는 대부분 장소에 감시카메라가 있었다. 감금실은 말할 것도 없다. 카메라로 수감자들을 감시해야 하니까.

‘이 미친놈이….’

나채영이 보는 화면에는 나체의 성유진과 양수빈이 바닥에서 뒹굴고 있었다. 둘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들을 수 없었으나, 영상을 통해 짐작할 수 있었다. 양수빈은 스스로 정조를 바친 것이다.

‘성유진은 그걸 좋다고 넙죽 받아먹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조금만 생각해도 미인계의 일종이라는 걸 알수 있지 않나?

‘…색정광에 뭘 더 바래. 그렇다쳐도 설마 하루도 안 지나서 여자를 탐할 줄이야….’

게임 속 색정광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아무리 이 세상이 게임이 아닌 현실이라고 하더라도 성유진은 명백히 이상했다.

‘하아. 언제까지 할 셈이야?’

나채영은 괜히 짜증을 내며 고개를 획 돌렸다. 그녀는 현재 전투 인공지능을 조정하느라 바빴다. 다른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실전 데이터가 너무 부족했다.

‘성유진은 실전 데이터를 쌓는데 별 도움이 안 돼.’

성유진의 전투는 상식적이지 않다. 전투 AI에게 학습시킨다고 해서 도움이 될 것도 아니었다. 다만, 그 검술은 좀 탐나긴 한다.

‘AI가 검술을 학습한다라…. 상황에 따라서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

그러나 당장 필요한 데이터는 아니었다.

***

나는 나채영에게 경호원들을 구하러 간다고 말했다. 전문 경호 인력이 있으면 여러 가지로 편할거라고 말하긴 했는데, 나채영은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양수빈이 섹스한 걸 이미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카메라를 모니터링 했다면 당연한 일이지.’

나채영이 쉽게 찬성한 이유 중 하나를 AI의 실전 데이터 때문이었다. 특수부대 출신 경호원들이 있으면 실전 데이터를 쉽게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갈치검을 챙기고 가방 하나를 등에 멨다. 가방에는 물과 도시락이 들어있었다. 김현숙 모녀가 만들어준 도시락이다. 양수빈도 가방을 챙겼다. 아까 의약품들을 잔뜩 챙기는 걸 봤다. 나와 그녀는 초등학교 정문으로 걸어갔다.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