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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 속으로-1984화 (1,764/2,000)

Chapter 1984 - 1984. 신의 아틀란티스

키클롭스들이 무구를 만들었다고 나를 불렀다.

대장간으로 이동한 나는 키클롭스들이 만든 3개의 무구를 확인했다. 원작대로의 물건들이다.

“제우스. 이 아스트라페가 너의 무기가 될 것이다.”

아스트라페는 벼락 그 자체였다. 내가 가지고 있는 아스트라페와는 달랐다. 이 세계에서 원본이라 할 수 있는 아스트라페. 번개라는 개념 그 자체였다. 훨씬 더 강력한 건 말할 것도 없다. 나는 아스트라페를 움켜쥐었다.

전능의 힘을 손에 넣은 것 같았다. 나는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마음에 드는군.”

나는 아스트라페 옆에 있는 삼지창과 투구에 시선을 돌렸다.

내 시선에 담긴 탐욕을 읽은 키클롭스들이 당황하듯 삼지창과 투구를 감춘다.

“이것들은 네 것이 아니다.”

“지금 내게 반항하는 거냐? 가져와라. 저것들 모두 내 것이다.”

“트리아이나와 퀴네에를 다루기엔 너의 신력이 부족하다. 이 두 개의 무구는 포세이돈과 하데스를 위해 만들어졌다.”

“이 건방진 새끼들. 내가 언제 포세이돈과 하데스를 위한 무구를 만들라고 명령했나?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한 거지? 아! 그새 타르타로스의 어둠이 그리워졌나 보군.”

파지지지지직!

아스트라페가 내 힘에 반응하여 거세게 흔들린다.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천둥소리가 울린다. 온 하늘이 키클롭스를 적대한다.

기겁한 키클롭스들은 두 개의 무구를 내게 내밀었다.

“아, 아니다. 당연히 이것들은 모두 네 것이다.”

삼지창인 트리아이나는 바닷물을 조종하고 지진과 해일을 일으킬 수 있었고, 투구인 퀴네에는 머리에 쓰면 몸이 투명해졌다. 투명한 상태가 되면 신들도 감지할 수 없었다.

“크크. 당연히 내 것이지.”

「영원한 안식이 분노합니다!」

「7할의 주인이 분노합니다!」

「천공의 주인이 통쾌함을 감춥니다.」

‘이 시련의 목적은 제우스의 대리 만족일 가능성이 커. 그러니 확실히 대리 만족시켜줘야지.’

어차피 진짜 신화 속 내용이 수정되는 것도 아니었다. 이곳에선 내 마음대로 할 것이다.

나는 세 개의 무구를 모두 착용했다.

‘…으음. 좀 힘들긴 하군.’

신력이 확 빠진다. 이것들 모두를 착용하고 전투를 벌이는 건 지금의 나로선 힘들었다.

‘하나씩 사용하는 건 괜찮은 것 같군.’

키클롭스들을 치하했다. 아스트라페와 헤카톤케이레스가 있으니 티탄과의 전쟁은 내가 승리할 것이다.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지.’

나는 퀴네에를 쓰고 투명해졌다. 그리고 헤스티아의 거처로 가서 기다렸다. 내가 퀴네에를 가진 걸 모를 테니 똑똑한 헤스티아라도 방심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헤스티아는 방심했다. 요정들과 함께 침실로 들어와 한숨을 내쉬었다.

“신들의 왕이란 자가 여자만 보면 발정 나버리는 망종이니…. 이 세계가 어떻게 될련지.”

“헤스티아 님. 걱정마세요. 제우스 님이 오시는 게 보이면 바로 알려드릴게요. 그리고 저희가 헤스티아 님을 대신해 제우스 님을 막을 게요! 제우스 님도 곧 포기하실 거예요!”

“너희들에게 미안하구나. 하지만 나는 순결을 맹세한 몸. 무슨 일이 있어도 순결을 지켜야 한단다.”

“모든 일이 잘 풀릴 거예요.”

“그랬으면 좋겠구나.”

헤스티아는 시종들의 도움을 받아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여신답게 그 외모는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그녀가 옷을 전부 벗어 알몸이 되었을 때, 나는 투구를 벗어 던지며 모습을 드러냈다.

“이때를 노렸지! 헤스티아! 내 여자가 되라!”

“꺄아아악! 제우스 님?!”

“헤, 헤스티아 님! 도망치세요! 어서!”

“저, 저희가 제우스 님을 막을게요!”

“하, 이 요정들이 미쳤나. 너희가 감히 나를 막겠….”

요정들이 옷을 훌렁훌렁 벗어버렸다. 나를 유혹하듯 젖가슴을 출렁출렁 흔들고 엉덩이를 내밀며 씰룩였다. 무력으로 나를 막는 게 아니라, 나를 유혹해서 막겠다? 이런 똑똑한 요정들을 봤나.

하지만 건방진 건 건방진 거였다. 요정 주제에 내 앞을 막았으니 벌을 내리긴 해야겠다.

“이 아이들을 용서해주세요. 이 아이들을 용서하면 당신의 관대함이 세상에 알려질 거에요.”

“헤스티아. 네가 그러길 원하니 그렇게 해야지. 나와 헤스티아는 둘이서 대화를 나눌 것이다. 너희는 모두 나가라.”

“어서 나가렴.”

헤스티아가 재촉했다. 요정들은 눈치만 살피다가 결국 거처 밖으로 나갔다.

나는 헤스티아의 몸을 아래위로 훑어봤다. 헤라나 데메테르에 비하면 작은 몸이였다. 빈약하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녀 또한 가슴이 C컵 이상은 되어 보이니까.

옷을 벗어 그녀처럼 알몸이 되었다. 성난 자지가 헤스티아를 정확히 가리켰다. 헤스티아는 떨리는 눈으로 내 몸을 보다가 입을 열었다.

“제우스. 저는 스틱스강에 맹세했어요. 설령 이 세상이 끝나더라도 순결을 지키겠노라고. 제우스. 당신이 정말로 신들의 신이 되려면 저를 이해해주세요. 스틱스강의 맹세가 절대 가볍지 않다는 건 당신도 알고 있을 거예요.”

신들은 불멸이다. 스틱스강의 맹세를 어겼다고 죽지는 않는다. 적어도 지금 세계의 스틱스강의 맹세는 그렇다. 허나 스틱스강에 맹세를 어기면 당장 헤스티아가 빠지게 된다. 티탄과의 전쟁이 한창인 지금 그녀가 빠지면 내 세력이 밀릴 수 있었다.

“어쩔 수 없군.”

헤스티아의 얼굴이 밝아진다.

“이해해 주시는군요!”

“스틱스 여신을 죽이고 스틱스강을 없애야겠군. 헬리오스의 태양 마차로 스틱스강을 달리게하면… 뭐, 스틱스강도 말라 사라지겠지.”

“그, 그런 말도 안 되는 짓을!”

“나는 한다면 한다.”

헤스티아가 자살해도 소용없었다. 신들은 불멸이다. 자살? 당장은 죽더라도 결국은 부활할 것이다. 그게 신들이니까.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던 헤스티아는 포기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이 끝난 뒤에 일을 치르시죠. 제가 없으면 전황이 불리해질 거예요. 그렇지 않나요?”

“음. 그렇긴 하지.”

“전쟁이 끝난 후에 당신에게 제 처녀를 드리죠. 제우스, 당신을 제 지아비로 삼겠어요. 그러니 지금은 물러나 주세요.”

“맹세할 수 있나?”

“저의 화로를 걸고 맹세해드리죠. 원하신다면 스틱스강에도 맹세할 수 있어요.”

“그렇군. 네 진심을 잘 알았다. 이렇게까지 말하니 지아비인 내가 존중해줘야겠지. 대신, 그 모든 맹세의 증거로서 내 자지를 빨아라. 보지에 넣는 것도 아니니 순결은 여전하지 않나.”

나는 자지를 쭉 내밀었다. 헤스티아는 한숨을 내쉬곤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 어색한 손놀림으로 내 자지를 잡고 입을 맞췄다.

쪽.

나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따뜻한 화로의 여주인이 한숨을 내쉽니다.」

어딘가에서 지켜보고 있는 진짜 헤스티아의 모습도 내 눈앞에 그녀와 똑같겠지. 나는 헤스티아의 머리를 잡았다. 그 부드러운 성격 때문인지 자지를 빠는데 너무 조심스러웠다. 이것도 나쁘지 않지만 좀 더 격렬한 게 내 취향이었다.

그녀의 머리를 잡고 거칠게 앞뒤로 움직였다.

“우우우웁?!”

“처녀보지 신의 입보지! 아, 기분 좋다!”

• • •

이 전쟁을 끝낼 때가 왔다.

키클롭스와 헤카톤케이레스를 앞세워 크로노스를 비롯한 티탄 신족들을 압박했다.

“아스트라페!”

하늘에서 번개가 내리치며 티탄 신들을 공격했다. 조금 상황이 불리해지면 바로 투명 투구를 쓰고 티탄 신족들 사이로 들어가 암살을 해댔다. 놈들이 똘똘 뭉쳤을 때는 삼지창을 휘둘렀다. 땅이 흔들리며 티탄의 움직임을 방해했다.

“지금이다! 마무리를 지어라!”

신들이 달려들어 티탄 신족들을 제압했다. 크로노스는 분한 얼굴로 내게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명백한 패배자였다.

나는 크로노스를 비웃었다.

“크로노스. 결국 이렇게 될 거 처음부터 항복하지 그랬나? 네 덕분에 괜히 힘만 뺀 꼴이잖아.”

“저주치곤 약하군. 크로노스를 비롯한 이놈들은 모두 타르타로스에 가둬라! 헤카톤케이레스! 너희가 타르타로스를 감시하라!”

“제우스! 그건 너무 심하잖니! 저들은 모두 너의 친척들이다!”

“가족이라 하더라도 내게 대들었다. 이놈들 때문에 몇 년을 고생했는지…. 예외는 없다. 전부 타르타로스에 처박아라!”

“제우스!!!”

가이아가 분노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가이아의 분노는 나중에 풀어주더라도 이놈들을 타르타로스에 가둬두지 않을 수 없다. 내버려 두면 분명히 또 전쟁을 일으켜 내 자리를 위협할 것이다.

‘불멸의 신들만 아니었어도 당장 죽여버렸을 텐데!’

죽이지 못하는 게 아니라 죽일 수 없었다.

그렇기에 타르타로스에 처박아두는 게 최선이었다.

‘기간토마키아를 일으키는 게 가이아였지. 이후에 가이아를 케어하는 데 신경 좀 써야겠군.’

그럼 기간토마키아가 안 일어날 수도 있다. 일이 몇 배는 편해지는 것이다.

전쟁은 올림푸스의 신들이 승리했고 평화의 시대가 찾아왔다.

나는 키클롭스들을 시켜 올림푸스를 신들의 궁전을 세웠다. 그리고 올림푸스를 안정화 시키는데 여러모로 신경썼다.

‘티타노마키아가 끝났는데도 시련은 계속되고 있다. 정말 끝까지 가야 하나?’

평화를 찾았으니 미뤄두었던 일들을 해야 했다.

“하데스. 지하로 내려가라. 지하가 너의 세계다.”

“…그러지. 제우스. 지하는 나의 세계인 만큼 함부로 간섭하지 마라. 지하 세계를 간섭해라.”

“너의 세계라도 결국 나의 세계다. 나의 허락하에 네가 지하 세계를 통치하게 되었다는 걸 잊지 마라.”

“…….”

“알아들었으면 대답해라.”

“……알겠다. 제우스.”

“지하로 가라.”

“그 전에, 네가 가진 투명 투구. 퀴에네는 내게 더 잘 어울린다. 그걸 내게 다오. 지하 세계의 보물로 삼겠다.”

“이건 내 거다. 남의 것을 탐내지 말고 잠자코 지하로 가라. 마지막 경고다.”

얼굴을 일그러뜨린 하데스는 획 몸을 돌려 지하 세계로 떠났다.

나는 이어서 포세이돈에게 말했다.

“넌 바다로 가서 다스려라. 요즘 바다가 지랄 맞더군. 평온하게 만들어.”

“그게… 쉽지 않다. 바다에는 온갖 위험한 놈들이 많은지라.”

포세이돈은 삼지창을 힐끔거리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 삼지창이 있으면 바다를 지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내게 주면 안 되겠나? 제우스. 나는 너의 형이다.”

“내가 너의 형이다. 너는 둘째고.”

“둘째 형님! 그 삼지창을 제게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이 트리아이나는 내 거다.”

“이름이 트리아이나군요! 아주 멋있는 이름입니다! 그게 있으면 제가 바다를 완벽히 지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형님!”

“으음. 네가 그렇게 약하나?”

“형님에 비하면 약하지요. 그, 주시는 게 힘들시다면 빌려라도 주십시오.”

“빌려주는 것 정도는 괜찮겠지…. 빚을 갚아야 할 것이다.”

“이 포세이돈! 바다를 완벽히 지배해 보이겠소! 물론 빚도 갚겠다!”

“갈수록 말이 짧아지는군.”

포세이돈은 삼지창을 받자마자 냅다 튀었다. 일단 신인 만큼 자기가 한 말은 지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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