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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 속으로-2001화 (1,779/2,000)

< 2001화 > 2001. 신의 아틀란티스

우선 가까운 곳에 있는 하데스다. 하늘의 눈으로 위치를 봤기에 바로 하데스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하데스는 휘하의 지하 세계 신들과 함께 인간들을 죽이고 있었다. 죽은 인간들을 언데드로 만들어 죽음의 군대로 만들었다. 얼마 남지 않은 인간들까지 싹싹 이용해 먹으려는 그 헝그리 정신에 감탄했다.

“애쓴다. 불쌍하니 유언 정도는 들어주마. 한번 뱉어봐라.”

"제우스…!"

하데스는 나를 보자마자 이를 악물었다. 하데스 하찮은 권속들이 내게 달려든다. 상대하는 것 자체가 치욕이자 모독일 정도로 하찮은 존재들이었다.

“크흠.”

가볍게 목기침 한 번!

주변에 있던 죽은 자들이 쓸려나가며 소멸되었다.

"……!!"

하데스는 두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눈을 부릅떴다. 이어 그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진다.

“제우스, 이 미친놈! 그사이에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닌 것이오?!”

내 힘이 턱없이 높아진 걸 알아차린 모양이다.

“너 따위에게 일일이 설명해줄 정도로 내가 한가해 보이냐?"

오른손을 들었다. 뇌전이 모여들었다. 한 줄기, 한 줄기가 신들을 찢어발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었지. 하지만 다 내 착각이었군. 제우스. 마지막으로 그대에게 자비를 구하겠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자비는 이미 예전에 베풀었다. 그런데 또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내가 호구로 보이나?”

“날 살려달라는 요구가 아니오. 날 어찌하든 상관없소. 그러나 다른 신들에겐 기회를 주시오. 지하 세계의 질서를 잡기 위해선 이들의 도움이 필요할 테니… 그대에게 나쁜 제안은 아닐 것이오."

“거절한다. 이미 반란을 두 번이나 한 놈들이다. 살려둘 것 같으냐?”

“내가 저들에게 강제로 명령한 것이오!"

"어쩌라고?"

나는 비웃었다.

이놈들은 이번이 2번째 반란을 저지른 놈들이다. 2번을 했는데 3번이 어렵겠는가.

“싹 쓸어버리고 지하를 다스릴 신을 다시 만들면 된다.”

“이렇게 나온다면… 나도 어쩔 수 없다!!”

하데스가 악을 쓰며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책.

인간 가죽으로 만든 듯한 매우 불길한 마도서.

나는 곧바로 아스트라페를 내던졌다.

콰아아아앙!

방어막이 나타나 아스트라페로부터 하데스와 그 휘하의 신들을 보호한다. 마도서 일부가 타들어 갔다.

“그딴 마도서는 어디서… 빌어먹을. 헤르메스 놈이겠지."

전력을 다해 아스트라페를 던졌다. 방어막은 뚫리지 않았다. 대신 마도서 일부분이 또 불탔다.

'저 마도서의 힘이 사라지려면 적어도 1분은 두들겨야겠군.'

그리고 1분이면 하데스와 그 휘하의 신들이 뭔가를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모두 미안하다. 우려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제우스는 이미 창조신 이상의 힘을 손에 넣었다. 그는 자비를 내릴 생각이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모든 걸 포기하거나… 모든 걸 바쳐 제우스에게 한방 먹이는 것뿐이다.”

“사과하지 마십시오, 하데스 님!"

“어차피 죽을 거라면 제우스에게 한 방 먹이겠습니다!”

“제우스에게 죽음을! 올림푸스에 멸망을!”

하데스를 비롯한 신들이 각오를 굳혔다. 하데스가 대표로 마도서의 사악한 구절을 읽기 시작한다.

“이 미친놈들이! 사악한 신에게 스스로를 바치려고 해?!”

하데스는 내 말에 대꾸도 하지 않았다.

마도서에서 촉수가 튀어나와 신들의 목덜미를 휘감아 끌어당겼다. 신들 모두가 마도서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

쨍그랑!

뒤늦게 방어막이 부서지고 마도서가 활활 불타올랐다. 나는 짜증을 담아 불타는 마도서를 짓밟았다.

유감스럽게도 이 마도서와 이어진 존재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지혜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모든 걸 아는 건 아니었으니까.

재가되어 사라진 마도서를 노려보다가 고개를 돌려 바다 쪽을 노려봤다. 바다 위로 거대한 어인이 몸을 일으켰다. 심해 속에 웅크리고 있던 괴물 다곤이었다. 다곤은 우주 전함을 향해 쿵쿵 걸어간다. 그를 중심으로 거대한 해일이 일어나 육지를 덮치기 시작했다.

해일 속에는 바다 괴물들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거대 오징어, 거대 상어, 딥 원 등등 보기에도 끔찍한 괴물들의 그림자가 엿보인다.

다곤이 우주 전함을 향해 팔을 휘둘렀다. 둔중한 우주 전함은 피하지 못했다. 우주 전함을 보호하는 방어막이 힘없이 찢겨나갔다.

우주 전함이 균형을 잃고 저 멀리 날아가 지상에 처박혔다. 우주 전함의 절반 이상이 부서졌다.

‘저 정도 충격이면… 기절하는 신들도 몇 나오겠군.’

고작 저 정도로 불멸의 신을 죽이진 못 하리라. 다곤의 옆, 포세이돈이 삼지창을 치켜들었다. 거대한 해일이 일어나 우주전함을 덮치려 한다.

‘내리쳐라.'

수천만 개의 벼락이 번쩍이며 바다를 때리고 파고들었다. 전류가 바닷속을 헤집으며 온갖 바다 괴물들을 비롯해 수중 생물까지 죽였다. 바다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종족이 몰살당해 사라졌다.

"이놈! 제우스! 네놈이 그러고도 이 세상의 주신이라 할 수 있느냐!!”

포세이돈이 분노해 소리쳤다.

“생물들 따위야 다시 창조하면 된다. 그건 네놈에게도 통용되는 말이다, 포세이돈!"

포세이돈에게 힘을 압축한 아스트라페를 날렸다. 이 특수한 벼락은 하늘에서 떨어져 바다를 가르며 포세이돈을 스치고 지나갔다. 포세이돈의 몸이 불타올랐다.

바다 위의 포세이돈은 쓰러지지 않았다. 까맣게 탄 피부 아래에는 새로운 살이 돋아났다. 포세이돈은 허물을 벗듯이 몸을 흔들어 까맣게 탄 피부를 털어냈다.

포세이돈의 눈동자는 다곤의 것과 비슷한 것으로 변했다.

“심해 괴물과 잠이라도 잤나?”

“네놈을 죽이기 위해 끔찍한 계약을 했다.”

“나를 죽인 뒤에 그들의 하수인이 되기로 했나 보군.”

"……."

정답이었는지 포세이돈이 입을 꾹 다물었다.

대책 없이 힘을 탐한 놈의 말로는 웃겼다. 반역에 성공하더라도 그 영광은 누릴 수 없다. 그저 증오에 몸을 맡겼을 뿐이다.

‘포세이돈의 힘은 다곤으로부터 나온다. 포세이돈이 아니라 다곤을 노려야겠군.’

다곤을 향해 날아갈 필요는 없었다. 다곤이 나를 죽이기 위해 다가오고 있었다. 놈이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땅과 바다가 흔들린다.

'아스트라페.'

먹구름 사이에서 거대한 벼락이 다곤의 머리에 떨어졌다. 다곤의 골통이 부서졌다. 피와 뇌수가 지상으로 흩뿌려졌다. 놈의 상처는 3초도 지나지 않아 회복되었다.

나는 가늘게 뜬 눈으로 다곤을 쳐다봤다.

‘효과가 있다.'

방금 공격으로 놈의 힘이 약해진 게 똑똑히 느껴졌다.

'내 힘도 무한하지 않으나, 놈보다 상황이 좋다. 내겐 완전 회복이 있으니까.'

완전 회복을 사용하면 소모한 신력도 회복될 것이다.

"이놈, 제우스! 어딜 보느냐! 네놈의 상대는 나다!"

포세이돈이 깝치기 시작했다. 나는 그를 보지도 않고 팔을 휘둘렀다. 거대한 번개가 채찍처럼 뻗어나가 포세이돈을 후려친다. 바다로 나가떨어진 포세이돈이 다시 몸을 벌떡 일으켰다. 삼지창으로 나를 가리킨다.

해일이 일어났다. 1km가 넘는 높이의 해일은 압축되어 말의 형상을 취했다. 말이 해수면을 내달리며 내게 돌격한다.

'정말이지 귀찮게 구는군.’

포세이돈이 강해지긴 했어도 내 상대는 아니었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30초 내로 죽일 수 있었다.

달려드는 말에게 벼락을 떨어뜨렸다. 말은 수백 개의 벼락을 피하면서 내달렸다. 벼락을 피하는 그 속도만큼은 인정해줄만 했다.

근처까지 다가온 말이 대가리를 숙이며 들이받으려 했다. 작아 보여도 저 몸을 형성한 것은 1km가 넘는 높이의 해일이다. 질량자체만으로 위협적이었다.

숨을 삼키며 물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말의 몸이 터지며 다시 해일이 되었다. 다만 방향은 내가 아니라 다곤과 포세이돈 쪽으로 몰아쳤다. 다곤은 아무렇지 않게 해일을 받았다. 1km의 해일도 놈에겐 무릎에도 오지 않는 높이였다. 포세이돈은 해일에 휩쓸려서 사라졌다.

“제우스라고 했던가? 위대한 분이 너를 주목하고 있다. 알고 있느냐?”

다곤의 목소리가 공간 전체에 쩌렁쩌렁 울렸다.

“시끄럽다, 물고기 새끼야. 넌 덩치만 클 뿐이다. 지금 당장 찢어 죽여주마.”

“이미 오래된 자들이 하나, 둘씩 깨어났으며, 그들 모두가 위대한 분들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쳤노라. 모든 것은 위대한 분이 원하시는 대로!”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저 멀리서 어마어마한 존재가 내지르는 비명이 들린다. 다곤과 비교해도 우위를 정할 수 없는 힘을 가진 존재의 비명은 그 자체만으로 미치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불타는 놈의 비명이군."

“…스스로를 바치고 있는 건가.”

“그것이 위대한 분의 뜻이로다. 기어 오는 혼돈조차 위대한 분의 뜻을 거스르지 못하니. 너는 마땅히 그분을 경외하며 맞이해야 할 것이다.”

쿠웅! 쿵! 쿠웅!

다곤은 계속해서 다가왔다. 나는 놈에게서 적의를 느꼈다.

“너는 그 위대한 분을 따르지 않는 거냐?”

“나는 너를 죽이겠다고 계약했다. 내 이름을 건 계약이라 반드시 지켜야 하지."

다곤이 나를 향해 손을 뻗는다. 바다 전체가 흔들거리더니 하늘로 솟구친다.

“감히 바다가 하늘을 넘보는가.”

아스트라페.

내 몸을 타고 전류가 흐른다. 아스트라페 그 자체가 된 나는 다곤을 향해 뛰어갔다. 허공으로 떠오른 바다가 내 앞을 막았으나, 번개가 된 나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놈의 가슴을 꿰뚫고 지나간다. 나는 놈의 근원을 박살 냈음을 느꼈다.

놈의 몸이 고꾸라지고, 하늘에 떠 있던 바다가 힘없이 떨어졌다.

“시시하군. 제대로 싸우지 않은 건 니알라토텝도 마찬가지지만… 그놈이 더 끈질기게 느껴지는군.”

“이미 파멸은 코앞까지 다가왔다. 내가 죽더라도 그 사실을 변하지 않는다….”

다곤의 근원이 사라졌다.

"제우스!!!!"

증오의 찬 외침과 함께 바닷속에 숨어 있던 포세이돈이 삼지창을 찔려온다. 이미 포세이돈의 존재를 알고 있던 나는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콰앙!

번개가 떨어져 포세이돈의 몸을 반으로 갈랐다. 포세이돈의 최후는 시시했다.

'이제 반역자는 없다. 남은 건 정리뿐이군.'

「신화를 99% 완성했습니다.」

「신화를 마무리하면 시련이 완성됩니다.」

'세상을 정상으로 돌려놓으면 끝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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