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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 속으로-2081화 (1,861/2,000)

< 2081화 > 2081. 몰락한 제국

코튼의 당당한 요구에 마을 촌장은 당황하며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기, 기사님. 저희 마을은 가난하고 누추해서 기사님과 같은 존귀하신 분들이 머무를 곳이 못 됩니다.”

코튼은 미간을 확 찌푸렸다.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 우리는 오늘 밤 이곳에서 보낼 것이다. 우리는 모르크 백작 각하의 명령을 받아 무도한 도적놈들을 추적하는 중이다. 설마 우리에게 협력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겠지? 그건 곧 백작 각하를 향한 반란이다!”

“바, 반란이라뇨! 절대 아닙니다! 기사님들이 원하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기사님들을 저의 집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이 마을에서 가장 좋은 건물입니다.”

“하려면 진즉에 그럴 것이지. 꼭 쓸데없는 말을 하게 만드는군.”

우리는 촌장의 집으로 이동했다. 사람 수에 비해 침대는 한정적인지라 잘 때는 다른 주민의 집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식탁은 제법 커서 기사들끼리 앉을 수 있다는 거였다.

“경들 오늘은 수고 하셨소. 내일은 아침 일찍 일어나 놈들을 추적해야 하니 든든하게 드시오.”

“으음. 든든하게 먹고 싶어도 먹을 게 별로 없군요. 이거 고기입니까? 어째 고기보다 감자가 더 맛있을 것 같습니다만.”

엘마이어의 말에 나도 공감했다. 먹을 게 없었다. 마을 사람들이 가져온 음식은 내게 음식이 아니었다. 모르크 백작성의 요리들은 그나마 먹을만 했지만, 이것들은 입에 대기도 싫었다.

“이것들은 대접할 줄 모르는군. 난 못 먹겠소. 경들이 내 몫까지 실컷 먹어주시오. 이봐! 여자는 언제 들어오는 거냐?!”

“지, 지금 데, 데려오겠습니다….”

곁에 있던 마을 촌장이 시커멓게 죽은 얼굴로 집 밖으로 나섰다. 나는 곁에 있던 종자의 어깨를 치며 고개를 까딱였다.

“너도 따라가라. 저놈이 여자를 빼돌리는지, 안 빼돌리는지 지켜봐라. 만약 여자를 빼돌린다면… 그 자리에서 죽여라. 나를 기만한다는 것은 곧 기사를 향한 모욕이니. 죽어 마땅하다.”

“알겠습니다, 경. 저 촌장은 헛수작을 부리지 못할 것입니다.”

기사들은 피식 웃었다.

“과연, 데이커트 경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여자를 먹는 걸 더 좋아하는구려!”

“흐흐. 난 데이커트 경이 이럴 거라는 걸 알고 있었소. 데이커트 경은 우리 중 가장 입맛이 고급이지 않소?”

“게다가 여자 보는 눈 또한 높지 않습니까. 과연 이 마을에 데이커트 경을 만족시킬 만한 여자가 있을지.”

“경들에겐 미안하지만 내가 먼저 여자를 고르겠소.”

나는 미리 경고했다. 가장 예쁜 여자는 당연히 내 것이다. 미녀가 둘이라면 그 둘을 모두 내가 취할 것이다. 설령 이놈들과 결투를 벌이는 한이 있더라도. 내 각오를 느낀 건지 기사들이 별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의 주역은 데이커트 경이 아니오? 데이커트 경이 원하는 대로 하시오.”

“여자야 오늘이 아니어도 돌아가서 언제든지 안을 수 있지 않습니까.”

“경들. 여자를 안을 때는 조심해야 하오. 3년 전에 있었던 일인데 암살자가 창녀인 척하고….”

기사들은 낄낄 웃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들은 음식으로 대충 배를 채우고 술을 퍼마셨다. 나는 술에 손도 대지 않았다. 포도주는 향기가 아닌 악취를 풍기는 것 같았고, 맥주는 전혀 시원하지 않았다. 먹어 보지 않아도 이 맥주는 오줌 맛이리라.

“데이커트 경은 술도 안 마시는구려.”

“경들. 소주라고 아시오?”

“소주? 아, 들어본 것 같소. 베로프린에서 만드는 특산물 같은 술이라지? 돼지고기와 잘 어울린다고 들었소.”

만들어 파는 게 아니라 박수호가 가져와서 파는 거다. 뭐, 소주는 증류주니 만드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박수호는 현실을 오갈 수 있으니까.

“사실 내가 소주를 가지고 있소. 물통에 담아 왔지. 경들도 한 번 맛보지 않겠소?”

“지금 이 시기에 소주를 구하기 힘들었을 텐데… 대단하구려.”

“베로프린의 소주. 말로만 들었지, 어떤 맛일지 궁금하긴 합니다.”

“데이커트 경! 한 입만! 한 입만 보여주시오!”

“하하. 넉넉하진 않더라도 모두 맛을 볼 순 있을 것이오. 갑옷을 벗어두며 놓고 왔으니 잠시만 기다리시오.”

나는 위층으로 올라가 물통에 담긴 물을 버리고 소주를 넣었다. 원래 이런 귀찮은 짓은 안 하는데… 기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감수해야 했다. 사이가 안 좋아지면 더 귀찮은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까.

아래로 내려가니 기사들이 두 눈을 반짝이며 기대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잔에 소주를 부어 주었다.

“이게 소주인가! 술 냄새가 노골적이군! 참으로 기사적인 술이 아닐 수 없소! 허, 술이 차갑구려. 데이커트 경, 무슨 마법을 부린 것이오?”

“아아. 이건 마법이 아니라 보온병이라는 거요. 내용물의 온도를 보존해 주는 효과가 있지. 베로프린에서 파는 물통이요.”

“베로프린은 신기한 물건들로 부를 쌓는다더니! 그 말이 사실인 모양이군!”

“일단 한 번 마셔보시오.”

기사들이 잔을 입에 가져갔다.

“크으으으아아아! 이거 좋군!”

“포두주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더 깔끔하군요!”

“돼지고기와 잘 어울릴 것 같군! 왜 잘 팔리는지 알겠소!”

“흠. 술맛이 너무 강하지 않소?”

“경. 설마 약한 소리를 하는 겁니까…? 겨우 이 정도의 술로…?”

“하하. 무슨 말을 하는 거요? 너무 강해서 마음에 든다는 말이었소! 소주는 기사의 술이오!”

기사들은 약하다는 말을 싫어했다. 그냥 싫어하는 것도 아니라 병적으로 싫어했다.

나도 소주를 마셨다. 소주를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으나 김빠진 맥주나 싸구려 와인보다는 낫다.

물통이 텅 비게 될 무렵에 마을 촌장들이 여자들을 데리고 왔다. 나는 여자들을 보자 미간을 팍 찌푸렸다. 미녀는 없었다. 나이대도 제각각이다. 10대는 적었고 50대 이상의 할망구도 있었다.

“데이커트 경. 경이 먼저 고르시오. 여자가 제법 많으니 2~3명을 골라도 좋소.”

“으음. 되도록 어린 여자는 고르지 말아 주시오.”

“생각보다 더 수준이 낮군. 이런 시골이니 어쩔 수 없나….”

기사들이 눈을 반짝이며 내 결정을 지켜봤다.

“이 상태로는 모르겠군…. 모두 옷을 벗어라.”

“기, 기사님! 그건…!”

“어허! 촌장! 데이커트 경의 말을 무시하는 것이냐? 너희도 당장 벗어서 알몸을 보여라! 데이커트 경은 네놈들이 암살자가 아닌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옷에 조그마한 날붙이라도 나온다면… 네년들의 마을을 불태우겠다!”

“음. 락구스 경의 말이 맞소. 확인은 철저하게 해야지.”

여자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눈물을 흘리거나, 죽은 눈으로 체념하거나.

여자들이 옷을 벗었다. 시끄럽게 떠들던 기사들은 모두 입을 다물고 여자들에게 집중했다. 여기저기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매서운 눈길로 여자들을 살펴보다가 두 명을 골랐다. 얼굴은 다 거기서 거기인지라 몸매와 위생을 중점으로 봤다. 한 명은 풍만했고, 한 명은 슬림했다.

“이 둘로 하겠소.”

그 자리에서 바로 바지를 벗었다.

“헉! 데이커트 경! 여기서 하려는 것이오?!”

“침실이 더럽더군. 거기서 뒹구느니 여기서 하는 게 낫소. 남자가 여자를 품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 부끄러운 일도 아니오.”

“으음. 옛날 생각이 떠오르는구려. 전쟁이 한창일 때 여자 하나를 두고 돌려먹기도 했지. 나는 저 어린년이 마음에 드는구려. 이리 오너라. 나를 만족시킨다면 널 첩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나는 저 여자로 하겠소. 짝 가슴인 여자를 안아 본 적이 없어서 궁금하군.”

기사들도 옷을 벗고 여자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순식간에 섹스 파티가 벌어졌다.

집안은 후끈 달아오르며 여자들의 교성과 살 부딪치는 소리가 울렸다.

“데이커트 경의 물건이 대단하군. 여자가 찔릴 때마다 아주 좋아 죽는구려.”

“데이커트 경은 밤 자리에서도 최강이었는가. 호오. 저런 자세가 있다니…. 오늘 내 눈이 뜨이는군.”

나는 씩 웃으며 그들에게 섹스를 강의해 줬다.

“하하하. 이런 체위도 있소. 나는 특히 이 깔아뭉개는 체위를 좋아하오. 아, 이렇게 클리토리스를 만져주는 것도 좋소. 그럼 반응이 더 좋아지지.”

“하아아아아아아악!”

시간이 지났다. 호기롭게 여자들을 안던 기사들은 1시간도 지나지 않아 하나씩 쓰러져 잠들었다. 강한 척을 하더니 정력은 별로였다.

당연히 나는 만족하지 못했고 남은 여자들도 따먹기 시작했다.

“이리 오너라! 네년들은 못생겼지만… 보지는 꽤 쓸만하니 날 위해 봉사해라! 벌려라! 그리고 받아들여라! 크크!”

여자들에게 파묻혀 좆질에 집중할 때였다. 다른 시선이 느껴졌다. 모른 척하면서 섹스에 집중했다.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린다.

“왜 저놈은 잠들지 않는 거지? 그놈들이 준 약이 왜 효과가 없는 거냐고!”

“촌장. 다른 기사들과 종자들은 다 잠들었습니다. 저놈만 약이 잘 안 듣는 특이체질인 것 같습니다. 들어가서 죽여버리죠. 저놈은 혼자입니다. 게다가 무기도 없이 벗고 있습니다!”

“저놈은 기사야! 기사라고! 우리 따위에게 당하겠나?!”

“씨발! 저놈이 내 아내를 범하는 걸 계속 보고만 있으란 말입니까?! 날이 밝을 때까지?!”

“……제기랄. 한 명이 조용히 들어가서 단검으로 목을 찌르게. 반드시 한 번에 죽여야 하네!”

마을이 개수작을 부린 모양이었다. 기사들이 뻗은 이유는 음식과 술에 수면제 같은 걸 탄 모양이다.

‘맹독을 타는게 더 확실할 텐데… 아니지, 그러면 한 명만 죽고 나머지가 독을 눈치챌 가능성이 높구나.’

전원을 확실하게 죽이기 위한 수면제.

나도 요리를 먹었다면 저 기사들처럼 뻗어서 한 번 죽었을지도 모르겠다. 기사 중에 나만 살아남았겠지.

내 등 뒤로 마을 사람 하나가 살금살금 다가온다. 제 딴에는 기척을 죽인 모양이지만…, 내겐 전부 느껴졌다.

“하아아아앙! 아아아아아아아아앙!”

식탁 위에 엎드려 엉덩이를 내밀며 따먹히던 여자가 갑자기 커다란 교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그 의도는 뻔했다. 내 입가에 조소가 그려졌다.

내 뒤로 다가온 놈이 단검을 휘두른다. 나는 상체를 옆으로 돌려 가볍게 피하고 놈의 머리에 주먹을 날렸다. 놈의 머리통이 그대로 터졌다.

마나를 쓰지 않더라도, 건틀릿을 끼지 않더라도 내 완력은 이미 초인 수준이다. 주먹에 힘을 주면 일반인의 머리통은 수박처럼 터트릴 수 있다.

“니들 따위가 감히 반란을 저질러? 너희는 그 대가를 치를 거다.”

“다, 달려들어! 기사는 한 명이다! 갑옷도 없어! 반드시 놈을 죽여야 우리가 산다! 다른 기사들이 깨어나기 전에 죽여!!”

마을 촌장이 절규하듯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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