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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물 속으로-2126화 (1,906/2,000)

Chapter 2126 - 2126. 광명승천도

“위유의 제자!!! 죽여주마!!”

“네놈을 잡아먹고 남은 찌꺼기를 그년에게 던져주겠다! 그년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벌써부터 기대되는구나!”

놈들의 말발굽이 허공을 밟을 때마다 파동이 일어나 퍼진다. 먹구름을 밀어내는 것이다. 정말 아무 대책 없이 날 따라온 건 아닌 모양이다. 허나 먹구름은 계속해서 증식되고 있었다. 먹구름을 밀어내도 다시 채워진다.

콰르르르릉.

구름 속에서 천둥이 친다. 번개 줄기가 구름 속을 꿰뚫으며 주변을 환하게 밝힌다. 이건 자동차에 시동을 거는 것과 같았다. 구름 속에서 뇌기(雷氣)가 생성되고 증폭되기 시작했다.

뇌천류(雷天流) 뇌명(雷鳴).

구름 곳곳에서 뇌명이 울렸다. 뇌전과 뇌전이 공명하여 그 덩치를 키워가는 것이다.

“이리로 오너라!”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느냐?!”

아름다운 목소리로 유혹한다. 다급함이 느껴졌다. 분노와 광기로 맛이 갔어도 지금 상황이 안 좋다는 걸 알고 있는 것이다.

놈들이 파동을 일으키며 내 뒤를 쫓았으나, 나는 비뢰신으로 구름 속을 뛰어다녔다. 주변에 뇌기가 가득했다. 어떤 의미론 화련비도의 권역을 쓴 것 이상이었다. 여긴 나의 영역이었다.

“도망치는 것밖에 못 하느냐!! 겁쟁이 놈!!”

“네 스승인 위유의 이름이 부끄럽지도 않으냐!!”

놈들이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최대한 거리를 벌렸다.

나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걸까. 그들은 속도를 낮추며 노래를 불렀다. 아름다운 목소리가 각기 다른 음색으로 합주를 이룬다. 먹구름 속에서 뇌기가 공명하듯 그들의 목소리 또한 공명하며 크기를 키운다.

‘음공의 수준이 뛰어나군. 여기가 아니라 지상에서 싸웠다면 위험했겠어.’

하지만 여긴 먹구름 속이었다.

나의 영역.

콰르르르르르르르릉!

천둥이 쳤다. 거대한 천둥소리가 놈들의 노래를 파묻는다.

그에 대항하듯 음공이 파동치며 먹구름과 뇌기를 몰아내려고 한다. 하지만 늦었다.

콰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릉!

수십 개의 천둥은 1초가 지날수록 더 거세지며 증식하여 수백 개에서 수천 개로 늘어난다.

뇌광이 사방에서 번쩍였다. 번적임은 겹겹이 쌓이고 새까만 구름을 시퍼렇게 물들였다.

하늘에는 뇌전으로 이루어진 바다가 만들어졌다. 나는 뇌해에 갇힌 놈들에게 선언했다.

“죽어라.”

뇌천류(雷天流) 극기(極技) 뇌천명(雷天命).

번개의 파도가 쳤다.

뇌광이 하늘을 뒤덮었다. 헤아릴 수 없는 번개가 무제한으로 날뛰었다. 아래에서 본다면 태양보다 밝다 못해 눈이 멀 정도로 느껴지겠지.

이 번개의 바닷속에서 놈들이 비명을 질렀다. 요기로 몸을 보호하더라도 헤아릴 수 없는 수의 번개를 감당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요기는 그저 놈들의 숨통만 연장할 뿐이다. 나는 뇌전 속에서 전능감을 느끼며 놈들을 바라봤다.

놈들은 살아남기 위해 지상으로 떨어지기로 선택했다. 현명한 판단이었으나 늦었다. 떨어지는 놈들은 이미 죽기 직전의 빈사 상태였으니까.

나는 구름 속에서 손바닥을 펼쳤다. 손바닥 위로 수많은 뇌전이 모여들며 압축하여 창의 형태를 취한다. 뇌창은 순식간에 완성되었다. 주변에 뇌전이 워낙 많아서 그렇다. 추락하는 놈들을 향해 뇌창을 던지면 전투는 바로 끝날 것이다.

자세를 잡는 순간이었다. 시선과 함께 압박감이 느껴졌다. 시선이 느껴지는 곳은 낙월산의 정상. 위유가 그곳에 있었다.

“…….”

위유는 조용히 나를 바라본다. 나는 그 의미를 바로 알아차렸다.

적당히 해라.

지금 이걸 던지면 낙월산은 망가지는 걸로 끝나지 않고 산이 무너질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위유가 날 죽일 것이다. 죽이고 다음 날 또 죽일 수 있다.

뇌창을 쥔 손에서 힘을 풀었다. 뇌창은 그대로 폭발하여 압축된 뇌전을 사방으로 퍼뜨렸다. 그에 휘말린 구름이 증발하며 마지막으로 빛났다. 그 뒤에는 맑은 하늘이 되었고.

‘너무 신나서 내공의 대부분을 다 써버렸군.’

나는 지상으로 내려갔다. 놈들은 빈사 상태이니 죽이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예상대로 놈들은 바짝 구워진 상태로 죽어가고 있었다. 온몸에 그을음이 가득했다. 바닥에 쓰러져 일어서지도 못했다. 단지 두 눈에는 분노와 적의가 가득했다.

화련비도를 손에 쥐고 끝장을 내려다가 멈췄다. 하늘에서 위유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녀는 놈들을 살펴보곤 한숨을 내쉬었다.

“녹촉의 일족이군.”

“위유! 이 개년아!! 너를 죽이기 위해 우리가 왔다!!”

“일족의 원수를… 지금 여기서 갚겠다!!”

놈들은 피를 뚝뚝 흘리며 억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한 마리가 다른 한 마리를 잡아먹기 시작했다. 잡아먹는 놈의 덩치가 커지고 요기가 더 커지기 시작했다.

‘저 새끼들 자기 목숨까지 걸었군. 최후의 비기 같은 건가. 지금 죽여야 할 것 같은데.’

변신이 끝나기 전에 공격하는 것이다. 허나 위유가 가만히 있는데 내가 나설 수 없었다. 그녀는 무감각한 눈으로 놈들을 바라봤다.

“나의 업보로다.”

“죽여주마, 일족의 원수…!!”

“허나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녹촉은 그 아름다운 목소리로 사람을 홀려 잡아먹는 것을 즐기는 요괴였다. 그 당시에는 요괴가 인간을 죽이고 지배하며 잡아먹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선과 악을 따지기 이전에 약육강식이 당연시되는 시대였다. 녹촉은 요괴로서 행했고, 나는 인간으로서 행했다. 단지 그뿐인 이야기다.”

“위유우우우우!!!!”

동료를 잡아먹고 하나가 된 요괴가 위유에게 달려든다. 위유는 위여신검을 뽑아 내리그었다. 그 가벼운 한 동작에 요괴의 명이 사라졌다. 사납게 달려들던 육체는 반으로 갈라졌고, 세상을 씹어먹을 것만 같던 흉포한 요기는 사라졌다.

위유는 조용히 요괴의 시체를 바라봤다.

“증오와 분노만이 남은 시체로구나. 내버려 두면 독이 되어 주변을 오염시키겠지. 삶과 혼은 없이 저주만 남은 흉물일 뿐이니 그대로 태워 없애거라.”

“네. 스승님. 그런데 괜찮으십니까?”

“…나는 다친 곳이 없다만?”

“아뇨. 기분이 안 좋아 보이셔서요.”

“옛날 일이 업보가 되어 돌아왔으니 기분 좋을 리가 있겠느냐. 다만, 이번이 마지막이기를. 항상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

위유는 몸을 돌려 저택으로 돌아갔다. 나는 번개로 시체를 불태우고 돌아갔다.

• • •

집으로 도착하니 저녁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식탁 위에는 화려한 음식들이 가득했다. 입은 4개인데 요리는 10인분이 가뿐히 넘었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서양식 요리였다. 음식 절반 이상이 서양식이었다.

‘이 짧은 시간에 이 정도의 요리를 끝마친 것도 대단하네. 뭐, 술법을 쓴 거겠지만.’

미령의 요리 실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녀의 요리는 내 입을 만족시켜 주니까. 미령은 여러모로 재주가 많았다.

“처음 보는 음식들이 가득하군요. 하나같이 맛있어 보입니다. 오늘 참 새로운 것들을 많이 겪는군요.”

사마령이 조용히 감탄했다. 포크와 나이프를 보며 곤혹스러워했다.

“네 요리는 오랜만이구나. 확실히 저 녀석이 만든 요리보다 훨씬 낫구나.”

위유는 능숙하게 포크와 나이프로 스테이크를 썰어 맛보고 있었다. 사마령이 위유의 행동을 조용히 따라 한다. 참고로 그녀가 말한 저 녀석은 나였다. 미령과 비교하면 내 요리 실력은 한심한 수준인 게 맞아서 반박하지 않았다.

나는 바질페스토 리조또가 마음에 들었다.

이 화려한 식탁에서 정작 미령의 자리에는 인스턴트 라면이 조리된 채 올려져 있었다. 그 옆에는 얼음이 담긴 시원한 콜란 한 컵.

“미령아. 여기서 라면이랑 콜라를 먹는다고…?”

“네. 서방님. 다른 것보다 라면이랑 콜라가 가장 먹고 싶었어요!”

본인이 좋다고 하니 뭐라 할 수 없었다. 그래도 라면과 콜라 조합은 좀 아니지 않나. 라면과 콜라는 궁합이 안 좋다는 말도 언뜻 들었던 것 같은데.

본인이 만족스러워하는 것 같으니, 식사에 집중하기로 했다.

식사가 끝나고 난 뒤.

“미령 선배님. 조화경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아, 좋아요. 서방님이 제 심상에 들어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다죠? 그 보답은 당연히 해야죠. 방에 들어가서 이야기할까요. 그 외의 다른 이야기도.”

미령이 웃으며 사마령과 방으로 들어갔다.

위유는 평소처럼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 캔맥주를 땄다. 그녀의 눈은 TV 속 드라마로 향했다.

나는 오도카니 서서 당황했다. 밥 먹고 섹스하는 거 아니었나?

‘미령과 사마령은 꽤 진지한 대화를 하는 것 같으니 방해하는 것도 좀 그렇고.’

위유의 옆에 앉았다. 위유는 드라마에 집중하고 있었다. 손이 움직였다. 은근슬쩍 접촉하려 했다.

“어허.”

바로 손을 멈추고 스마트폰을 만지는 척했다.

역시 위유는 쉽지 않았다.

[유희를 종료합니다.]

[경험치 정산을 시작합니다.]

[미령의 인연 레벨은 9입니다.]

[위유의 인연 레벨은 6입니다.]

[사마령의 인연 레벨은 5입니다.]

[성지곤의 인연 레벨은 7입니다.]

…….

• • •

현실로 돌아왔다.

미령과의 섹스는 현실에서 하면 될 일이다. 안 그래도 이번에 그녀를 소환해 줄 생각이었으니까. 너무 소환해 주지 않으면 삐쳐버리니 지금이 딱 적당했다.

‘미령의 인연 레벨이 9를 달성했네.’

인연 레벨 상승권을 사용하면 인연 레벨 10을 만들 수 있었다.

‘상승권을 쓰는 게 무조건 이득이지.’

[성유진 레벨: 92 근력: 130 체력: 130 민첩: 130 지능: 130 정력: 130 마나: 130]

[사용 가능 포인트: 9,994]

포인트를 확인했다. 인연 레벨 상승권의 가격이 1,000 포인트이니 당연히 구매할 수 있었다.

‘이번엔 능력치나 찍어야겠다.’

마나와 정력에서 고민했다. 느끼기로 정력은 충분했고, 마나는 써도 써도 부족함을 느꼈다. 제운령을 원활하게 사용하려면 다른 것보다 대량의 마나가 필요했다.

참고로 마나 능력치는 마나량만이 아니라 마나 활용 능력에도 영향을 끼친다.

[성유진 레벨: 92 근력: 130 체력: 130 민첩: 130 지능: 130 정력: 134 마나: 133]

[사용 가능 포인트: 2,494]

그래서 정력 하나, 마나 하나씩 올렸다. 게임으로 치자면 생명력과 마나를 올린 거니 개이득이 아닐까.

‘능력치 하나에 1,500 포인트는 너무 많지 않나.’

[인연 레벨 상승권을 구매했습니다.]

[인연 레벨 상승권 한 캐릭터의 인연 레벨을 강제로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단, 인연 10레벨 미만이어야 합니다. 가격: 1,000 포인트 ※주의 한 캐릭터 당 한 번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연 레벨 상승권을 미령에게 사용하시겠습니까?]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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