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55화 > 2155. 이터널 에덴
손바닥을 들어 그녀의 엉덩이에 내려쳤다.
찰싹.
"앙...!"
이리나는 내가 시킨 대로 목소리를 냈다. 허나 목소리는 내 예상보다 작은 편이었다.
“조금 더 크게 울어. 적어도 엉덩이를 때리는 소리보단 커야 하지 않겠어?”
"읏, 네...!"
철퍽!
내 하반신이 이리나의 엉덩이를 때렸다.
“앙!"
이것도 엉덩이를 때린 것으로 인식했는지 이리나가 반응했다. 슬쩍 보니 얼굴을 새빨갛게 변해 있었다. 적잖게 부끄러운 모양이다.
짜악!
“아, 앙!"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때리며 얼굴처럼 붉게 만들어 주기로 했다. 엉덩이를 때릴 때마다 보지가 꽉꽉 조여오니 자지도 만족스러웠다. 물론 엉덩이를 때리는 것엔 힘 조절을 했다. 너무 강하게 때리면 성적인 흥분보다는 아픔만 있을 뿐이다.
"앙! 아흑 아아…!”
이리나가 목소리에서 다른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그녀 또한 섹스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상체는 점점 아래로 쏠리고 엉덩이는 위로 올라간다. 퓻. 보지에선 물줄기가 새어 나왔다.
쾅쾅쾅!
“이리나 씨?! 안에 계신 거 압니다! 방금 그건 무슨 소리입니까? 이리나 씨?!”
현관문을 두들기는 우태현의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뭐, 방음이 썩 잘되는 편은 아니니 이리나의 신음을 들었을 것이다.
쾅쾅쾅!
“이리나 씨! 혹시 대답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입니까?!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아, 씨발. 눈치 없는 새끼인가. 아니면 알면서 방해하려는 놈인가.'
쾅쾅쾅쾅쾅!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더 강해졌다. 손이 아닌 둔탁한 무기로 문을 두들기는 것 같다.
이리나를 만나러 오는데 무기를 들고 왔다? 아예 작정하고 찾아온 것이다. 이리나를 강제로 취하려고.
"읏, 하으으….”
그러거나 말거나 절정을 느낀 이리나의 몸에서 힘이 빠진다. 나는 가지도 못했는데 인형이 멋대로 혼자서 오르가즘을 느낀 것이다.
뿌욱.
그녀의 엉덩이가 멀어지며 자지가 보지에서 나왔다. 애액으로 반들반들하게 젖어있었다. 그녀의 보지는 바닥에 늘어져 애액을 질질 흘렸다. 칠칠치 못한 보지의 모습이었다.
콰아앙! 우지끈!
현관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오래된 아파트는 현관문도 오래됐다. 무기를 들고 두들기니 현관문이라도 오래 버티지 못했다.
'씹새끼가.'
나는 쓰러진 이리나를 내버려 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문 쪽으로 향했다. 어차피 현관문 쪽에선 이리나가 안 보일 것이다. 놈을 집안으로 데려올 생각도 없다.
우태현은 찌그러진 현관문을 억지로 잡아당겨 들어 오려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다, 당신이 왜 여기에 있는 겁니까?!”
"왜 있겠냐?"
나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다. 자지는 발기한 상태로 이리나의 애액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남자에게 알몸을 보이는 건 불쾌하지만… 이 새끼 하나 때문에 내가 급하게 옷을 입어야 하나?
“이리나 씨를 덮친 겁니까?! 아무리 당신이라도 이럴 수는 없습니다아아악!!!"
우태현이 소리친다. 악을 쓰는 것과 같았다. 이미 눈깔을 획 돌아갔다. 손에든 망치를 위협적으로 들어올렸다가 내리기를 반복한다. 간신히 이성의 끈을 막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이리나는 내 거다. 방금 내 여자가 됐지. 그리고 넌 내 여자를 건드리고 수작을 부리려 했지. 그냥은 안 넘어간다. 후회하게 만들어 주마."
“내가 할 말이다, 이 씨발 새끼야!!!”
우태현이 참지 못하고 달려든다. 직접 싸운 경험이 없는 듯 움직임이 어설펐다. 나는 휘둘러지는 공격을 몸을 돌려 옆으로 피했다. 획! 아래로 떨어진 망치가 다시 올라오기 전에 주먹으로 우태현의 얼굴을 타격했다.
얼굴 중심에 꽂혔다. 코뼈가 부서지며 뒤로 머리도 뒤로 넘어간다.
쿵!
후두부와 바닥이 부딪치면 큰 소리가 났다. 엄청나게 아플 것 같은 소리였다.
“좆도 아닌게 까불기는….”
우태현을 밖으로 끄집어 내려다가 멈칫했다.
'이 새끼 숨을 안 쉬잖아? 주먹 한 방에 뒤졌다고?'
쓰러지면서 후두부가 깨진 게 막타가 된 모양이었다.
‘쯧.’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당장 이 새끼를 죽일 생각은 없었어. 이 새끼가 101동의 실질적인 대표잖아. 이 새끼가 있어야 더 개판이 돼.’
101동에는 대표가 필요하다. 대표가 없으면 102동과 103동의 먹이가 되어 흡수될 것이다. 내가 그리는 미래는 각 동이 삼파전을 벌이는 것이다.
‘일단 살리자. 나중에 일이 끝난 뒤에 시체로 성악초등학교에 데려가서 100번 정도 더 죽여야지.'
주변에 보는 사람도 없으니 되살려도 된다. 당사자인 우태현은 잠깐 기절했다고 생각하겠지. 상식적으로 죽었다가 살아났다고는 생각 못 할 테니까.
회복을 사용해 우태현을 되살렸다. 다행히 우태현을 바로 깨어나지 않았다. 숨만 붙여 놓기 위해 약간의 힘만 사용했기때문이다. 상처투성이인 몸을 완전히 회복 시켜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 후엔 옷을 벗기고 복도 쪽에 갖다 버렸다. 지나가는 101동 주민이 알아서 챙길 것이다. 그리고 쪽팔리는 소문이 들겠지.
나는 부서진 현관문을 보고 몸을 돌렸다.
‘이 집에 머물러서 좋을 건 없어. 당장 이리나를 데리고 가야겠다.'
“이리나. 챙길 물건은 그게 다야?"
옷을 입은 이리나가 챙긴 물건은 식량과 옷, 활과 화살이 전부였다. 그 외의 가족사진이라던가 챙기긴 했는데 전부 합쳐도 가방 하나 크기도 되지 않았다.
“네. 물건에는 딱히… 미련 같은 건 없어서요."
“집에 남은 미련은 없고?”
“아예 없지는 않지만… 여긴 안전하지 않아요. 안전하지 않은 곳을 집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리나의 심정을 이해한다. 부서진 현관문을 보면 이해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가 집의 문을 박살 내고 쳐들어왔으니 끔찍한 기분이겠지.
그녀는 미련 없이 나와 함께 101동을 떠났다. 향한 곳은 102동의 임시거처. 나와 최혜진이 머무는 곳이다. 102동 주민들은 적어도 우리가 있는 곳에 오지 않는다. 함부로 접근하면 죽이겠다고 공언했으니까.
최혜진은 나와 이리나가 함께 오는 것을 보고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데려왔네. 그럴 줄 알았어. 오기 전에 섹스했지? 딱 감이 오네.”
“어허. 자기소개를 해야지. 이리나, 쟤는 최혜진. 내 애완동물이야.”
“애, 애완동물요?"
“아씨. 누가 애완동물이란 거야? 내가 애완동물이면 잰 뭔데?!"
"이리나는 인형이고."
"...엉?"
최혜진과 이리나는 잘 지낼 것이다. 이리나는 모난 성격이 아니었다. 적어도 분란은 일으키지 않는다.
최혜진도 의외로 동료와는 잘 지재는 편이었다. 좀 너무 나간다 싶으면 내가 개입하면 된다.
“성악초등학교로는 언제 돌아갈 거야? 여긴 노잼인데."
“며칠은 더 있어야 해. 기생충은 다 죽여야지.”
원래 목적이 기생충 박멸이었다. 기생충이 사람의 뇌를 잡아먹고 사람의 가죽을 쓰고 행동하는 특성상 너무 위험했다. 박멸할 기회가 있을 때 박멸해야 한다.
"오. 이제 다 죽이게?"
“귀찮게 뭐 하러. 이미 여기 아파트는 개판이야. 102동은 자체적으로 투표로 사람을 죽이고 있어. 아마 101동과 103동도따라 할 걸?”
내 경험이 얼만데 이 정도도 못 알아볼까. 샛별 아파트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식량 문제도 있으니 내버려 두면 알아서 서로 죽일 거야."
식량은 한정적이고 사람은 많다. 이럴 때는 식량을 줄이며 서로를 배려하며 버티면 된다. 줄어든 식량 지원은 일시적이니까. 곧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샛별 아파트에서 주민 간의 배려? 투표로 서로 죽여대는 데 배려할 마음이 있을 리가.
'사실 서로 안 싸워도 상관없어. 이제 곧 나채영이 기생충 판독기를 만들 테니까.’
이번 일에 한해 나채영은 정부와 연구 자료를 공유했다. 기생충은 정부도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안 중 하나였으니까. 정부입장에선 이번 샛별 아파트를 실험용으로 쓸 수 있으니, 우리에게 권한을 일임하고 개입을 최소화했다. 아, 식량 지원을 준것은 이번 일과 관계없다. 그건 정말로 전국적으로 식량 지원이 줄어들었으니까.
'시간이 지나면 결국 내가 이긴다.’
그때까지 조용히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판독기가 오면 기생충을 싹 다 죽이고 성악초등학교로 돌아간다.
'아, 그 전에 데려갈 놈들을 선별해야겠어.'
버리기 아까운 기술자들이 몇몇 있었다. 그들을 회유해야 한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전문직이 중요하니까. 그렇다고 무조건 데려갈 생각은 없다. 통제가 힘들 것 같거나, 문제를 일으킬 것 같은 놈들은 내친다.
“혜진아. 심부름 좀 하자.”
“심부름? 내 짬이 있지. 내가 심부름해야겠어?”
이리나를 힐끔거린다. 이리나에게 시키라는 뜻이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리나의 위치상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동대표 자리에서 내려왔더라도 주민들은 아직 이리나를 같은 주민으로 여길 테니까.
“잔말 말고 해. 그동안 놀았잖아. 각 동에 면담할 사람 명단이니까 전해줘.”
“아, 네. 네. 근데 면담? 투표 안 한다며?”
“오늘 할 면담은 다른 거니까. 주민들이 물으면 대충 둘러대고.”
“말 안 들으면 패라는 거지? 알았어."
최혜진이 현관문을 나섰다.
이리나는 이곳이 어색한 듯 쭈뼛거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나는 그녀에게 방을 안내했다.
“당분간 이 방에서 지내. 여기 TV도 있고 스마트폰 충전기도 있으니까 지겹지는 않을 거야."
“아, 네. 인터넷은 되나요?"
“무선 공유기가 있으니 마음껏 써.”
이리나의 두 눈이 반짝거렸다. 그녀는 대학생이었다. 말은 하지 않았어도 스마트폰이 그리웠을 것이다.
잠시 후, 최혜진이 돌아오고 면담자가 찾아왔다.
이리나와 최혜진을 방에 넣어두고 면담자와 마주 보고 앉았다. 원래는 물 한 컵 주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과자와 함께 커피와 차를 준비했다.
맞은 편에 앉은 중년 남자, 전기기술자였던 남자는 떨리는 손으로 커피가 든 종이컵을 들었다.
“커피군요. 대체 얼마 만에 마셔보는 건지…. 아, 죄송합니다. 너무 기뻐서 그만…. 이거 마셔도 되는 겁니까?”
“마시라고 내 온 거다. 102동의 신문항.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성악초등학교로 갈 생각이 없나?”
“…혹시 가족과 함께 갈 수 있습니까? 아내와 아이 1명입니다.”
“전기기술자였다며? 우린 기술자를 환영한다. 군식구 2명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지. 자격증은 있는 거지?”
“당연히 있습니다! 건축 전기 설비가 제 전문입니다! 반드시 도움이 될 겁니다! 약속드립니다!”
“오케이. 가족들 데리고 옥상으로 가서 텐트 치도록. 당분간은 거기서 살아.”
“네. 네. 알겠습니다.”
그는 부정적인 반응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고 있는 것이다.